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책을 보는데 문득!

책 하나 보는 것도 스트레스 받는 세상... - 중국어 표기

베리알 2012. 2. 10. 09:49


한달 정도 전에 이미 중국사 강의라는 책을 예로 들며 투덜거렸던 중국어 표기...

이제 단순한 투덜거림을 넘어서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되었다.





< 이미지 출처 : www.blu-ray.com >


중국어를 그렇게 중국인들 발음에 맞춰서 표기한다는 것 자체가 한국인의 편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문제이기도 하지만, 당장의 현실적인 문제는 대혼란으로 절실하게 다가온다.


 예를 들어 위의 와호장룡... 대혼란이 뭔지 보여주는 사례다.

 인물들의 이름 표기조차 일관성 전혀 없는 개판이다. 누구는 한자음으로 표기하고,

누구는 중국인들 발음(?)대로 표기한다. 리무바이와 소룡이 공존한다는 게 이상하지 않은가?

그렇다고 리무바이가 작품에서 신해혁명 이후에 태어난 캐릭터고 소룡은 그 이전에 태어난 캐릭터?

그런 거 아니란 건 세살 짜리 아이라도 안다.

 즉, 일관성이 없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누구는 한자음을 부르고, 누구는 굳이 그걸 중국인들 발음으로

해놓고는 뒤에 한국식 조어를 붙이기도 한다.

 

 사람 이름뿐만이 아니다. 청명검은 왜 청명검으로 표기하고, 무당심결은 왜 무당심결인가?

이건 마치 일본 전국시대를 다룬 이야기에서

풍신수길이 카타나를 휘두르고 노부나가가 타도를 휘두른다라던가 하는 식의 표기를 보는 것처럼,

작품 전체의 분위기까지 이상하고 난잡하게 만들어 버린다.



 와호장룡 이야기는 그저 도입부(?)이고, 본론은 이제부터다.

 킹덤의 영향이라고밖에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요 몇년 사이에 중국의 춘추전국시대를 다루던가

혹은 그 시대를 이용한 책이 부쩍 늘었다. 본격적인 책에서부터 아이들도 볼만한 만화까지,

단순한 우연이라고보기엔 숫자가 장난이 아니다.

 문제는 이들 책의 표기가 다 제멋대로라는 점이고, 일관성도 없다는 점이다!!!

 예전에 언급한 중국사 강의책처럼, 고전적인(?) 표기를 벗어나 현대적인(?) 표기를 사용하는 책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일관성도 없고 다들 따로 논다.


 이제 중국식 발음으로 인물들의 이름을 표기하는 건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외계어로밖에 보이지 않는 이런 책들이 늘어난다는 게 슬프다.

 그렇다고 이런 책들이 일관성이 있는 것도 아니다. 위에서 언급한 중국사 강의라는 책조차

비슷한 시간대의 인물임에도 누구는 한자로 표기하고 누구는 중국식 발음으로 표기한다.

 이런 식으로 표기가 완전히 혼란의 도가니탕에 빠져 있는 책들이 많-다.

 훑어 보다 보면 어느 새 책을 던져 버리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고 고이 내려 놓아야 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또 다른 문제가 추가되고 있는데... 와호장룡에서 청명검이나 무당심결을 얘기한 것은

그냥 한 게 아니라 다 이유가 있어서다. 그런 중국식 표기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미 지역 표기는 상당 부분 중국식 발음으로 교체된 책이 많다. 즉, 사천이니 함양이니 하는

표기는 어쩌면 10년 내로 볼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당연히 일관성도 없다.

어떤 지명은 한자 발음이고, 어떤 지명은 중국식 발음이다.

 인명과 지명이 그 모양인데, 그외의 것들은? 불행하게도 (아직 미약하지만) 이 역시 점차 확대되고 있다.

어쩌면 앞으로는 무협지에서 초식 이름도 중국식 발음을 봐야할지도 모른다.

 의천검도 도룡도도 이제 볼 수 없고, 어쩌면 신조협려같은 책 제목도 중국식 표기가 나올지도?

 삼국지연의도 이제 사라지려나?





 과한 걱정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한번 서점에 가서 책들을 훑어 보면 생각이 달라질 것이다.

 한국인의 편의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이런 표기가 그동안 얼마나 창궐했는지는 직접 보지 않으면

모른다.

 그리고 난 이런 책들 보면 안 보고 던져 버린다.

 그래서 중국사 관련 책들 보기가 어려워지고 있고, 앞으로 계속 더 어려워질 것 같다. -.-;;;


 이 표기법의 문제는 애초 정작 그런 걸 쓰고 적고 읽어야 할 한국인의 편의가 개무시되었다는 점,

그리고 일관성이 절대 없고 범위도 엉망이라는 점 등등... 한도 끝도 없다.

(처음에야 신해혁명 기준으로 사람 이름을 바꾼다는 정도였지만-난 이 기준도 납득 못 하겠다-,

그 사이 점점 적용 범위가 늘어나 지명이나 사건, 물건까지 잠식하고 있다.

리무바이가 나오는데 청명검이 계속 청명검이어야 한다는 보장도 없는 게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질펀한 사대주의 덕분인지, 어떻게든 강대국 중국에

얄랑거리고 샆은 심정이 이런 표기로 반영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암튼 중국사 관련 책들, 특히 춘추전국시대를 다루는 책들이 많이 늘었지만

하나도 도움도 안 되고 기분만 더 나빠지는 세상이다.


 쿵쯔가 어디서 뭘 하던 놈인지 내가 알 게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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