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데 문득!

즐거운(?) 재감상... - 신들의 전쟁 (Immortals, 2011)

베리알 2011. 11. 28. 21:16


신들의 전쟁 (Immortals, 2011)


  어쩌다 보니 또 보게 된 신들의 전쟁...

(완벽한 파트너를 보고 싶었는데, 상영관도 상영 시간도 맞출 수가... -.-;;;)

 영화를 다시 감상하면 할수록 실망하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다시 감상하면서 더 매력이 느껴지는 경우도 있는데... 이 영화가 그랬다.


 단점이 더 도드라져 보이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래도 그 이상으로 매력이 더 두근두근 다가온다랄까...

 보통 한가지라도 확실하게 내세울 수 있는 부분이 있는 영화나,

혹은 스타일리쉬하다는 평을 들을 수도 있는 영화들에 이런 경우가 있는 것 같다.

 써커펀치도 첫감상에선 그 어처구니 없는 엔딩에 열폭했지만, 다시 보니 역시 열폭할 엔딩이지만

그래도 그외의 장점들이 더 강해졌었고(특히 감독판으로 보면 좀 더 도움이...),

 그 망작 중의 망작이라 불리우는 그린 랜턴만 해도 뛰어난 AV의 영향이 있긴 하겠지만,

재감상에선 유치함보다는 재미가 더 느껴졌으니까...

 이 신들의 전쟁도 그러한데, 단점이야 어쩔 수 없긴 하지만(디워 부럽지 않은 스토리!!!),

그 찰지게 작살나는 신체 파괴의 미학은 더욱 유혹적이었고,

이사벨 루카스의 아테나는 더욱 환상적이었다.

 역시 블루레이는 반드시 사야 할 것 같다. ^^;;;


 잊어 먹기 전에, 재감상에서의 잡담들을 적어 본다.





( 이미지 출처 : www.nate.com )

-이사벨 루카스짱!!!

 최고다. 정말 끝내준다. 블루레이 구입하면 어떻게든 아테나 나오는 장면만 편집해서

그것만 돌려보고 싶을 정도...(비리브먼트의 알렉샌드라 다다리오 이후 이런 욕망은 오랜만이다.

비리브먼트랑 달리 이 신들의 전쟁에는 그외에도 볼거리들이 많기도 하지만...)



( 이미지 출처 : www.imdb.com )

-제우스와의 관계는 아무리 봐도 수상(!)하다.

아무리 못 말리는 딸바보로 나오긴 했다지만, 다시 보니까 이건 단순한 딸바보가 아닌득...

이거 감독이 노린 걸까? ^^;;;



( 이미지 출처 : www.nate.com )

-그런 생각을 부채질 하는 게 이 조촐한 올림포스의 신들이다.

올림포스 신들의 존재 자체를 위협하는 최대의 위기에서도 이 인원만(그나마 하나는 찌질이 제우스가

스스로 없애버렸고...) 출동하는 걸 보면 사실상 이게 다라도 봐야 할텐데, 아무리 봐도 여신은 아테나뿐...

 그렇다. 이거야말로 심각한 성비 불균형의 현장인 것이다.

 제우스가 압도적인 힘을 가지고 있으니 대놓고 아테나를 독점하고 있고,

다른 신들은 제우스 몰래 기회를 봐서...라고 가면 막장 동인지 설정?

 그러고보니, 제우스의 아들에 제우스의 형제에... 그렇게 가면 진정 막장이긴 하겠다. ^^;;;


-그러고보니, 제우스나 아테나를 제외하면,

그나마 활약하는 아레스나 포세이돈 정도를 뺀 나머지 애들은 정말 불쌍하다고 해야 하나.

정체성을 알릴 기회도 없이 그냥 있는듯 없는듯 등장하고 죽고...



( 이미지 출처 : www.nate.com )

-확실히 이 무기는 아레스의 것이고, 아레스를 죽인 후에 제우스가 그걸 사용했던 것 같다.


-결국, 이 영화는 제우스가 그의 상징인 뇌전을 사용하지 않는(아예 존재하지 않았던?) 작품...

포세이돈은 삼지창 들려 놓고 왜 제우스는 빈손? ^^

 (설마, 진정한 고수는 무기를 가리지 않는다는 무협지스러운 목적?

그러고보니 제우스는 굳이 무기를 안 들고 다녀도 될 정도로 다른 신들에 비해 세기도 하고,

필요할 때 그냥 주변에서 구해도 될 정도로 실력이 출중하긴 했다.

 무협지에서 검술의 경지가 높아지면 전설의 검이니 이런 거 없이 그냥 목검으로도 검을 제압하고,

더 나아가면 풀잎 하나 들어도 검을 제압하는 그런...? ^^)


-아레스는 말이 전쟁이 신이지, 이런 바보에 이런 허접이도 없다.

단, 로마 신화로 넘어가서 마르스가 된 후에는 얘기가 달라지지만...



( 이미지 출처 : www.nate.com )

-다시 보면서 가장 집중한 것은 당연히 아테나의 장면들,

그리고 그 다음으로 집중한 것은 역시나 라스트 신들의 전투 장면...


-다시 보니까 처음보다는 정리가 좀 되었다.

처음 볼 때는 올림포스의 신 >>> 타이탄 >>>>>> (넘사벽) >>>>>> 인간...이란 느낌이었는데,

다시 보니까 올림포스의 신 > 타이탄 >>>>>> (넘사벽) >>>>>> 인간...이란 느낌이었다.

