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데 문득!

영화에서 아주 약해진 히어로, 엑스맨의 매그니토 - 엑스맨 외

베리알 2012. 6. 6. 11:07



  보통 히어로를 소재로 한 영화가 만들어질 경우, 필수적으로 필요한 작업은 무엇보다도

주인공과 등장인물들의 약체화 작업일 것이다.


 일단 뭐 오랜 세월 동안 쌓이고 쌓인 만큼, 히어로들의 대략적인 개성과 능력은 정해졌다고

생각하는 게 보통이지만, 그게 꼭 그렇지는 않다.

 오히려, 각종 영화들의 영향력이야말로 본편인 그래픽 노블에서의 공식 설정들보다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래픽 노블이야 그래픽 노블이나 수퍼 히어로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만의 세계지만,

영화는 그런 사람들 이외에 더 많은 일반 대중들까지 포함하는 세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설사 영화에서 아주 이질적인 설정이나 상황들이 나온다고 해도... 오히려 그게

원래 그런 줄 착각하기 쉽다.


 어쨌거나, 그렇기에 영화를 만들자면 어떤 Ver.으로 할지, 어떻게 조합할지가 중요한데,

그러다 보면 대체로 히어로의 약화라는 목표를 확고하게 세워놓고 작업들을 한다.

 이유는 너무 당연한데... 지나치게 강한 히어로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기가 어려운 바.

히어로의 개성은 유지하면서도 적당히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약해지지 않으면

투명 드래곤의 하루...같은 이야기가 나오기 쉽기 때문이다.

 오랜 세월 쌓인 히어로들의 역사이고, 지금처럼 약해진 시대뿐만 아니라 너무 강해서

이야기를 끌어나가기 어려울 정도로 파워 인플레이션이 심하던 시대도 있었던만큼,

사실 근래의 설정들만으로도 히어로들은 먼치킨급 캐릭터가 의외로 많다.


 근래 히어로 영화들에서 꽤나 괜찮았던 엑스맨 시리즈는 그런 점에서 꽤 인상적인데,

적(?)의 우두머리로 나오는 매그니토를 엄청나게 약화시켜 놓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릭터의 개성은 잘 유지하고 있고 또한 작품에서 강력한 존재감 또한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 영화에 나온 매그니토는 너무 약하다.

원래의 매그니토는 괜히 유명한 악당이 아닐 정도로 지나치게 강하다.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일단 뭐... 영화에서의 매그니토, 그리고 에릭은 히어로 영화사에 남을 만큼 잘 구축된 것 같다.

배우들도 어찌나 잘 가져다 썼는지, 기존 싱어의 3부작(이거 2부작이라고 하고 싶긴 하지만... -.-;;;)에서

보여준 이안 옹의 포스에 이번 퍼클이 좀 우려스러웠던 것도 사실이지만 막상 뚜껑을 여니 오호!

그런 우려는 문자 그대로 기우였다는 것을 보여줬다.



-싱어의 3부작(...)에서 이안 옹은 뭐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매그니토의 포스와 에릭의 포스... 아주 조화롭게 매력적으로 보여줬다.



-마이클 패스빈더... 마초나 미청년을 떠나서, 매력적인 수컷남자가 이런게 아닐까 싶을 만큼

인상적인 배우였다. ^^


-영화에서 매그니토의 포스는 뭐 두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무시무시했다.

사실상 아직 철기 문명(아마 앞으로도 계속?)인 인류로서는 매그니토 같은 능력자 앞에선

반항하는 것도 어려운 게 사실...


-영화에서 매그니토는 금속을 조종할 수 있는 능력, 일종의 자력 사용자로 나온다.

때문에 총알이나 각종 군사용 무기, 심지어 미사일 떼거리조차 그 앞에선 장난감에 불과하다.

현실적으로 현대戰에서 매그니토 같은 인물이 있다면 아무도 이길 수 없을 것이다.

이 정도로도 충분히 강한데... 이게 약화된 거라니, 원래는 그럼 얼마나 강했을까?



