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책을 보는데 문득!

죽고 죽이는, 보기 드문 수퍼히어로 블럭버스터 - 그린랜턴: 시네스트로 군단의 역습 (Green Lantern: The Sinestro Corps War) Vol.1

베리알 2012. 9. 20. 16:31



  DC의 블럭버스터 이벤트야 많은데 뭔 소리인가...할 수 있는데, 제목의 문맥은 이렇다.

DC의 블럭버스터 이벤트 중에서 보기 드문 블럭버스터 이벤트... 즉, 이 작품은 개성이 강하다는 것.


 아예 다크 히어로니 뭐니 하는 이야기들은 논외로 하고, 또한 사실상의 독립된 히어로 이야기도 차치하고,

전연령에게 유명한 통상의 수퍼히어로를 다룬 작품이나 그래픽 노블에선 일종의 금기가 죽고 죽이는 것...

물론, 등장 인물들이 사건 사고에 휘말려 죽거나 혹은 히어로 주변인들이 죽는 경우가 자주 있지만,

근본적으로 히어로들은 빌란들에 대해서 죽여야 한다는 목적으로 달려드는 게 아니라,

그게 아무리 천인공노할 개XX라고 해도 무력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게 보통이다.

 히어로들은 물론이고, 빌란들도 여기에 어느 정도 장단을 맞춰 주고...


 그러나, 메이저 히어로 그것도 맨날 하는 일 없는 셔틀로나 나오던 그린 랜턴 이야기에서

이 금기 아닌 금기에 도전하는 작품이 나왔으니... 그것이 바로 이 시네스트로 군단의 역습이다.





 < 이미지 출처 : www.yes24.com >


-일단 표지부터 심상치 않다. 이 작은 이미지에선 잘 분간이 안 될 수도 있는데...

잘난체하는 시네스트로 뒤로 주요 그린랜턴들이 묶여 있는 모습이 보이는데, 이게 그냥 묶인 게 아니다.

다들 큰 가시에 손이 뚫려 있고, 그것도 모자라 각자 가슴팍에 있는 그린랜턴 심볼 부분이 뒤로부터

꿰뚫린 채 매달려 있는데... 주인공들이 이렇게 처참한 모습으로 나와 있는 표지 그림에서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실제 본편에서도 일반적인 메이저 수퍼히어로 이야기에서 보기 힘든

다소 과격한 표현들이 자주 나온다.

 무엇보다, 이 이야기는 서로 제압하려는 히어로와 빌란의 이야기가 아니라,

서로 죽이려는 히어로와 빌란의 이야기이니만큼, 분위기가 다른 그래픽 노블들과 상당히 다르다.


-리버스에서 부활한 할 조던에 의해 시네스트로가 반물질 우주로 쫓겨난 후, 우주에는 갑자기

옐로우링이 등장해 파워링이 적임자를 찾는 것처럼 옐로우링에 적합한 사람들을 찾기 시작하고...

궁극의 그린랜턴 카일 레이너(하루에 한번씩 그린랜턴에 대고 파워링을 충전해야 하는 보통의

그린랜턴들과 달리, 공포의 화신인 패럴렉스와 대비되는 의지력의 화신 이온이 존재하고,

패럴렉스가 할 조던 등에 기생했듯이 이온 역시 그린랜턴에게 기생하기도 하는데,

카일 레이너가 그 숙주가 되었다. 힘이 방전되면 배터리로 충전해야 하는 보통의 그린랜턴과 달리,

사실상 몸 안에 영구 발전기를 장착한 셈... ^^)가 옐로우링을 포획해 조사를 위해 오아로 오지만,

오아에서 옐로우링은 갑자기 폭주하여 카일 레이너를 반물질 우주로 끌고 가버린다.

 그 와중에도 가디안들은 그전에 패럴렉스의 존재를 은폐해 그린랜턴군단과 우주를 멸망 직전까지

몰아넣었던 전과를 다 까먹고 아직 정신 못 차린 채, 연이어 등장하는 가장 어두운 밤에 대한

징조들을 쌩까고 있는데...

  반물질 우주에 집결해 있던 시네스트로 군단에 잡힌 카일은, 시네스트로에 의해 이온을 빼앗기고

대신 패럴렉스의 새로운 숙주가 되고 만다.

 카일이 오아에서 그렇게 사라진 직후, 혼란에 빠진 그린랜턴들에게 시네스트로 군단의 습격이

시작되고 많은 그린랜턴들이 죽게 되는데... 그린랜턴들의 치열한 노력으로 오아에서

시네스트로 군단을 물러나게 하는데 성공하지만, 이미 전 우주에 걸쳐 그린랜턴들은

시네스트로 군단에게 살해당하고 있는 상황...

 그린랜턴들을 주저 없이 살해하는 시네스트로 군단과 달리, 적들을 죽이기는커녕,

죽이려는 살의만 품어도 그린랜턴의 파워가 해제당하는 불리한 상황 속에서 그린랜턴들은

점점 열세에 몰리게 되고, 결국 우주 최고의 배째라 집단인 가디안들도 어쩔 수 없이

오아의 서를 수정해서 그린랜턴들에게 살상행위를 허가하는 통큰 결정을 내린다!

