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듣는데 문득!

CD를 구입하는 사람으로서, 정말 힘든 디지탈 싱글의 시대 - [DIGITAL SINGLE]

베리알 2012. 5. 31. 16:15



  테이프나 LP의 시대를 넘어, 이제 아무리 들어도 들어도 음질의 저하가 없는

디지탈 미디어, CD의 시대가 왔을 때 정말 우왕~했었다.

 CD나 DVD, 블루레이 등을 구입한 후에 아무리 잘 보관을 해도 케이스가 세월과 함께 좀 바래거나,

혹은 살면서 크고 작은 생활 기스 등이 생기는 건 사실 아쉽다기보다는 그만큼 그 작품이 나와

함께 했다는 추억(?)이 될 수 있어서 나름대로 의미가 있지만... 세월과 함께 화질이나 음질이

저하된다는 것은 참을 수 없는 바... 언제나 원음을 들을 수 있다는 CD, 거기다가 테이프나 LP에 비해서

보관과 사용이 압도적으로 간편하기까지하니 그 어찌 이쁘지 않을까나.


 그리고 시간은 흘러 흘러 2012년... 당연히 이제 CD를 뛰어넘는 음질의 미디어가 세상을 이어받았어야

할 것 같은데... 현실은 시궁창이다. T T

 CD와 비슷한 음질의 더 편리한 매체가 잠깐 등장했으나 사라졌고(MD),

CD를 능가하는 음질과 포맷의 차세대 CD들은 결국 두가지로 나뉘어 세상에 나왔지만,

결과는 지리멸렬... 흔히들 블루레이가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이라 말하지만,

단언하건대, 차세대 CD들이 있었는지 없었는지도 모를 사람들이 그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다.

 

 CD가 그 정도로 완벽한 매체라서, 혹은 차세대 CD들이 다 병맛이라 이런 결과가 온 것 같지는 않다.

이유라면 사람들의 귀는 예상보다 더 둔하고 둔하고 둔했던 것이 아닐까. -.-;;;

 CD조차 더 나은 음질을 위해 갈고 닦으며 나아가야 하건만, 근래 발매되는 가요 CD들의 음질은

철저하게 MP3가 주류인 요즘의 추세에 맞춰져 있다. 사용자들이 음악을 듣는 방식도 보다 고음질의

좋은 오디오 환경을 찾는 경우는 그야말로 극소수 중의 극소수... 일반적인 소비시장은 간편하고 편하게,

그저 저급 스피커(PC스피커는 분명히 발전해 왔지만, "일반인"들이 보통 사용하는 PC스피커들은

PC사면 그냥 딸려 오는 번들이나 기껏해야 몇천원짜리에 머무는 게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에서

대충 재생되면 그만인 수준만 만족시키고 있는 게 아닌가.

 물론, 디지탈 압축 기술이(이미 무손실 포맷들도 진작에 등장하긴 했다) 예전에 비할 수 없이

발전한 것도 분명한 현실의 한 축이긴 하지만, 안 그래도 나이 먹으며 나빠지는 귀인데

스마트폰, 휴대기기, MP3P 등등... 온갖 소음으로 가득 차 있는 세상에서 저렇게 직접적인

조준 사격까지 귀에 해대는 세상인지라 그 축이 그렇게 의미가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암튼... 사족이 엄청 길었는데... ^^;;;


 그러다 보니, 이제는 CD조차 시대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건가 의심이 살짝 가는 상황이다.

 예전에는 그래도 가수가 음반을 낸다면 적어도 완성품 CD는 나왔었지만,

이미 그런 시대는 케케묵은 옛날 얘기가 되어 버렸다.

 이제는 디지탈 싱글, [DIGITAL SINGLE]이라는 딱지를 붙이고 아예 실물 음반 없이

그냥 음원으로 내놓는 경우도 이상한 게 아니라 당연한 세상이다.

 나같이 영화면 DVD나 블루레이, 음반이면 CD, 게임이면 롬팩이나 디스크 미디어...라는 식으로

무언가를 구입해서 소장하지 않으면 직성이 안 풀리는 사람에게... 참으로 힘든 암흑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제 아무리 마음에 드는 음악이 나오고, 응원해 주고 싶은 가수가 있어도,

디지탈 음원 구매를 하지 않는 나로선 CD라는 실제 물건이 발매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시대의 변화 속에서도 나름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속칭) 홍보용 음반의 발전 아니, 변신이랄까.


예전 음반의 시대에 홍보용 음반이라함은 실제 완성품 음반의 바코드에 홍보용 스티커를 붙이든,

아니면 음반을 만들 때 처음부터 그중 일정 수량을 Not For Sale의 홍보용 음반으로 만들든,

일반 판매용 따로 홍보용 따로...이런 상황이었다.