-영화에서 매그니토는 자신을 노린 공격에 대해 금속을 사용해 방어하거나,

혹은 공격이 금속일 경우에는 거의 무적이었지만, 그외의 공격에 대해선 무력함을 보여줬는데,

실제는 다르다.


-원래 매그니토는 만능에 가까운 포스 필드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에,

총알 같은 거 일일이 컨트롤 안 해도 되는 것은 물론, 혹한의 환경이나 다양한 외부의 공격과 충격에 대해서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우월한 존재였다.


-그것만으로도 영화에서의 모습과는 이미 급이 달라지지만,

거기에 더해서 유명한 간판급 빌란들이 보통 그렇듯이 천재적인 지능과 지식을 소유하고 있고,

일반적인 능력으로 인정...까지는 어떨지 몰라도 각종 정신적인 능력을 보여주기도 하는데다가,

사상 최강의 텔레파시 능력자 자비에르와 절친이자 숙적이라 그런지,

정신적인 부분의 방어에 있어선 타의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강력하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부가적인 능력들이 제외된 것만으로 영화의 매그니토가 약해졌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정말 중요한 이유는 매그니토의 능력 그 자체, 정체성 그 자체가 형편없이 약해졌다는 점이다.

다시 말한다면... 영화에서 보여지는 매그니토의 자기 조종 능력은 원작에 비하면 조족지혈이고,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지나치게 약화되어 있다는 거!

 일반적인 생각과 달리, (전)자기를 조종할 수 있다는 것은 그저 금속이나 움직이고 마는 차원의

이야기가 아니다.



-일단 영화에서의 자기 조종 능력은 원작과는 그 규모에서부터 차원이 다르다.

 위 장면은 엑스맨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로, 매그니토를 수감할 수 있는 특수 감방이며,

이 감방의 존재나 여기에서 탈출하는 매그니토 장면들은 두말할 나위 없는 명장면이다. 하지만!


-매그니토는 이런 걸로 가둬둘 수 없다는 게 진실이다.

 매그니토의 자기 조종 능력은 심지어 지구의 자기장을 조종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하고 광범위하다.

영화에선 그 범위가 대폭 축소된 것처럼 보이는데, 지구급의 범위를 갖는 원래의 매그니토라면

이런 건 아무 의미가 없는 것...


-그럼 혹시나 이 감금 장치 자체가 거대한 마이너스장을 형성해 매그니토의 자기장과 상쇄된다면?

역시 불가능하다. 변화무쌍한 자기장에 일일이 맞대응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이고,

거대한 마이너스장이 형성된다는 자체가 매그니토 마음대로 가지고 놀 수 있는 거대한 장난감을

던져 주는 상황인 것...

 게다가, 아무리 격리하려고 해봐야 매그니토와 외부는 카메라 등 전자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완전한 비금속, 부도체만으로 시스템과 회로를 구축할 수 없는 이상, 애초 영화의 그런 장면들은

별 의미가 없었던 것이다.


-그럼 감금 장치의 일정 범위에 자기장을 차단하는 기능이 있다면?

역시 불가능하다. 흔히 금속만 치우면 매그니토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을 거라고

영화만 보고 생각하지만... 자기를 조종한다는 건 생각보다 더 큰 범위까지 유용하다.

 일반적으로 특정한 금속 정도가 자기에 반응하니, 그외에는 자기에 영향을 안 받는 것들로

세상이 가득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데, 자기에 반응하거나 자기에 영향을 끼치는 건

생각보다 훨씬 많아서... 완전히 반응하지 않는 녀석을 찾는 게 사실 더 빠르지 않을까 싶을 정도다.

 특히, 매그니토의 경우는 원래 원자 레벨에서의 자기까지 조종이 가능한데,

원자가 중성처럼 보여도 사실 그 안에서는 자기력이 존재해 상쇄되고 있는 것이니...

매그니토가 원자 레벨에까지 집중한다면 그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물질은 과연 얼마나 될까? ^^

(물론, 매그니토의 특기가 자력에 반응하기 쉬운 물체인 것은 사실이다.

