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데 문득!

천연소금같은 짭짤한 로맨스 - 푸른소금 (Hindsight, 2011)

베리알 2011. 9. 1. 17:52


푸른소금 (Hindsight, 2011)


 기대작 아닌 기대작이었다.

 전직 조폭 중년남과 이제 성인 인증 단 새파란 처녀 킬러...

 왜인지 뻔한 이야기가 될 것 같았지만, 그 배우들이 다름 아닌 송강호와 신세경이었기 때문에,

뻔하디 뻔한 영화가 나오기보단, 신세경(배우 신세경을 말하는 게 아니라, 요즘 신조어... ^^;;;)의 영화가

되지 않을까해서였다.

 결과는 수많은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매력이 있는 작품이었다. 블루레이 필구입!!! ^^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일단 이 영화는 두가지 측면이 돋보인다.

하나는 아무 화면이나 가져다 배경으로 써도 될 정도로 멋진 화면들,

다른 하나는 실소가 나오는 허술함...


 아마 사람에 따라, 기대한 것에 따라 첫번째 특징과 두번째 특징이 경합을 벌인 결과가 달라질 것 같다.

나는 두번째 특징들을 인정하면서도 첫번째 특징이 그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


 두번째 특징들은 사실 좀 아쉽기도 한 부분이다. 스토리를(+편집을) 좀 더 다듬었으면,

이 영화에 대한 혹평 중의 일부(사실은 상당히 많이)를 없던 일로 할 수 있었을텐데 말이다.

그렇다고 해도, 이 영화의 첫번째 특징을 살리기 위해서 두번째 특징이 나올 수 밖에 없었던 측면도 분명히

크긴 하다. 아마 두번째 특징을 줄이도록 제대로 만들었으면, 첫번째 특징도 같이 줄었을 득...


 하지만, 첫번째 특징에 비중을 두던, 두번째 특징에 비중을 두던 간에,

중요한 점은 위 사진처럼 송강호가 정말 멋지게 나온다는 거...

(감탄할만큼 이쁘게 나오긴 하지만, 신세경의 미모는 이 영화에서 돋보이는 강점은 아니다.

송강호가 비쥬얼로도 캐릭터로도 워낙 멋지기 때문이다. 이거 진짜다. ^^;;;) 장난이 아니다. ^^



영화는 딱 이 포스터대로 흘러 간다.

만약에 이 커플 아닌 커플의 이야기가 와닿지 않는다면 이 영화는 허술하고 지루한 폼생폼사겠지만,

만약에 이 커플 아닌 커플의 이야기에 동한다면, 이 영화는 굉장한 재미를 줄 수도 있다.




영화 전단지... 대충 이런 내용에 이런 분위기,

그리고 이런 등장 인물들이 등장한다.


 배우들은 (심지어 이경영까지도) 모두 그 역할에 최적의 배우들이며 최선의 캐릭터를 보여준다.

단 하나 단점은, 그렇기 때문에 배우만 봐도 그 배우의 캐릭터가 어떤 캐릭터인가가 뻔히 보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전개도 쉽게 읽힌다는 점 정도? ^^;;;



조직에서 차기 두목으로 지목될 정도로 비중 있는 인물이었던 윤두헌은,

조직에서 나와 자신의 어머니의 고향인 부산에서 식당을 차릴 목적으로 요리학원에 나간다.

그리고 그 옆에는 누가 봐도 수상한 젊은 처자가 같이 요리 강습을 받는데...



이상한 분위기의 둘은 금방 친해진다.


사실, 이 영화에서 돋보이는 재미는 액션이나 멋진 장면 뭐 그런 게 아니라,

이 어울리지 않는 커플의 알콩달콩한 연애질 아닌 연애질을 보는 게 아닐까 싶다.


이 둘의 연애질은 정말 재미있다. 둘다 평범한 선남선녀가 아니라,

한쪽은 전직 조폭의 중년 아저씨, 한쪽은 킬러라는 막 성인 인증한 새파란 처자인데다가,

이 둘이 처한 현실 때문에 보통의 연애질과는 다른 재미를 준다.

