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데 문득!

확장판이야말로 일반판이 아닐까? - 그린랜턴 반지의 선택, 2011 [블루레이]

베리알 2012. 5. 22. 22:01


영화들을 보다 보면, 확장판이니 무등급판이니 감독판이니 등등...

처음에 극장에서 상영한 판본 이외의 판본이 2차 판권으로 나오는 경우가 있다.

 아무래도 이렇게 뒤에 뭐가 더 붙은 판본들을 더 인정해 주는 뜬구름 경향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로 자세히 알아보면 의외로 이런 판본들보다 오히려 극장판이 더 좋다는 영화들이

은근히 많은 것도 사실...

 특히나, 아예 편집도 많이 바뀌거나 엔딩이 바뀌거나 큰 줄기에 영향을 주는 식으로

극장판과 기타 판본이 확연한 차이가 나는 경우에는 둘다 가치가 있겠지만...

 대체로 그냥 몇장면만 낑겨 넣는 식이다보니, 이게 윤활유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오히려 사족의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다.


 지금 얘기할 그린랜턴 2011 블루레이는 극장판 + 확장판...으로 나와 있어서,

그냥 블루레이를 사면 원하는 판본을 골라 볼 수 있는데(때때로 극장판은 날려 먹고 감독판이니

뭐니하는 별개의 판본만 내놓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건 극장에서 본 사람들에 대한 테러다)

아무리 봐도 이 영화는 확장판이 확장판이 아니라 원래의 기본판이고,

극장판은 심하게 잘라서 내놓은 상처투성이 판본이 아닐까 싶다.

 확장판이라고 해봐야 그저 주인공 어릴적의 사고 장면 추가된 게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단지 그 장면이 추가된 것으로 인해서 이야기의 몰입도가 훨씬 더 높아졌기 때문...

 물론, 극장판 편집이 정말 개판이라는 식으로 얘기했던만큼 그 장면 달랑 넣은 정도로

다른 구멍들이 쏙쏙 다 메꿔지는 것은 아니지만... 어쨌거나 큰 구멍의 일부는 사라졌으니 말이다.

 그런 걸 보면... 극장판은 극장판이 아니라, 심한 절름발이 판본이 아닐까 싶다.





[ 이미지의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 있습니다 ]

-그린랜턴 영화를 극장에서 처음 봤을 때는 나름의 독특한 맛을 인정하긴 했어도, 큰 단점들로 인해서

(AV적인 쾌감은 논외로 하고) 상당한 혹평을 했었는데... 극장판만으로도 그 AV 퀄리티 때문에

돌려보는 맛이 있었지만, 확장판의 경우는 극장판의 큰 구멍을 어느 정도 메꿔주기 때문인지

보면 볼수록 영화 자체에 대한 호감도가 달라지는 것 같다.


-그래서 아쉬움과 안타까움도 더 커진다. 조금 더 다듬었었다면 그런 혹평은 면했을텐데... -.-;;;



-상영시간 차이는 불과 9분 정도에 불과한데, 이게 한 시퀀스에만 집중되어 있어서

그 의미는 굉장히 크다.


-어린 할 조단이 아버지와 갖는 교감, 그리고 이 가족들의 심정 등등...

많은 캐릭터들이 참 단순하게 대충 그려졌던 게 극장판의 문제점 중 하나였는데,

이런 장면들의 도움으로 확장판에선 할 조던이란 캐릭터에 훨씬 더 몰입할 수 있다.



-그리고... 당연하지만, 할 조단의 아버지의 사고도 대충 추억 속의 몇장면으로 나오는 게 아니라,

아예 하나의 장면으로 당당히 들어가 있다.


-역시나 할 조단이란 캐릭터를 위한 (극장판에서는 존재하지 않았던) 훌륭한 밑반찬이 되는 것은 물론,

비행기 장면인 만큼 AV적인 즐거움까지 더 늘어나 있으니 일석이조~



-아버지의 사고 현장과 그걸 보는 할 조단, 그리고 땅바닥에 뒹굴고 있는 아버지의 항공 잠바...라는

장면을 보면 알겠지만, 단순히 할 조단의 아버지가 사고를 당하는 장면이 들어간 정도가 아니다.



-또한, 극장판에서는 나중에서야 '다 알던 사이였어?'...라는 식이 되어서

일종의 데우스 엑스마키나급 진행이 이뤄지는 것과 달리,

확장판에선 이 주인공들의 아이 시절을 보여줌으로써, 기묘한 삼각관계에 대한 그럴싸함은 물론,

이 짧은 장면만으로도 이 세 인물의 캐릭터를 효과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이후의 영화 진행도 훨씬 더 몰입할 수 있다.



