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책을 보는데 문득!

수퍼맨 기원 3종에 대한 개인적인 느낌 - 수퍼맨: 시크릿 오리진 (Superman: Secret Origin) 외

베리알 2012. 10. 2. 16:57



  그 오랜 역사나 제작 시스템 덕분에, 때마다 리셋과 새로운 기원을 준비하는 수퍼히어로 코믹스...

 사실 시대의 변화를 반영해, 변화하는 시대상을 반영해 새로운 팬들을 끌어 들이고,

기존의 팬들에게도 언제나 새로운 맛을 느끼게 해주는 이런 방식은 나름의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새로운 기원이 마음에 안 들면 거기에 기반한 이후의 작품들에 대한 몰입도가 떨어져 버리는

무시무시한 단점도 생겨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유명 히어로 작품들은 정식으로 인정받는 기원들만 해도 적지 않은 숫자를 보유하고 있고,

이런 정식 기원 작품들의 변화는 그 이후의 작품들에도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예전 기원이나 옛날 기원의

기억만 갖고 있는 사람에게는 혼란을 줄 수도 있기에... 수퍼 히어로 작품의 팬이라면 이 정식 기원들에

대한 관심을 안 가질래야 안 가질 수가 없다.


 뭐, 수퍼 히어로 관련 작품의 역사가 짧다면 짧고 또 양에서도 절대적으로 부족한 한국에서는

그닥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한국에서도 수퍼 히어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 기원의 변화들은 역시나 관심거리가 안 될 수가 없을 것이다.


 그동안 본 수퍼 히어로 작품들 중에서, 수퍼맨의 기원 3종에 대한 내 느낌이다.





< 이미지 출처 : www.amazon.com >

-이게 현재 수퍼맨의 공식 기원인 수퍼맨 시크릿 오리진...이다.


-유감스럽게도, 국내에는 아직 정발이 되지 않았다. (될거라는 이야기도 아직은 들리지 않는다. -.-;;;)


-하지만, 정말 유감스러운 건 이 작품의 정발 여부가 아니라 존재 그 자체다.

작가 Geoff Johns의 이름은 굉장히 유명하고, 또 그가 참여한 작품들은 인기도 좋지만...

(최근 내가 봤던 그린랜턴 관련 작품은 다 이 작가의 작품들...)

묘하게도 수퍼맨 관련 작품들은 의외로 별로라는 평을 받는데...

이 사람의 그린랜턴 작품들이 아주 괜찮았던지라 국내에 정발도 안 된 작품을 구해서

영어로 된 녀석을 무리해서 읽어보았는데... 정말 별로였다.


-일단 기존의 수퍼맨 기원 작품들에 비해서 압도적으로 늙은 외형 그림부터가 살짝 에러... (^^;;;)

수퍼맨의 기원이니만큼 이제 시작하는 싱싱한 수퍼맨의 이미지가 느껴져야 하는데,

마치 세상 다 살고 은퇴를 앞둔 수퍼맨의 이야기라 해도 믿을만큼 노안의 얼굴이 압권이다.

 외형적으로 의도적으로 리차드 도너의 수퍼맨 영화를 대놓고 오마쥬하고 있는 작품으로,

즉 크리스토퍼 리브의 수퍼맨을 느끼게 하려고 애를 쓰는 작품인데... 그 때문인지 무리하다싶을

정도로 바보스러운 면을 강조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


-은퇴를 앞두었나 싶을 정도로 늙어보이는 그림체에, 바보스러운 면만 무진장 강조된 클락 켄트의

조합은 이 자체만으로도 이미 이 기원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리이기에 충분하고도 넘친다.


-그나마 내용이 재미있으면 어느 정도 넘어가줄텐데... 내용도 정말 재미가 없다. -.-;;;


-책을 보는 내내 몇번이고 이게 정말 그 Geoff Johns의 작품이란 말야???...라는 외쳤을 정도로,

내용 자체가 정말 재미가 없다.

