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데 문득!

중2병에 갇힌 어른 소녀의 싱겁고 찝찝한 복수극 - 콜롬비아나 (Colombiana, 2011)

베리알 2011. 9. 6. 16:52


콜롬비아나 (Colombiana, 2011)


  기대작이라면 좀 기대작이었다. 일단 여자 킬러의 복수극이란 점만으로도 흥미로웠지만,

부모를 잃은 소녀가 자라서 그 원수에게 복수를 한다니 이 얼마나 흥미진진한 소재인가.

 그리하여 여주인공 배우에게 별 매력을 못 느꼈음에도 기다리고 있었는데...

 내가 뚜껑을 열어 보기도 전에 줄줄이 흘러 나오는 혹평들 덕분에(?), 기대치를 펑펑 낮추고

드디어 뚜껑을 활짝!... 결과는 혹평 받을만 하네~였다.


 복수극이라는데 이렇다할 후련한 장면도 없고...

오히려 복수한답시고 더 찝찝한 상황까지 겪게 되고...

그렇다고 눈요기 장면이나 인상적인 액션 장면도 없고...

 써놓고보니 진짜 내세울 게 없는 영화라는 게 정리가 되는 것 같다. -.-;;;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복수는 차갑게, 액션은 뜨겁게... 다 뻥이다.

이 영화에서 복수는 감정에 너무 휘둘리는, 전형적인 허세병 환자 애송이의 감정 발버둥이고,

액션은 미지근하다는 말도 안 어울릴 정도로 밋밋하고 적어서 보는 사람에게 싸늘한 분노를 일으킨다.


 이 포스터는 한국 포스터인가 본데, 아무래도 뒤의 배경 도시가 기울어져 있는 게 이상해서 찾아 보니...



원래는 이런 이미지인걸 기울였나 보다. 뭐하러? -.-;;;



콜롬비아의 범죄 조직에서 간부급으로 일하던 카탈리아의 아버지는 손을 씻기로 하는데,

이게 마음에 들지 않던 조직의 보스 루이스는 부하들을 보내 카탈리아의 부모를 죽여 버린다.

혼자 남은 카탈리아에게 아버지가 남긴 물건을 내놓으라고 다그치던 악당들을 피해

카탈리아는 도망치고 아버지가 남긴 물건을 댓가로 미국으로 갈 수 있게 된다.

미국에서 자신의 삼촌을 찾은 카탈리아는 킬러가 되어 자신의 부모를 죽인 루이스 일당에게

복수를 하겠다고 하는데...


 일단 여러 무리한 상황들에도 불구하고 초반 돌입부는 괜찮는 편이다.

가족들이 몰살당하고 혼자 남았던 어린 아이 카탈리아가 기지를 발휘해 도망치는 장면은 봐줄만 하고,

그 어린 아이가 원한을 잊지 않고 복수하겠다니!



그리고 훤칠하게 자란 카탈리아는 정말로 원수를 갚아 나간다.

본업(?)인 킬러 일을 하면서 말이다.



어린 아이의 탈출에서 이어지는 초반 잠입 살인 장면은 그나마 영화에서 봐줄만한 부분이다.

딱히 액션 꺼리도 없고, 여러 뻔한 상황들에도 불구하고 그나마...



별다른 액션 장면도 없는 이 영화에서 그나마 내세울 꺼리라면,

카탈리아 즉 조 샐다나의 옷차림이 아닐지?

보다시피 작업복도 노브라...



평상복도 노브라... ^^;;;


 이런 식으로 영화 내내 대충 노브라 차림으로 나오는 게 그나마의 장점이라면 장점이다. 하지만...



보는 사람이 불편할 정도로 피골이 상접한 조 샐다나의 몸매로선 그닥 의미가 없다.



복수는 차갑게! 액션은 뜨겁게!...란 광고 문구와 달리,

복수는 감정에 휘둘리는 애송이의 삽질이고, 액션은 미적지근하다 못 해 차가워진 곰탕같다.


