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랜턴 자체가 한국에서 매우 마이너한 히어로이긴 한데... 지난 극장 개봉에 맞춰서
승부수를 뛰우려는 듯 몇가지 코믹스가 출시되었었다. 고작 3종류밖에 안 되지만
(한 이야기가 두권으로 되어 있어서 책은 4권인데 결론적으로 3종류), 하나같이 중요한 것들이다.
특히, 고전 이야기가 아니라 기원조차도 새롭게 그려진 최신 기원을 내놓는 등,
비교적 최신의 이야기들로만 내놓아서 전통적인 수퍼히어로의 팬들뿐 아니라,
요즘의 일반인들 구미도 끌 수 있을 것...이라 기대를 했었나본데,
결과적으로 영화가 망작 취급을 받으며 희망사항으로 끝난 것 같다. (^^;;;)
하지만... 권수로는 고작 4권뿐이지만, 이 이야기들은 그린랜턴의 중요한 이야기면서
또한 DC 세계의 중요한 사건들이기도 하다. 워낙에 셔틀 짓만 하고 다니니까 실감이 안 나지만,
그린랜턴은 그냥 어디 구석진 행성에서 노는 히어로가 아니라, 우주의 태동에서부터 이어져 온
불사의 가디언들에 의해 이 드넓은 우주를 지키는 우주 경찰 아니던가. 그린랜턴에 대해 별 관심이 없는
국내 사정에서는 전혀 실감이 안 나겠지만, 사실상 DC의 세계관은 그린랜턴의 세계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DC 유니버스의 근간을 이루는 히어로다.
그렇기에... 그린랜턴들의 굵직한 사건들은 그 자체로 DC 유니버스의 굵직한 사건들이다.
새롭게 그려진 할 조던의 새로운 기원 다음 작품이 바로 그린랜턴 리버스...
(사실은 다음 작품은 아니다. 국내에 발매된 작품들 중에서 시크릿 오리진이 새로운 기원이라
작품의 시간상 제일 첫번째가 되고, 그 후 엄청난 일과 사건들을 지나서 나오는 게 리버스일 뿐)
시크릿 오리진에 이어서 우주의 경찰 노릇을 하고 있는 그린랜턴이란 어떤 존재들인지
확실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 이미지 출처 :
www.yes24.com >
-제목이 리버스(Rebirth)인 이유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그린랜턴 최고의 인기 캐릭터이자,
DC의 손꼽히는 인기 캐릭터인 할 조던이 죽었다가 다시 돌아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국내에서는 듣보잡 히어로인지라 기원 다음에 갑자기 죽었다가 살아나는 게
상당히 황당할 수는 있는데... 중간에 뭘 넣기도 애매해서 그런지(사실, 한두권으로 감당할
이야기가 아니긴 하다) 대충 이렇게 때웠는데... 그래서 그린랜턴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은
중간의 사정을 모를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간략하게 개요만 잡아 보자면...
①수퍼맨이 둠스데이와의 싸움으로 죽은 후, 수퍼맨이라 주장하는 4명의 캐릭터가 등장했었다.
②이들 중에는 (당연히) 사실 수퍼맨을 웬수처럼 생각하는 빌란들이 섞여 있었고...
③사이보그 수퍼맨과 몽굴이 일으킨 소동 중에 할 조던의 도시였던 코스트 시티가 전멸!
④이성을 잃은 할 조던은 스스로의 손으로 완전한 우주를 만들어 보려고 하지만,
우주의 진정한 악당우주의 수호자 가디언들은 당연히 이를 거부하고...
⑤힘으로 오아에 있는 센트럴 파워 배터리(우주 전역에 있는 그린랜턴들에게 에너지를 공급하는 장치)를
손에 넣으려는 할 조던 앞에, 가디언들은 최후의 수단으로 수감되어 있던 시네스트로를 꺼내서
할 조던을 막아 보려고 한다.
⑥하지만, 시네스트로는 할 조던에게 목이 꺾이며 패하고, 할 조던은 마침내 배터리를 파괴하는데...
⑦드디어 가디언들의 추악한 비밀 하나가 드러나게 된다. 그동안 그린랜턴들의 힘이 노란색에는
무력한 이유가 노란 불순물이네 뭐네 하며 핑계를 대고 있었지만, 사실은 센트럴 파워 배터리 안에
공포의 화신인 패럴렉스를 가둬 놓았고, 그로 인해 그린랜턴의 힘은 패럴렉스의 색인 노란색에는
작용하지 못 했던 것... 가디언들이 숨겨 놓았던 공포의 화신인 패럴렉스는 배터리가 파괴되며
세상에 다시 나오게 되고, 할 조던에게 달라 붙어 우주를 리셋하려 한다.
