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책을 보는데 문득!

시공사에서 DC 부흥 프로젝트라도 벌이고 있는 건가! - 제로 아워: 크라이시스 인 타임 (Zero Hour: Crisis in Time)

베리알 2012. 10. 9. 20:06


  놀랍다. 정말 놀랍다.

 국내에는 시공사에서 마블과 DC의 그래픽 노블들을 발매하고 있는데,

마블 쪽은 의외로 근래 작품들에 집중되고 있는 반면...(고전 걸작이라고 해 봐야 다크 피닉스 사가 정도?)

DC 쪽은 하나둘 나오기 시작하는 게 장난이 아닌 고전 작품들이다.


 수퍼맨이나 배트맨이야 유명하니까 논외로 한다고 쳐도,

그리고 아무래도 마블 쪽의 굵직하고 유명한 이벤트가 근래 작품들에 많다는 걸 고려한다고 해도...

DC 쪽의 이 고전 발매들은 놀라움을 넘어, 이제는 DC 세계관의 주요 뼈대들을 한국에서도 다

볼 수 있게 되는 게 아닐까...하는 기대감까지 갖게 할 지경이다. ^^;;;


 최근 발매된 DC코믹스가 바로... 그 유명한(아, 한국에선 아닌가. ^^;;;) 제로 아워!

 

 이전에 발매된 무한 지구의 위기에서 이어지는 DC 세계관의 대사건 중 하나로...

비록, 무한 지구의 위기에서 이 제로 아워로 오기까지는 또 다른 많은 사건들이 있어야 하지만,

어쨌거나, 비교적 최신작의 굵직한 에피소드에 집중되고 있는 마블의 국내 출판 상황과 달리,

DC 쪽은 무한 지구의 위기에서 제로 아워, 그리고 그린 랜턴 리버스에서 시네스트로 군단의 역습 등,

중간에 이빨이 많이 빠지고, 정작 최신 이벤트들은 안 나오고 있긴 해도,

어쨌거나 DC의 메인 이벤트들이 대충 뼈대를 구성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굉장히 흥미롭다. 과연 이런 차이는 어디서...? ^^





< 이미지 출처 : www.kyobonook.co.kr >


-1985년 무한 지구의 위기, 그리고 2004년 그린 랜턴 리버스를 연결한다면,

이 제로 아워는 1994년작으로... 이 세 작품은 대충 10년의 간격을 띄고 있다.

 이건 그냥 외형으로 보기에도 실감이 나는 부분으로, 척 봐도 80년대스러운 무한 지구의 위기와

10년의 차이가 나는 제로 아워, 그리고 거시고 또 10년의 차이가 나는 그린 랜턴 리버스...

 이런 변화를 보는 것도 고전 시대에서 현재까지의 코믹스를 보는 재미일지도 모르겠다. ^^


-이 제로 아워는... 내가 이전에 그린 랜턴 리버스에서 언급한 앞서의 사건들 중에서 7번과 8번 사이에

위치하는 정말 거대한 대사건이다. [ http://blog.daum.net/dominna/884 ] 분량으로 봐도 적은 편이고,

실제로 스펙터클한 장면들도 거의 없지만, 이 이벤트는 정말 어마어마하게 거대한데... 무려,

이 우주란 존재 자체의 시작, 즉 빅뱅이 등장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단순히 이벤트의 규모나 중요도로만 본다면 사실상 어지간한 이벤트들은 명함도 못 내미는 차원.


-시간의 흐름에 이상을 감지한 시간경찰대는 조사에 나서지만, 모나크에게 역공을 당하는데...

모나크를 막으려던 웨이브라이더는 역으로 모나크에게 시간 여행의 능력을 흡수 당하고,

그 힘으로 인해 모나크는 엑스탠트로 다시 태어난다.

 그리고 여기저기서 감지되는 시공간의 붕괴... 이 전무후무한 종말을 막기 위해 시공간을 초월한

히어로들이 힘을 모으고, 막대한 희생을 댓가로 일진일퇴를 벌이는데...

 그 와중에도 점점 붕괴되어 가는 다양한 시간들... 비로소 엑스탠트는 자신이 의도하지 않은

일들이 벌어지는 걸 알아채지만, 그런 엑스탠트에게 의문의 인물이 나타나 간단히 제압하고는,

자신의 일을 방해하지 말라면서 사라져 버린다.

 그 와중에도 시시각각 다양한 시공간들이 붕괴되어 가고, 시공간이 사라질 때마다

해당 시공간에서 온 히어로들도 존재 자체가 지워져 가는데... 결국, 시간의 영역 바깥에서

엑스탠트를 찾아낸 남은 히어로들은 엑스탠트를 저지하기 위해 돌격하지만, 그런 그들 앞에

진정한 원흉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미 스토리를 알고 있었음에도, 배후의 그 인물이 모습을 드러내기까지의 연출은 흥미진진하다.