 피골이 상접한 조 샐다나의 몸매에서 일반적인 격투 액션은 어렵다고 제작진도 판단했는지

아니면 애초 격투 액션이 배제된 여성 킬러를 의식하고 조 샐다나를 캐스팅한 건지,

암튼 영화 내내 그저 잠입 액션이나 총질 액션만 좀 나오고,

마지막에서야 양념 삼아 이런 격투 액션을 넣었는데, 안 넣으니만 못 하다.

 일격 필살은 커녕, 급소를 노려도 별 반응이 없을 듯한 조 샐다나의 뼈가죽 몸매 덕분인지,

도구를 사용하지 않으면 도무지 남정네 하나와도 정면 대결을 할 수 없는 듯 한데도,

억지로 이렇게 격투 액션을 넣어 놓으니 볼거리라기보단 그저 질질 거리는 느낌...

 

 매력적인 혹은 강력한 악당이 없기 때문에, 총기를 사용한 액션도 볼 장면이 없다.

이 영화에서 그나마 액션 장면이라면 그저 잠입 액션 정도...


 킬러가 된 소녀의 복수극 액션!...을 기대하고 간다면 건질 게 아무것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다.



주인공 자체가 별 매력이 없는데다가,

나오는 등장 인물들도 그닥 매력이 있는 인물이 없다.

기억에 남을만큼 그럴싸한 역할을 하는 인물도 없고...



킬러 일을 한다는 건 이런 의미일 것이다.

지금 이 순간 누군가에게 살해 당해도 싼,

지금 이 순간 가족들이나 아는 사람들이 살해 당해도 싼 그런 사람?


 카탈리아 본인은 부모의 죽음에 분노해, 살해를 명령한 조직의 보스를 죽이겠다지만,

사실 그런 조직에서 열심히 일해 온 카탈리아의 아버지는 죽이겠다는 사람들이 트럭에 줄을 섰을만큼

원한을 사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여기서 이 영화 최대의 단점이 드러나는데... 그것이 바로, 카탈리아의 중2병 킬러질이다.

 킬러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죽임을 당할지 모르고, 언제 어디서 어떻게 공권력에 잡힐지 모른다.

원한을 산 사람들에 의해 킬러는 물론, 킬러와 관계된 사람들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보복을 당할지 모른다.

 때문에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혈혈단신 킬러들이 이상한 멋이나 이상한 집착에 빠진 것은 그렇다해도,

가족이나 인간 관계가 어느 정도 존재하는 사람들의 경우 킬러질에서 멋을 부리거나 여유를 갖기보단,

최대한 신속하고 정확하게, 그리고 자신을 노출하지 않으면서 일을 처리해야만 한다.

 안 그러면 오늘 내가 누군가를 죽인 것처럼, 내일은 누군가에 의해 아는 사람들이 죽을 수 있으니까.


 그런데... 킬러질을 해서 먹고 살고 있는 이 카탈리아는 전형적인 중2병 킬러다.

 당장은 안 잡힐 자신이 있다고 설치고 있지만, 그러면서 복수를 위해 자신의 메세지를 시체에 남긴다.

원수가 바보가 아닌 이상, 카탈리아가 자신을 노린다는 것을 알면 당연히 카탈리아의 연고를 역추적해

들어올 거라는 건 상식 아닌가. 그런데도 이 처자는 무슨 배짱인지 거대 조직을 등에 업은 것도 아닌데,

거대 조직을 상대로 나 잡아봐라~라고 싸움을 건다.

 숨어 버린 원수의 위치를 찾기 위해서라기엔 너무 한심한 핑계다. 사람 22명을 그렇게 죽일 시간과

노력이었으면, 원수의 단서를 찾아도 수십번은 찾았을텐데 말이다.

 암튼 그렇게 나 잡아봐라~해 놓으니, 그 원수도 가만히 있겠는가.

 그나마 남아 있던 카탈리아의 가족들도 당연히 살해 당하고 만다.

(사실, 카탈리아를 놓친 직후에 카탈리아 부모의 연고를 추적해 오지 않는게 이상하다)

 처참하게 죽어 있는 가족들을 끌어 안고 미안하다고 오열하는 카탈리아의 모습은,

그래서 짠하다기보단 오히려 가증스러웠다.


 이래서야 복수는 차갑게...라는 카피는 완전 개소리인 것이다.


 여기에 더해서, 영화 진행을 위한 상황들도 너무 작위적이다.

