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책을 보는데 문득!

개그의 연금술사가 펼치는 농사의 연금술 - 백성귀족 (百姓貴族) 1, 2권

베리알 2012. 7. 21. 10:01


쉽게 만나보기 어려운 걸작이었던 강철의 연금술사의 작가, 아라카와 히로무의 또다른 작품인

백성귀족의 2권이 세인트 영멘 6권과 비슷한 시기에 발매되었었는데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


 제목이 정말 절묘한 작품으로... 극과 극일 것 같은 백성과 귀족을 붙여 놓은 이유는

작품을 보다 보면 그 아이러니한 맛을 느낄 수 있다.


 강철의 연금술사에서도 본편의 내용도 물론 끝내줬지만(게다가 배틀물 스타일도 아니었고,

군더더기나 억지 늘리기 없이 딱 적절한 선에서 마무리... 힘있는 작가라도 그 정도 인기의

작품이라면 자기 의지를 벗어나 휘둘리기 쉬운데 정말 대단하다), 꾸준히 이어지는 개그가

매력이었고, 권말의 4컷 만화들의 센스는 본편보다 더 재미있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였는데...

 그런 개그 센스를 가지고 돗자리 깔고 펼치는 개그의 세계... 경이로울 지경이다. ^^





< 이미지 출처 : http://www.yes24.com >



-작가 아라카와 히로무는 일본 훗카이도의 농가에서 농부의 딸(!)로 태어나,

태어나서부터 만화가의 길을 걷기 전까지의 경험들을 작가의 힘으로 웃기게멋지게 그려낸다.


-농업 이야기라고 해서 요즘 무슨 유기농이니 귀농이니 하는 낭만적인 상상을 하는 사람들도 있을텐데,

TV에 나오는 연수입 어마아마한 사례들은 사실 일반적인 농업의 세계랑은 동떨어진 이야기고,

실제의 농사일이란 건 무시무시한 중노동의 세계다. 막노동을 해서 먹고 살면 살았지, 농사는 못 하겠다는

얘기가 괜히 있는 게 아니다.


-그런 무서운 세계의 이야기가 사회적인 영역에서 개그의 영역을 오가며 작가의 개그 센스로 펼쳐지는데,

암튼 간에 재미있고 유익하다.

 일본, 그것도 훗카이도의 이야기라 색다른 부분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본질적으로 농업이란(그러고보니, 축산업도 포함이구먼. ^^) 어떤 것이다...라는 것은 변하지 않으니까.


-농가 개개인의 에피소드들이라고만 생각하면 곤란하다. 농업은 그 특성상 다른 분야에 비해서

국가의 강력한 통제를 받는 만큼, 이 이야기들을 보고 있으면 국가의 정책이나 농업의 방향 등에 대해서

어지간한 시사프로그램이나 관련 책들보다 훨씬 더 강렬하게 이해하고 느낄 수 있다.


-개그로 다루는 이야기들조차 사실은 그게 개그로 웃고 갈 수 없는 시사의 수준이 즐비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 흥미로운 것 중의 하나가 바로 2권에 나오는 소뿔 자르는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왜냐하면, 최근 일어났던 진돗개 사건과 관련해서... 그리고 고래잡이와 관련해서... 참 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 소재이기 때문이다.

 소들에게 육체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큰 충격을 주는 잔혹한 행위인데다가,

동물 보호라는 이름의 반대 태클 등등...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소뿔을 자르는 걸까?

 인간이라는 동물과, 인간과 다른 동물들이 사는 방법, 시각에 따른 차이 등등...

신나게 웃을 수 있는 건 말할 필요도 없지만, 여러모로 생각할 거리가 많은 책이다.


-강철의 연금술사로 이미 보증마크가 붙은 거나 다름 없는 작가의 연출력과 개그 센스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이 작품의 재미를 보장해 준다.

 2권 말미의, 소를 애완동물로 기를 때의 시뮬레이션은 푸핫! ^^


-문제는 1권이 국내에 나오고 1년도 더 지나서야 2권이 나왔다는 거...

이 페이스라면, 이제 3권은 내년 가을에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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