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2
(Harry Potter and the Deathly Hallows: Part II, 2011)
원래는 개봉날 보고 왔지만... 워낙 감상의 여파가 컸던 지라 바로 말을 꺼낼 수가 없었다.
사실, 이 영화에 대해 내가 완전히 객관적인 평가를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리고 그럴 필요도 없고...
내가 해리 포터 시리즈의 엄청난 팬은 아니었지만, 해리 포터 시리즈는 분명히 내 삶의 일부로
함께 해왔었다. 하나의 시리즈가 리부트니 프리퀄이니 뭐 그런 거 안 붙이고 배우들 그대로(물론,
일부 예외는 있었지만... 그건 예외라기보단 인력으로 안되는 불가항력의 경지였다) 하나의 시리즈를
10년에 걸쳐 이어 왔다는 점, 그리고 그 10년 동안 이 시리즈를 즐겁게 즐겨왔었다는 걸 생각하면
이 시리즈가 갖는 의미는 다른 그 어떤 영화와도 다를 것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지 않나(물론, 옛날 얘기다. 요즘에는 자고 일어나면 산 뒤집고 파헤치는
일도 심심치 않게 일어나는 미친 세상이다. -.-;;;). 100년도 못 살 인생에서 10년을 함께 해 온 존재인데,
뜨거운 우정와 애정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그게 이상하겠다.
암튼 이런 경험은 다시 없을 것 같다.
10년을 이끌 매력적인 스토리의 판타지 작품이 다시 나온다는 보장도 없고,
10년에 걸쳐 허접하지 않은 양질의 시리즈 영화가 제작될만큼 큰 인기를 얻으리란 보장도 없고,
10년에 걸쳐 같은 배우들이 출연해 진정한 시리즈를 만들어낼 수 있으리란 보장도 없다.
가장 중요한 거... 무려 10년이나 관심을 갖고 즐길 수 있을만큼 내가 매력을 느낄 작품이
소설이든 영화든 또 있으리란 보장이 없다! ^^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정말로 모든 것이 끝났다.
그 꼬맹이들의 장난스런 만남은 수많은 희생과 죽음을 넘어 이 마지막까지 와버렸다.
개인적으로 미국판 포스터(?)들 쪽이 좋아 보이는 이유 중의 하나가 텍스트가 간결해 이미지가
잘 보인다는 점이다. 한국쪽은 뭐 그렇게 이상한 문구들로 도배를 하고 꽉꽉 채워 넣는지... -.-;;;
마지막 대결의 포스터 대비가 참 재미있다.
해리 포터 쪽은 생사를 같이 해 온 끈끈한 삼총사가 서 있는 반면,
볼씨 쪽은 볼씨의 광신적인 노예인 미친 X 벨라트릭스와,
전형적인 소인배, 루시우스가 서 있다.
유사 이래 전지구적인 최고의 프렌차이즈 사업의 대표 아이템인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렸다는
문구만으로도, 이 시리즈의 빠와가 느껴진다. ^^;;;
한국판 포스터들의 오버스러운 이상한 문구들을 싫어라하긴 하지만,
그래도 저 문구만큼은 고개가 끄덕여진다.
해리 포터 이전에도 이후에도 많은 판타지 소설들이 나왔고, 또 영화나 드라마로도 만들어졌지만.
내가 경험해 본 중에서 해리 포터만큼 매력적이고 재미있던 작품은 없었으니까.
확실히 최고의 판타지가 완성된다고 할만하다.
그나마 가능성이 있던 게 황금나침반이었는데... 그 엄청나게 매력적인 소재에도 불구하고,
1권과 달리 2권, 3권에서는 날림 진행(?)이 많아서 아쉬웠다. 게다가 영화는 정말 괜찮았는데
흥행이 시원치 않아서 후속 시리즈도 안 나오고... 캐스팅을 보면 해리 포터처럼 계속 만들어져도 좋을
환상적인 캐스팅인지라 더욱 아쉽다.
물론, 소설과 차이가 상당히 큰 1편이었던지라, 이후 후속편이 나올수록 원작과 차익 커지기는
하겠지만... 뭐, 지금에 와선 일장춘몽이다. T T
말이 필요없지 않나?
이 맞대결을 위해 10년이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득... ^^
주여 배역들이 다들 잘 크긴 했지만, 진정 잘 큰 헤르미온느...
Hp7이나 짤막하고 작은 문장으로 헤르미온느를 최소한으로 가리는 이 미국판 포스터와 달리,
한국판 포스터는 글씨 부분에 대문짝만한 텍스트들로 도배해서 열 받게 한다. -.-;;;
사실, 이번 편은 마지막 해리 포터라는 점 외에
다른 이유로 영화 초반에 어마어마하게 집중을 하게 하는데...
그게 바로 위 복장의 헤르미온느다!