그리고 그 인물이 등장해 제로 아워가 되는 순간... 참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 충격을 느끼게 된다랄까.


-제로 아워... 문자 그대로다. 모든 시간을 없애 버린 할 조던(패럴렉스가 기생한 상황)은,

빅뱅의 순간에서부터 자신이 의도하는대로 새로운 시간을,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가기로 한다.

 발상 자체도 놀랍지만... 할 조던의 이야기는 빌란에 대한 감정이 아니라, 할 조던의 이야기에

공감하게 만든다.

 이런 엄청난 사단이 일어나게 된 것은 우주의 대악당 중의 대악당가디언들 때문인데...

할 조던은 수퍼맨의 죽음으로 인해 벌어진 코스트 시티의 대참사를 되돌리려고 가디언들에게 부탁하지만,

더러운 악당 스머프들가디언들은 당연히 거절... 그로 인해 이성을 잃은 할 조던의 난동이

일어나고 이후 난장이 벌어지게 되었었는데, 이 제로 아워에서의 할 조던의 독백은 그런 할 조던의

심정을 짧지만 강렬하게 느끼게 해 준다.

 고맙다는 인사도 받지 못 한 채 가디언들의 심부름꾼으로 죽어라 일만 해야 하는 처지...

하지만, 불평 하나 없이 죽도록 일해 온 할 조던이, 비록 뭔가를 바라고 그린 랜턴으로 노력했던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그런 엄청난 참사 앞에서 단 한번의 부탁을 했건만... 이 망할 가디언들은 개무시,

그 참담한 충격에 결국 삐뚤어져 버린 할 조던은 이런 일을 꾸미고 이제 그 밉살스러운 대악당 스머프들도

없는 시간의 시작에서 모든 걸 새롭게 쓰려고 한다.

 절망에 빠진 상황에서 절대적인 부조리함에 이 세상에 좌절했을 때... 이 밉살스럽고 부조리한 세상을

다시 쓸 수 있는 힘이 있다면, 과연 어떻게 할 것인가?

 특히나, 우주 대악당 가디언들이 없는 세계라니!? + +


-그러나... 그런 할 조던의 시도는 결국 또 하나의 우주대악당인 스펙터의 방해를 받고,

히어로들의 협공에 결국 무너지고 만다. 안타깝게도...


-그리고, 남은 히어로들은 할 조던이 일으킨 새로운 빅뱅의 시간의 흐름 속에서 자신들의

시간을 찾아내 이전과 같지만 또한 이전과 다른, 원래의 세계로 복귀하게 된다.


-시간여행의 패러독스 같은건 일상다반사라고 할 정도로 시간의 뒤엉킴이 일상인 에피소드이고...

국내에선 수퍼히어로 팬들도 이름이나 알까 싶은 캐릭터들이 줄줄 나오긴 하지만,

어쨌거나 흥미만 있다면야 따라가서 즐길 수 있는 이야기다.


-제로 아워의 그 절정의 순간도 굉장하지만, 중간 중간의 과정들도 참 흥미롭다.

뒤엉킨 시간 등으로 인하여 자신들의 세계도 자신들의 존재도 사라진 히어로들이,

그걸 되살릴 수 있으리란 희망에 할 조던에게 협력하는 모습들...

 빅뱅의 순간에서 각자의 처지, 각자의 생각에 갈등하는 캐릭터들의 모습은 하나 하나 무겁다.


-개인적으로... 수퍼맨의 헤어 스타일이 기름 바른 꽁지머리 스타일이 아니라,

야성스러운 살짝 장발 스타일인 게 마음에 드는 이야기다. (^^;;;)


-기왕에 무한 지구의 위기에다가 제로 아워까지 출시된 상황이니...

사이 사이의 자잘한 에피소드들은 어쩔 수 없더라도, 레인 오브 슈퍼맨 - 에메랄드 트와일라잇 - 

파이널 나이트 등, DC 세계관의 등뼈가 되는 사건 이야기들이 마저 출시가 되는 것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나?


-알아 듣기 쉽지 않은 작품인데, 번역자의 주가 여기저기 달려 있는 것도 나름 도움이 될 듯...


-무한 지구의 위기에 비해서 두께가 절반이라 가격도 절반... ^^;;;


-시공사의 그래픽 노블들은 가끔 중간에 이상한 상처가 난 페이지들이 있는 책들이 나오는데,

재수없게도 이번 제로 아워도 거기에 걸렸다. 된장~


-이 제로 아워의 진정한 의미는, 무한 지구의 위기 이후의 혼란(멀티 버스가 사라졌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멀티 버스의 캐릭터들이 한군데 강제로 모인 상황이었으니, 조용할리가...)을

우주의 리셋이라는 사상 초유의 방법을 사용, 진정한 하나의 세계로 강제 구축을 했다는 점에 있다.

 진정한 의미에서 DC 역사의 새로운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나저나... 새로운 시작을 위해선 역시나 파괴가 있어야만 하는 걸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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