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데 문득!

내가 이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 - 인크레더블 헐크 (The Incredible Hulk, 2008)

베리알 2012. 5. 12. 09:48



그동안 마블 영화들이 몇년에 걸쳐서 개봉을 했었다.

아이언맨2처럼 내 느낌으로 바닥급이라 할 수 있는 영화도 있었고,

토르처럼 장점은 인정하지만 단점이 크게 보인 경우도 있었는가 하면(액션만 더 신경 썼더라면!),

아이언맨1이나 인크레더블 헐크 등은 무~진장 좋아하는 영화들이다.


 그중에서도 인크레더블 헐크는... 내게 아주 특별하다고 할 수 있다.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현재까지 (최근에 나온) 헐크 영화는 세가지 Ver.이 존재한다

이안의 헐크, 그리고 인크레더블 헐크, 약간 분류가 반칙이지만 어벤져스의 헐크.

이중에서 난 인크레더블 헐크를 가장, 압도적으로 좋아한다.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그 이유는 추억의 드라마,두 얼굴의 사나이의 흔적이 찐-하게 느껴지는 유일한 헐크라는 점이다.

(역으로, 두 얼굴의 사나이에 대한 추억이 없다면 지금 내가 말하는 장점들은 무의미하거나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겠다)


 이안의 헐크는 그 자체로는 재미있긴 했지만, 내가 기억하는 헐크와는 전-혀 달랐다.

 사실, 두 얼굴의 사나이의 헐크는 원래 헐크와 굉장히 달라서 왜곡이랄 수도 있지만,

국내에서 헐크를 제대로 접할 수도 없던 시절에, 난 그 두 얼굴의 사나이의 왜곡된 이미지인

헐크를 헐크로 기억했으니 말이다.

 그리하여, 이안의 헐크는 헐크 영화라기보다 뭔가 참 낯설고 그런 느낌...



[ 이미지의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 있습니다 ]


반면에, 인크레더블 헐크는 그런 두 얼굴의 사나이를 반영하려고 꽤 노력한 게 보인다.

위에서 인크레더블 헐크에 나온 장비는 이렇게 두 얼굴의 사나이에서 등장한 장면으로...



[ 이미지의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 있습니다 ]

이 드라마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이 장면이 주는 포스는 상당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지금도 병원의 의료 기구에 대해 약간의 공포증을 가지게 되었다고나 할까. (^^;;;)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인크레더블 헐크에서 인상적이었던 이 변신의 표현 장면...

인크레더블 헐크에서 처음 보는 사람들도 있었겠지만,

분명히 드라마 두 얼굴의 사나이의 오마쥬(?)라고 할 수 있는 장면이다.



[ 이미지의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 있습니다 ]

바로 이렇게!

제작비나 기술의 제약 등 여러 이유에서 당시 드라마는 직접적인 CG나 특수 효과를 넘어서,

일종의 트릭 기술에 가까운 효과를 사용했었는데, 그중에서도 배너 박사가 변신할 때

눈이 변하는 장면은 그것만으로도 상당한 공포감을 전달했다.



[ 이미지의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 있습니다 ]

옷 찢어지는 효과도 그렇고... ^^



[ 이미지의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 있습니다 ]

인크레더블 헐크에서 베티가 배너에게 셔츠 좀 빼입으라고 타박 주는 것도,

사실은 이 두 얼굴의 사나이를 본 사람들을 위한 보너스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시절에는 다 잔뜩 올린 배바지였으니까. ^^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더불어서, 인크레더블 헐크에서 정말 좋았던 게 바로 도망자 배너...였다.

잠 한번 편하게 자지 못할 정도로 쫓기는 신세인 배너이고,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그런 배너를 각자의 이유들을 가슴에 품고 결국 광기에 사로잡혀 무섭게 쫓아오는 추격자들...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이렇게 헐크와 배너에 집착하는 사람들은 특히나 두 얼굴의 사나이에서 대활약을 했었다.



[ 이미지의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 있습니다 ]

헐크가 죽이기는커녕, 오히려 헐크는 그들을 구하기 위해 노력했을 뿐이고,

실제로 피해자들을 죽기 만든 원흉들은 따로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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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이런 쓰레기들이 실제의 가해자들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각자의 욕심과 광기를 위해 헐크를 추격한다.


 파일럿 에피소드에서 헐크가 이 맥기부터 척추를 접어버렸다면,

어쩌면 헐크는 참 행복하게 살았다라면서 파일럿만으로 완결되었을지도...



