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를 하는데 문득!

화제의 라면 감상 - 꼬꼬면 vs 나가사끼 짬뽕

베리알 2011. 9. 7. 18:13


꼬꼬면과 나가사끼 짬뽕...

고작해야(?) 라면이 이렇게 화제를 불러 일으킨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신라면 블랙 같은 블랙 코미디 소동은 논외로 하고 말이다. ^^;;;)


 주변 상점에서 구입할 기회가 없어서 화제가 된 후에도 사먹어 볼 수가 없었는데,

어찌 어찌 하다 보니, 결국 두가지 다 맛을 보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개인적인 취향은 꼬꼬면이다.

 하지만, 분명히 말하건대 두 라면 다 먹어볼 가치가 있다.

적어도 이 시대에 한국에서 라면을 먹고 있으면서 이 두 라면을 먹지 않았다면,

마치 역사의 현장 속에서 딴 짓을 하는 거랄까? ^^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그동안 농심이 제법 괜찮은 시제품들을 출시하고는 금방 허접한 양산품으로 바꾸던 전례가 있기

때문에 팔도와 삼양도 그 전철을 금방 따라갈까...하는 걱정이 있긴 하지만, 어쨌거나 팔도와 삼양으로선

간만에 농심의 아성에 반격을 해보는 기분일지 모르겠다.


 두 라면은 공통점...이랄까, 비슷한 점도 있고 차이점도 있다.

 둘다 느끼한 느낌이 적고, 먹고 난 후 부담도 일반 라면에 비해 덜하다.


꼬꼬면 / 나가사끼 짬뽕

닭으로 만든 국물에 꼬들꼬들한 면을 넣고 얼큰한 향신료를 넣은 느낌

해산물로 만든 짬뽕 국물에 면발을 넣고 뒷맛이 얼큰한 향신료를 넣은 느낌


면 - 근래 먹어본 라면 중에서 최고다. 라면 면발들이 종잇장처럼 푸석푸석하거나

면발들끼리 어울리지 못 하게 따로 놀던가 하는 게 요즘 라면들의 보통 모습인데,

놀랍게도 꼬꼬면의 면발은 두껍지 않으면서도 꼬들꼬들하게 탄력이 있고,

그러면서도 면발들끼리 잘 어울리고 있다. 그동안 이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신제품 라면들이

괜찮은 면발을 선보였다가 금방 허접해 지는 전례를 따라 밟지 않기를 바랄 뿐...

/ 면발이 꼬꼬면에 비해서 아주 약간 더 두껍다. 탄력도 좀 더 떨어진다.

그래서 저항력 덕분에 씹는 맛이 좀 더 있는 듯 하지만 면발들의 조화가 좀 아쉽다.

가장 큰 단점은 면발 뭉치의 형태로, 사각형인 꼬꼬면과 달리 둥근 형태인데,

가운데가 좀 움푹 들어간 느낌... 문제는, 이렇게 가운데가 들어가 있기 때문에,

외부의 충격을 받으면 그 부분이 금방 부러져 버린다. 라면을 무조건 반 쪼개서 넣는 사람들이라면

어떨지 몰라도, 라면이 알아서 반으로 또 반으로 쪼개져 버리니(심지어 끓는 물에 들어가다가도

쪼개지는 경우가 있다. -.-;;;) 젓가락으로 라면을 먹는 게 아니라 숟가락으로 떠먹어야 하는 상황이

오기까지 한다. 이 형태만 개선해도 좀 더 나아질 듯...


국물 - 기존의 일반적인 라면과 달리 희다. 그렇다고 싱거운 것은 아니다. 닭국물 느낌이기 때문에,

닭냄새(강하지는 않다. 그냥 닭이구나...라는 느낌이 나는 정도)에 저항감이 있다면 문제가 될 수도...

아무래도 라면 국물로 구현하는 게 더 쉬운 재료인지 나가사끼 짬뽕에 비해서 닭의 이미지가 더 선명하게

다가온다. 매운맛은 자극적인 정도는 아니고 그냥 라면 느끼하지 않게 먹을 정도로 먹는 동안에

살짝 도움을 주는 정도다.

/ 역시 희다. 일반적인 짬뽕이 아닌 나가사끼 짬뽕이지만 짬뽕이란 말에 빨간 국물은 자동반사이고... ^^;;;

해산물의 느낌은 그다지 느끼기 어렵다. 매운 맛의 경우 먹을 때 맵기보다는 한입 입에 넣고 씹고 삼키고

나면 슬슬 매운 맛이 느껴지는 뒷맛 스타일. 매운맛은 꼬꼬면보다 세다고 할 수 있다.


건더기 - 표지 그림에 있는 건더기들의 흔적들이 존재하는 정도... 그래도 실고추는 뚜렷한 편이다. ^^

/ 표지 그림에 있는 건더기들의 흔적들이 존재하는 정도...


약점 - 공통 : 라면이 어디서 흰 국물이야! 라면은 빨간 국물!...이란 선입견의 AT필드에 사로잡힌 분들

(아마 아주 독특한 사람이 아니라면야, 직접 맛을 보면 이 AT필드는 대부분 깨질 것이다. ^^)

꼬꼬면 : 약하든 강하든 닭냄새에 무조건 거부반응인 분들

나가사끼 짬뽕 : 꼬꼬면에 비해 정체가 불명확한 국물... 해산물이라고 하기도 뭐하고 아니라고 하기도...





 한동안 계속 정체되어 있던 라면 판도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온 것 같다.

 오죽하면 신라면의 농심이 신라면 블랙이라는 꼼수를 들고 나왔을까.

그런 기나긴 정체에 새로운 자극으로 등장한 이 꼬꼬면과 나가사끼 짬뽕...

객관적으로 이 부분은 어디가, 저 부분은 어디가 좋다고 얘기할 수는 있겠지만,

어차피 맛의 영역이란 건 지극히 주관적인 것... 아니, 주관적인 것에 토를 달기 어려운 부분 아닌가? ^^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이 두 라면을 경험하지 못 한다는 건 후회할 일임은 분명하다.

 이 두 라면이 단점은 개선하고(예를 들어 나가사끼 짬뽕의 잘 부스러지는 라면 형태)

현재의 수준을 유지하며 장점을 계속 갈고 닦는다면 정말 더 바랄 게 없겠다.

구태의연한 라면 시장에 진정한 활력소가 되어 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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