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를 하는데 문득!

CD플레이어에 대한 향수가 있는 분들에게 강추! - Pioneer DVR-XD09T

베리알 2012. 2. 28. 21:17



  PC의 CD롬DVD롬이 영 불안해서 사용하는데 에로사항이 꽃피고 있던 중...

아무래도 ODD 자체도 자체지만, 설치도 어쩔 수 없이 세워서 끼워 놓은 탓인지,

인식에 문제가 좀 많았다.

 데이터 전송 시간도 좀 걸리는데다가, 무엇보다 참을 수 없는 건 오디오 CD를 넣었을 때,

어떤 녀석들은 그냥 그냥 재생을 하는데, 어떤 녀석들은 버퍼링 현상(?) 등 여러 이상 증상으로

제대로 재생이 안 되는 것(비교적 옛날 CD들에 이런 경우가 많았다)...

 PC의 ODD로 음악을 자주 틀어 놓는 나로선 이런 상황에 더 견딜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거창하게 외장형 ODD를 알아보던 중...

 마치, 벼락에 맞은 듯이 꽂힌 모델이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파이오니아에서 발매한 DVR-XD09T라는 녀석이었다!


 



( 이미지 출처 : www.danawa.co.kr )

일단 뭐 외형 자체부터 반갑다(?).

모서리 등 전체적으로 분명히 곡선 처리는 되어 있지만,

기본적으로 사각형 느낌의 투박해 보이는 디자인은 요즘의 유행과 달리,

옛날 옛날의 기기들을 연상하게 하기 때문이다. ^^

 게다가, 재질도 유행을 넘어 기본이 된 반질반질 광택 재질이 아니라,

옛날 CDP 시절을 연상케하는 저런 재질인 것도 반갑다.


 하지만, 겨우 그런 외형 때문에 내가 꽂힌 것은 아니다.

 꽂힌 이유는 바로...





탑로딩 방식이라는 점이다!!! (내가 둘러본 외장형 ODD에선 유일했다)


어쩌면 밀레니엄 이후의 패러다임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뭥미스러울 수 있겠지만,

이것은 옛날 CD플레이어의 기본 방식이었다.


PC의 CD롬이야 예전부터 내장형이 기본이라 당연히 프론트로딩 방식이었지만,

CD를 매체로 사용하는 기기들은 이런 탑로딩 방식이 보통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CD를 사용한 게임기들은 사실상 플레이 스테이션2가 발매되기 전에는 탑로딩이 상식이었고,

덩치 큰 오디오에도 이런 디자인의 조그마한 CDP를 연결해서 쓰던 게 당연하던 시절...

 CD 감상은 당연히 이런 탑로딩이었던 것!


 PC의 ODD로서의 사용이야 프론트로딩에 익숙하다고는 하지만,

적어도 CD로 음악을 듣던 추억은 이런 탑로딩으로 가득했었기에,

기왕에 주로 CD로 음악을 들을 목적으로 외장형 ODD를 마련하려는 찰나,

이런 탑로딩 방식의 ODD야말로 그런 나의 향수를 처절하게 자극하는 마성의 칼날!


 그리하여, 신나게 주문해서 신나게 사용을 하고 있다. T T





일단 연결은 (당연히) USB 인터페이스...로, 하는 식이고,

USB의 저전압으로 ODD 굽기를 당해내기 위한 꼼수로,

Y자형 연결 잭으로 USB 포트 두개를 잡아 먹는 케이블이 제공된다.

(정품 박스는 기본으로 들어 있는데, 벌크의 경우는 Y자형 케이블이 제공되지 않는다는 야그도...)


 Y자형 케이블은 외장형 ODD에선 안정성을 위해 흔히 사용하는 방식이다.

CD, DVD를 읽고 쓰기까지 하는 ODD이니 뭐...





하지만, 보통의 외장형 ODD가 따로 전력 공급을 받는 방법이 없는데 반해서,

이 녀석은 따로 DC 5V의 입력을 받을 수 있다(어댑터는 동봉되어 있지 않지만... ^^;;;).

 확실하게 안정적인 전력의 공급 + USB 포트의 낭비...를 막기 위해선,

DC 5V 어댑터를 구해서 연결하면 좋을 것 같다.





[ 장점 ]

-다른 곳도 아니고 ODD 명가인 파이오니아에서 나온 기기인만큼,

ODD로서의 기능에 별반 불만스러운 점은 없다.


-최신의 미디어도 오래된 미디어도 현재까진 아무 문제없이 잘 인식했다.


-설치에 있어서 따로 드라이버나 설치 프로그램이 필요하지 않다.


-원래 그런 목적으로 산 것도 아니고, 현재까지 그럴 필요성도 느끼지 못 해서,

CD든 DVD든 굽기 기능은 아직 사용해 보지 않았다.

혹시 굽기 기능에는 문제가 있을지도...? (^^;;;)


-근래의 외장형 ODD에서 기본이 된 기능(?)인데,

많은 데이터를 다룰 때는 빠르게 움직이고, CD 등의 미디어를 재생할 때는 저속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초기 기동시의 기동음 정도를 제외한다면, 옛날 CDP 시절에 CDP를 사용하는 것처럼,

소음에 신경 쓰지 않고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어쨌거나, 내 원래의 목적인 음악 감상용 외장형 ODD...로선 현재까진 완벽하다고 할 수 있다.

거기다가 ,추억을 자극하는 탑로딩 방식!!!

 예전에 사용하던 CDP를 다시 사용하는 기분이다. ^^



[ 단점 ]

-원가절감의 영향은 확실히 세상이 너무 각박해졌다는걸 느끼게 한다.

USB케이블은 길이가 한 40cm 정도? USB 포트에 꼽고, ODD에 꼽고...하고 남은 길이로는

정말로 노트북 바로 옆에 놓고 쓰면 좋을 정도의 길이밖에 되지 않는다.

 데스크탑에 원하는 위치를 배치하기 위해선 제약을 느낄 수 밖에 없을 만큼 짧다.

이상적인 건 역시 적당한 USB 케이블을 구하고, DC 5V 어댑터를 연결하고... 이래야 할듯?


-가볍지 않은 가격...이라고 말할수도 있긴 하지만, 사실 단점이라기엔 좀 무리다.

비슷한 성능의 비슷한 급의 외장형 ODD들과 비교해 봐도 가격 면에서 딱히 비싸지 않다.


-중요한 단점은 역시나 탑로딩 방식 자체의 단점이랄 수 있다.

딱히 프론트로딩에 비해서 탑로딩이 심하게 처지는 단점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암튼 탑로딩이란 방식이 가지는 원초적인 특징은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고,

이런 점에선 어쩔 수 없는득...









 오랜 만에 음악을 들으며 절로 행복(?)하다는 기분이 들었다.

 누르고 툭 튀어 나온 트레이에 CD를 넣고 빼는 것도 아니고,

트레이도 없이 그냥 CD를 넣고 빼고 하는 것도 아니고,

옛날에 버튼 눌러서 뚜껑 열고 CD 넣고 뚜껑 닫고... CDP로 음악을 듣던 그 기분을

과장이 아니라 십수년 만에 다시 느낄 수 있었으니까.


 요즘의 방식에 익숙하거나 탑로딩 방식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옛날 CDP의 추억을 간직한 사람들 중에서 적당한 외장형 ODD를 찾는 경우라면,

이 제품은 정말 독보적인 매력을 갖고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해 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