 당연히, 홍보용 쪽은 일반용에 비해서 외형 품질이 떨어진다던가(일반용이 디지팩인데,

홍보용은 달랑 쥬얼이라던가) 하는 경우도 흔했고, 더구나 당당히 붙어 있는 비매품의 압박은

굳이 그런 홍보용 음반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게 하지 못 했다.

 예외라면, 이런 홍보용 음반에는 가수의 사인이 들어 있는 경우를 만나기가 (아주 조금) 더 쉽다는

거 정도...


 그런데, 이런 디지탈 싱글의 시대로 와서는 이제 이 홍보용 음반의 위상이 전혀 달라졌다.

여전히 무가치한 경우도 있긴 하지만, 구하기 힘든 보물인 경우가 많아진 것이다.

실제 판매용 음반은 안 나오고 홍보용 음반이 현실에 나왔을 경우,

그 음반은 세상에 존재하는 유일한 음반이 되는 것이니까!


 그래서, 디지탈 싱글로만 나와서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온라인에서 음원으로만 구할 수 있는

노래나 음반이라도, 노력여하나 운에 따라선 판매용은 아닐지라도 실제의 음반을 구할 수도

있는 것이다.

 즉, 아무리 디지탈 싱글 시대라고 해도,

나같은 실물 음반 지상주의자(!)에게도 약간의 서광은 비추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건 그나마 죽음의 모래지옥에서 약간의 동아리 줄 흔적들이 보인다는 것이지,

절대로 음반의 시대보다 좋다는 얘기는 아니다. 아래에서 말하겠지만, 지금과 같은 시대는

정말 피곤하고 어렵다...)

그런 홍보용 음반들은 크게 몇가지로 나눌 수 있다.



*** 아래의 비매품이자 Not For Sale의 디지탈 싱글 앨범의 실물 음반들은

각종 음반 사이트나 음반 취급 업자 등을 통해서 구할 수 있는 앨범이지,

일반적인 음반 사이트나 음반판매점에서는 기본적으로 구할 수 없다 ***





( 이미지 출처 : www.mydvdlist.co.kr )

-우선 옛날 홍보용 음반 수준을 이어가는 전통적인 비매품 음반들의 경우다.

 위의 경우는 치치의 1st Single인 장난 치지마...의 홍보용 음반인데,

 표지나 속지의 디자인 자체는 나름 봐줄만 하지만 인쇄질은 상업용 수준이 아니라,

개인이 뽑은 듯한 수준(물론, 이 개인이 뽑은 수준이 엄청나게 좋아진 세상이긴 하다)인데다가,

레코드판이나 구형의 오디오 기기들을 베이스로한 재미있는 디자인 자체야 좋다지만,

문제는 걸그룹의 홍보 앨범인 주제에 치치 멤버들의 사진 한장 들어 있지 않다는 거!!!

(심지어 치치의 멤버들이 누구누구인지조차 써있지 않다. 홍보용 앨범이라고 부르기조차 실격? -.-;;;)


-그나마 가사는 들어 있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


-디지탈 싱글 시대의 홍보용 앨범들은 이런 부실한 외형 구성이 아니더라도,

실제 내용물은 부실하게 느껴질 정도로 심플한 경우가 많은데,

이 앨범은 그 심플함도 극치를 달려서... CD에 들어 있는 곡이라고는 정말로 "장난 치지마"

딱 한곡뿐이다.


-암튼 통상의 쥬얼 케이스에 홍보의 의미가 없는 디자인, 달랑 한곡 수록 등등...

여러모로 홍보용 앨범 중에서도 부실한 경우라 할 수 있다.


-예전에는 그래도 데뷔 앨범에 힘과 정성을 쏟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데뷔 앨범은 그냥 디지탈 싱글로 간을 보는 경우가 많아졌으니,

그것도 걸그룹이 이러고 있으니 참 격세지감이다.



-거기서 약간 더 상황이 좋은 경우가 이 컬러핑크의 디지탈 싱글이라고 할 수 있다.


-컬러핑크가 누구냐고? 몇년전 씨야 + 다비치 + 블랙펄...의 일부 멤버들을 모아서 만든,

코어에서 지금까지도 줄기차게 즐기는 자사 가수들 조립식의 시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씨야에서 김연지와 이보람을, 다비치에서는 강민경과 이해리를(어차피 2인조니까... ^^;;;),

블랙펄에선 오나미와 김휘은을 데려다가 이런 프로젝트 그룹을 만들어 잠깐 활동했었다.


