영화를 보는데 문득!

3D 기술에 대해 오해하고 있던 것일까, 사기를 당한 것일까. ^^ - [블루레이 3D] 라푼젤 / 라푼젤 (Tangled, 2010)

베리알 2025. 2. 3. 09:18


 내 블로그를 본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나는 3D 기술에 대해 그닥 호의적이지

않은 편이다.

 이번에 예전에 쓴 글들을 다시 보면서 나 자신도 깜짝 놀라기도 했는데...

 나름대로 그때 그때 좀 더 호의적으로 본 적들이 있긴 하지만, 결국 3D는 아니다...라는

포지션이었고, 특히나 4K UHD 시대로 오면서는 더욱 당연하게... 3D 포맷이 그 과정에서

사라지는 것에 대해서도 아쉽다는 생각은 커녕, 아예 별 생각이 안 들었을 정도...

 

 그런데! 3D의 황혼도 아니고 그 존재가 이미 사라진지 오래인 이 시점에,

그런 3D 포맷에 대해 생각을 달리하게 되는 일을 겪게 되었으니...

 세상 돌아가는 건 참 모를 일이긴 하다. ^^;;;

 

 

 

 

[블루레이 3D] 라푼젤

 

 

라푼젤 (Tangled, 2010)

 

 

 

 

[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은 해당 업체에 있습니다 ]

-지금 내가 사용하는 LG의 UBK-90은 기본적으로 3D 타이틀 재생이 가능하다.

 하지만, 디스플레이가 3D를 지원해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경고 문구가 나온다.

 그런데 지금 3D 지원하는 디스플레이라는 건... 일종의 유니콘의 뿔이랄까.

 

-내가 예전에 3D 포맷을 어떻게 보고, 지금 그 생각이 얼마나 달라졌고와 관계없이,

근본적으로 3D 기술은 업체들의 이익을 위해 나온 과도기적인 기술인 건 변함이 없다.

 그랬기에, 한때 마치 강요하듯이 보는 걸 강제받는다고 느끼던 시절도 있었지만,

또한 정말 손쉽게 버려지고 말았다.

 관련 기사들을 찾아 보면, 2009년 아바타1으로 인해 일어난 3D 붐은 이후 TV들에도
기본적인 기능처럼 탑재되며 그 기능을 필요로 하든 아니든 간에, 새로 최신 TV를 사려면

어쩔 수 없이 그 기능이 달려 있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기대와 다르게 지상파 TV의 콘텐츠로도 정착하지 못 했고, 그럼에도 업체들의

이익을 위해 별 볼 일 없는 영화들까지 다 3D 타이틀을 달고 비싼 관람료를 붙인 채

나오는 시절이 이어졌을 뿐, 3D 콘텐트 자체는 피어보기도 전에 멸망하기 시작했다.

 미국에서조차 이미 2010년 초반대에 3D 채널 송출을 중단했다고 하며, TV 제조사들도

거기에 맞춰서 3D 기능을 빼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결국, UHD, HDR 등 지금의 환경으로 옮겨가기 위한 분위기가 되며

2016-2017년부터는 삼성과 LG도 3D 기능에서 손을 떼고... 그렇게 사라져 버렸다.

 지금은 신규 3D 타이틀도 보기 힘들고, 기기로도 일부 프로젝터로 명맥을 유지하는

정도에 불과하다. 재생 플레이어도 당장 UBK-90의 LG도 블루레이 플레이어의

생산을 중단했다고 하니 뭐...

 

-결국 지금 시점에서 가정에서 3D 타이틀을 보려면?

 3D 재생을 지원하는 플레이어가 있어야 하는데 이건 아직은 그렇게까지 어려운

단계는 아니지만... 3D 재생을 지원하는 디스플레이는 일부 프로젝터 밖에 선택지가

없다는 얘기. 결국 완전히 매니아 중의 매니아들을 위한 세계가 되었다는 것.

 현실은 이미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고 봐도 좋을 지경...이 아니라 사라졌다.

 

-나는 위에서도 말할 것처럼, 3D 기술 자체에 별로 호감이 없었고,

그동안 여러 극장, 여러 디스플레이들, 그리고 최근의 프로젝터 등등까지

여러 가지로 3D 작품들을 봤지만... 결국 정말 만족하지 못 했다.

 다소 봐줄만하다는 정도까지는 될 수 있어도, 이미 4K UHD HDR 타이틀이

존재하는 시대에는 그조차도 이제 의미가 없다고 결론 내릴 정도로...