벨라트릭스로 변신해서 도깨비 은행에 잠입하는 부분인데, 보다시피 벨라트릭스에 맞춰서
앙가슴이 살짝 드러나는 의상이고... 이 의상을 입고 물에 촥~ 젖어 주시니,
아무리 자제를 해도 자동적으로 내 눈길을 어디로만... 그래서 헤르미온느가 저 의상을
갈아 입을 때까지 정말 어마어마한 집중력을 발휘했었다. ^^;;;
여태까지의 시리즈에선 이런 보너스(?)가 없었는데,
마지막이라고 넣어준 선물이었을까. ^^
소설에 비해 별반 활약이 없던 미네르바 교수...
마지막 편에서 그 한을 풀려는 듯, 정말 맹활약을 해 주신다.
해리를 보호하기 위해 스네이프에게 맹공을 펼쳐 쫓아 버리는 장면의 통쾌함은 이루말할 수 없고,
호그와트를 지키기 위해 뛰어 다니는 장면에선 긴장을 풀어 주는 유머까지... ^^
헬레나 본햄 카터의 미친 존재감도 빛을 발했다.
미친 X인 벨라트릭스로 이만한 캐스팅이 없었다는 건 당연했지만,
이 죽음이 성물2 초반에 헤르미온느가 벨라트릭스로 변신한 장면을 연기하는 걸 보면
정말 대단한 연기자라는 걸 다시 또 실감할 수 있었다.
목숨이 아까워서 그 앞에서 말한마디 제대로 못 꺼낼 것 같은 벨라트릭스와 달리,
같은 얼굴인데도 소녀다운 느낌 물씬에 귀엽기 그지 없는 벨라트릭스의 얼굴을 한 헤르미온느를
완벽하게 보여주는 걸 보며 정말 짱~이라는 생각뿐!
그동안의 벨라트릭스의 존재감에 비해 마무리는 좀 아쉬웠다.
론 어머니의 역습은 인상적이었지만, 그래도 좀 더 존재감 있는 마무리였으면 싶었다.
그리고 해리 포터 시리즈의 진정한 주인공!?
요즘 유행 중인 무한도전의 순정마초란 노래가 안 떠오를 수 없는 캐릭터다.
이런 순정파가 또 있을까. 그토록 사랑하던 여인이 죽었음에도 스스로 악당의 누명을 쓰면서까지
그 여인과 밉살스런 남자의 사랑의 증거물인 아이를 보호해 왔으니 말이다.
아무리 사랑하던 여인의 눈동자를 가진 아이라지만, 밉살스런 남자의 외모에 하는 짓도 비슷하고...
정말 어지간한 순정이 아니라면 감히 상상도 하기 힘든 고통이었을텐데...
마침 순정마초 역시 백합이 나오고 스네이프의 순정의 상대도 릴리란 점은 그냥 우연일까? ^^
참, 스네이프와 릴리의 어린 시절을 연기한 배우들이 인상적이었는데, 특히 릴리를 연기한
엘리 달시 올슨이란 아역 배우는 굉장한 미모의 가능성을 가진 것 같았다.
스네이프가 정신 나가게 반하는 것도 이해가 갔던... ^^;;;
그야말로 역사의 현장이 아닐까.
이런 역사의 순간이 언제 또 올 수 있을까.
그리고 나는 그런 순간을 또 볼 수 있을까.
마침 다음의 죽음의 성물2 이미지 중에 예전 이미지들도 몇개 섞여 올라와 있었다.
10년 전의 꼬맹이들이라니! ^^
거기서 좀 더 자란 꼬맹이들... ^^
개인적으로 정말 정말 마음에 들어 하는 이미지다.
내가 호그와트에 원한이 있거나 파괴에 미친 이상한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추억이 마무리 되는 느낌...이 난다랄까.
해리 포터의 세계를 대표하는 호그와트가 불에 타는 모습을 보면서,
그동안 내가 빠져 있던 10년의 추억도 하얗게 태워진 것 같았다.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굳이 그런 이야기들을 하고 싶지 않을 만큼
특별한 마지막편이었다.
다음 10년에 날 즐겁게 해 줄 장수 시리즈가 과연 나올 것인지... ^^
*** 잡설 ***
-사운드를 위해 이수 5관에서 보려 했으나 보러 갈 때까지 이수 5관에서 상영을 안 해서어쩔 수 없이 근처 CGV로... CGV는 또 뭔 일이 있는지 다른 때 블럭 버스터 도배하던 것과 달리,
필름만 달랑... -.-;;;
-마지막 편을 무려 두편으로 나뉘어 상영한 덕분에 만족감이 높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덤블도어의 옛이야기가 거의 나오지 않은 것은 아쉬웠다.
어떻게 보면 해리 포터에서 가장 무서운 게 덤블도어란 캐릭터인데...
영화는 결국 그런 진면목은 하나도 알리지 않은 채 그냥 좋은 덤블도어로 마무리한 셈이다. 쳇!
-원작을 모르고 본다면 헷갈릴 수 있는 부분들이 꽤나 많다.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2
(Harry Potter and the Deathly Hallows: Part II, 2011)<영
화>
장점 - 10년을 같이 해 온 팬들을 위한 대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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