-노래 Blue Moon은 개인적으로 노래도 참 좋아라하고 안무도 좋고 해서 응원을 했는데...

디지탈 싱글만 나온 이 앨범을 당시로선 구할 길이 없어서 그저 TV 무대만 돌려 보고 돌려 보았다.


-쥬얼에 간편한 속지 등 별 차이가 없긴 하지만, 그래도 이쪽은 씨야 다비치 블랙펄이 모였다는 걸

문구로 표시해 주고 있는데다가, 그냥 Not For Sale...만 써놓고 끝나는 게 아니라,

xxx팀장 전화번호, xxx실장 전화번호...라는 식으로 진정한 홍보용 음반의 성능(!)까지 갖추고 있다.


-4년전 나온 싱글인데... 프로젝트로 모였던 세 그룹 중에서 현재도 활동하는 것은 다비치뿐이다.

씨야는 다른 멤버 영입 등까지 거쳤지만 결국 해체, 블랙펄은 정체성을 상실한 컴백을 했지만 역시 해체...



-큰 차이는 아니지만, 그보단 좀 더 신경 쓴 홍보용 앨범이 이것이다.

가수 활동 경력이 꽤 되는 원투에 서인영이 피쳐링으로 가세한 못된 여자의 디지탈 싱글...


-놀랍게도, 통상의 쥬얼 케이스가 아니라... 한국에서 거의 볼 수 없는 일본식 싱글 케이스

(딱히 설명할 단어가 없어서...)를 사용하고 있다.


-당연히, 이 싱글 케이스가 깨지거나 하면 에로사항이 꽃핀다.


-암튼 흔한 쥬얼을 사용하지 않았는데, 이게 그냥 대충 해서 되는 게 아니라,

그냥 쥬얼이 아니라 싱글 케이스로 내놓자면 속지도 거기에 맞춰서 만들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쥬얼과 싱글은 속지 호환이 불가능하다.


-반응이 제법 좋았는지, 나중에 이 다음 Ver.인 못된 여자2...라는 곡을 들고 나오기도 했다.


-못된 여자 단 한곡만 수록되어 있는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이다. ^^



-이번에는 그보단 더 돈을 쓴 듯한 경우로, 쥬얼이 아니라 디지팩으로 만들어진 경우다.

몇년 전에 천재 가수 유리라고 나왔지만, 아쉽게도 대중 반응을 기대만큼 얻지 못 해

재능을 펼치지도 못 하고 중고 신인으로 전락한 유리가 섹시로 이미지를 바꿔서 나온,

AVAB의 스르륵...이란 앨범이다.


-디지팩이라고 해서 거창한 것은 아니고, 그냥 문자 그대로 (달랑) 디지팩이다.

따로 속지도 없다. 그냥 디지팩일 뿐...


-수록곡은 스르륵과 Apple의 두곡, 그리고 그 두 곡의 Inst.까지 합쳐서 무려(?) 총 4곡이나 된다.


-역시나 홍보용 앨범에 충실하게 본부장 누구씨의 전화번호, 팀장 누구씨의 전화번호가

인쇄되어 있다.



-그래도 걸그룹이라면 홍보용 앨범에도 좀 노력이 있어야지!!!...라는 외침에 응답하는 앨범이 이것이다.

 한때(이미지 변신도 하고 그랬는데... 결국은 인지도도 못 올리고 정체성도 스스로 붕괴시켜 해체로...)

섹시 걸그룹이었던 햄(HAM)의 디지탈 싱글인 Take It Off다.


-햄의 가장 유명한 노래...라기보단, 사실상 햄을 대표했던 섹시 멤버 효니(김지현)의 가장 유명한 곡,

So Sexy가 수록되어 있고 그 Ins5.가 다음 트랙, 그리고 그 다음으로 유명한 T.T Dance가 일본어 Ver.으로

수록되어 총 세 개의 트랙이 들어 있다.


-일단 표지부터 그룹의 정체성(?)이랄까...를 드러내고 있는데,

비록 한번 접는 분량의 속지일 뿐이지만, 거기에 멤버들의 매력 발산 사진들을 넣어 두는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


-참 안타까운 그룹이다. 효니는 사실상 패왕 현아 이전의 걸그룹 섹시 아이콘이었는데,

그룹 인지도가 너무 낮아서 뭐 어떻게 더 해보지도 못 하고... -.-;;;


-거기다가, 이들의 So Sexy는 사실상 방송 활동도 제대로 못 했다.

