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책을 보는데 문득!

하우스 오브 엠 뒤의 엑스맨들의 이야기 - 엑스맨: 메시아 콤플렉스 (X-MEN: MESSIAH COMPLEX)

베리알 2012. 6. 13. 20:11



  스칼렛 위치에 의해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뮤턴트들이 그 능력을 잃어버리는 대사건,

하우스 오브 엠이 일어난 후...의 엑스맨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 바로 이 메시아 콤플렉스이다.

 제목대로, 뮤턴트들이 태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드디어 뮤턴트의 출생이 일어나고,

이 사건을 놓고 아니, 이 새로 태어난 뮤턴트를 놓고 서로 다르게 보는 입장들끼리 충돌하는데...


 조금 애매한 작품이다.

 일단 소재 자체는 정말 흥미롭지만... 장점들 외에도 단점들이 존재한다.





< 이미지 출처 : www.yes24.com >


-일단 장점으로는... 원래 히어로가 그 능력을 상실하는 소재 자체야 흔하지만,

그것이 전지구적인 규모로 일어난 상황에서 이 이야기에 가장 잘 어울리는 히어로라면

애초부터 뮤턴트의 정체성이 주요한 줄기였던 엑스맨일테니,

엑스맨에만 국한한 채 진행되는 이야기는 어쩌면 소재를 더 극적으로 만들 수도 있다.


-여러 작가들이 돌아가며 그림을 그리고 있는데... 일부 작가들의 그림은 굉장히 매력적이고,

그중에서도 마크 실베스트리(Marc Silvestri)의 그림은 이 세기말적인 상황에 이보다 더 잘 어울릴 수

없을만큼 위험하고 퇴폐적이고 유혹적이다. 엠마 프로스트가 이렇게나 섹시했나 새삼 느꼈을 정도... ^^


-하지만, 그 장점들은 모두 다 거대한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스토리에서 엑스맨에 국한시켰기 때문에 뮤턴트의 출생을 놓고 벌이는 이야기 자체가 더 그럴싸하지만,

문제는 그 부작용으로... 등장 인물들이 모조리 엑스맨이니만큼, 엑스맨에 관해서 광범위하게

알고 있지 못 하다면 내용 자체가 군데 군데 계속 이가 빠진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특히, 이게 단순히 엑스맨...이 아니라, 엑스 팩터나 뉴 엑스맨 등등 엑스맨에 등장하는

다른 팀들도 잔뜩 등장하고 있는데, 바꿔 말하면 오리지날 엑스맨팀에 대해서는 물론이고,

엑스 팩터나 뉴 엑스맨 등에 대해서도 어느 수준 이상으로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엑스맨의 경우 거의 오리지날 멤버들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어 있을 뿐,

엑스 팩터나 뉴 엑스맨 등에 대해선 아오안 수준이었던지라... 그들이 활약을 벌이는 챕터나

그들이 얽히는 챕터들은 정말 지루하게 느껴졌었다.


-작가들이 돌아가며 그림을 그린다는 특징도 단점으로 이어진다.

 위에서 마크 실베스트리의 그림에 강력한 호감을 표시했지만,

바꿔 말하면 다른 그림들 중에는 강력한 불호를 표시할 수도 있다는 것... 실제로 그렇다.

 개인적으로 근래의 그래픽 노블들 중에서 내용과 상관없이 그림만으로도 관심을 지우는 경우가 있는데,

일본 만화의 로리 스타일과는 다른, 양키 코믹스의 로리 스타일이라고나 할까?

 최신의 엑스맨 시리즈들인 엑스 팩터나 뉴 엑스맨 등에 흥미가 가지 않는 아니, 싫어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근래의 그래픽 노블들에 보면 그런 식으로 양키풍 로리 스타일(마땅한 말이 없당... ^^;;;)로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 그림체를 진-짜 진-짜 싫어하다보니, 이런 그림체로 많이 나오는 근래의 신생

시리즈들에는 정이 가지 않는 것! 섹시하지도 않고, 심각한 장면에서도 웃기기만 하니, 이것 참 미칠 지경...

 하지만, 달리 말하면 나같이 마크 실베스트리는 좋아도 저런 그림체는 싫어하는 것과 달리,

저런 그림체는 좋아하면서 마크 실베스트리 같은 그림은 싫어할 수도 있겠다. ^^;;;


-소재 자체는 흥미롭지만, 엑스맨에 엑스 팩터, 뉴 엑스맨에다가 악당 팀들도 몇개가 등장해서

서로 꼬이고 대립하고 박터지고 하다 보니 이야기 전개가 참 정신없이 빠져들만도 한데...

