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데 문득!

배우의 교체로 짜증까지 났던 영화들 - 아이언맨 시리즈 외

베리알 2011. 8. 2. 10:18


  영화가 그냥 달랑 한편으로 끝나는 경우야 뭐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겠고,

리메이크나 리부트, 프리퀄 등 사실상 새로 시작하거나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경우도

상관이 없겠지만...

 어제 나오고 오늘 나오고 하는 말 그대로 시리즈 영화인 경우, 배역이 교체 되는 경우가

종종 생기게 되는데, 이 경우 보통은 교체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마음에 안 들지만,

직접 영화를 보면 더 마음에 안 들었으면 안 들었지 유지가 되거나 더 좋은 경우는 거의 없는 듯 하다.


 얼마 전 이클립스를 다시 보면서 또 혼자 열 받았던 지라.

생각난 김에 몇가지 메모해 본다.





[ 해리 포터 시리즈 ]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Harry Potter and the Sorcerer's Stone, 2001)

...에서는 덤블도어 역으로 리차드 해리스 (Richard Harris)가 출연했다.


[ 이미지의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 있습니다 ]

바로 이렇게...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개봉하자 그 환상적인 캐스팅을 놓고 호평이 자자했는데,

덤블도어 역시 책에서 방금 전에 빠져 나온 듯한 이미지로 찬사를 받았다.


1편 아니 해리 포터 초반 시리즈에서 묘사되는 덤블도어 이미지에 딱이다.

문자 그대로, 더할 나위 없는 캐스팅...



하지만, 배우의 사망으로 인해 3편인 아즈카반의 죄수부터는

마이클 갬본 (Michael Gambon)으로 교체가 된다.

아즈카반의 죄수 때는 사실 큰 문제는 없었다. 덤블도어의 활약도 별로 없고,

배역이 바뀐 걸 의식해서인지 참 평범하고 튀지 않는 연기로 지나갔으니까.


문제는

해리포터와 불의 잔 (Harry Potter and the Goblet of Fire, 2005)

...부터다. -.-;;;

덤리차드 해리스의 덤블도어가 대마법사의 이미지라면,

마이클 갬본의 덤블도어는 대마법사라기보단 그 아랫급의 그저 상위 마법사 느낌에,

마법사보다는 정치가 느낌이 훨-씬 강하다.


 이게 그 자체로 반드시 나쁘다는 얘기는 아니다.

 원작을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덤블도어는 볼드모트'따위'가 감히 넘 볼 수 없는 무시무시한

전략가이자 정치가라고 할 수 있다. 아쉽게도 영화에선 이런 부분을 거의 다루지 않았는데...

때문에, 원작의 덤블도어 이미지를 좀 더 부각시켰다면 모를까, 지금과 같은 영화 마무리로는

이런 정치가 덤블도어가 좋다고 하기도 뭐한 상황인 것이다.

 (볼드모트'따위'라는 건 마법사의 능력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전략가와 정치가로서의 능력 얘기다.

볼드모트는 세계의 정복자에 거의 다가섰던 것치고는 이런 측면의 능력이 심하게 떨어진다.

아니, 애초부터 개념이 없다랄까... 그에 반해 덤블도어는 해리 포터의 제갈량이라 불러도

별로 지나치지 않을 것 같은 수준이다.

 물론, 이는 역설적으로 마법사로서의 볼드모트의 위대함을 보여주기도 한다.

 Boss로서의 능력이라고는 쥐뿔도 없는 수준의 볼드모트는, 그저 공포의 대명사로 군림할 수 있을 정도의

공포스러운 마법의 힘만으로 대악당의 자리에 올랐으니 말이다.

 만약에 볼드모트가 덤블도어만큼의 전략가 + 정치가의 수완을 지녔다면,

세계는 진작에 볼드모트의 손아귀에 떨어졌을 것이다. ^^;;;)


하지만 정말 정말 문제는 바로 이 불의 잔 부터인데...

불의 잔을 본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지적하는

폭주하는 덤블도어는 최악이었다. -.-;;;


아즈카반의 죄수에서 별반 눈에 띄지 못 했던 것에 대한 보충

+ 기존 리차드 해리스의 덤블도어와의 차별화...를 노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덤블도어가 참 덤블도어스럽지 않게 저리 가볍게 굴어 대니,

영화의 분위기에 전혀 도움도 안 되고...

 그래서인지 이후로 덤블도어의 장면들에선 희한하게도 감정이 동하지 않았다.


