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데 문득!

어벤져스로 가기 위한 셋트메뉴라기엔 제법 맛좋은 단품 요리 - 퍼스트 어벤져, 2011

베리알 2011. 7. 31. 10:39


퍼스트 어벤져

(Captain America: The First Avenger, 2011)



  마블이 총력(?)을 기울여 기획 중인, 수퍼히어로 영화 사상 최대의 프로젝트가 될

어벤져스의 마지막 떡밥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제목부터 캡틴 아메리카를 알아서 지우고 어벤져스를 강조하는 꼬락서니는 그냥 피식이지만,

암튼 어벤져스라는 목표를 향해 아이언맨 - 인크레더블 헐크 - 아이언맨2 - 토르 - 퍼스트 어벤져...로

달려 왔던 기나긴 레이스가 마무리되었다는 점 외에도, 이 퍼스트 어벤져는 떡밥을 넘어서는

맛이 있었다.


 마블에서 어벤져스를 위해 내놓은 일련의 시리즈 아닌 시리즈들은 개성적이라기보단

다들 고만고만한, 다들 비슷비슷한 맛을 낸다는 불평도 나올 수 있긴 하겠지만,

그래도 어벤져스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 일으킨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린 랜턴을 보고 나니, 설사 DC에서 저스티스 리그가 나온다고 해도 흥미가 동하지

않을 것 같다는 것과 극명한 비교가... -.-;;;


 암튼 일종의 어벤져스 제로이자, 어벤져스로 가기 위한 떡밥 중의 하나라고 보기엔,

이번 퍼스트 어벤져는 생각보다 잘 만들어진 것 같다.

 어벤져스 셋트메뉴의 하나라고 하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나름의 단품 요리...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나름 잘 만들어진 것 같은 포스터...

특히, 한국에서 문구 붙이면 헛소리인 경우가 많은데,

저 문구들은 굉장히 영화와 어울린다.



영화 전단지의 뒷면... 다른건 차치하고,

미래형 모터사이클과 초대형 폭격기...라는 부분이 눈에 들어 온다.


 퍼스트 어벤져의 시간적 배경에서야 미래형 모터사이클일지 몰라도,

관객들에게 좀 된 TV 시리즈나 옛날 영화를 보는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고풍스러운(^^) 모터사이클인데,

미래형이라니 참 재미있가. ^^


 초대형 폭격기... 그러고보니, SF 작품에서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게 초대형 폭격기다.

 이 작품에서도 마지막에 등장을 하는데... 마치, 미래소년 코난의 기간트를 떠올리게 하는

커다란 녀석이다. 왠지 악당들에겐 초대형 폭격기에 대한 로망이 있는 것 같다. ^^



일단 복장 이야기... 결론부터 말하자면 예상보다 좋았다.


지금 이 사진만 봐도 파랑 쫄쫄이보다는 그럴 듯 해 보이지만,

실제 영화는 색감을 좀 어둡고 차분하게 조정을 해서 캡틴 아메리카의 저 의상이 그저 푸르스름한

느낌이 좀 나는 어두운 군복 정도로 보이며, 헬멧이나 방패 역시 별로 튀어 보이지 않는다.

 디자인부터 색감까지 암튼 나름대로 고민을 해서 나온 결과물일텐데,

그 성과는 인정해 줄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저 단계로 가기전까지는 여러 촌극(^^)이 연출되지만,

이는 다분히 의도적인 결과라고 생각된다. 이 영화는 캡틴 아메리카란 제목과

여러 미국스러운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정말로 미국 찬양을 하기보다는 그 자체를

깐다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전시인데도 군대에 입대조차 못할 정도의 초약골인 주인공은,

우연히 군 특수 기관의 박사의 눈에 그 끈기를 어필하게 되고,

그 덕분에 군대에 가게 된다. 하지만 그가 들어간 곳은 보통 군대가 아니라,

슈퍼솔저 프로젝트라는 비밀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곳이었고,

이곳에서 외형이나 힘이 아닌, 내면의 힘을 인정받은 주인공은 이 프로젝트의 주인공으로 선발된다.

 그리고 드디어 슈퍼솔저 프로젝트는 한발을 내딛는데...


 보다시피, 분명히 현재의 기술 수준을 넘어서는 최신 기술을 사용하면서도,

먼 옛날이었다는걸 자연스럽게 알리는 듯한 디자인들이 참 인상적이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복고풍? ^^


 하지만, 극의 전개를 위해 너무 작위적인 유치함이 펼쳐진 부분이라 아쉬웠다.