 올림포스의 신과 타이탄들 그룹에 비해 인간은 저 멀리 하등한 존재...

 예를 들어 인간들에게 귀신같은 영웅 유닛들로 구성된 부대로 취급받는 하이페리온의 군대가 있고,

그 부대 안에서도 정예병들이 매복을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하이페리온 군대의 악명은 그 군대에 관한

공포스러운 언급이 여러번이나 나오고, 후반부 테세우스의 연설에서도 그들이 우리와 같은 인간이라는

점을 강조해서 싸움을 붙이려고 하는 등 계속해서 강조되는 부분이고... 매복 장면의 병사들에 대해선

하이페리온 왕이 특별히 지정해서 중요한 임무를 맡길 정도이니, 그중에서도 특출난 최소한 평범한

아무개는 아닌 부하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인간들에게 귀신 취급을 받는 하이페리온의 군대조차 아레스에게는 문자 그대로 눈 깜짝할 사이에

돈가스 반죽이 되어버리는걸 보면 인간으로선 도저히 신에게 저항조차 할 수 없다고 짐작할 수 있다.

 타이탄들이 테세우스의 동료를 곤죽으로 만드는 장면을 봐도 타이탄 역시 인간에 비해서 압도적 우위...

 그리고 그렇게 압도적인 존재들인 올림포스의 신들과 타이탄의 차이는 서로 그닥 크지 않았다.

 제우스야 올림포스의 신들조차 한방에 처리가 가능한 괴물이라 타이탄에 비해 1:1에서 절대 우위지만,

다른 신들은 1:1에서는 그냥 좀 우세한 정도... 방심한다면 그냥 당할 정도의 차이로 보였다.

 타이탄들이 슬로우가 되어 신들에게 요리당하는건 공중에 띄워지거나 했을 경우들이었고,

기본적인 가속은 올림포스의 신과 타이탄 사이에 결정적이라고 할 정도의 큰 차이는 없었다.

 하긴, 신의 자리를 놓고 서로 싸웠던 역사가 있으니, 1:1에서 큰 차이가 난다면 안 되겠지만...


-죽여도 죽여도 계속 나오는 타이탄에 의문을 표하는 경우도 있던데,

이건 화면에 확실하게 설명(?)이 나온다.

 초기 입방체 감옥에 갇힌 타이탄들이 풀려 나와서 신들과 싸움을 하던 중에, 그들이 감옥에 갇혀 있던

바닥이 깨지며 그 땅 속에서 타이탄들이 계속 리필이 되는 장면이 확실하게 영화에 나온다.


-결국 뭐 스토리나 설정으로 보자면 정말 디워보다 못 하다고 할 정도로 암 생각 없이 만든 것 같다.

신과 타이탄의 레벨 차이나 숫적인 차이 등을 보면 도대체 올림포스의 신들이 타이탄을 물리쳤었다는걸

누가 믿을 수 있겠고... 죽고 죽이는 게 가능한데 그렇게 곱게 모셔둔 건 또 뭐고...

(이 부분은 사실 원래 그리스 신화에서는 설명이 되어 있는 부분이긴 하다. 하지만 영화에선 아니니까.)


-외화의 경우 두번째 감상에서 아무래도 좀 가산점이 붙기 쉬운건 역시나 자막탓이 크다.

 처음 감상의 경우 자막에 상당히 집중하고 봐야 하기 때문에 정작 화면빨을 100% 느꼈다고 할 수 없지만,

두번째 감상의 경우 자막에 그렇게 집중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화면빨의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고...

그러다보니, 꼭 화면빨을 내세울 수 있는 영화만이 아니라 보통의 경우에도 장점을 찾기 쉽거나

몰입하기 쉬우니까...

 암튼 화면빨은 정말 마음에 들었다. 허접한 신들과 셋트스러운 화면들 사이에서도

이것이 정말 신화스러운 이야기구나 싶은 멋드러진 장면이나 풍경들이 많았다.

 역시 블루레이는 구입할 수 밖에 없다! + +

 

-어떻게 보면, 이 영화는 신화를 소재로 한 테세우스의 이야기...라기보단,

그리스 신화를 소재로 한 전대물이란 게 진실일지도 모르겠다. ^^;;;


-제우스는 다시 보니 더 찌질...

굳이 개입을 안 하고 상황을 최악으로 치닫게 만든 것도,

따지고 보면 불가항력이나 혹은 규칙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라서라기보단,

제우스 자신의 똥고집을 관철시키기 위해서...라고 보였다.

 즉, 상황이 나빠지건 말건 그건 나중 문제이고, 정말 중요한 문제는 제우스 본인이

눈독 들여서 키운 테세우스가 제우스의 눈독을 받을만 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는 거...

 천하의 제우스의 안목을 증명하기 위해선 신들의 개입 없이 테세우스가 알아서 발발 뛰며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것이고, 그런 결과를 보고 싶다보니 당연히 중간에 여러 좋은 기회들도 무시하며

그냥 맡겨놓고 기다리기만...

 최고신에 걸맞는 최고의 안목을 가졌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제우스의 존심 때문에,

아들도 두말할 필요없이 그냥 죽여 버릴 정도이니 말 다했다.


-만약에, 제우스가 이런 찌질이라서 마누라(들)가 이미 도망쳤다는 설정이라면 나름 납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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