 인간의 힘으로는 어쩔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교체였지만,

암튼 결론은 마음에 안 들었음...





[ 매트릭스 시리즈 ]

전설의 영화가 된 매트릭스...그 1편인

매트릭스 (The Matrix, 1999)

..에서는 오퍼레이터 탱크 역으로 마커스 청 (Marcus Chong)이 나왔었다.


[ 이미지의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 있습니다 ]

개성적인 마스크에, 매트릭스의 세계에 들어갈 수 없는 캐릭터이면서도,

오퍼레이터로 네오 일행 못지 않은 활약과 존재감을 보여준 탱크...


하지만 2편인

매트릭스 2 - 리로디드 (The Matrix Reloaded, 2003)

...에선 캐릭터 자체가 삭제 되고,

땜빵으로 링크라는(이름만 봐도 넘하지 않나? 탱크에 링크라... -.-;;;) 캐릭터가

해롤드 페리노 (Harold Perrineau)에 의해 등장하게 되는데...



배우가 바뀌는 김에 새로운 캐릭터를 낑겨 넣은 것 자체야 나쁠 것 없다.

기존 캐릭터와의 차별점을 두기 위해 대조적인 요소들을 집어 넣는 것도 그 자체야 나쁠 것 없다.

그런데 왜 존재감 넘치는 오퍼레이터가 쟈쟈 뱅스가 되냐고!!! --+


 당시 들리는 소문으로는 탱크 역의 배우가 너무 높은 개런티를 요구해서 잘렸다고 하던데,

속사정이야 뭐든 간에 그런 부분은 스튜디오에서 다 처리했어야 하는 부분 아닐까.

워너라는 곳에서 이 매트릭스라는 시리즈 영화를 내놓았으면,

이 시리즈를 본 관객들을 위해서 그런 기본적인 부분은 맞춰졌어야지...

그냥 낼름 캐릭터 삭제도 짜증나는데, 대용품이 쟈쟈 뱅스라니 이건 지금 싸우자는 거임? --+


 암튼 배우와 스탭 혹은 스튜디오와의 불화나 사생활 문제, 돈 문제 등등

이런 일의 원인이 되는 문제는 참 많고도 많겠지만... 어쨌거나 그런 문제에 대해서

제작사에서 진정으로 팬을 위해, 그리고 작품의 완성도를 위해 노력한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

경우가 많다...





[ 아이언맨 시리즈 ]

사실상 마블이 어벤져스라는 초거대 떡밥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큰 발단이 된 게 아닐까 싶을 만큼

여러모로 의미가 깊을 영화가 바로 이


아이언맨 (Iron Man, 2008)

...이다.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쪼끔 과장하자면(사실은 과장이 아닐지도...) 아이언맨1에서

토니 스타크를 토니 스타크스럽게 만들어주는 캐릭터가 바로 이 제임스 로드였을지 모른다.

테렌스 하워드 (Terrence Howard)가 맡았는데,

군인이면서도 돈많은 난봉꾼 토니 스타크의 친구라는데 전혀 위화감이 없을 정도로,

군인이라는 위치에서의 역할과 정체성은 갖추고 있으면서도 

난봉꾼 토니 스타크와의 우정 역시 존재감을 과시했는데...


Next time, Baby!...라는 대사에서

그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감탄에 빠뜨렸었나!

그런데... -.-;;;


2년 뒤에 나온 후속편,

아이언맨 2 (Iron Man 2, 2010)

...에선 캐릭터 이름은 그대로 가면서 돈 치들 (Don Cheadle)로 배우가 교체가 되었다.


 군복이든 사복이든 토키 스타크 옆에 있어도 그 멋진 조화로움을 보여줬던 아이언맨1과 달리,

어떤 장면에서 어떤 옷을 입고 나와서 토니 스타크 옆에 있어도 이 벙찐 부조화는 어쩔? -.-;;;


 보통 이런 경우에 흔히 하는 것처럼, 기존의 배우와의 차별점에 매달리다 보니

캐릭터 자체가 이상하게 변해 버렸다.

 군인의 위치에서 할 일은 하면서도 토니 스타크의 난봉질을 같이 즐기던 그런 제임스는 없어지고,

왜 토니 스타크와 알고 지내는지 이상할만큼 답답하고 건조하고 여유나 유머도 없는

그런 요상한 캐릭터가 나오고 말았다.


폼 잡을 때는 폼 잡고, 놀 때는 놀고... 언제 어디서나 매력이 넘치던 스타크의 친구는...


