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데 문득!

변하지 않는 팀버튼의, 어른들의 기괴한 사랑 동화 - 다크 섀도우 (Dark Shadows, 2012)

베리알 2012. 5. 16. 16:50


[ 다크 섀도우 (Dark Shadows, 2012) ]



예고편...이라기보단, 영화 프로그램의 소개를 보고(스포일러에 신경 쓰는 것과 별개로,

영화 프로그램은 안 보는데... 최근 은교 때문에 몇주 열심히 봤었다. ^^;;;) 꼭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던 영화인데... 의외로(?) 개봉 후 혹평이 쏟아져서 살짝 고민했던 영화였다.

 그러나, 또 의외로(??) 전문가들의 평이 엇갈리는 걸 보니, 분명히 아주 마음에 들거나

아니면 아예 실망을 하거나 둘중의 하나라는 예감이 들었고... 그래서 달려가 보았다.


 결론적으로... 아마 영화적인 완성도에 비중을 두고 얘기한다면 혹평을 면치 못할 영화겠지만,

매력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꽤 강력한 영화였다.

 나는 강력하게 후자... ^^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팀 버튼 + 조니 뎁의 조합에서 조니 뎁의 원맨쇼라고 예상이 가능한데...

실제로 그렇지 않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의 원맨쇼가 이뤄지는 것은 주변의 적절한 도움이 존재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화려한 출연진은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 영화, 은근히 출연진이 화려한데... 심지어 앨리스 쿠퍼가 본인으로 출연하고 있고,

두쿠백작드라큐라의 경력을 배려한 건지, 크리스토퍼 리브도 특별 출연하고 있다. ^^



언제나 참 호감 갖기 어려운 한국판 포스터의 센스...

위의 포스터도 실제와 전혀 다르다.

조니뎁이 맡은 캐릭터는 200년 전이나 200년이 지나서나,

예나 지금이나 바람둥이다. 새삼스럽게 바람둥이'로' 깨어날 이유가 없다. ^^;;;



조니 뎁을 중심으로 한 하렘물...이라고 해도 사실 그럴싸할 것 같기도 하다.

단지, 각자의 사정이나 애정의 방법이 너무 달라서 그렇지... ^^



200여년 전, 미국으로 이주해서 멋지게 시대를 풍미한 콜린스 가문의 후계자인 바나바스 콜린스는

부잣집 도련님들이 시대를 초월하고 언제나 그렇듯이,

이 여자 저 여자 닥치는대로 건드리는 바람둥이였는데...



바나바스 콜린스가 아직 미국으로 오기도 전, 코흘리개 꼬맹이였던 시절부터 그를 눈여겨 보던

여자가 있었으니... 바로, 콜린스 집안의 하녀로 있는 안젤리크였다.


 게다가, 그녀는 보통의 하녀가 아니라 사실은 강력한 마녀였고... 바나바스에 대한 그녀의 애정은

잔뜩 굴절된 채 결국 바나바스의 부모님들을 죽게 만들고, 또 바나바스가 눈독을 들이는 여자들에게도

죽음을 내리는 저주를 걸고 만다.

 마침내, 바람둥이 바나바스가 진정한 사랑을 찾았다고 생각한 상대인 조세트마저

절벽에서 떨어져 죽게 만들게 되고, 충격을 받은 바나바스가 같이 떨어져 죽으려 하지만,

안젤리크는 바나바스를 뱀파이어로 만들어 죽지도 못 하게 만든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을 부추겨 괴물인 바나바스를 산 채로 땅에 묻어버리게 만드는데...



그로부터 200여년이 지난 후, 바나바스는 우연히 무덤에서 빠져 나오게 된다.

200여년 간 변한 세상은 바나바스를 놀라게 하고, 콜린스 가문의 저택을 찾아온 바나바스를 기다리던건,

몰락한 콜린스 집안과 그 후예들이었다.



자신의 부모님을 죽이고, 진정한 사랑을 죽이고, 마침내 자신을 뱀파이어로 만든 채 생매장했던 마녀인

안젤리크는 그동안 자신의 회사를 세우고 키워 콜린스 가문을 몰락하게 만들었다.

 200여년간 계속 겉모습을 바꾸며 이날까지 살아온 안젤리크는 바나바스가 돌아온 것을 알고는

그에게 찾아가 자신의 사랑을 받아들이든지 파멸하든지 선택을 하라고 하는데...



하지만, 바나바스는 조세트와 꼭 닮은 빅토리아에게 이미 사랑의 화살이 꽂힌 상황...

