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책을 보는데 문득!

도무지 진도를 나갈 수가 없어 슬프고 울화통이 터지는 책 - 나는 99%다

베리알 2012. 8. 21. 08:39


  지금으로부터 거의 2년 전... 경향신문에 연재 진행 중인 걸작 시사 만화 장도리의 단행본이

2009년 8월에 출간되었었다.


 나폴레옹을 패러디한(실제로는 이 유명한 나폴레옹의 그림 역시 진짜 나폴레옹을 그려낸 그림이 아니라,일종의 선전물 성격으로 만들어진 거라고 한다. 왜인지 그림 자체부터 MB와 통하는 듯...)

2MB가 맛이 간 표정의 미국산 젖소를 타고 반공이라 써붙인 컨테이너를 방패로 들고

한손에는 삽을 치켜든 그림만 봐도 내용이 다 보이는... 이 걸작 단행본 당시에도 이미 화제가 되었었는데,

이때 이 단행본을 열나게 보면서 난 정말 총선 하나만 보고 이를 갈았었다.


 그러나, 그야말로 어린(어리지는 않지만...) 놈이 꿈을 꾸었구나~였다.

 21세기도 10년이 지났건만, 이 나라에는 여전히 국개들이 과반수였다.

제 아무리 썩어빠진 정치인들 욕하고 해봐야, 국민 평균 수준이 정치 수준이다.

이 나라 정치가 이 모양 이 꼬라지인 것은 결국 그게 국민의 평균 정치 수준인 것...

 지난 5년을 겪고도 여전한 국개들의 미친 충성심을 보면서... 이 나라에는 희망이 없다고

다시 한번 처절하게 느꼈다. 이어지는 수첩공주의 대선후보 확정... 참으로 미친 나라다.


 어쨌거나, 장도리 단행본이 나오고 3년이 지난 2012년 8월... 그 후속 단행본이 나왔다.

 표지만 봐도 벌써 '진화'했다는 것이 느껴질 정도로 충격적이다.

 이 단 한장의 그림만으로도 지금 대한민국의 본질을 정리해 준다.



< 이미지 출처 : http://www.yes24.com >


-정말 할 말이 없는 표지다. 이 표지는 현대 명작으로 교과서에 실려야 하지 않을까.


-지난 삽질공화국편은 그야말로 후다닥 진도가 나갔지만... 이 나는 99%다편은 정말 진도가 안 나간다.

전공서적이나 원서 등보다도 훨씬 더 말이다.

 구입한 지 2주가 되어가는데, 아직도 다 읽지 못 하고 있다. 내가 책을 이렇게 늦게, 그것도 읽으려고

마음 먹은 책을 이렇게나 늦게 읽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정말로 속이 터져서 진도가 안 나간다!!!

 지난 단행본은 총선만 보자도 이를 갈며 후다닥 넘길 수 있었지만,

총선도 끝난 마당에, 더구나 수첩공주가 유력한 대선 후보로 실실 거리고 있는 마당에...

이 내용들은 정말로 속이 터져서 계속 읽을 수가 없다.


-그와 함께, 저 표지의 주인공들을 비롯한 이 대한민국의 썩어빠진 기득권들에 대한 분노도 분노지만,

그보다는 지금 이 책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지난 5년간 겪고도 지난 총선에서 저런 가해자들에게

묻지마 표를 던지 국개들에게 걷잡을 수 없는 살의의 파동이 솟구친다.

 간이고 쓸개고 내주려면 자기 것하고 자식 것만 내주던가,

 그러다가 다 빨려서 뒈지려면 자기하고 가족들만 싹 뒈지던가 하지,

왜 그 죽음의 길로 열심히 살아가려고 하는 옆의 소시민들을 끌어 들이는 건지!


-제 아무리 그동안의 썩은 독재자와 기득권들이 국민들을 세뇌시키고 지역 감정을 이용해 먹고,

나라를 지들 좋게 뜯어 먹고 있던지 어쩌던지 간에... 그래도 생물로서 최소한의 판단 대가리는

있어야 할텐데, 그런 것도 없이 그저 묻지마 지지를 보내는 국개들을 보면

도대체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새삼 생각하게 된다.


-암튼... 그전의 단행본 때는 그래도 총선을 보자는 희망 아닌 희망이 있었지만...

이 책을 보는 지금 시점에서는 희망 같은 건 흔적도 포장지도 없다.

 그래서 정말로 진도를 나갈 수가 없다.

 이게 정말 나라인지, 이게 정말 민주주의 공화국인지... 피를 토하며 되물을 뿐...


-단행본으로서 아쉬운 점은... 지난 단행본 때는 여러 추천사와 본편 만화 이외의 텍스트들이

제법 볼만하게 덧붙여져 있었는데, 이번 단행본에는 고작해야 작가의 말 하나가 있을 뿐이다.

 공포 정치 5년, 사찰과 불법과 탄압으로 얼룩진 그 시간이 이런 시사 만화에 추천사 하나 쓰는 것도

어렵게 만들어 버린 것일까. 뭐, 나름의 현실적인 사정이 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현실을 생각하면 아무래도 오비이락이 오비이락으로 느껴지지 않는데...





(이와중에도, 취재진에게 회사를 비판했다고 간부가 직원을 폭행했다는 기사가 나와 있다.

물론, 어느 회사인지는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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