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책을 보는데 문득!

유부남으로 전직한 성게군의 부부판 마린블루스! - 마조앤새디 Vol.1

베리알 2011. 8. 24. 18:46

 얼마전 서점에 갔다가 발견하고 바로 구입한 책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마조앤새디 Vol.1이다!!!


  제목만 보면 뭥미스럽게 대단히 생소해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이 책은 그 유명한 마린블루스의 정통 후속편이라고 할 수 있다.

 마린블루스의 주인공인 성게군과 성게양이 각각 미혼남과 미혼녀에서

유부남과 유부녀로 전직해서 펼치는 유부판 마린블루스...랄까?

 

 개인적으로 마린블루스를 참 좋아라한다.

 웹툰 중에서 가장 무난하면서도 개성있고 평범하면서 재미있기 때문이다.

 뭔 얘기인고 하니... 작가군의 개그 코드는 꽤 웃기지만 그 범위가 일반인의 범주에 걸쳐 있다.

굉장히 웃기면서도 결코 엽기나 기괴한 수준과는 거리가 멀기에 아무나 즐기기 쉽다.

다루는 소재들도 굉장히 광범위한 것들을 다루지만 어느 한쪽만 파고들지도 않는다.

추억의 만화 같은 것도 나오지만 그 만화를 대강만 기억하고 있으면 웃을 수 있는 정도이고,

그때 그때 화제가 되는 시사적인 이야기나 세상 이야기는 나오고 충분히 날카롭게 웃겨 주지만,

그렇다고 재미의 범위를 넘어서 시사만화의 범주로 넘어가지도 않는다.

 그때 그때의 사회 현상이나 이슈를 충분히 반영하기 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추억에 빠지기도 하고...

 무엇보다 주인공인 작가가 이상적이거나 혹은 막장이거나 하는 범위가 아니라,

지극히 일반인스러운 범위에 있으면서도 재미있게 펼쳐지는 이야기이고 말이다.


 그런 마린블루스에서 주인공 성게군은 마조(씨)로,

사실상 또 하나의 주인공인 성게양은 새디(씨)로 바뀌었다.

 외형이나 이름만 바뀐 게 아니라, 미혼 -> 기혼으로 클래스체인지(전직)까지 되었다.

 덕분에, 마린블루스의 재미있는 분위기는 여전하면서도,

마린블루스와는 또 다른 유부의 세계가 펼쳐진다.





< 이미지 출처 : www.kyobobook.co.kr >


 기존의 마린블루스에서도 먹이피라미드에서 성게양 아래에 성게군이 있었지만,

부부가 되면서 피라미드의 격차는 더 벌어진 듯 하다. 이름부터 일단 새디에 마조... ^^;;;


 암튼 책을 보면서 이렇게 빵빵 터진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의룡이나 킹덤을 보는 것과는 전혀 다른 재미의 웹툰의 세계...

그중에서도 마린블루스의 재미는 각별했는데, 이제 그때와는 다른 유부의 판을 깔고

이야기가 펼쳐진다.

 

 특히, 성게군인 마조가 남편이면서도 집안일을 하는 주부 역할이고,

성게양인 새디가 부인이면서도 회사생활을 하는 가장 역할인지라,

이 유부들의 이야기는 예상 이상의 재미를 준다.


 이런 변화된 재미가 단적으로 드러나는 에피소드 중의 하나가 58번 에피소드인

우리 남편이 달라졌어요...다.

 3년 전, 예쁜 전원주택 사진을 보며 좋다고 거기서 살고 싶다는 새디(성게양) 옆에 온 마조(성게군)가,

정원에 큰 개 한마리에 농구 골대 세워 놓으면 딱이라면서 좋아라 하고...

 그리고 3년 후, 역시 예쁜 전원주택 사진을 보며 좋다며 거기서 살고 싶다는 새디 옆에 온 마조가,

인상 찌푸리면서 하루종일 청소만 하다가 날새겠다고, 그리고 난방비도 엄청 들겠다고 투덜댄다.

 이 얼마나 현실감 쩌는 에피소드인가. ^^;;;


 마린블루스에서도 시사적이라면 시사적인 소재들이 있었지만,

이건 시사적인 이야기라기보단 그냥 그 시대를 사는 소시민이라면 누구나 느낄 법한

그런 생활 소재 이야기였다.

 마조앤새디에서도 그런 생활 소재들이 여전히 이어진다.

 모 자동차 회사에 대한 성게군의 생각은 막되먹은 판다씨라는 주제로 자동차, 제과, 건설 등

다른 분야로까지 확대되어 나오는데 이게 시사적인 시사만화 시선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이 시대를 사는 소시민의 불만 시선이라 재미가 있고 냉큼 와닿는다.



 암튼 마린블루스의 재미는 분명히 가지고 왔지만,

그것이 캐릭터들의 클래스체인지로 다른 판에서 다른 재미로 펼쳐진다.

 마린블루스를 재미있게 봤다면 정말 강추하는 책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총각처녀 시절이 배경인 마린블루스보다는

유부 시절이 배경인 마조앤새디가 좀 더 매니악할 수는 있겠다.

 마린블루스 시절에야 오덕스러운 개그 소재들을 어린 사람들도 대충 알아들 수 있었겠지만,

말 그대로 어른들의 세계가 배경인 마조앤새디의 개그 소재들은 그에 비하면 어린 사람들에게는

좀 먼나라 얘기로 다가오는 게 많을 것 같기도... ^^;;;)









-정가는 12,800원.

웹툰이고 최신작인 걸 생각하면 비싸지는 않은 가격인데다가,

무엇보다 "마린블루스 정철연의 미치도록 재미난 생활툰"이라는 문구가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보는 내내 빵빵 터지는 웃음에 대한 지불가격으로는 정말 턱없이 싸다! ^^


-약 300페이지. 종이질이나 인쇄질은 좋은 편.


-드라마도 찔끔 찔끔 안 보고 몰아보는 맛이 있다고도 하지만, 웹툰도 그런 것 같다.

기다리며 그때 그때 찔끔 찔끔 보는 재미도 재미지만, 이렇게 웹툰을 책으로 보는 재미는

웹툰으로 볼 때랑은 전혀 다른 맛인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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