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책을 보는데 문득!

이 땅의 수구꼴통들의 현주소 - 이원복 교수의 세계사 산책

베리알 2012. 3. 26. 08:20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몇년 전에 중앙일보에 이원복씨가 연재한 만화가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물론, 안 좋은 쪽으로...


 그리고 당연히, 그 만화는 단행본으로 출간이 되었었나 보다.

 

 내가 산 것은 아니고, 우연히 도서관에서 발견해 몇장 펼치다 보니 이게 그때 그 한심한

만화였구나...라는 걸 바로 느낄 수 있었다.





< 이미지 출처 : http://www.yes24.com >


그것이 바로 이것, 이원복 교수의 세계사 산책이란 책이다.


 이원복씨하면 아무래도 먼나라 이웃나라를 안 떠올릴 수가 없는데...

 여러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책이 나온 시기를 생각하면 이 책 정도는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요즘 기준이 아니라, 그 책이 나온 당시의 기준으로서는 만화로 되어 있다는 장점을 빼더라도

그런 내용들을 그렇게 볼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어려웠으니까.

 하지만, 이어지는 이원복씨의 작품들은 시대의 변화와 함께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크게 보였고,

그 와중에 이원복씨 본인의 여러 정체성(?)이 부각되며 효과가 더욱 배가되었다.


 이 책은 한마디로... 이 땅에서 소시민과 나라의 피와 살을 뽑아 유유자적 잘 먹고 잘 살고 잘 놀았던

수구 기득권들과 그들의 후예의 시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자세히 주절주절 늘어놓자니 기분만 더 나빠질 것 같아서, 한가지 예만 들겠다.

 단적인 예로, 이 책에서 무척 일관되게 주장하는 게 과거사 매달리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자...는 것인데,

이게 전형적인 때린 놈은 발 뻗고 자고 맞은 놈은 덜덜 떤다...는 것이다.

 한국사를 조금이라도 배운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한국에서 과거사 청산이라는 것은 이뤄진 적이 없다.

 친일파 척살부터 시작했어야 하지만, 희대의 꼴통 이승만과 천조국의 짝짝쿵으로 인해

(물론, 김일성과 소련도 빼놓을 수 없다) 그런 중요한 과정을 건너 뛰게 되었고,

단순히 건너 뛰는 정도를 넘어서 그 천인공노할 죽어 마땅할 것들이 오히려 사회의 기득권으로

득세하게 되어 버렸다.

 그런 죽일 놈들에 대한 청산 시도는 있었지만, 언제나 시도에 그쳤고 나중에 한국전쟁이 터진 후로는

이제 오늘날까지 사용되는 만능병기, 빨갱이란 딱지의 등장으로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암흑기가 이어졌고,

결국, 그 쓰레기들이 수십년 동안 나라를 장악하고 소시민들을 세뇌한 후에야 겨우 시도가 있었지만...

수십년 동안 나라를 장악한 매국노 세력과 그들에 의해 수십년을 세뇌당한 좀비들 앞에선 시도조차

제대로 이뤄질리 만무했다.


 친일파 척살도 아니고, 그저 친일파 명단이나 만들어보자는 노력조차 그 얼마나 많은 저항에

부딪혀 왔던가. 수구꼴통들이 맨날 과거사에 그만 매달리고 앞을 보자고 떠벌이지만,

그런 과거사 청산은 이땅에서 한번도 이뤄진 적이 없었다는 것이 현실이다.

 문자 그대로 사기인 것이다. 그리고, 그런 역사는 흐지부지 넘기려고 한다.



 이땅의 교육이 얼마나 잘못되었고, 이땅의 과거사 청산이 얼마나 문제인지 보여주는 게

친일파 후손들의 소송일 것이다. 개같은 새끼들의 후손이란 것도 쪽팔려 해야 하는 게 인지상정이거늘...

이 땅의 교육이란 건 사람들에게 그런 인지상정도 양심도 상식도 가르치지 않았던 것이다.


 내가 만난 어떤 청년의 인식이 그런 잘못된 교육의 현실의 예를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그는 거창하게 친일파 누구 누구 할 정도의 유명 매국노의 후손은 아니지만,

일제강점기부터 이어져 지금도 한국에서 득세하는 모 일본 기업에서 일하던 사람의 후손인데...

이 청년의 하는 얘기가 이랬다. 할아버지인지 증조할아버지인지 암튼 그건 조상 이야기지,

자신과는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연좌제가 없(다고 알려져 있)는 세상에서 얼핏 맞는 이야기 같다.

 정말 그럴까? 물론 택도 없는 소리다.

 그 청년이 그동안 잘 먹고 잘 산(강남에서 살고 있는 제법 있는 집 고학력 청년...) 게

무슨 그 청년이 잘해서 된 건 줄 아나. 상관없다면서 그동안 그 청년과 그 집안이 호의호식하고 있던건

하늘에서 떨어진 덕분인가 아니면 그 집안 사람들이 죽도록 일한 덕분인가.

 답은 뻔한 것이다. 인간이라면 조상은 조상이고 자기는 자기니까 조상의 죄는 조상의 죄고

나는 나다...라고 자랑스럽게 까대려면 최소한 그런 조상의 덕은 안 보고 살아 왔어야지...

여태까지 그 덕으로 잘 처먹고 잘 살았던 주제에... 한마디로, 유산은 상속받아 탱자 탱자 살았지만,

빚은 나 몰라라하는 딱 그꼴이다. 게다가, 그 부채가 그냥 부채가 아니라 매국노 부채 아닌가.

 그런 기본적인 것 하나 교육시키지 못 하는 이 땅의 교육... 얼마나 잘못된 것인가.



 암튼 이 책(사실 책이라고 불러주기도 역겹다)은 꾸준히 수구꼴통의 입장만을 대변하고 있다.

 과거사 청산 안된다고 내내 까대고 있고, 모 대통령들에 대한(잃어버린 10년이라는...) 악의로

가득 찬 까대기, 수구꼴통을 위협하는 세력에 대한 까대기 등등...

 이 책의 용도는, 수구꼴통들의 자위 외에는 없다.

 

 부디, 이 나라의 앞날을 짊어질 새로운 세대들이 이런 악의적인 쓰레기를 안 보길 희망한다.

물론, 어른들이라고 해서 이런 걸 봐서 좋을 것은 없겠고...













*** 객관적으로 봐도, 이 책의 효용성은 없다...고 할 수 있다.

제목은 세계사 산책이라지만, 특정한 목적(위에서 설명한...)을 위해 사건들을 이용하는 식이라,

세계사 지식의 전달을 위한 효율적인 진행이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그 내용도 빈약하고

흐름도 일정한 진행이 없이 그냥 중구난방 산만하다.

 이 정도의 내용은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세상이고, 더구나 어떤 악의적인 목적을 위해

세계사 사건들이 이용되고 있다는 걸 생각하면 더욱 더 가치 없다.

 어떻게 이런 내용들을 신문에 연재하고 그걸 또 책으로 낼 생각을 했는지 기가 막힐 따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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