군복을 입어도 사복을 입어도 군대에 있어도 사석에 있어도 그냥 막 어색하고 답답한

그런 이상한 캐릭터로 변해 버렸다. 된장...


역시나 정확하고 자세한 이야기는 알 수 없어도, 배우와의 개런티 문제로 이런 사단이 났다는데...

영화의 팬으로서 참 아쉬운 부분이다. 스튜디오에선 정말로 영화를 작품으로는 생각하지 않는 득...


 아이언맨2가 재미없던 건 영화 자체도 자체지만, 제임스 로드 캐릭터의 변화와 배역 교체가

당당히 한몫했다고 자신있게 외친다!!! --+





[ 트와일라잇 시리즈 ]

여러 혹평들을 받고는 있지만, 그리고 회를 거듭할수록 매력이 사라져간다는 생각을 하긴 하지만,

그래도 제법 매력이 있는 시리즈라고 생각하는 게 이 트와일라잇 시리즈다.


 그중에서도 1편인

트와일라잇 (Twilight, 2008)

...을 괜찮게 생각하는데,큰 이유는 아니다. 그냥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제일 이쁘게 나오고

2편부터 좀 느끼해지는 영화 색감과 달리 푸르스름한 영화 색감이 마음에 들기 때문이다. ^^;;;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트와일라잇의 이 변태 3인방뱀파이어들은 모두들 한 패션 센스로 인상적인데...


모그 중에서도 여성 멤버인 빅토리아는 그 인상적인 패션과 외모는 물론,

다른 떨거지 멤버들과 달리 상당한 비중이 있는 캐릭터다.


레이첼 르페브르 (Rachelle Lefevre)가 연기했는데,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독특한 분위기는 뭐라 말하기 어렵지만 매력적이고... 암튼 짱이었다.

 개인적으로 뉴문에서 최고의 장면으로 꼽는(사실은 1, 2, 3를 통틀어서도) 게

바로 후반에 숲에서 벌어지는 추격전 장면이다.

 우아하다는 말로도 모자랄 정도로 환상적인 빅토리아의 질주와,

그와 대조적으로 거칠은 야생으로 충만한 괴물 늑대들의 추격은 정말 아름다웠다.

 음악도 절묘해서 암튼 자주 돌려 보는 부분이다.


 그리고 이클립스는 사실상 빅토리아의 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에,

무척이나 기대를 했는데...


 그런데!!!


그렇게 기대감을 계속 증폭시켜놓고는,

드디어 빅토리아가 중심에 등장하는 이클립스에선 난데없이 다른 배우로 교체가 되어 버렸다!


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 (Bryce Dallas Howard)라는 배우인데,

보는 것처럼 모든 면에서 기존이 빅토리아와는 완전히 다르다.

 뉴문의 추격전을 흉내낸 듯한 이클립스 초반의 추격 장면을 처음 보면서 너무 놀랐다.

빅토리아도 아닌데 어디서 이렇게 늑대들과 컬린 가족에게 쫓기는 여자 뱀파이어가 있었나?...하면서.

그런데, 그게 빅토리아였다. 사전 정보 없이 본 덕분에 엄청난 충격을... -.-;;;


 이후 등장 장면들에서도 기존의 빅토리아와는 전혀 다른, 그저 다른 여자 뱀파이어가

나올 뿐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사라져 가고...


 이 역시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

 무슨 속사정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여태까지 빅토리아란 캐릭터를 슬금 슬금 부각시켜 오다가,

드디어 메인으로 등장하는데 배우가 다른 배우라니?

 트와일라잇의 원작자는 영화에 있어서 해리 포터의 롤링만큼의 영향력이나 애정이 없었을까?

 이클립스 서플에서 애써 빅토리아가 바뀌었다는 얘기를 피하고

그저 새로 온 배우에 대한 찬사만 보내는 사람들을 보면서

위선을 떨고 있구나하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다.

 

 이 영화 시리즈에 대한 그나마의 애정도 덕분에 마이 식었다.


물론, 레이첼 르페브르의 빅토리아 의상들이 더 좋아서는 아니다. ^^;;;



  인간의 힘으로 도저히 어쩔 수 없는 경우야 그렇다 하겠지만,

그렇지 않고 그네들의 사정에 의해 핑핑 교체 되는 경우에는 일단 짜증부터 난다.

 특히나 해당 영화나 시리즈, 해당 배역에 대한 애정이 있는 경우라면 더욱 더...


 암튼 관객과 팬을 향한 만행을 넘어 테러나 다름 없는 그런 일들은

앞으로 안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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