이유는 뭐 다들 짐작할 그런 어처구니 없는 이유로... --+


-이전의 디지탈 싱글들도 이렇게 실품 앨범이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암튼 이 앨범은 햄의 세번째 싱글 앨범이다...라고 써있다.


-Not For Sale에다가, 매니지먼트의 누구씨랑 누구씨의 전화번호가 인쇄되어 있다.



-다음은 거기서 좀 더 나아간 경우로, 혜나라는 가수의 첫번째 싱글 앨범이다.


-혜나는 다가와...란 곳으로 잠깐 활동 했었는데, 별 반응은 얻지 못 했지만,

중간에 쟈켓 오픈 쇼타임(!)을 넣고선 반짝 했었던 기억이 난다.


-사실 이 정도까지 오면 이제 홍보용 앨범의 경계가 불분명해지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는데...


-3번 접는 수준의 8P에 달하고, 가사에다가 Thanks To에 4P를 할당하고 있다!

정식 앨범에서도 Thanks To를 볼 수 없는 경우가 흔해져 간다는 걸 생각하면...

비매품의 이런 홍보용 앨범치고는 엄청난 파격이다.


-그 속지의 남는 페이지와, CD프린팅, 뒷표지 등등... 그외의 모든 부분에는

혜나의 섹시(?) 사진들을 넣어 놓았다.


-특히, 이 앨범은 Not For Sale이라고 인쇄되어 있으면서도 바코드는 붙어 있는데...

(물론, 실장 누구 누구 전화번호와 대리 누구누구의 전화번호도 인쇄되어 있다)

그걸 보면 애초 일반 판매를 하려고 계획은 했는데, 급하게 변경된 건지도 모르겠다.


-이 정도 앨범이면 그냥 팔아도 되는 수준이다.



-하지만 정체(?)가 수상하기로 따지자면 이 앨범은 그보다 더하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서영은의 노래가 이 거지같은 말...인데,

기대만큼 인기를 못 얻어서 당시에 안타까웠고,

해당 앨범을 디지탈 싱글로만 내놓아 두번 안타까웠던 기억이 나는데...


-그 앨범의 실제 앨범이 이것이다.


-이 앨범은 말이 홍보용 앨범이지, 진짜 일반 앨범이다.

디지팩에 속지 구성, 8곡이나 되는 수록곡 구성 등등... 요리 보고 저리 봐도

도저히 홍보용 앨범으로는 보이지 않고, 일반 앨범이라고 보인다.


-이 앨범이 홍보용이라고 알 수 있는 "유일한" 부분은 바코드 부분 위에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는 것뿐!

즉, 이 앨범은 바코드의 존재나 그외에 인쇄로는 홍보용이란 낌새를 전혀 챌 수 없다는 점

(Not For Sale이나 연락처가 전-혀 인쇄되어 있지 않다) 등, 아무리 봐도 이 앨범은 원래는 정상적으로

판매를 하려고 했지만 뭔가 마지막에 틀어진 게 아니냐는 추측을 하게 한다.


-바코드 위에 스티커로 붙어 있던 게 Not For Sale이란 글자인지, 연락처인지는

내가 바코드가 궁금해서 떼어버렸기 때문에 기억이 안 남... ^^;;;



-다음은 홍보용 앨범인데 홍보용 앨범같지 않은데?...라는 경우로,

혼성그룹 B2Y의 첫번째 싱글이다.


-개인적으로 참 반겨라 했던 혼성그룹인데... 대단히 불미스러운 일이라는 소속사의 말 외에는

아무런 설명도 없이 여성 멤버들의 문제라면서 해체되어 버렸다. -.-;;;


-암튼 이 앨범은 겉으로 보기에도 좀 신경 쓴듯한 분위기 있는 디자인에,

2단 디지팩 구성, 가사 외에 멤버들의 프로필과 사진 등등...

누가 이걸 보고 홍보용이라고 생각하겠어!?...싶은 외형을 자랑한다.


-내용으로 봐도 마찬가지다. 미쳐버리게, 너만의 천사, My Love 등 세 곡이나 수록되어 있고,

그외에 미쳐버리게의 Inst.와 리믹스 그리고 리믹스의 Inst.까지 해서 총 6곡이 들어 있다.


-단지, 바코드도 없고 세명이나 되는 사람들의 전화번호가 인쇄되어 있는 게

이 앨범이 홍보용 앨범이란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딱 적당한 혼성 그룹 노래들에 혼성 그룹 구성이라 정말 안타깝다. T T

여성 멤버들도 좋았고 남성 멤버들이 딱히 싫지는 않았고,

특히 나라라는 멤버가 마음에 들었었는데...