 그리고 가디언들은 오아에 대한 시네스트로 군단의 총공격에 대비하지만,

시네스트로 군단이 진짜로 노리는 건 지구!


-이 작품은 한마디로 그래픽 노블의 블럭버스터라고 할 수 있다. 그것도 그냥 골 빈 블럭버스터가 아니라,

아주 잘 만들어진 블럭버스터!

 일단 이야기 자체가 그린랜턴 군단 vs 시네스트로 군단으로 벌어지지만,

이게 근본적으로 두려움을 에너지로 하는 존재들과 두려움을 모르는 존재들의 대결이고,

또한 정물질 우주의 수호자인 그린랜턴(맨날 셔틀 취급 당하는 그린랜턴이지만, 실상은

이 우주의 탄생부터 우주의 치안을 담당해 온 간부 가디언들의 실무 부하들이 그린랜턴 아닌가! ^^)과

반물질 우주의 지배자인 안티 모니터의 대결이라는 우주적인 규모의 대결이기도 한데다가,

여기서 단순한 악당이 아니라, 공포에 의한 질서를 확립하려는 수퍼빌란 시네시트로의 가치관과

(아무리봐도, 시네스트로는 배트맨과 통하는 구석이 많다. ^^) 그린랜턴들의 가치관이 충돌하고,

공포의 화신 패럴렉스와 의지의 화신 이온이라는 대비되는 초월적인 존재들,

초월적인 빌란인 안티모니터는 물론, 수퍼맨의 세계관과 그린랜턴 세계관의 공통 빌란들인

사이보그 수퍼맨과 수퍼보이 프라임 등등... 단순히 그린랜턴의 이야기를 넘어서, DC 세계관의

중요한 분수령이 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그 방식이 블럭버스터!

 그린랜턴의 능력이 능력인데다가, 이게 우주적인 규모로 벌어지는 일이다보니 그냥 처음부터 화려하고

거대한 싸움이 아낌없이 펼쳐진다.


-그것도 그냥 화려한 게 아니라... 메이저 히어로들의 이야기에선 쉽게 접할 수 없는 유혈낭자!

시네스트로 군단은 그린랜턴들을 죽이려고 덤벼 들고 있으니, 이 표현부터가 이미 일반적인

그래픽 노블과는 다른 방향인지라 잔인하게 다치고 해치는 것은 물론이고, 그동안 활약해 오던

이름 있는 캐릭터들도 픽픽 죽어나가기도 한다.

 그리고, 이 1권의 마지막에서 드디어 그린랜턴의 살상금지 족쇄가 풀려 버리니...

 이벤트 자체도 우주적인 규모의, 정물질 우주와 반물질 우주의 초월적인 대결이면서

그 표현에 있어서도 대놓고 죽고 죽이는 대결... 흔히 보기 힘든 고연령의 블럭버스터 그래픽 노블이다.


-하지만, 덕분에 꽤 난이도가 높은 그래픽 노블이기도 한데...

 국내에는 이 작품 이외의 그린랜턴 이야기라고는 새로운 기원인 시크릿 오리진과 리버스뿐이고,

여기서 중요한 적들로 나오는 사이보그 프라임이나 수퍼보이 프라임이 활약하는 수퍼맨 혹은

그린랜턴의 코믹스들은 나오지 않은 상황인지라... 작품 내에서 일부 주석을 달아 놓긴 했지만,

그 정도로는 택도 없을 정도로 사전 지식이 어마어마하게 필요한 작품이다.

 이 책을 보고 흥미를 느껴서 중간 과정의 에피소드들이나 이런 저런 캐릭터들에 대해 찾아 볼...수도

있긴 하겠지만, 그것보다는 아마 이게 뭔소리여~하는 경우가 훨씬 많지 않을까 싶다.


-암튼, 즐기기 위해 필요한 난이도가 지나치게 높은 감은 있지만,

흔히 접하기 어려운 과격한 표현에 흥미진진한 캐릭터와 이야기들이 굉장히 매력적인 작품!

 DC의 수퍼히어로들에 대해 아예 잘 모른다면 힘들겠지만, 어느 정도 알고 있다면 흥미를 쑥쑥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재미나 작화, 흥미 모두 나무랄 데 없긴 한데... 이 두께로 2권을 각권 정가 13000원으로 내놓는 건

좀 그렇지 않나? 체감적으로 꽤나 비싼 그래픽 노블이랄 수 있다. 1권 + 2권 해서 그냥 2만원 아래로

했으면 좋았을텐데...


-역시나, 이 정물질 우주 최고최악의 악당은 가디언들... --+


-무한 지구의 위기로, 멀티버스들이 정리가 되었었는데... 무한 지구의 위기 당시에는 그저

꼬맹이 수퍼맨이었던 수퍼보이 프라임이 삐뚤어지면서 내지른 레트콘 펀치로 인해,

DC의 세계관은 다시금 멀티버스로 구성되게 되었다. -.-;;;

 (그리고 시네스트로의 역습 2권에서 언급하겠지만... 이 수퍼보이 프라임은 개막장 캐릭터의 대명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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