 어느 정도야 진행을 위해 작위적인 상황이 나올 수도, 우연히 등장할 수도 있겠지만,

카탈리아의 위치를 FBI가 추적해 내는 과정을 보면 대본을 초딩이 썼나 싶을 만큼 유치찬란하다.

문제는 이 유치찬란한 과정이 위에서 언급한 중2병 킬러의 댓가와 연속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영화를 보다가 심각한 짜증이 일어난다는 점...


 

볼만한 액션도 없고 화끈상쾌한 복수도 없고,

그저 심심하고 찝찝하고 짜증나는 이 영화에서 그나마 의미가 있다면

카탈리아의 어린 시절이 아닐까 싶다.


 아역 배우의 연기도 훌륭하고, 성인이 된 후의 이야기보다 몰입도도 훨씬 높았다.



재미있는 점은 국내에 방영된 콜롬비아나의 판본이 정말 제대로된 판본인가...하는 점이다.

영화 잡지에서 콜롬비아나 기사들을 봤을 때, 조 샐다나가 인상적인 장면으로 언급하는 게

바로 이 엄청나게 큰 바주카를 날리는 장면인데, 정작 영화에서는 바주카가 날아가는 장면만 나오지,

이렇게 들고 쏘는 장면이 안 나온다.

 그뿐만 아니라,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것도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있다.

 엔딩 크레딧이 계속 올라가다가, 마치 뛰어 넘은 것처럼 이상하게 건너 뛰는 부분이 나오는데,

비디오 씹히는 것도 아니고(콜롬비아나는 디지탈로 감상!) 엔딩 크레딧에서 이런 장면이 나오는 건

처음 봤다. 이거 정말 제대로 편집된 판본 맞아?



 볼만한 액션도 없고, 지나치게 작위적인 전개에다가,

중2병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주인공의 삽질이 불러일으킨 재앙 등등...

이 영화에 기대했던 그 어떤 것도 만족시키지 못 했고,

그렇다고 기대하지 않았던 그 어떤 것이 갑툭튀로 만족시켜주지도 못 했다.

 나름 봐줄만한 부분들이 있긴 했지만, 그런 부분들조차 없었다면... -.-;;;













*** 잡설 ***

-엔딩 크레딧에 DD DTS SDDS가 나란히 있는 걸 얼마만에 보는지! ^^


-15세 등급을 위해서인지, 총기 소리나 폭파 장면 등,

AV적인 쾌감을 기대할 장면들의 사운드는 심하게 심심하고 허약하다.


-도촬은 역시 하는 것도 안 되고 당하는 것도 안 된다!


-쿠키 영상이 없는 것 같긴 한데, 100% 확신은 못 하겠다.

정삭적으로 영화가 완전히 종료되기 전에 빌어먹을 영사실에서 꺼버렸기 때문...

거의 다 끝난 상황이라는 것은 알겠지만, 그렇다고 그러면 안 되는 거야, 이 망할 CGV야!!!


-CGV 홈피가 개편했는데, 내 구시대 컴으로는 이제 예매도 할 수가 없다.

SP2와 실버라이트가 필요하다는데, 내 구시대 컴은 SP2를 깔면 문제가 생겨서 안 깔았다.

결국, 이제 구시대 컴에서는 CGV 예매가 불가능한 것... CGV즐~


-번역 박지훈... 이번 작업물은 굉장히 실망스럽다.

가로 자막이었는데, 축약 수준이 세로 자막 수준이었다.

(그러고보니 글자수도 굉장히 적은 편이던데, 설마 세로 자막 기준으로 번역해 놓은 걸

그냥 가로 자막으로???)

 게다가 이미도 수준의 소설은 아니라고 하지만, 의역이 너무 심한 것도 거슬릴 정도...


-오역인지 의역인지 몰라도, 영화에 등장하는 건 교회가 아니라 성당 아닌가???

 












[ 콜롬비아나 (Colombiana, 2011) ]

< 영화>

장점 - 굳~이 꼽아야 한다면 그나마 몰입감이 있는 도입부 정도...

단점 - 찝찝한 스토리에 작위적인 진행, 실종된 액션 등등... 장점 빼면 대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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