 보통의 그저 그런 멜로 영화나 아무데나 낑겨 넣은 주인공들의 멜로가,

합성된 인공 나트륨마냥 짠맛도 거북스럽고 자극적이고 겉돌고 음식의 조화에 별 도움이 안 되었다면,

이 영화의 멜로는 천연 소금처럼 분명히 짜면서도 산뜻하고 상쾌한 느낌이랄까. ^^

 

 비록 허술하고 작위적인 부분들도 있지만, 암튼 간에 이 영화의 진정한 백미는

이 둘의 (개그)연애가 아닐까 싶다. ^^



이제 막 어린이 딱지나 떼었을 여자애가 뭔 킬러...인가 싶지만,

영화의 상황을 보면 어느 정도는 납득이 간다.


 조세빈은 사격의 유망주였던 과거가 있고, 한순간의 사고로 인해 그 모든 걸 잃었던 인물...

그 특기를 살려 전천후 킬러가 아닌 사격의 킬러가 된다.

 그 재능은 영화에서도 충분히 뛰어나게 묘사가 되는데, 심지어 사진 오른쪽에 있는 프로 킬러조차

조세빈의 총기 다루는 센스에 홀딱 반했을 정도... 인정사정도 없는이 잔혹한 킬러 K는

누가 봐도 수상할 정도로 번번히 조세빈에게 기회를 주거나 방치하는 식으로 조세빈이 바라는 걸

들어준다. 사실상 일종의 키다리 아저씨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 킬러 K는 김민준이 맡았는데, 역시나 이 배우는 대사가 적고 후까시 진탕 잡는 캐릭터일 때

제 능력을 발휘하는 것 같다. ^^;;;)



작품에 따라 역할에 따라 평이 들쑥날쑥한 천정명도,

아주 잘 어울리는 캐릭터를 맡아서 멋지게 소화해 낸다.

차가워야 할 때는 차가우면서, 존경하는 형님 윤두헌 앞에서 천진한 얼굴로 개그를 치는데,

역시 천정명의 얼굴이 딱이었던 것 같다. ^^



유명(?) 킬러 조직의 우두머리인 강여사를 맡은 윤여정씨... 포스가 정말 후덜덜이다.

경력이 오래된 여배우들이 아침 드라마나 불륜 드라마에서 이상한(찌질한)  악역이나 개그 캐릭터 맡는

경우가 많은데, 이 영화의 윤여정씨도 그렇고 박쥐 등 다른 영화에서 중견 배우들의 포스만빵의

활약들을 보고 있으면 그런 이상한 드라마들의 고정적인 캐릭터들은 정말 배우의 낭비가 아닐까 싶다.



오달수 필모에서 가장 존재감 없는 영화로 이 영화가 꼽힐지도?


따지고보면 사실상 모든 악의 근원(!)이랄 수도 있는데...

그래도 어쨌거나 그 때문에 커플들의 탄생도 이분 덕분일 수 있으니... ^^;;;



왜 송강호인가? 그건 영화를 보면 안다!!!


전직 조폭인 캐릭터야 송강호와 그닥 이상할 게 없지만,

어린 딸이나 조카뻘인 애랑 연애질(!)를 하는 역할에 왠 송강호?...랄까 싶기도 한데,

그건 정말 영화를 보면 안다!!!


 이 영화에 혹평을 하면서 송강호 필모의 흑역사로, 또는 송강호의 영화를 보는 감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들도 있던데 내가 보기엔 절대 아니다.

 송강호 필모에서 단연 손꼽아도 될만한 역할이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왜 그 역할이 송강호인지 뼈저리게 동감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멋지다!!! 그 동안에도 송강호가 특유의 존재감이나 포스를 뿜기는 했지만,

이 영화에서 송강호는 에누리 없이 환장하게 멋지다!

 단언하건대, 이 영화의 송강호는 (여자분들은 어떨지 몰라도... ^^;;;) 아저씨의 원빈만큼이나 멋지다.

총 쏘는 모습도 아저씨의 원빈을 따라잡는 배우와 캐릭터는 다시 보기 힘들 것 같았는데,

이 영화에서 송강호의 총 쏘는 모습은 아저씨의 원빈만큼이나 멋지다!

 원빈의 필모에서 아저씨가 아주 특별하듯이,

 송강호의 필모에서 이 푸른 소금이란 영화는 아주 특별할 것이다!



영상들은 정말 멋지다.

