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책을 보는데 문득!

[킹덤 열전] 드디어 등장한 "합종", 그리고 열국들의 현실...

베리알 2011. 8. 6. 11:25



  작가가 신나게 전개할 거라고는 생각을 했지만, 막상 전개되는 과정을 보면

흥미진진하다거나 손에 땀을 쥐게 한다기보단 좀 피식~한 느낌이 들 정도로...

작가가 참 환상적인 상상의 나래를 펴고 있는 킹덤.


 이번 화는 그런 판타스틱한 전개에도 불구하고 꽤 의미가 있는 연재였는데,

무엇보다도 드디어 킹덤에서 "합종"이란 단어가 등장했다는 점이다.


 이번 대전이 벌어지기 전에 간략히 언급은 했지만, 이번 기회에 좀 더 풀어 본다.

아마, 다음 연재 분에선 작가 나름대로 킹덤化된 설명이 나오긴 하겠지만 말이다.





[ 작품 이미지의 저작권은 대원과 集英社에 있습니다 ]

초, 위, 조도 모자라, 연과 제까지 연합하여 진나라를 쳐들어오자,

그제서야 삼국 연합군이 아니라 합종군이라고 눈치를 챈 영정...


-합종과 연횡이라고 하니까 거창해 보이지만, 실상은 아주 인간적인 대응 방식일 뿐이다.

여럿이 놀고 있는데 그중 하나나 둘이 다른 녀석들보다 월등히 힘이 세다고 하자.

그러면 그 월등히 센 녀석들을 제외한 나머지들의 선택은 보통 두가지다.

 약한 녀석들끼리 힘을 모아서 센 녀석들의 횡포에 대항하던가,

센 녀석에게 빌붙어서 다른 약한 녀석들을 괴롭히던가.

 이것이 전국시대에 국가적인 규모로 구현된 것이 합종과 연횡이다.


-지금 킹덤의 세력판도로는 상상할 수도 없지만, 한때 제나라는 다른 약소국들이

합종을 해서 대항하고자 했던 대상이었을 정도로 강대국이었다. 하지만, 역사에서 국가의 전성기란

곧 위기인 경우가 많은데...(전성기를 맞은 국가는 방심하기 쉽고, 또 그외의 국가들에게는

단결의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다굴에는 장사 없다!) 제나라는  다른 나라들을 움직여

진에게 대항하고 자신들의 세력을 넓히려고 했지만, 이는 결국 오히려 악의를 중심으로 한 연합군의

결성을 부추겼고 이 연합군 덕분에 제나라는 떡이 되도록 나라가 망가져서 중원의 패자 경쟁에서

완전히 떨어져 나가게 되었는데... 제나라에 대한 연나라의 원한, 악의의 활약 등 여러가지 요소가

있었지만, 중요한 점은 또 하나의 강대국이었던 진나라가 사실상 다른 약소국들을 이용해

제나라를 망가뜨렸다는 점이다. 다른 연합군들은 이를 합종이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과정이나 결과를 놓고 보면 결국은 진나라에 의한 연횡이었던 것...


-이런 식으로 합종과 연횡은 이론적으로는 구분을 하지만, 실제 역사에선 칼같은 구분이 어렵다.

유명한 유세가들도 합종을 했다가 연횡을 했다가 하는 식으로 한가지 주장을 목을 매지도 않았고.


-분명한 점은, 강대국이었던 제나라가 재기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졌을만큼,

강대국에게 있어서 합종이란 무서운 것이었다. 약소국 하나 하나야 쉽사리 찌를 수 있어도,

그 약소국들이 팀을 짜면 얕볼 수가 없는 것이다.

 진나라에게 있어서도 이는 예외가 아니었다.

 진나라는 이미 오래 전부터 국가적인 정책으로 열국들의 합종을 분쇄해 위험을 피하는 것을

중요힌 목표로 했고, 이를 위해 모든 수단을 아끼지 않았다.

 사기에 위료가 영정에게 열국들의 합종을 막기 위해 재물을 아끼지 말라는 제안을 하는데,

사실 이 전략 자체가 이미 오래 전부터 진나라에서 추구하던 것이었다. 진나라는 그 막대한 부를

바탕으로, 열국들에 자기네 사람을 심고 회유를 하고 때로는 암살까지 하는 등,

온갖 방법으로 합종을 막고 열국들에 혼란을 유도했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 영정의 시대... 그전에는 열국들의 합종이 진나라로서도 두려운 것이었지만,

이제는 그냥 좀 껄끄러운 수준이 되어 버렸다. 진나라의 꾸준한 어두운 외교 정책이 그 결실을

본 것이다.



한순간에 진나라의 방어성을 전멸시킨 위나라의 군대...


