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를 하는데 문득!

가진 자들의 횡포의 끝은 어디인가 - 이마트로 인한 피자마루 폐점

베리알 2011. 2. 4. 10:22

근처에 오래 전부터 이용하던 피자집이 있었다.

피자마루 체인점으로, 배달은 안 되기에 전화로 주문하고 가지러 가는 식으로 이용했는데,

얼마전 문을 닫고 말았다. 이유는 이마트 피자 때문일 가능성이 99%라고 본다.





(이미지 출처 : www.pizza-maru.co.kr )


가격도 싸고, 피자도 맛있고, 다른 피자들과는 확연하게 차별화된 도우의 매력에

심심하면 애용하던 피자집이었는데... 몇주전 일요일날 평소처럼 전화를 걸었는데 받지 않았다.

바빠서 그런가보다하며 조금 뒤 다시 했지만 역시 받지 않았다.

 점장 사정으로 오늘 쉬는가보다 하면서 아쉬워했는데... 다음날 옆을 지나가다가 깜짝 놀랐다.

 그 사이 싹 철수하고 휴대폰 가게가 들어오려고 준비중이었던 것이다.

 바로 그 십여 미터 앞에는 이미 다른 휴대폰 가게가 있고, 그 뒤로 조금만 가면 신도림 테크노마트가

버티고 있는 그 자리에 도대체 무슨 휴대폰 가게가 또 필요한 건지 참... -.-;;;


 뭐, 후속 가게야 거기 주인이 알아서 할 일이고, 아쉬운건 피자마루의 폐점이다.

 내가 이곳에 왔을 때부터 있던 곳인데... 최근에서야 문을 닫은 이유는 단 하나,

아마 바로 옆 이마트에서 피자를 팔기 시작한 게 얼마전이라는 그 이유뿐일 것이다.

 실제로 이마트에서 피자를 팔기 시작한 후, 근처에서 이마트 피자 상자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계속 보였던 걸 보면, 피자마루를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급속하게 손님을 빼앗았나 보다.


 여러모로 안타깝다.

 이마트 피자보다 맛도 좋고 종류도 다양한데, 그저 마트에서 좀 더 싸게 파는 것 같으니

거기로 사람들이 몰렸나 보다.

 장점이라고는 당장 조금 싸보인다는 건데... 그게 자기 목을 조른다는걸 모르나 보다.

 사실, 피자마루도 체인점이니만큼 대기업 이야기에서 빼놓을 수 없겠지만,

어쨌거나 그래도 이마트 등 대형마트로 집중되는 것보단 낫다.


 얼마전 통큰치킨이 화제였는데, 그것과 비슷한 경우겠다.

 대형마트로 인해 주변 상권이 다 뒈져갈 때에도 주변의 피자집이나 치킨집 등에서는

전혀 관심 두지 않았다. 자기 일 아니라는 거다. 진정 근시안의 극치다.

 예상대로 대형마트는 계속 품목을 확장했고 그게 얼마전 통큰치킨이 대표적인 사례였다.

발등에 불이 떨어져서야 치킨 체인점들이 힘을 모아 반격했지만, 이건 체인점들의 거시기라기보단,

그저 대기업 vs 대기업...의 대리전 양상이었을 따름이다.

 그리고 이제 그것이 피자로 나타난 것이고...


 그런 거 보면 참 사람들은 우매하고 대기업은 악랄하다.

 당장 자기 일 아니라고 안심하고 있어봐야 그 구조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국가의 비호 + 국개들의 무조건 충성 + 우민들의 지지...를 받는 대기업들이

그렇게 얻어낸 힘으로 국민들 등처먹는다는 걸 모르는 건지 외면하는 건지...


 각종 대기업 체인들이 자영업자들을 박살냈던 것도 사실이지만,

어쨌거나 그렇게 만들어진 시스템이 다시 대형마트로 인해 붕괴하는 것은 더 악화되는 것이지

좋아지는 것은 아니니까.


 싼값에 즐기던 피자의 즐거움이 이제 사라져 버렸다.

 대형마트 생기면 편리하고 집값 오른다고 좋아하는 사람들... 다들 대기업의 문어발과는 전혀 상관없는

직종에 종사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오늘은 아닐지 몰라도 내일은 모르는 것이다.

 게다가, 당장은 아닌 것처럼 보여도 대형마트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것에 대해,

정말로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있을까.

 

 진나라의 통일 과정을 보면 그런 우매한 열국들의 모습이 잘 드러난다.

 당장 자기 나라 침공하는 게 아니니 진나라의 열국 침공에 축하 사절을 보낸

돌아이 같은 왕도 있었을 정도로, 진나라는 영리하게 열국들을 분리시켜 각개격파해 나갔고,

멍청한 열국들은 그저 당장 자기 일 아니라고 못 본 체 하거나 박수를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다 진나라에 먹혀서 망해버렸던 것이다.

 오늘날도 핵심은 똑같다. 문제는 가해자인 기득권 + 강자 쪽에선 이 매뉴얼을 열심히 재활용하지만,

피해자이자 약자 쪽에선 그런 기득권에게 이용 당하여 언제나 서로 갈라진 채 각개격파 당해

모두가 다 먹히는... 그런 악순화이 끝도 없이 반복된다.

 이래서 이 나라의 시스템은 역사 교육을 부실하게 하는 게 꾸준한 목적이었던 것 같다.

 똑똑한 국민들 위에 병신 정부가 있기는 힘들다.

 더 정확히 말하면, 똑똑한 국민들이 있어도 우민들만 일정 수준 이상 유지시킨다면

병신 정부건 막장 정부건 기생충 정부건 매국노 정부건 간에 다 룰루랄라다. 젠장 맞을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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