그저 유행 따라 2.40:1의 화면비를 따라하는데 급급한 흔한 한국 영화들과 달리,

이 영화의 화면은 답답한 느낌을 가질 사이가 없이 아름다움으로 가득 차 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아무 장면이나 그냥 배경 화면으로 가져다 써도 될 정도로 장면들이 정말 멋진데,

 다음에서는 그 사진들이 없는데 앉아서 바다를 바라보는 송강호의 뒷모습과,

오토바이를 몰고 온 신세경의 뒷모습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다음에 있는 사진 중에 그냥 멋져서 넣어보는 사진들... ^^



다음에 있는 사진 중에 그냥 멋져서 넣어보는 사진들... ^^



다음에 있는 사진 중에 그냥 멋져서 넣어보는 사진들... ^^



다음에 있는 사진 중에 그냥 멋져서 넣어보는 사진들... ^^



영화의 엔딩은 밝은 분위기에 어울리는 곡으로 신세경이 불렀다.

OST도 꽤 좋았는데, 유감스럽게도 아직 CD 발매는 안 된 모양...



 이 영화 포인트는 아마 츤데레와 개그로 점철된 커플의 연애질에 얼마나 몰입하느냐가 아닐까싶다.

 허술한 부분들은 아무래도 좋을 정도로, 특히 마지막 초딩스러운 얼버무리기 엔딩조차 그러라고 하고

싶을 정도로 주인공 커플을 응원했던 덕분인지, 영화가 아주 즐거웠으니까... ^^


 이 영화가 무슨 그럴싸한 걸작이나 혹은 잘 짜여진 스토리의 영화란 것은 절대 아니다.

 혹평들에 대해서도 그런 혹평들 나오는 거 충분히 동감할 정도로 단점 많은 영화다.

 하지만, 그런 단점들을 상쇄할 혹은 넘어서는 장점도 분명히 있을 수 있는 영화다.

 객관적으로 추천하기도 비추하기도 애매한 영화지만,

이 알흠답고 유쾌한 츤데레 커플의 연애질은 볼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













*** 잡설 ***

-액션 영화로 기대하고 가면 크게 실망하기 딱 좋다.

액션 장면들은 거의 없고(불과 몇 장면) 그나마도 아저씨나 본 시리즈처럼 확실하게 액션 장면을

보여주려고 하기보다는 장면에 어울리는 긴장감 정도를 조성하듯 쓱싹 쓱싹 지나간다.

 하지만, 그 임팩트는 상당히 강렬하다. 특히 사운드가 오버한다는 느낌까지는 안 갈 정도로

묵직한데, 액션 장면들의 임팩트를 더 강하게 만들어준다.


-이 영화는 츤데레 커플의 연애질로 가득한 멜로 영화다. ^^;;;


-개인적으로 어처구니없는 얼버무리기 마무리였다고 해도 이 엔딩에 만족한다.

언제부턴가 한국에선 이상한 비장미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있어서,

열심히 발버둥친 캐릭터들을 마지막에 꼭 죽여 버리고 암울하고 비참한 배드 엔딩을 만들어야

좋다고 하는 이상한 분위기가 좀 있는데, 개인적으로 이런 걸 진절머리나게 싫어하기 때문에

이 영화의 엔딩에 박수를! ^^


-한국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점점 고해상도가 되는 것 같다.

푸른 소금의 크레딧은 너무 자잘해서, 아마 DVD 해상도에서는 글자를 알아보기도 어려울 듯...

(그러고보니, 충분한 폰트와 여백으로 크레딧을 읽는데 별 어려움이 없는 대신에

주제가 + 크레딧 음악...을 써야할 만큼 긴 시간을 크레딧에 할애하는 외국 영화에 비해서,

한국 영화는 작은 폰트와 빡빡한 배치로 주제가 하나도 다 안 나올 시간을 크레딧에 배치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쿠키 영상 없음.


-신세경 친구도 괜찮았음... ^^


-(추가) 다른 것만 쓰다가 깜빡하고 넘어갔는데, 몇몇 장면에서 인물의 대사와 입의 싱크가

안 맞는 장면들이 여럿 있었다. 특히 송강호... 후시 녹음인지,아니면 사운드 믹싱에서

문제가 있던 건지, 디지탈이라 필름이 씹히는 것도 아니고 무슨 현상???













[ 푸른소금 (Hindsight, 2011) ]

< 영화>

장점 - 원빈에게 아저씨가 있다면, 송강호에겐 푸른 소금이 있다! / 모든 게 화보인 영상

단점 - 도를 넘은 듯한 허술한 영화에다가 그 이상의 대충 대충 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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