 일단 아래에서 말하겠지만, 이 작품은 수퍼맨 vs 렉스 루터를 히어로와 빌란으로 강렬하게 대립시키는

수퍼맨 포 올 시즌과, 수퍼맨 vs 렉스 루터를 어린 시절의 친구였으나 히어로와 빌란으로 대립하게 된

둘의 상황에 몰입하게 하는 수퍼맨 버스라이트의 가운데 정도에 들어가려고 한다.

  그래서 조화로운 게 아니라 참 어중간하다. 클락 켄트와 렉스 루터가 굳이 어린 시절 얼굴을 봤어야할

이유가 없이 얼굴을 본 어린 시절을 넣었으니 말이다. 작가의 다른 수퍼맨 작품과의 연계를 위한 떡밥인

미래에서 온 리전 대원들이 나오는 게 어린 시절을 보여주는 주목적같아서 뭔가 붕 떠 있고...

게다가 나중에 나오는 빌란 렉스 루터는 이런 저런 사정 얘기가 필요없는 그냥 빌란이고...

 의도적으로 포 올 시즌과 버스라이트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 포지션을 만들려고 한 것 같은데,

결과물 역시 이도 저도 아니게 된 것 같다.


-수퍼맨의 활약도 뭔가 참 밋밋...하다. 일단 외형적으로 매력이 없는 수퍼맨이라 그런지,

활약 자체도 굉장히 빌빌해 보이고(솔직히 말해서, 수퍼맨의 모습만 봐도 힘이 빠지는 느낌?

왜 수퍼맨 디자인을 이렇게 탈력(脫力) 넘치게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 지구에 온 수퍼맨이

지구인이나 외계인이 아니라, 수퍼맨으로 존재한다는 엔딩 자체는 그런가보다 할 수도 있는데,

거기까지 가는 과정은 뭔가 맥이 풀리는 느낌이랄까.


-게다가, 기존의 수퍼맨 기원들도 모두 영화 수퍼맨의 오마쥬, 혹은 옛날 수퍼맨의 오마쥬를

넣고 있기는 했는데... 이 시크릿 오리진은 영화 수퍼맨에 너무 매달리는 것도 중요한 흠.

 기존 기원들에서 그런 오마쥬 장면이 나오면 아~하고 감탄했다면,

이 시크릿 오리진에서는 그런 오마쥬 장면이 나오면 또야?...한다랄까.

 사실 그렇게 아주 많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뭐랄까 그런 장면들을 참 매력없게 만들었다고나 할까.


-전체적으로 너무 소박한 것도 흠... 시공을 초월하는 블럭버스터 서사시인 버스라이트와의 차별점을

두기 위해서 너무 고심한 걸까? 솔직히 말해서 드라마 스몰빌의 에피소드 한편 규모나 될까 싶을 정도로

참 아기자기한 스케일을 자랑(?)한다. 수퍼맨의 기원을 본다기보단, TV 특집극 한편 보는 느낌도 들고...


-여러모로 굉장히 실망스러웠다.

정말로, 작가 Geoff Johns는 수퍼맨과는 맞지 않는다는 평들을 실감할 수 있었다.

 내는 정말 이런 기원 인정 몬 한다~





< 이미지 출처 : www.yes24.com >

-원래도 처음 샀을 때보다 계속 볼수록 더 좋아지긴 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시크릿 오리진을 보고 나서

훨씬 더 좋아진 기원이 바로 이 포 올 시즌이다. 밀레니엄 이전의 기원...


-그림체가 상당히 좀 압박이 있긴 하지만, 의외로 보면 또 매력이 있고... (^^)


-무엇보다, 내용 자체가 참 매력적이다. 대립하는 인물들 사이에 어설픈 인연과 과거를 넣는 근래의 유행과

달리, 순수하게 히어로 vs 빌란으로 대립하는 수퍼맨과 렉스 루터의 관계도 단순한만큼 무게감이 있고...