 과연 바나바스와 안젤리크, 빅토리아의 앞날은? ^^



이 작품을 한장으로 표현한다면 이 장면이 아닐까 싶다.

그동안 좀 출렁출렁하긴 했어도, (기쁘게도) 팀 버튼은 예나 지금이나 그냥 팀 버튼이었다.

이 영화는 어떻게 보면 아이들의 눈높이로 만들어진 어른들의 사랑 이야기...처럼 보이기도 한다.


 영화를 직접 보고 나니 그동안의 평들이 퍼즐이 풀리듯 딱 와닿는 느낌이었다.

 분명히 단점으로 지적된 것들은 실제로 단점으로 존재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것만이 전부는 아닌... 참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매력도 있다랄까.


 씨네21의 평이다.


- 김혜리 : 팀 버튼 월드의 자폭 ★★
- 김도훈 : 팀 버튼이라 지겨운데 팀 버튼이라 재미지다 ★★★
- 김종철 : 오덕질의 으뜸은 양덕이지 ★★★★
- 박평식 : 썩어도 준치? 썩지 마 준치! ★★★
- 이동진 : 명사를 잃어버리고 형용사로만 남은 팀 버튼 ★★☆
- 이용철 : 70년 이전 출생자 동감 가능, 그게 문제 ★★★☆
- 김성훈 : 어느 하나 말이 되는 게 없는데, 마약처럼 빠져든다 ★★★


간단히 말해서, 모두 다 말이 된다. 모두 다 공감이 간다.

팀 버튼 월드의 자폭처럼 보이기도 하면서도,

지겨운 팀 버튼이지만 그 팀 버튼이라 재미가 있기도 하고,

이렇게나 자기 하고 싶은 대로 영화들을 만들어내는 팀 버튼은 과연 오덕의 으뜸인 양덕이라 할 수 있고,

아무리 단점이 많아 보여도 역시나 팀 버튼은 팀 버튼이기도 하고,

후퇴한 듯한(=발전하지 않은 = 변하지 않은) 팀 버튼은 명사를 잃어버린 채 형용사만 남은 것 같기도 하고,

70년 이전 출생자 동감 가능이란 말에 끄덕끄덕해질 정도로 옛날 정서가 가득하고,

구멍숭숭난 말도 안 되는 영화같은데도 불량식품의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갖고 있기도 하고...


 암튼 나로선 이 영화 안 봤으면 후회했을거라고 단언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영화를 추천할 수 있느냐하면 그건 또 아니다.

 호불호가 아주 극명하게 갈릴 것 같고...

무엇보다, 구시대적인 분위기와 구식의 로맨스에 공감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포인트일지도?



어찌 보면 장난처럼 보이기도 하는 영화이지만,

거기에 빠져들 수 있는 건 바나바스를 연기한 조니 뎁의 공이 클 것이다.

내가 보고 있는게 조니 뎁이 연기하는 바나바스인지,

200여년의 시공을 뛰어넘어 세상에 다시 나온 뱀파이어 바나바스인지 모를 정도...


 특히, 뜻하지 않게 가족들 앞에서 자신을 햇빛에 노출시켜

인간이 아니란 비밀이 드러난 장면에서... 자신을 보고 놀란 빅토리아에게 복잡미묘한 표정과 함께

손을 내밀며 다가가던 장면의 연기는 내가 다 가슴이 저릿했을 정도...



에바 그린을 처음 봤을 때부터 요녀 연기를 제대로 보여줬으면 어떨까..하고 생각을 했었는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



위의 포스터 장면이나 이 사진으로는 실제 영화를 볼 때 느꼈던 감흥의 1/10이나 전달될까.

저 옷을 입고 나타난 에바 그린은 정말 뿅가죽는(^^;;;) 순간이었다.


 

진정한 안주인이란 이런 것이다...라는걸 보여주는 미셀 파이퍼.



도대체 정상인 캐릭터는 이제 언제 볼 수 있을지,

아니, 이제 정상인 캐릭터를 연기한다고 하면 오히려 위화감을 느끼지 않을까 싶은

헬레나 본햄 카터... (^^;;;)



시공을 초월한 조니 뎁의 진정한 사랑을 맡은, 벨라 헤스코트.

처음 보는 배우인데(출연작을 보니 내가 본 게 아무것도 없었다. ^^;;;),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이 영화의 장점 중 하나라면, 주요 여배우들이 다들 매력적이고,

여배우들끼리 매력이 겹치지 않고 그 매력들이 다들 확고히 자신의 영역을 맡고 있다는 점이다.