-자, 이제 홍보용 앨범의 끝판왕 레벨이다.

 부실한(혹은 지나치게 전통적인) 홍보용 앨범으로 이 이야기의 첫타자가 된 게 치치의 첫번째 싱글인데,

이야기의 시작을 치치가 하더니, 이야기의 마무리도 치치가 하게 되었다.

 치치의 다음 앨범인 Longer인데, 이 녀석은 홍보용 앨범의 끝판왕 레벨이다.


-일단 디지팩인데, 쥬얼 크기가 아니라 보통의 걸그룹 디지팩 앨범 크기다.


-가사 + 화보집은 무려 16P의 구성으로... 그냥 걸그룹 앨범으로 바로 팔아도 위화감이 전혀 없다.


-사진들도 대충 찍은 게 아니라, 나름 걸그룹 앨범답게 잘도 찍었다.


-곡 구성도 이 앨범의 타이틀인 Longer에 그 어쿠스틱에 리믹스, 그리고 기존의 장난 치지마까지

4곡이 수록되어 있어서 딱히 싱글로서 꿀리지도 않는다.


-뒷면 상단에 실장과 대표, 또 다른 실장의 이름들과 전화번호가 스티커로 붙어 있다는 점,

그 딱 하나가 이 앨범이 홍보용이라고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스티커 아래에 바코드가 있을지, Not For Sale이 있을지, 아무것도 없을지는 확인 안 해 보았다. ^^


-여담으로... 이 치치의 앨범은 이게 마지막이다.

7인의 걸그룹인 치치는 3명의 멤버가 빠지고 1명이 추가되어 5인조가 되었기 때문...

핫샷 치치를 재미있게 본 것은 물론, 기존 멤버들을 나름 이뻐라란 나로선 참 견디기 어렵다.

 5인조가 된 치치의 무대를 TV에서 봤을 때의 그 위화감이란...










...암튼 대충 이런 세상이다.


그럼, 실제 앨범 부럽지 않은 홍보용 앨범도 나오는 세상이니 좋을까? 천만에! -.-;;;


 위의 화려한(?) 홍보용 앨범들은 아무리 봐도 사실상 정식 발매하려다가 꼬여서 홍보용으로

삐끗한 거라고 생각이 들 뿐이고... 현실도 가혹하다.

 일단 가수의 입장에서... 홍보용 앨범이라고 해서 찍어내는 단가가 팍 싼 것도 아닐테고,

오히려 일반 판매 때보다 더 소량을 찍을 텐데, 단가가 내려갈리가? 그렇다고 홍보용 앨범으로

수익이 나는 것도 아니고 보면 이거 완전 계륵 아닐까? -.-;;;

(물론, 해당 가수의 팬클럽에서 이런 실제의 앨범들을 공구하는 경우들도 있긴 하다)

 그럼 나같은 구매자의 입장에서는? 지옥이다.

 원래라면 포스터까지 포함된 걸그룹 앨범을 신품으로 구입해야 했을텐데,

어쨌거나 거의 중고로만 앨범들을 구입할 수 밖에 없는데다가,

이런 홍보용 앨범 구매하는데 포스터가 따라올 리 만무!

 게다가, 이런 앨범들은 구하고 싶다고 팍팍 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무슨 연예 관계자도 아닌 이상 기회가 나타나고 그 기회를 잘 잡지 않는 이상은

그저 안타까움에 발버둥 치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뿐이 아니다. 가격도 엄청 비싼 게 보통이다!

 별 인기가 없는 가수, 혹은 별 가치가 없는 앨범의 경우라면 가격이 많이 쌀 수도 있지만,

저렇게 제법 잘 나온 앨범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가격이 일반 앨범의 2배 정도로 거래되는데다가,

그나마 물건이 심하게 딸리는 앨범이라면 거기서 배율이 더 올라가는 것도 일상다반사...

 거기에 싸인판이기라도 하면(위에서도 말했지만, 홍보용 앨범의 경우 그 성격 때문에

싸인판을 접할 가능성이 조금이나마 더 높아진다) 거기서 또 배율 Up!

 인기 없는 가수라면야 전원 싸인판이라도 가격이 그저 그렇지만, 인기라도 있으면... T T

 그러다 보니, 지금과 같은 상황은 가수나 소속사에게도 또 나같은 일반인 구매자들에게도

어느 쪽에도 좋지 않은 것 같다.


 내수 시장이 어느 규모가 되면 그 내수 시장만으로도 하나의 세계 시장이 구축된다고 하는데,

옆나라 일본을 보면 그런 말을 실감하고... 한국을 보면서 절망하게 된다. T 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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