-암튼, 시크릿 오리진에 너무 실망한 탓인지, 내용도 그림체도 훨씬 더 매력적으로 느끼게 되었다. ^^;;;





< 이미지 출처 : www.yes24.com >

-아마 포 올 시즌만 본 후에 시크릿 오리진을 봤어도 실망했을거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실질적으로 시크릿 오리진에 대한 실망감을 크게 만드는 이유는... 그 이전의 기원 때문이다!


-시크릿 오리진 이전의 수퍼맨의 기원은 바로 이 작품, 수퍼맨 버스라이트인데...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버스라이트 이전에도 이후로도 이런 기원이 다시 나올까 싶을 만큼

매력적인 작품이다.


-작화, 캐릭터, 스토리... 모든 면에서 정말 흠 잡을 데가 없다.

감히 완벽이란 말을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을 정도...


-어쩌면 내가 드라마 스몰빌을 좋아"했던" 것도 이 작품에 대한 호감에 좀 영향이 있을 것도 같지만,

어쨌거나 정말 매력적이란 말 외에는 딱히 묘사할 다른 말이 필요없다고 느껴진다.


-크립톤에서부터 시작해서 지구로, 그리고 어린 시절의 클락 켄트와 렉스 루터의 우정과 파국,

클락 켄트가 크립토니안으로서의 정체성을 찾아가면서 벌어지는 지구 가족과의 갈등,

수퍼맨으로서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클란 켄트의 모험,

친구였지만 이제 빌란으로 만나는 렉스 루터와의 갈등과 대립,

렉스 루터로 인해 의도와 달리 오명을 뒤집어 쓰고 지구인들에게서 배척 받는 수퍼맨,

아이러니하게도 수퍼맨을 해치려는 렉스 루터의 노력 덕분에 크립톤에 대해서 더 알게 되고

크립토니안으로서의 정체성뿐만 아니라, 엘 가문의 칼 엘임을 진정으로 깨닫고 멀고 먼 과거의

크립톤으로까지 이어지는 인연의 이야기...  그냥 감동 좔좔이다. T T


-다른 기원들에서는 일부만 특화해서 넣거나 하는 게 보통일 정도로 상당히 많은 내용을 넣고 있는데,

저 내용들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진정한 수퍼맨의 대서사시를 보여준다.


-나로선, 절대로 시크릿 오리진은 수퍼맨의 새 기원으로서 인정 못 하겠다.

아니, 이런 걸작의 기원을 버리고 어찌 그런 졸작(내 감상평으로는 도저히 졸작 이외의 평가는... -.-;;;)인

시크릿 오리진을 기원으로 대체한단 말인가! -.-;;;


-실제로,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은 나만은 아닌 모양으로... 버스라이트는 최고의 기원으로,

그러나 시크릿 오리진은 그보다 떨어진다고 보는 이야기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버스라이트 덕분에 시크릿 오리진이 평가절하된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달리 말한다면 새로운 기원을 거부하게 만들 만큼 버스라이트가 매력적인 작품이고

이 얘긴 또 다르게 말한다면 시크릿 오리진은 기존의 기원에 밀릴 수 밖에 없을 만큼

매력이 없거나 떨어지는 작품이란 증명이라고도 볼 수 있으니...


-암튼, 포 올 시즌도 버스라이트도 모두 매력적인 기원이고 특히 버스라이트의 경우는

쉽게 만나기 어려울 정도의 걸작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을만큼 수퍼히어로 코믹스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작품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는데 반해서... 최신의 공식 기원인 시크릿 오리진은 참 밋밋하고

매력도 없었다. DC 히어로들의 시크릿 오리진 시리즈들 중에서 가장 나쁘다는 평들에 절실히 동감이다.

 기존의 기원인 버스라이트가 너무 매력적이었던 것도 시크릿 오리진에 대한 실망감을 증폭시키고,

이 시크릿 오리진의 작가가 다름 아닌 Geoff Johns라는 게 또한 실망감을 증폭시킨다.

 Geoff Johns가 만든 수퍼맨 작품은 아무래도 피하게 될 것 같은 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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