초군에 대한 대비 때문에 중앙군은 남쪽으로,

그래서 나머지 열국들의 침공에는 알아서들 대비해야 하는 분위기...

그리고 손쉽게 진나라의 성들을 깨부수는 위나라의 맹공!


손쉽게 진나라의 방어선을 돌파하는 위나라는 무려 10만 이상의 대군!


-안타깝지만, 완전한 소설의 상황이다. ^^;;;

진나라에서 동군을 설치한 후의 위나라의 상황은(사실 뭐 동군 설치 이전부터지만...)

그저 목숨만 연명하는 식물인간에 다름 아니었다.

 진나라를 상대로 무려 10만이란 대군을 보낼 여력도 없을 뿐더러,

진나라가 열심히 이간질을 시키고 열국들이 알아서들 치고 받고 싸워준 덕분에,

위나라가 주변 열국들을 믿고 전력으로 진나라에 대군을 보낼 상황도 아니었다.

 게다가 무엇보다... 이 시기에 진나라의 성들을 단독으로 줄줄이 함락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진 나라는 기껏해야 초나라가 가능성이 있을 뿐, 다른 열국들은 진나라 앞에서

방어만 하기도 벅찬 상황이었다.

 진나라를 별 어려움 없이 신나게 침공해 대는 열국들을 보면 정말 위화감이 쩐다는 말이 나온다.

특히, 조나라야 어느 정도는 인정하겠지만, 위나라가 이렇게 설쳐대고 있다니... ^^;;;

(위나라 세가의 말년 기록은 처참함 그 자체다. 맨날 얻어 맞고 뺏기고 하는 이야기뿐...)



이목이 초와 접촉할 염려가 있다는 정보 외에는,

초와 위의 접촉을 사전에 파악도 못한 진나라의 상황...


-일단 이 상황만 보면 진나라가 열국들에 대한 정보에 어두웠던 것 같은데, 사실은 반대이다.

다른 열국들에 비해서 진나라는 일찌감치 정보전을 국가적인 정책으로 삼았던 만큼,

아낌없는 투자로 열국들의 정보는 훤했다. 다른 열국들이 일을 꾸미는 것을 미리 파악하고

오히려 수를 써서 망가뜨리거나 진나라에 유리하게 조작을 하는건 이미 수많은 합종과 연횡으로

증명했었을 정도...


-문제는 이 (사실상의) 마지막 합종군의 결성이다.

그 정도로 정보에 밝았고 열국들을 뒤에서 조종했던 진나라이지만,

이 합종군은 실제로 결성이 되었고 진나라에 쳐들어오기까지 했다.

 과연 그 이유가 뭘까.


-첫번째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춘신군 대장에 방난 선봉장이란 기록에서 알 수 있듯이

열국들이 마지막 불꽃을 태운다는 심정으로 힘을 모아 이번 합종군을 결성했을 수 있다는 것...

이렇게 되면 제 아무리 진나라가 뒤에서 어쩌려고 해도 흐름을 바꿀 수는 없었을 것이다.


-두번째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결성 후 격파를 전략으로 삼았을 수 있다는 것...

합종을 하겠다는 열국들마다 일일이 손을 써서 합종을 와해시키기보단,

일단 합종을 해서 모이게 만든 후에 와해시키는 게 더 쉽다는 것이다.

 실제로 춘신군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초나라군을 후퇴시켰다는 점만으로도

합종군은 맥없이 와해되었는데, 어차피 정말로 목숨을 걸고 모인 합종군도 아닌 만큼

약간의 균열만 낸다면 이후 쪼개져 박살나는 건 일도 아니었던 것...


-세번째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이번 합종군 따윈 아오안이었을 수 있다는 것...

진나라로선 이제 열국의 합종에 대해서 열심히 달려들 만큼의 필요성을 못 느꼈을 수 있다.

이미 진나라와 다른 열국들의 차이가 넘사벽이었으니 말이다.

 실제로 연합군은 다같이 모여서 기세 좋게 진나라에 들어오긴 했지만, 진나라의 반격을

당해내지도 못 하고 바로 와해되었으니 말이다.


-어쩌면 저런 이유들이 복합일지도 모르겠지만,

암튼 진나라는 그 어느 열국보다 정보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실제로 실천했던 나라였다.



초나라만으로도 버거운 상황에, 조와 위의 연합까지 보이자 더욱 당황하는 영정...


-다시 말하지만, 진나라가 초나라를 치러 간다면 좀 버거울지 모르겠지만,

초나라가 진나라를 치러 오는 것은 진나라에게 별로 버거울 것까진 없는 일이다.

이미 초나라보다 진나라가 국력에서 훨씬 앞섰던 데다가,

그 지형, 위치의 특성상 초나라는 진나라를 치고 싶어도 다른 열국들에 대비해야 하기에

동원할 수 있는 힘이 적을 수밖에 없었지만 진나라는 뭐... ^^



동쪽 끝의 연나라에서도 무려 12만이란 대군을 동원해 진나라에 침공!!!