[ 이미지의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 있습니다 ]

두 얼굴의 사나이는 헐크에서 어두운 측면을 상당히 부각시킨 게 인상적이다.

배너는 아내의 죽음을 눈앞에서 겪었지만, 그 사고 당시에 자신이 아내를 구하지 못 했다는 이유로

트라우마에 시달리다 못 해, 스스로에게 감마선을 날린다.



[ 이미지의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 있습니다 ]

작품에서 헐크는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혹은 악당들을 막기 위해,

또는 원치 않는데도 자꾸만 자극하는 쓰레기들 덕분에 변신을 한다.

 그리하여 그 흉칙한 외모에도 불구하고 참 순수한 헐크는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지만...



[ 이미지의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 있습니다 ]

그런 손길을 거부하며(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도망치다가 오히려 위험에 빠지는 경우도 부지기수,

헐크는 그래도 열심히 그들을 구한다.

그래봐야 답례는 총알 세례가 보통이지만...


 원래의 헐크라고는 생각할 수도 없는 빌빌한 능력 덕분에,

방영 당시에는 오히려 헐크의 팬들에게 반발을 사기도 했다는 소문이 전해져 온다.

 저런 나무 하나 부러뜨리는데도 힘 잔뜩 써야 하고,

점프로 날아다니는 설정은 바야바에게 빼앗기고(^^;;;) 열심히 뛰어다니고,

총알은 물론이고, 주사나 각목도 효과가 있을만큼 약한 물리적인 방어력 등등...

 마블 세계관의 인간 히어로나 인간 빌란이 와도 이길 것처럼 약한 게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 이미지의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 있습니다 ]

하지만 육체적인, 물리적인 부분은 그렇게 Down되었지만,

대신에(?) 감성적인 부분은 꽤나 강조되어 있다.

어디서나 배척받는 위험인물이자 도망자인 배너 박사지만,

그런 배너를 사랑하는 많지 않은 사람들은 비극적인 죽음을 맞는 경우가 많고,

헐크의 힘으로도 그들을 구할 수는 없었다.



[ 이미지의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 있습니다 ]

  언제나 혼자인 배너 박사...

이 쓸쓸한 멜랑콜리한 정서가 참 인상적인 드라마였고,

그것을 표현한 헐크는 인크레더블 헐크뿐.

 뜬금없는 낯선 괴물 이야기의 이안 헐크나, 토니 스타크에게서 개그 바이러스가 잔뜩 옮은 듯한

개그 캐릭터 어벤져스 헐크는 그래서 각자의 개성도 존중하고 그로 인해 재미도 있었다지만,

역시나 인크레더블 헐크를 더 그립게 만들었다.



[ 이미지의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 있습니다 ]

이 쓸쓸한 뒷모습이, 바로 두 얼굴의 사나이하면 떠오르는 정서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 이미지의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 있습니다 ]

인트레더블 헐크에서 간신히 도망친 배너가 찢어진 바지 입고 거리를 헤매는 장면에서

잠깐 피아노 멜로디가 들리는데... 그냥 음악이 아니라, 두 얼굴의 사나이의 가슴 저리는

엔딩 테마를 차용한 것이다. (두 얼굴의 사나이의 상징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멜로디다.

드라마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 슬픈 멜로디를 인상적으로 기억하고 있다)

 두 얼굴의 사나이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그 장면과 음악이 어떻게 들렸는지 모르겠지만,

두 얼굴의 사나이를 아는 사람들에게는 그 장면과 음악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감정을

안겨 주었을 것 같다.

 




  암튼 다른 영화적인 장점들도 장점이지만,

두 얼굴의 사나이에 대한 추억을 자극하는 것만으로도 인크레더블 헐크는 참 좋았다.

그래서 좀 대박났으면 싶었는데... 흥행은 기대만큼은 아니었던 것 같고,

거기다가 마블과 에드워드 노튼의 불화로 헐크는 또 교체되며 완전 재구성...

 의견 차이가 구체적으로 어떤 건지는 모르겠지만, 어벤져스의 헐크를 보면

결국 마블에서는 아이언맨이나 토르 등에서 먹혔다고 생각하는 개그를 헐크에 처넣자고 했고,

두 얼굴의 사나이의 정서에 가까운 노튼은 그에 대해 반목... 그래서 그런 결과가 나온 게 아닐까.

 어쨌거나 어벤져스에서 헐크의 개그 공로는 인정하면서도,

그래서 참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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