 예전에 쓴, 라푼젤 4K UHD의 감상기가 그걸 잘 드러냈었다.

https://dominna.tistory.com/1859

 

회사가 너무 꼴보기 싫긴 하지만, 그래도 무시 당하기엔 안타까운 4K UHD HDR 퀄리티 - 라푼젤 Tangled

영화 관련... 혹은 문화 관련? 암튼 이쪽으로 비호감 업체의 현존 끝판왕이라면, 디즈니 외에는 아예 후보군이 무의미하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이렇게 모든 면에서 비호감과 악행의 대명사로

dominna.tistory.com

 

-하지만!!! 그럼에도 3D 포맷을 계속 안고 가는 매니아들이 존재하는 것은

알고 있었다. 최신의 대형TV를 구비하고도, 3D 기능을 지원하는 프로젝터를

별도로 따로 안고 가는 경우는 물론이고, 특히나 굳이 3D 기능이 아직 달려 있는

과거의 TV를 아껴가며 안고 가는 경우들도 그렇고...

 나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말이다. ^^

 

-그러다가 얼마 전 지인에게서 흥미로운 얘기를 들었다.

그 지인이 아는 사람이 3D 기능이 있는 올레드TV(OLED TV)를 가지고 있고,

와이프의 압박으로 AV 취미가 극한으로 쪼그라든 와중에도,

3D 타이틀들을 지켜내고 있다는 얘기...

 일단 3D 기능이 있는 올레드TV에서 깜짝 놀랐다. 그런 TV가 있었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으니 말이다. 당시 시연회 등에서 물론 보기야 했었겠지만,

3D TV의 시절과 올레드 TV의 시절을 생각해 보면, 주변에서 이 조합의 TV를

가지고 있는 경우를 본 적이 없으니 말이다.

 그 지인도 위에서 언급한 삼성, LG의 3D TV 생산 중단 후에 어찌어찌하다

손에 넣고 여태껏 잘 모셔오고 있었다고 하니...

 

-그동안 극장부터 최신의 프로젝터까지, 여러 환경에서 3D 타이틀을 봤지만

지나가며 시연회에서 본 적이 있으면 모를까, 제대로 올레드TV로 3D를 본 적은 없었다.

 그런데 마침 그 지인의 지인의 집에서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얘기...

 그래서 그때는 별 생각이나 기대없이 그렇게 하기로 했었는데... 그런데!!!

 

-그 지인의 마눌님이 없는 타이밍을 이용하는 거라 시간도 많지 않았는데,

일단 가장 익숙한 라푼젤로 감상을 시작하기로 제안해 그렇게 진행을 시작했는데...

감상을 시작하고 주인장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이 모두 약속이나 한듯이

헉!!!-소리를 내고 말았으니...

 

-올레드TV로 보는 3D 타이틀은, 정말로 달랐다! 완전히 달랐다!!

 내 기억 속의 그 다양한 디스플레이로 감상했었던 3D 타이틀들의

다소 어둡거나, 다소 흐릿하거나, 입체감이 시늉만 들어가 있는 그런 화면이 아니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내게 있어서 라푼젤은 가장 익숙한 3D 타이틀이다.

(다른 사람들도 사실 크게 다르지 않았다. ^^) 그후로 수많은 작품들이 나오고,

수많은 멋진 AV 장면들이 나왔지만, 테스트용으로 매트릭스와 스타워즈 EP 1을

여전히 애용하는 것처럼... 내게 있어서 라푼젤은 3D의 테스트용 타이틀이었다.

(물론, 라푼젤 3D를 내가 추가로 구입했던 것은 아니고... 어딜 가나 3D 감상 환경이라면

반드시 갖춰 놓고 있는 타이틀 중의 하나였다. ^^)

 그런데, 여태까지의 그 무수한 라푼젤과 전혀 다른 라푼젤을 볼 수 있었던 것!

 

-그냥 블루레이 화면에 비해 어둡지도 않고, 흐릿하지도 않은데...

그 안에서 심도 표현은 정말 기가 막혔다.

 저 뒤로 배경이 있고 그 앞에 배경 오브젝트들 있고, 그 앞에 캐릭터들이

앞으로 뒤로 있고... 이게 정말 기가 막히게 선명하게 구현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풍등 장면 같은 경우에는 저 입체감 있는 화면 위로

별도의 선명한 풍등이 떠다니고...

 풍등이 나오는 순간, 다들 약속이나 한 것처럼 손을 뻗어 풍등을 잡고 있고... ^^

 

-나의 착각만이 아닌 게, 같이 감상한 사람 중에는 AV에 관심 없는 사람도 있었다.

 이 사람은 어찌어찌 구한 TV에 3D 기능이 있어서 이거저거 시험해 보다가

3D 기능이 기대만큼 시원치 않아서 봉인한 경우인데... 자기집에서 보는 것과

완전히 다르다면서 하앍하앍을... ^^

 

-분명 그토록 많이 본 라푼젤 3D인데...

