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데 문득!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는, 진정한 추억의 만남 - 터미네이터 (The Terminator, 1984) [블루레이]

베리알 2012. 10. 8. 20:07


[ 터미네이터 (The Terminator, 1984) ]

[블루레이] 리마스터링판



  내게 있어서 영원한 걸작인 터미네이터1...

 블루레이는 미국판이 한글 자막을 달고 있으면서도 국내에는 출시조차 되지 않아서

많은 이들의 분노를 사기도 했으나... 그 블루레이 퀄리티가 워낙에 허접하여 그 분노를

더블로 만들었다는 악명을 자랑하는지라... 옛날부터 리마스터링판에 대한 요구도 들끓었고,

또한 리마스터링판이 나온다는 뜬소문만 끊이질 않았었다.


 그런데... 드디어! 그 리마스터링판 블루레이가 최근 출시가 되었다.

 역시나 스틸북 출시로 인하여, 출시 때 어마어마한 소동과 불만들이 있었지만...

어쨌거나 길고 긴 기다림 끝에 출시된 리마스터링판이다.

 이 추억의 작품으리 리마스터링판 블루레이를 막상 손에 넣고 돌려 보고 나니...

기쁨과 슬픔이 오묘하게 교차했다.






( 이미지 출처 : www.yes24.com )


-일단... 고생과 운으로 손에 넣은 스틸북인데, 좋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다.

디자인 자체는 뭐 괜찮다. 위 이미지 사진에는 안 나와 있지만, 왼쪽 상단에 자그마하게

블루레이 마크가 떡하니 있는 것도 뭐 보기 나쁜 것은 아니다. ^^

 문제는 내부인데... 내부 이미지가 없다. -.-;;;

 개인적으로, 스틸북 외형이 아무리 멋이 있어도, 그 내부 이미지가 없으면 감흥이 떨어지는 바...

그래서 이 스틸북 디자인은 충분히 마음에 들지만 동시에 단점도 크게 느껴져서 간신히 평타랄까.


-요즘에는 영화는커녕, 므흣물 하나 제대로 보기 힘들 정도로 정신 없어서 아무것도 못 하고 있는

상황이라... 오늘에서야 손에 들어온 이 녀석을 아직 제대로 돌려보진 못 하고 살짝만 돌려 보았다.

좋든 싫든 간에, 비교 대상은 기본적으로 당연히 기존에 나온 블루레이다.


-화질... 헛된 꿈을 꾸지 않는 이상, 경이로운 수준이다.

 여기서 말하는 헛된 꿈이란... 해당 영화의 포지션을 생각하지 않는 과도한 기대를 말한다.

 터미네이터는 생각지 못한 대박 흥행으로 당당히 세상에 그 이름을 알리고, 시대의 아이콘까지 되었지만...

태생적으로 무슨 블럭버스터나 대형 영화사가 심혈을 기울인 대작으로 탄생한 게 아니기 때문에,

아~주 잘 나온 대작들의 블루레이 리마스터링을 기대하면 아니 아니 아니된다는 말씀이다.

 그 점만 잊지 않는다면... 화질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좋다.

 특히나... 기존 블루레이가 DVD 뻥튀기(DVD 업스케일링... ^^;;;)의 대명사로 불리울 정도의 수준인지라,

체감 차이가 정말 대단하다. 막연하게 화질이 나쁜 부분은 별 차이가 안 나겠지~하고 생각하기 쉬운데,

화질이 안 좋은 부분까지도 기존판에 비해서 확실히 나은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화질이 좋은 부분의 비교로 가면... 이제는 답이 안 나올 정도다. 일단 뭐 해상도부터가 DVD와 블루레이의

차이급으로 다르고... 정말 선명하고 실감나는 블루레이 화질을 이제서야 즐길 수 있게 되었다. ^^


-단, 장점이라고만 할 수 없는 차이점도 존재하는데... 기본적으로 화질에서 압도적인 차이로 앞서는

이번 리마스터링판이지만, 그 색감을 놓고는 아무래도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을 것 같다.

 기존 블루레이 색감은 DVD에서 그대로 이어진 색감으로, 어중간한 고전 작품들이 2000년 초중반 정도까지

DVD로 나올 때 흔히들 살짝 푸른 색감을 보여줬던 것(사실, 시안이니 마젠타니 하는 그쪽 용어를사용해야 맞겠지만... 아무나 알아 듣기 좋은 쪽이 좋은 거 아닌가. ^^;;;)처럼, 살짝 푸른 색감을 보여줬었는데...

 이번에 나온 리마스터링판은 요즘 유행에 맞춰서 살짝 녹색 느낌이 나는 색감이라, 같은 영화임에도

상당히 다른 느낌이 난다.

특히, 아무래도 그동안 이 영화에 대해 기억하는(그리고 대부분의 추억의 영화들에 대한 기억도 마찬가지)

색감에 가까운 게 기존 블루레이의 색감이란 점에서... 이번 리마스터링판 블루레이는 수없이 보고 또 본

추억의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낯선 느낌이 느껴지는 것도 부정할 수가 없다.