-때문에, 이 파티장 장면에서의 세사람의 장면도 그냥 그려려니...하고 봐야되는 게 아니라,

이들의 갈등과 애정에 그럴싸한 동조를 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객관적으로 보면 그냥 아역 시절 장면이 좀 들어간 정도지만,

겨우(?) 그것으로 인해서 영화의 큰 구멍 여러 개가 사라져 버리는 놀라운 효과...


-이미 극장판을 본 사람들에게도 아직 확장판을 보지 않았다면 보길 권하고 싶고,

이 영화를 아직 안 본 사람이라면 극장판이 아니라 처음부터 확장판을 보라고 권하고 싶다.



-처음 극장에서 볼 때는 좀 불만족스러웠던 그린랜턴의 흐느적(?) 비행이었지만,

이후에 보니까 이 자체가 그린랜턴의 개성이라고 보면 오히려 나름대로 이 영화의 개성이랄까

매력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원래라면 극장에서 망작 하나 보았다고 말아 버리고 기억에서 지우면 그만인 영화였을텐데,

굳이 블루레이로 보고, 또 확장판으로까지 보면서 영화에 대한 장점들을 인정하게 된 중요한 이유는...

역시나 훌륭한 AV퀄리티일 것이다.

 공포 영화를 방불케하는 등장 장면에서의 포스는 물론이고, 장면 장면마다 무시무시한 존재감을

뿜어내는 페럴렉스의 존재감은 전적으로 사운드 덕분!

 사운드 디자인이 워낙에 존재감이 뛰어나다보니(단순히 소리가 크다는 얘기랑은 전혀 다름),

영화를 보면서 내내 볼륨 버튼을 올리고 내리고 해야 하긴 하지만... ^^;;;

 암튼 영화 내용과 별개로, 접대용으로 확실하게 추천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런 걱정 없이 그냥 빵빵하게 즐길 수 있는 전용룸의 꿈은... T T)



-그냥 대사만 치고 있어도 존재감 빵빵한 페럴렉스...

처음에 영화를 볼 때는 판타스틱4 실버서퍼에서의 듣보잡 갤럭투스급이라 생각했는데,

보면 볼수록 이쪽의 페럴렉스는 존재감이 장난 아니어서 꼭 그렇지는 않다고 생각을 고쳐먹게 되었다.

  AV를 생각하면, 역시 이런 녀석들도 있어줘야 하는 것 같다. ^^



-극장에서부터 감탄했던 장면인 초반 공중전!

그야말로 접대용 챕터의 레퍼런스로 손색이 없는 장면이다.

(유일하다시피한 문제점은, 이 블루레이는 챕터 구분이 적은 편이라 이 장면을 챕터 찾아서 오기는

쪼끔 번거롭다는 점...)


-서플에 보면 무려 8개월에 걸쳐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실제 공군의 자문까지 받아 가며

역학적인 문제 등을 고려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 그런지,

보고 또 봐도 그냥 막 불끈불끈해지는 장면이다.


-사실상, 내가 이 영화에 대해 여전히 실망감만 갖고 있었더라도,

이 장면 때문에라도 블루레이를 구입했을 것이다. ^^



-처음 극장에서 볼때도, 그 망가진 진행에도 불구하고 울컥하던 장면이 이 장면이다.

다른 장면에서라면 유치하게 들리는 그린랜턴의 맹세가 가슴으로 다가오는 느낌이었다랄까.



-암튼 간에... 이 그린랜턴 영화를 볼 때마다 DC의 배짱인지 만용인지에 감탄할 뿐이다.

마블이 지금의 어벤져스를 만들 수 있었던 이유는 전적으로 아이언맨1으로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보는데,

바꿔 말한다면, DC에서 저스티스리그를 만들고자 한다면 역시 첫단추가 중요하다는 거...

 그런데, 마블은 정말 신의 한수로 그 첫단추를 마블 시리즈에서 가장 완성도가 높은 영화를 내놓았는데,

DC는 신의 악수인지 그 첫단추가 하필 망작급...









-어쨌거나... 뛰어난 AV퀄리티탓만 하기엔, 볼수록 영화 나름의 매력이 있는 것은 사실이고...

확장판은 극장판의 문제점을 어느 정도 해결해 주고...

 극장판의 큰 구멍 일부를 없앤 확장판을 보고 있자니, 확장판 완결편...이라던가, 파이널 컷 등등

극장판의 문제점들을 해결해 주는 판본들이 좀 나왔으면...하는 생각이 든다.

 암튼 이 확장판이 뛰어난 확장판까지는 안 되겠지만,

적어도 망작인 극장판을 일반판...으로는 업그레이드시켜주는 것 같다.

 극장에서 이 일반판(!)을 상영하지, 왜 그런 상처투성이판본으로 상영했나 모르겠다.



*** 서플에 나오는 마팀 캠벨 감독은...

아무리 봐도, 대머리인 시스로드 느낌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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