 단지, 디스플레이가 올레드TV가 되었을 뿐인데,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결국, 라푼젤을 시작으로 3D 장면들을 시험해 볼 생각이었지만

다같이 약속이나 한듯이 라푼젤을 계속 보고만 있었다.

 그래서 이 시연회(?)는 라푼젤만 보고 끝낼 수 밖에 없었다. ^^;;;

 

-다른 타이틀들도 물론 올레드TV로 보면 더 좋게 보이기는 한다.

 일반적인 영화들은 말할 것도 없고... 특히 촬영 여건상 불리하고,

각종 요란한 빛들이 난무하는 콘서트 영상들이 경험으로 보면 아주 맛깔나다.

 아이돌들의 그 피부 느낌이 진짜 완전히 다른... 하앍.

 하지만, 3D의 차이는 그런 수준을 뛰어 넘었다.

 왜 그 오래되고 상대적으로 작은 옛날 TV를, 요즘같은 시대에도 기를 쓰고

안고 가는 분들이 있는지 더이상의 설명이 1도 필요없을 정도로 절실하게 깨달았다.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 모두가 다... ^^

 

-3D의 진가가 올레드TV로 드러난 것인지,

올레드TV로 인해 3D가 사기를 부린 건지 참 모를 일이다.

 어느 쪽이건 간에 3D 기술이 멸망한 것에 진심으로 아쉬움이 들었다.

 이것은 3D 만세인가, 올레드 만세인가... ^^;;;

 

 

 

 

-그래서... 아주 아주 뒤늦게 중고로 바로 구입한 타이틀이 바로 이것!

 예전부터 3D나 UHD들이 있는 타이틀의 경우, 한방 판본을 구입해 오긴 했지만,

그 말은 합본이 없이(혹은 완전 한정판으로만 존재하거나) 각각 단독으로만

나온 타이틀들의 경우는 굳이 3D 블루레이를 또 구입하지는 않았기에...

 예전에 KD미디어의 딱지로 나오는 디즈니 타이틀들은 2D, 3D를 따로 내놓았기에

그런 타이틀들의 3D 블루레이를 소장하는 경우는 거의 전무했다.

 그래서 이제 와서 이렇게 뒤늦게 구입을...

(상당수가 품절되었지만, 여전히 정상적으로 팔리는 일부 3D 타이틀도 있었고...

3D로 유명한 타이틀 중에는 말도 안 되는 중고 가격으로 올라온 것들도 있었고...

다행히 라푼젤은 정상적으로 판매도 되었고 공급도 적지 않았었나 보다. ^^)

 

-내가 올레드 TV, 그것도 3D를 지원하는 올레드 TV가 있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3D 타이틀이라는 게 내가 그동안 내렸던 결론을 뛰어 넘는,

상상 이상의 세계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기에...

 이렇게 라푼젤 3D는 소장해 놓고 싶다는 생각에 지르고 말았다.

 아마 앞으로 내가 집에서 이걸 재생할 가능성은 0%일 것 같지만서도... T T

 

 

 

 

-그래서 이제 내가 소장한 라푼젤 타이틀은

2D 블루레이 + 3D 블루레이 + 4K UHD가 되었다.

 

-원래는 다른 3D 타이틀들을 더 확인할 생각이었지만,

라푼젤의 새로운 세계 앞에 모두가 정줄을 놓아 버렸기에... 그걸로 마감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다른 타이틀들의 확인은,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역시 또

그 지인분의 마눌님께서 확실하게 자리를 비우는 그때를 기약하며... ^^;;;

 3D 애니메이션은 그렇다치고, 통상의 영화의 3D 타이틀들은 올레드TV에서

어떤 변화를 보여줄지 굉장히 궁금해 하고 있다. 

 

-혹시 나처럼 3D 타이틀에 대해 별 호감이 없거나

4K UHD 타이틀이 나오기까지 했으면 의미없다고 결정하신 분들이 있다면...

 그 생각을 바꿀 기회를 잡아 보시라고 추천드리고 싶다.

 4K UHD가 나온 시대에도, 3D 타이틀은 확고한 자신만의 매력이 있다.

 단, 이 진실을 확인하려면 지금 시점에서는 갖춰야할 조건들이

말도 안 되게 빡세서 그렇지... ^^;;;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다.

 기회가 되면 최신의 올레드TV를 갖고 싶다...라는 생각보다,

3D TV 기능이 있는 올레드TV를 갖고 싶다...라는 생각이 더 크니 말이다.

 왜들 그렇게 3D 타이틀들을 기를 쓰고 안고 가는 AV 취미인 분들이 있는가,

그 이유를 정말 뼈저리게 알게 된 날이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