 이런 중요한 자리에 참으로 시시껄렁한 난리법석이라니... -.-;;;



드디어 인생역전에 성공한 주인공!

자기도 모르게 저 가슴에 손을 가져다 대는 여군인이 인상적이었다. ^^;;;



하지만, 기껏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능력을 부여 받은 주인공은,

그 힘을 사용하지도 못한 채 캡틴 아메리카라는 선전용 도구가 되어 웃음거리 인생을 걷게 되고...


 그 와중에 친구의 위험을 알게 된 주인공은 결국 그런 광대 인생을 때려 치우고

전쟁 속으로 달려 간다.


 꽤 재미있던 부분이다. 이 영화는 제목부터 캡틴 아메리카를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는데,

이게 그냥 피하는 게 아니라는걸 선명하게 보여주는 부분이 이 부분이 아닐까 싶다.

 유치찬란하지만 우습게만 볼 수 없는 선전 활동은 미국 만세가 아니라 그걸 깐다고 보일 만큼

이율배반적인 재미를 주었다.

 군부대에 위문(?) 온 캡틴 아메리카가 박대 받는 장면은 정말 재미있었다.

 빨리 꺼지고 여자나 내보내라는 말... 이거 정말 너무나 당연한 거 아닌가? 군인들에게? ^^



결국 캡틴 아메리카는 적진 속으로 쳐들어가 군인들을 구해 오는데 성공하고,

진정으로 캡틴이자 영웅이 된다.


 이 부분에서도 미국 만세보단, 캡틴 아메리카 아니 로저스 개인의 무용담으로 초점을 맞추는데,

영화 처음부터 보여왔던 로저스의 일관된 면모들이 있었기에, 이 부분이 단순한 전쟁 영웅이 아니라,

인간 로저스의 노력의 성과로 보여진다.



그리고 여주인공... 정말이지 이 영화 최대의 매력 포인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업 중에 예고편이나 스틸 컷 나오는 걸 볼때마다 왜 여주인공을 미인도 아니고 별로 매력도 없어 보이는

저 배우를 가져다 썼을까...싶었는데, 다 이유가 있었다!


 군복이 잘 어울리는 여배우 + 쥐잡아 먹은 빨간 입술이 잘 어울리는 여배우...를 뽑으면

단연 Top을 다툴거라고 생각될 만큼, 영화에서는 정말 포스만빵에 매력만빵이었다!



캡틴 아메리카 자신이 별볼일 없는 능력의 소유자이기 때문에,

영화는 오히려 로저스의 인간적인 면모는 물론,

여주인공과의 로맨스 아닌 로맨스에 비중을 두고 또 호응을 끌어낸다.


 마지막에, 로저스와 여주인공이 마이크를 통해 나누는 대사는 슈퍼히어로물 영화가 아니라,

간만에 애절한 로맨스 영화의 하일라이트를 보는 듯이 뭉클했다. T T



오컬트에 심취했다는 히틀러의 똘마니로 나오는 스미스 요원(^^).

그는 드디어 오딘이 남긴 절대적인 힘을 찾아내는데 성공하는데...


 분명히 어벤져스와의 연계를 고려한 떡밥 부분이긴 하지만,

꽤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오컬트 매니아 히틀러 + 게르만 신화...를 생각하면, 여기서 이 큐브가 등장하는 건

너무나 당연하니까 말이다.



이것이 레드 스컬의 진면목...



레드 스컬은 큐브의 힘을 이용하는 장치를 만드는데 성공하고,

그 힘을 이용해 히틀러의 간섭도 뿌리치고 자신의 부대인 히드라로 세계정복을 꿈꾼다.



큐브의 힘을 이용해 만들어낸 신무기로 무장한 히드라병들...


제작진으로서도 고민을 하긴 했겠지만, 기껏 큐브로 만든 무기로 무장한 히드라병이

별 볼일 없는 게 당연할 수도 있다.

 현재 인류의 수준을 훨씬 뛰어 넘는 초월적인 에너지 큐브... 과연 이것을 겨우(?) 2차 세계대전의

인류가 손에 넣는다고 그 힘을 적절하게 이용할 수 있을까?