⑧하지만, 히어로들의 활약으로 할 조던은 죽음을 맞게 되고, 이번에는 할 조던의 영혼에 스펙터가
달라붙어, 할 조던은 스펙터가 되어 복수의 영으로서 존재하게 된다.
-이건 정말 사실 개요라고 하기도 뭐한 요약본으로... 실제로는 수퍼맨의 이야기부터 해서
이 리버스까지는 코믹스의 발행 년도로만 따져도 10년도 넘는 시간이 흘렀을 정도다.
그 사이에는 그냥 일상 잡담이 아니라, DC 유니버스의 중요한 사건들이 있었던만큼,
말로 하면 할 조던의 죽음에서 부활...이지만, 실상은 DC 유니버스 역사의 몇페이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야기들이다.
-암튼... 이런 일들이 있었다는 걸 그냥 요렇게라도 알아 두어야 이 그린랜턴 리버스라는 작품을 보는데
그나마 무리가 없다. 작품 내에서 그런 굵직한 사건들이 있었다는 걸 인물들의 대사를 빌어 살짝씩
언급을 하고, 거기에 주를 달아 작품 제목까지 표시해주고는 있지만...
-정말 흥미로운 작품이다. 그린랜턴의 세계관으로 봐도, 또 히어로들의 세계관에도 중요한 이벤트가
되는 큰 사건이란 점은 두말할 나위 없지만. 그 못지않게 소소한 이야기들이 흥미롭다.
-대표적으로 그린랜턴 vs 배트맨!
같은 편의 히어로지만, 생각해 보면 이 둘은 정말 대조적이다.
할 조던은 두려움을 모르는 사나이로 유명하고, 그린랜턴은 존재 자체가 두려움을 극복해야 한다.
하지만, 배트맨은? 브루스 웨인 본인은 박쥐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고 그걸 실체화한 게 배트맨...
할 조던은 무섭다는 거 없이 무조건 돌진, 돌진, 돌진으로 정면돌파를 해대지만,
배트맨은 위험 요소나 상황을 다 생각하고 고려해서 그걸 피하려 노력한다.
이 리버스에서 할 조던에 대한 끝없는 의심을 늘어놓는 배트맨을 보고,
그린랜턴 존 스튜어트가 분노에 차서 이렇게 외친다.
"자넨 항상 할에게 맞섰지. 그렇지 않나? 내 이제야 그 이유를 알겠어.
자네가 파는 물건(=두려움)을 사지 않은 이 세상의 단 한 사람이 바로 할이었거든.
할은 두려움이 없는 인간이었다."
-배트맨의 팬이라면 그런 부정적인 측면이 꽤 강조된 이 작품에 조금 거부감이 들수도 있겠지만,
배트맨에 불만이 있다면, 그런 부정적인 배트맨의 태클을 참다 못한 할 조던이 수정 펀치(!)를 날리는
장면을 보며 쾌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
-셔틀이 아닌, 진정한 그린랜턴의 능력을 만끽할 수 있으며,
그린랜턴들이 그냥 뿌려대는 그 의지의 힘이란 게 얼마나 무거운 것인지(할 조던의 오랜 친구,
그린 애로우가 죽음의 위기 앞에서 온 힘을 다해 반지의 힘을 써보지만, 고작 화살 하나 날리고는
며칠 밤을 샌 것 같다며 탈진해 버리고 만다. 그린랜턴들은 언제나 그런 의지를 뿜어내고 있었다는 거...
진정 의지의 사나이들이다. ^^;;;) 역시 실감해 볼 수 있는 작품이다.
-그린 애로우와 할 조던의 끈끈한 우정은 작품의 시간상 이 리버스 이전의 이야기인
아이덴티티 크라이시스에서도 살짝 엿볼 수 있었다. 거기서 이미 할 조던의 부활을 예고했지만...
-암튼 할 조던은 드디어 돌아왔고... 가디언들이 감춰왔던 패럴렉스의 존재도 확실해졌고...
이제 이야기는 국내에도 정발된 시네스트로의 역습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그리고 이 모든 건(새로운 기원조차도) 어쨌거나 DC의 빅 이벤트, 가장 어두운 밤으로 가는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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