유감스럽게도 관심이 가지 않는 캐릭터와 팀이 대량으로 나오다 보니,

집중해서 따라가야할 스토리 자체가 심드렁해지는 부작용이 나한테는 좀 있었다...


-그게 아니라도, 중후반의 이야기는 상당히 아쉽다. 멸종의 위기에 처한 뮤턴트들에게

새로운 아이가 탄생했다는 정도만으로도 대단한 일이지만, 이 아이의 능력은 보통 사춘기 때

뮤턴트 인자가 발현되는 보통의 뮤턴트와 달리, 태어나자마자 발현된데다가 세리브로를 쓰고 있던

자비에르에게 충격을 줄 정도로 강력했던만큼, 전개에서 과연 이 아이가 제목 그대로

뮤턴트들의 메시아가 될 것인가 사탄이 될 것인가가 흥미로웠는데...

 조사를 위해 일부 엑스맨이 미래로 가고 어쩌고 하는 데서 좀 불안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내가 보기엔 전형적인 대충 마무리...로 대충 끝내고 말아 버린다.

 시크릿 인베이젼만큼은 아니지만... 역시나 또 마무리가 아쉬운 작품이다.


-생각해 보면... 적어도 내가 본 경우에만 한정해 본다면,

DC 쪽의 경우 크로스오버를 하건 하지 않건 간에 해당 작품의 마무리는 확실하게 하는 편인데,

마블 쪽의 경우는 크로스오버에 너무 매달리다 보니 해당 작품의 마무리는 신경 안 쓰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저 그런 마블 영화들의 경우 어벤져스 과정의 의미만 부여하는 경우가 많은데,

마블의 그래픽 노블들도 그런 경향이 좀 느껴진다.

 크로스오버가 분명히 흥미롭고 또 놀랍고도 재미있는 사건들이 펼쳐지긴 하지만...

각각의 개별 작품으로서의 완성도에 아쉬움을 느끼게 된다면 이건 좀 아니지 않을까.


-정작 메시아로 지목된 아이의 마무리는 그런 식으로 처리를 했는데,

그러면서도 자기들도 찔렸는지 대형 캐릭터의 죽음을 덧붙여 놓았다.

 (어차피 이후의 스토리에선 다시 살아나오기는 하지만...)


-이 책에서 꽤 인상적인 부분이 두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영화 엑스맨 2에서도 나온

윌리엄 스트라이커의 존재다. 이 작품 시기에선 이미 사망했지만, 기독교 근본주의자를 풍자한 것 같은

그의 막장 종교자 캐릭터는 그의 사후에도 굳건하게 (사실상의) 사이비 종교 집단을 유지하고

오히려 세력을 늘리고 있는데... 여러모로 한국의 개신교가 오버랩되지 않을 수가 없다.

 (윌리엄 스트라이커는 영화에서는 그나마 양호하게 재구성된 경우다. 원래는 종교 악당 그 자체...)


-다른 하나는 엑스맨 최강의 찌질남 대결로... 엑스맨 시리즈를 관통하는 주요 분위기 중의 하나가

엑스맨의 리더 자비에르와 그의 제자이자 새로운 리더인 사이클롭스의 미묘한 대립인데,

이 자비에르 VS 사이클롭스 분위기가 굉장히 강렬하고 비중 있게 그려진다.

 자비에르는 사실 이 캐릭터야말로 뮤턴트들의 제왕을 꿈꾸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안 그런척

하면서도) 강력한 권력을 누리고 싶어서 안달이 난 사실상의 상왕 비슷한 존재이고,

 사이클롭스는 그런 자비에르에게 많은 것을 배워왔으면서도 또한 그런 자비에르에게 계속

실망해 오기도 했는데... 문제는 워낙에 수제자(?)라서 그런지, 사이클롭스가 그런 자비에르를

쏙 빼다박고 있다는 점이다. ^^;;;


-권말에는 각종 표지 모음과, 사이클롭스의 시각으로 본 작품에 등장하는 단체와

일부 캐릭터에 대한 길지 않은 설명을 볼 수 있는데... 도움이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해당 단체나 캐릭터에 대해 잘 모른다면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작가에 따라 차이가 심하긴 하지만, 일부 캐릭터들은 정말 멋지게 나온다.

갬빗이라든가, 엠마 프로스트라든가... 하지만, 정말 멋드러진건 울버린으로,

영화에서는 표현하지 못한 캐릭터의 외형(짱딸막! ^^;;;)이라든가,

그러면서도 단단한 힘과 더러운 성질 등을 잘 표현하고 있다.

...물론, 여러 작가가 그린 만큼, 그림체에 따라서는 미쿡의 어린이용 만화인 경우도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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