원자 레벨을 건드리는 경우는 통상의 능력 발휘보다 더한 집중력을 소모하니까

아무때고 사용하지는 않는다)



-영화 엑스맨의 명장면에서 빼놓으면 섭섭한 게 이 탈출 장면이지만... 사실은

서글플 정도로 매그니토를 약하게 만들어놓은 장면이라고도 할 수 있다.


-매그니토는 이런 곳에 갇혀 있다가 미스틱이 경비원에게 주입한 철을 빨아들여 사용하는데...

그것만 본다면 그럴싸하다. 인간 몸의 철분은 고작 3g 정도에 불과하다고 하니,

그 정도 양으로는 탈출의 깽판 부리기가 좀 어려울 지도... 하지만 과연 그럴까?

 

-막대 자석을 손에 가져다 댄다고 해서 손끝이 막대 자석에 붙지는 않으니 인간 몸과 자석은

반응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다면 왜 전력과 자력을 사용한 치료 기구가 존재하고,

수맥이니 고압선이니 하는 이야기들이 나오는 걸까?

 인간 몸은 단적으로 말하자면, 전기적 신호가 흐르는 고깃덩이의 집합이다.

 당연히 외부의 전자기력에 영향을 받으며, 매그니토 같은 능력자라면 굳이 금속이 따로 옆에 있지 않아도

타겟이 되는 인간의 몸 자체를 컨트롤하면 그만이다.

 그뿐만 아니다. 인간 몸을 구성하는 대부분의 물질은 물인데, 물은 전기와 잘 노는 대표적인 물질이다.

(완전한 물은 전기적으로 중성이라고 말하지만, 일반적인 상황에서 이런 물은 만날 수 없다)

 즉, 결론적으로 말해서... 굳이 몸 속에서 철분을 뽑아내는 수고를 하지 않더라도,

인간의 몸으로 매그니토 앞에서 잘난 체 한다는 건 죽여달라고 아양을 떤다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영화에선 심하게 약체화되어서 이런 능력을 부릴 수 없...는 게 아니라,

영화에서 보여준 것처럼 자력을 조종할 수 있다면 원래 그런 것들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원작과 달리 많이 약해진 영화의 매그니토라고 해도 금속이 없다고 해서 인간들에게 수모를 당하는건

불가능...

 아주 멋진 영화 장면이긴 하지만, 매그니토를 너무 무시하는 영화 상황이었던 것이다. ^^;;;


-특히나 명장면이었던 판넬 병기(!) 공격이나, 비행을 위한 발판 사용 등은 멋졌으나...

사실, 매그니토는 몸에 금속 장비 등을 장비하지 않아도 그냥 비행이 가능하다.

(실제로 자력을 사용해 동물을 공중에 띄우는 것은 현실에서 이미 가능하다)

 (전)자기력을 조종할 수 있다는 것은, 일반적인 생각 이상으로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는 것이다. ^^



-그런 매그니토 앞에서, 이런 터프한 으르렁 캐릭터는 금속 골격인 이상은 그저 장난감... ^^;;;


-암튼 영화에서는 매그니토가 지나치게 약해져 있는 것이다.

비록, 그 약해진 덕분에 영화만의 여러 재미있는 매력과 장면들이 나오긴 했지만,

어쨌거나 매그니토는 많은 능력들이 삭제되었고, 그나마 자신의 특기 능력조차 대폭 다운된 것...

 매그니토는 정말 강하다.

 그리고, 이는 매그니토뿐만 아니라 많은 히어로 영화들에도 적용되긴 한다.

 (영화의 고스트 라이더는 원작에 비하면 장난감이란 말이 모자랄 정도긴 하다...)





















-아, 물론 이 캐릭터는 영화에서 아주 약해진 게 아니라서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 캐릭터는 원래 그 정도 능력의 캐릭터니까.

이 캐릭터는 영화에서 아주 약해진 게 아니라,

단지 아주 안습이 되었을 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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