 아마, 별 신경을 안 쓰고 봐도 그만일 수도 있는 부분이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좋아진 화질 이상의

반감을 일으켜도 어쩔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일반적인 경우라면, 이 압도적인 해상력의 차이에 감탄하느라 거기까진 신경쓰지 못할지도... ^^


-음질... 살짝 몇장면 돌려본 것만으로는 뭐라 말할 수가 없다. (^^;;;)

 기존 블루레이가 돌비 디지탈 트랙과 PCM 트랙을 갖추고 있던 것과 달리,

이번 블루레이는 DTS-HD MA 트랙을 갖추고 있는 것부터가 일단 스펙은 다르다.

 많이 딸리는 화질과 달리, 사운드는 어차피 기존 구판도 나쁘지 않다는 평을 받고 있었으니...


-이 정도로 기쁨과 슬픔이 교차한다면 말이 안 되겠지? 본론(?)은 지금부터다.


-일본에선 12월에 발매 예정으로 알고 있는데, 국내에 발매된 이 판본은 일본 공용 판본이다.

플레이어의 언어 설정을 일본어로 하고 돌리면,

원어 더빙과 자막 이외의 기타 더빙과 자막은 사라지고 일본어 더빙과 일어 자막이 나타난다.

 일어 자막뿐만이 아니라 일어 더빙까지 갖추고 있다! 역시 부럽고 샘난다, 일본... T T


-하지만, 뭐 이 정도는 한국에선 일상(-.-;;;) 아닌가. 진짜 이야기는 이것이다.

 이번 리마스터링판은 예약 단계에서 많은 팬들의 분노를 샀었는데... 막장 수준의 코딱지 물량으로

구입에 에로사항이 꽃피게 한 것도 한 거지만, 굳이 리마스터링 블루레이가 발매되는데도

서플에는 여전히 한글 자막을 넣지 않았던 것! 이는 DVD 때부터 이어져 오는 전통(?)인데...

새로 자막을 만드는 것도 아니고 DVD에 있던 서플 자막을 블루레이로 옮겨 놓는 것도 메롱~하는

메이저 업체들의 꼬라지에서, 하물며 DVD 때부터 없던 서플 자막이 블루레이에서 생기는 게 이상할 수도

있긴 하겠지만... -.-;;;

 그런데! 역시나(!)였다. 일본어로 구동하면 영화 본편에 일본어 더빙과 자막이 추가되는 것 외에

(물론, 메뉴 화면까지 모두 일어로 나온다), 서플에도 일어 자막이 추가된다!

 일어가 아예 별나라의 언어가 아닌 분들이라면, 일어 자막으로라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


-암튼 간에 정말 미치게 부럽고 짜증이 난다. 옆나라는 더빙에 자막에 서플 자막까지 꼬박 꼬박 넣고,

이나라는 살래면 사고 말래면 말라는 보따리 짓이나 하고들 있고...

 아무리 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많은 기형적인 사회라지만, 그렇다고 그게 맨날 불량품과 결함품을

당당하게 강매하는 핑계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토록 기다리던 추억의 걸작을 훌륭한 퀄리티의 블루레이로 만나게 되었음에도...

기쁨은 기쁨이지만, 예약 단계에서 쥐꼬리 물량으로 구입자들을 농락한 것이나,

여전히 서플에는 자막을 넣지도 않은 결함품인지 불량품인지를 배짱으로 파는 것이나...

충분히 멋진 스틸북이 될 수 있었음에도 스스로 단점을 고집해서 기쁨을 반감시키는 것이나...

여러모로 기쁨과 슬픔이 처절하게 교차하는, 씁쓸한 만남이다.


-자기들도 썰렁해 보였는지, 업체의 출시작 홍보 찌라시가 속지 대신(?) 들어 있다. -.-;;;

바로 쓰레기통으로 직행...


-서플은 기존 블루레이와 동일하다.


-기존 블루레이와의 또다른 차이라면, 메뉴 화면 없이 바로 재생이 된다는 점...


-그리고 또다른 차이점은, 기존판이 챕터 분류가 16개로 적은 편이 아니었는데도

(10개+- 수준의 챕터를 갖춘 블루레이들을 보면 말이 안 나온다. -.-;;;),

이번 블루레이는 무려 33개의 챕터로 나뉘어져 있어서 매우 유용하다.

 무턱대고 기존 블루레이에 비해서 챕터가 달라진 것도 아니고, 기존의 챕터 사이 사이에 하나씩의

챕터가 더 추가되는 식이라... 기존 블루레이의 챕터에 익숙한 사람도 아무 불편 없이 더 편리하게

챕터를 활용할 수 있어서 좋다.


-한글 자막의 번역 수준은 옛날 DVD나, 지난 블루레이나, 지금 리마스터링판 블루레이나 모두 동일한 듯...


-뒷면과 아랫면을 감싸는 형태의 띠지가 제공된다.


-하루 빨리 처음부터 끝까지 주르륵 감상하고 싶다. T 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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