-연나라는 제나라와의 툭탁툭탁으로 인해 이미 국력이 망국으로 떨어진 뒤였다.

주변국들 사이에서 간신히 나라를 보존하고 있을 뿐, 무려 12만이란 병력을 동원해

진나라까지 침공할 힘은 없었다. 아마 연나라가 목숨을 버린다는 심정으로

나라의 안위를 포기하고 동원을 해도 진나라까지 12만을 보낼 힘은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연나라는 알려져 있다시피 주변국들과 사이 더럽게 안 좋은 상황...

(사실 뭐 열국들이 다 그렇지만... ^^;;;) 연나라에서 그 주변국들을 믿고 나라를 비운다는 건

(연나라에서 12만을 동원해 원정을 보냈다면, 사실상 나라는 비어 있는 수준이었을 것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한나라에서 5만을 보내고, 저 멀리 제나라에서도 대군을 일으켜 조나라를 통해 올거라는 급보!!!


-작가가 열심히 상상의 나래를 펼치면서도 그래도 밸런스를 생각하긴 했나 보다.

최약체국의 하나인 한나라에서는 겨우(?) 5만을 보냈다는걸 보니 말이다. ^^;;;


-알려져 있다시피, 이 합종군에는 제나라가 참가하지 않았다.


-이유는 굉장히 간단한데... 다른 열국들의 연합군에 의해 한번 개박살이 났던 제나라는,

힘이 없어진 제나라에 대한 신경을 끄고 다른 열국들로 화살을 돌렸던 진에게 협력,

진나라를 섬긴다는 원칙을 채택하여 이후 진나라가 다른 열국들을 먹어 가는 것을

아예 손 놓고 쳐다보기만 했다. 아니, 그냥 손 놓고 있었던 게 아니라 심지어 응원까지 했을 정도...

(정말 멍청하게도 진나라의 원교근공-가까운 놈들부터 우선 때리고 먼 곳의 놈들과는 손을 잡는 척-에

협력하는 짓이었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부분은 그나마 꽤 흥미로운 부분이다.

알려져 있다시피, 이 합종군이 와해되면서 조나라의 방난은 군사를 돌려 제나라를 쳐 땅을 뺏기 때문!

 조나라 입장에서 진나라에까지 진군시켰던 군대를 되돌려 다시 제나라로 보내 땅을 빼앗는 건

상당히 부자연스럽고 위험 부담이나 소모가 심한 작전인데, 그것이 실현되었다는 것은...

 생각해 보면, 제나라에서 모처럼 군사들 긁어 모아 조나라를 통과하겠다고 나서면,

조나라에선 길을 빌려준다면서 사실은 자기네 나라의 지형 이점을 살린 작전으로 그 제나라의

주력군의 발을 묶고(킹덤의 이목이라면 어렵지 않게 전멸도 가능할듯...), 그 사이 방난이

주력군이 없는 뻥 뚫린 제나라를 쳐서 손쉽게 땅을 빼앗는다... 뭐 이런 시나리오도 가능하지 않을까?


-상식적으로 보면 꽤 실현이 어려운 부분이다.

제 아무리 연합군 결성이라 해도 사이가 안 좋은 조나라가 제나라를 위해 길을 빌려준다는 것도 그렇고,

역시 사이가 안 좋은 제나라가 뭘 믿고 그 조나라의 길을 통과하려고 할 것이며,

주변에 원수 같은 나라들이 버티고 있는데 알아서 나라의 방비가 허술해지도록 하려 하겠느냐...말이다.


-암튼 없던 제나라를 낑겨 넣은 만큼, 이 전쟁의 전개나 연합군 붕괴 후

조나라가 제나라를 침공하는 것에 대한 복선이 아닐까 싶은 장면이었다.



성이 순식간에 줄줄이 무너져 가는 것을 보면서 조국 진나라가 침공당한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기 시작한 비신대...


-판타지는 판타지! 이 시기에 진나라에게 조국이 침공당하는 공포를 줄 수 있는 열국은 없-었-다. ^^









  사실 뭐 제 아무리 픽션이니 뭐니 해도... 색다른 상황이 펼쳐진다는 점에서나,

킹덤이란 작품의 흥미로운 전개를 위해 작가가 나름대로 이런 상황을 만들어낼 수 밖에 없었다는 점,

모두 다 (어느 정도) 인정은 하겠지만...

 아무리 그렇게 생각으로는 하고 있어도, 막상 이렇게 무시무시한 열국들이

진나라를 두들기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흥미나 재미보다는 웃음부터 먼저 나오는게

솔직한 심정이긴 하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