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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장본에 비해서 커피북이 과연 우위일까? - 님은 먼곳에, 8월의 크리스마스 [블루레이]

베리알 2012. 6. 20. 21:57



근래 발매되는 한국 영화 중에는 블루레이 킵케이스를 벗어나,

커피북 또는 비스무리한 형태의 디지팩들이 나오고 있는데... 아무래도 여러 이야기들이 있는 듯 하다.


 세상 일이란 게, 같은 내용을 놓고도 여러 이야기들이 안 나오면 이상하긴 하지만...

근래 8월의 크리스마스 블루레이 때문인지 이런 이야기들이 조금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아무래도, 커피북인양 알려졌다가 실제 내용물은 양장본이라는 이름의 디지팩이라

실망감이 더해져 그런 것 같기도 한데...

 그러면 과연, 커피북에 비해서 그런 양장본은 실망을 얻을 수 밖에 없을까?

 이번에 발매된 님은 먼곳에를 보면서 그런 생각은 선입견이 아닐까,

또는 콜렉터로서의 감성이 너무 강하게 작용한 결과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 이미지 출처 : www.technodvd.co.kr )



( 이미지 출처 : www.technodvd.co.kr )


-위에가 오늘(일부는 어제부터) 발매된 님은 먼곳에 블루레이 초회한정판 커피북,

아래가 얼마 전 발매된 8월의 크리스마스 넘버링 한정판 양장본...이다.


-8월의 크리스마스는 커피북으로 알려졌다가, 발매되고보니 양장본이라는 빈약한(?) 디지팩이라,

상대적으로 실망감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은데... 그러면, 과연 커피북으로 나왔다면?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 그게 꼭 그렇게 반길 일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커피북이란 게(특히 국내에 요즘 나오는 형태의 것은), 생각처럼 그렇게 좋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외관상, 님은 먼곳에가 조금 더 두툼하고 실제로 겉표지의 양장 두께도 더 두꺼워서 그냥 보기엔

좀 더 있어 보이기는 한다.


-하지만, 8월의 크리스마스는 외형에 보면 펼치기 쉽게 홈이 있고, 님은 먼곳에는 없다.

이 홈은 예전에 국내에 나온 아저씨 DVD 커피북에도 있는 것으로...별 거 아닌 것 같아 보여도,

실제로 열고 닫을 때의 충격을 분산해 주는데다가, 조금 더 커피의 느낌이 나는 것은 사실이다.

(물론, 이 공정 덕분에 그에 관련된 에러가 추가될 수는 있겠지만...)


-속지의 경우, 님은 먼곳에 커피북은 12장 정도다. 그에 반해, 8월의 크리스마스는 8장에 불과하다.

 양의 차이만이 아니다. 님은 먼곳에 커피북의 경우, 거의 표지 크기 정도로 큰 종이이고,

종이질도 얇지 않고 이미지들을 시원시원하게 넣어 놓았다.

 8월의 크리스마스 양장본은 표지보다 확연하게 작은 크기에 종이질은 빈약하게 얇다.

 한마디로, 뽀대란 측면에서 본다면 상대조차 되지 않는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 보면 과연 그렇기만 할까...라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 나온 미녀는 괴로워 커피북도 그랬지만, 작품에 대한 정보나 참고할 텍스트,

스탭 목록조차 없이 그냥 이미지로만 채워 놓은 님은 먼곳에 스타일의 커피북은 오히려

풍요로워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실제로는 빈곤해 보이는 측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처음 볼 때야 화려한 이미지들에 와~하지만, 두번 보고 세번 보고 하다 보면 화려한 이미지에도

불구하고 휑하다는 느낌이 든다. 성의도 안 느껴지고...)

 8월의 크리스마스 쪽은 비록 작은 이미지들이긴 해도 후반부에 이미지를 몰아놓았어도

그외의 페이지에도 촘촘히 이미지들을 넣고 있고...

작품의 스토리를 풍성하게(스포일러 표시까지 붙어 있는!) 적어 놓았고,

주연 배우와 감독, 촬영 감독 등의 수상경력과 출연작들의 목록도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이 작품의 각종 영화제 수상 목록도 함께...

 이미지의 빠와~라는 건 두말할 필요도 없지만, 외형면에서는 아쉽더라도 적어도 정성과 내실이

더 느껴지는건 오히려 8월의 크리스마스 쪽은 아닐까.


-커피북 형태, 즉 특별한 디지팩이든 그냥 디지팩이든 뭐든 간에 그런 식의 특별한 케이스를

겪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특별한 케이스라는 건 그냥 좋게만 특별하지는 않다.

보관과 사용에 추가적인 노력이 들어가는건 물론이고, 구조상 근본적인 문제점들이 존재하기 때문...

 커피북의 경우, 아무래도 무거운 소책자가 어떻게 양장에 붙어 있는지가 중요한 문제점이 된다.

  이 CJ 캐스트 어쩌구의 커피북은, 가운데 스태플러로 박은 소책자를 겉표지에 붙여 놓은 식인데...

걸그룹 앨범에서 흔히 보는 문제가 여기서 발생한다.

 미녀는 괴로워는 (아직까진) 무사하지만, 님은 먼곳에의 경우는 이미 내가 손을 대기도 전에

스태플러 부분이 살짝씩 찢겨져 있다. 소책자의 무게 상당 부분을 그리고 커피북 자체의 움직임에서 오는

충격을 스태플러가 견디는 구조라, 스태플러 주변의 종이는 아-주 찢겨지기 쉽다.