영화에서 처음 봤을 때부터 들었던 생각...

이 녀석, BBC드라마 셜록의 아역으로 딱?

붕어빵 아들이라고 해도 믿을 수밖에 없을 정도로, 헤어스타일도 얼굴도 Copy한듯 한데... ^^;;;



97년생 어린애한테 이런 표현을 쓰면 이상할 것 같긴 하지만... (잔혹한) 현실은 현실.

이 영화에서 섹시함을 맡고 있는 클로에 모레츠다.

농담이나 과장이 아니라, 1%의 가감도 없는 현실 그대로를 말한 것이다.


믿을 수 없을 정도의 표정과 자태로 이 영화 최고의 섹시 캐릭터를 보여준다.



뜬금없다고도 보일 후반부 장면은 그래서 더욱 더 어색하다.

앞에서 힌트를 주는 대사가 있긴 했지만, 굳이 거기서 그런 상황이 나올 당위성도 별로 없고...

그 섹시소녀를 그렇게 만들어 버리니 이건 렛미인에서 이쁜이를 골룸이로 만든 거나 마찬가지.





 암튼 이 영화는 못 만들었다고 하면 그렇다고 할 수 밖에 없겠고,

팀 버튼의 스타일에 대해 까댄다면 역시 또 그렇다고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영화의 매력이 있다고 한다면 당연히 그렇다고 할 수 밖에 없다는 것도 사실이다.


 잘 만들었다고도 못 만들었다고도,

 재미 있다고도 재미 없다고도 한마디로 결론 내리기 어렵다.

 난 이 영화에 굉장한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그게 뭐냐고 한다면

다른 영화들처럼 술술 얘기할 수도 없다.

 어쩌면 이런 것이 팀 버튼 영화의 매력일지도...? (^^;;;)


 그래도 간략하게 한마디로 한다면, 설사 보고 나서 실망을 하더라도,

일단 한번 보는 게 좋지 않겠는가...라는 정도의 말밖에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딱히 잘 만든 영화라고도 엄청 재미있었던 영화라고도 못 할 영화이지만,

내가 이 영화를 보지 않았으면 나중에 엄청 후회했을거라는 건 확실하니까.

...주요 여배우들이 자신들만의 매력을 확실하게 보여준다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

 블루레이를 꼭 구입하고 싶다! + +













*** 잡설 ***

-화질... 아니, 그 일관된 특유의 색감이 인상적이었다.


-200여년이 흐르고 바나바스가 깨어난 시간이 1970년대이다.

영화의 모든 분위기는 70년대에 맞춰져 있다.

 단점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 시절의 코드에 맞는 사람들에게는 저절로 강점이 될 것이다.


-확실히 팀 버튼은 선악의 개념에는 별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이걸 보고 나쁘다고 얘기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


-예전부터 느끼는 거지만... 절벽 등에서 떨어지려는 사람을 쫓는 사람들의 패턴은 은근히 비슷하다.

뻔히 앞에 보이는데도 가다가 서서 확인하고, 또 가다가 서서는 이름 부르고...

 가다가 서는 시간으로 인해 손해 보는 가속, 소모되는 시간들을 생각하면

그대로 계속 달려 갔으면 대부분의 경우 떨어지는 지점에 도착하기 전에 여유롭게 붙잡았을텐데...

 이것이 영화적 클리셰? (^^;;;)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주요 여배우들의 차별화된 각자의 매력이 정말 인상적이다.

특히나, 에바 그린이 맡은 안젤리크보다, 97년생 클로에 모레츠의 캐롤린이 더 섹시하다는 건... ^^;;;


-일부일처제는 과연 고수해야만 하는 것일까.

아니, 지금과 같은 형태의 결혼이라는 시스템은 과연 고수해야만 하는 것일까.


-웃음코드...가 굉장히 독특한 것 같다. 웃으라고 만든 장면이 아닌 것 같은데도 웃음이 나오는

부분들이 있을 정도인데, 문제는 웃긴 장면이든 아니든 극장에서 웃던 건 거의 나밖에 없었다는 거...

옛날에 다세포소녀 볼때가 떠올랐다. ^^;;;













[ 다크 섀도우 (Dark Shadows, 2012) ]

< 영화>

장점 - 설명할 순 없지만, 분명히 존재한다. 단지, 누구에게나 보이진 않는다 / 여배우들의 매력!

단점 - 솔직히 난 없다. ^^;;; (아마 영화적인 완성도를 해결하려 했다면 역설적으로,

지금 존재하는 영화의 장점들이 희생되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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