 이는 마치 로마 제국 수도에 갑자기 원자력 발전소를 등장시키는 거나 다름 없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큐브를 가지고도 고작 저런 수준밖에 못 내는 것도 상식이라면 상식...


 그래도 너무 한심한 무기이긴 했다. 파괴 성능은 좋다고 하겠지만 발사까지 시간이 너무 걸리는데,

일반 총알의 선빵에는 당할 수 없는 그런 한심한 무기를 뭐가 좋다고... ^^;;;



오히려, 큐브와는 별개(인 것처럼 보이는)의 병기들은 인상적이었다.

이 시기에 중력제어장치의 시제품을 만들어냈을 정도의 천재, 하워드 스타크조차

그 작동 원리를 파악할 수 없다고 했던 1인승 소형 잠수정이라던가...



캡틴 아메리카의 오토바이에 관광당하는 역할이 고작이지만,

그래도 나름 전대물의 악당 같은 느낌의 이 오토바이들이나... ^^



그래도 뭐니 뭐니 해도 레드 스컬의 애마의 포스가 가장 강렬했던 것 같다.

숨겨진 터보 기능까지! ^^



토니 스타의 코스프레...가 아니라, 토니 스타크의 아버지 하워드 스타크의 젊은 시절이다.

아이언맨에선 잘 묘사되지 않았는데, 젊은 시절은 토니 스타크를 빼다박은 난봉꾼 기질이... ^^;;;



영화 자체도 재미있었지만, 이 영화의 진정한 알맹이는 엔딩 크레딧 후에 나온다.

그동안 마블 영화들의 떡밥을 넘어서는, 아예 어벤져스의 본격 예고편이 나오는 것!!!

다들 인상적이었지만, 역시나 토니 스타크! ^^



 애초 별 볼일 없는 능력의 히어로라서 그런지, 별반 화끈한 장면들이 없어도 괜찮았고...

또한 그래서 드라마에 좀 더 집중할 수도 있었던 것 같다.

 그동안 마블의 영화들이 어벤져스라는 관문을 향하는 징검다리 역할에만 매달렸던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데, 간만에 어벤져스와 별개로 작품 자체가 볼만한 수준인 영화가 나와 준 것 같다.


암튼 기나긴 떡밥의 과정은 끝났는데... 이래놓고 어벤져스가  시시하게 나온다면 어쩌지? ^^;;;













*** 잡설 ***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면서 내내 거슬렸던 안타까운 부분이 하나 있었으니...

그건 바로 주인공 남자 배우가 한국의 유명한 모 씨를 심하게 연상시켰다는 점이다. 된장...


-일련의 마블 시리즈와 달리 음악이 참 개성적이다.

그 시절 미쿡 느낌 만땅인데... 그래서 더욱 미국만세가 아니라, 그런 미국만세를

비웃는듯한 느낌을 준다.


-그동안 어벤져스 과정에 대한 선호도는

아이언맨1 > 인크레더블 헐크 > 퍼스트 어벤져 >>> 토르 > 아이언맨2

어벤져스가 어디에 낑겨 들어갈지 기대 아닌 기대가 된다.


-마지막에 큐브를 하워드 스타크가 손에 넣는 장면이 나온다. 이걸 어떻게 연결할 셈이지?


-레드 스컬이 죽었다는 얘기도 있던데, 척 봐도 아니지 않나?

만화나 영화 좀 본 사람이라면 누가 봐도 차원 이동 같은 특이한 포탈이 열렸던 화면이고,

영화 토르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떠올릴 차원 이동의 장면이었는데 말이다.


-예전에 토르에서도 말했던 것 같지만, 오딘은 지혜의 신이다. 그것도 아주 비정한...


-전혀 이해가 안 가는 히드라병들의 충성심...


-악의 조직에서 언제나 배신을 때리는 건 일반병들이 아니라, 최고위 간부인 과학자... ^^


-영화 자체와는 별개로, 그동안 마블의 쿠키 영상 중에 가장 임팩트가 있었던 것은

아이언맨2였다. 짧으면서도 굵직하게 존재감을 보여주는 영상에다가 극장을 울리는 사운드!













[ 퍼스트 어벤져

(Captain America: The First Avenger, 2011) ]

< 영화>

장점 - 어벤져스를 위한 단계와 별개로 봐도 좋을 재미있는 영화

단점 - 작금의 한국에서는 혐짤을 떠오르게 만드는 주인공의 외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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