 게다가, 소책자가 풍성하면 풍성할수록 보기야 좋다지만 이런 문제점은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8월의 크리스마스는 애초 커피북이 아니라 빈약한 인쇄물에 불과하기 때문에,

또 그걸 옆에 끼워넣는 방식이라 이런 문제점에선 자유롭다.

...빈유는 빈유의 고민이 있다지만, 디스크에 몸의 과부하 등등의 고질적인 병에 시달려야 하는 걸

보면, 거유가 꼭 좋은 것은 아님? (^^;;;)


-커피북(사실상 두꺼운 소책자를 넣은 디지팩...인데, 이 방식은 걸그룹 앨범에서 흔한 방식이다.

겉모양이 커피이냐 앨범이냐의 차이지만...)은 그래서어찌 보면 태생적으로 약점이 크고,

또, 지금 나오고 있는 님은 먼곳에 같은 방식은 실용적인 측면에서도 또 보관의 측면에서도

겉보기 뽀대와 달리 여러 태생적인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이런 커피북의 문제점을 해결하려면 그만큼 더 단가가 들어간 커피북이어야 하는데...

예를 들어, 아저씨 DVD 커피북이 있겠다.

 이 커피북은 소책자가 20장 이상에, 인상적인 이미지에다가 짧은 텍스트들,

그리고 스탭 목록까지 들어 있어서 여러모로 이상적인 구성을 갖추고 있는데다가,

스태플러가 아니라 아예 제본으로 소책자를 만들었고 이 무거운 소책자의 무게를

한면이 아니라 두면에 걸쳐 분산 지탱하고 있어서 무거운 소책자임에도 안전성이

님은 먼곳에 스타일의 커피북과는 비교조차 안 된다.

(또한, CJ테리언이라는 스스로의 한계와 모순에 갇혀 버린 아저씨 블루레이와도 비교 불가다.

통일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측면을 제외한다면, 스펙도 희생시켜야 하고 내용물도 간략해질 수

밖에 없는 이 빈약한 시리즈로는... 내가 원하는 영화는 안 나왔으면 싶어진다. 점점...)

-결국,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최근 블루레이 시장에 나온 님은 먼곳에 스타일의 커피북이라면,

8월의 크리스마스가 그 비교로 꼭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니란 생각이다.

 커피북이 없을 때야 콜렉터의 감성만을 자극할 수 있었다지만, 이렇게 여러 스타일의 커피북이

여러개 나오다보니, 이제 자연스럽게 그 감성에서 벗어나 객관적으로 볼 필요도 있지 않을까.

 사실 보관이란 측면에서 본다면 커피북들은 폭탄일 수 있다. 스태플러로 버티는 방식으로는,

세워 놓으면 자연스럽게 소책자가 뜨는 구조인 이상 언젠가 스태플러 부분에서 손상이 시작될 거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게다가, 아웃케이스가 있는 것도 아니라 멋대로 벌려지기도 하고...(아저씨 DVD 커피북은

외부 띠지를 추가해서 이 문제를 어느 정도 벗어나 있다. 여러모로 정말 잘 나온 커피북...)


-결론적으로, 정말 정성과 예산을 들인 커피북이라면 모를까,

지금의 님은 먼곳에 정도의 커피북이라면야 8월의 크리스마스 스타일의 양장본이

꼭 꿀리는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이 든다.

 구조적으로 천천히 봐도... 님은 먼곳에 스타일의 커피북은 폭탄이 카운트되고 있는 느낌이라

불안하다. 겉은 뽀대가 날지 몰라도, 그만큼 안전성은 좀...


-아예 예산과 정성을 들여서 정말 보기도 좋고 내용도 좋고 보관에도 좋은 커피북이 나오는 게

최선이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지금 나온 커피북들은 이미지 나열에서 벗어나 좀 더 영화를

느낄 수 있게, 그리고 불안한 폭탄 느낌을 없앨 수 있도록 내구성에 신경을 써줬으면 싶다.


-...그렇지만, 역시 진정으로 콜렉터를 자극하는 건

스틸북 케이스가 아닐까? (^^;;;)

(이 얘길 괜히 덧붙이는 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이런 문제는 감성과 이성의 균형이

사람마다 다르고 그때 그때 다르다는 기본적인 부분을 강조하고자함이다.

 지금의 커피북과 양장본에 대한 내 생각은 그렇다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내 생각일 뿐... ^^)













*** 모처럼 어중간한 고전 시절의 작품인 8월의 크리스마스가 블루레이로 나왔는데,

비록 스스로 자초한 부분들-예를 들어 커피북과 양장본의 표기라든가-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실망감 덕분에 너무 평가절하 혹은 정량 이상의 미움을 받는 건 아닌가 해서 안타깝다.

 개인적으로는 이 은은한 책자 같은 디자인도 어느 정도 마음에 들고,

무엇보다 DVD와 비교조차 안 되는 화질임에도 화질조차 도매금으로 저평가되는 듯해서 참... -.-;;;

도대체 이 진일보한 해상력과 이 완전히 다른 색감의 맛을 너무 무시하는 건 아닌가.

혹은 요즘 영화들이나 헐리웃 고전들의 레퍼런스 블루레이에만 기준을 맞추는 것은 아닌가...

암튼 잘 팔린 것 같아서 기쁘기는 하지만, 여러모로 좀 우울하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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