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책을 보는데 문득!

[킹덤 열전] 상국, 우승상, 좌승상 - 작가의 상상력에 의한 새로운 판

베리알 2011. 6. 19. 21:19



드디어...라는 표현을 쓰기는 좀 뭣한 상황이지만,

드디어 킹덤에서 여불위가 상국의 자리에 오르고,

창평군이 우승상에, 창문군이 좌승상에 올랐다.


 또한, 겉으로 드러난 이들의 관직 변화보다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사건도 일어났는데,

바로 성교가 풀려나고 성교의 지지자들도 컴백한 것...


 완벽하게 작가의 상상력으로 만들어지는 새로운 판이 펼쳐지고 있는 킹덤이다. ^^





[ 작품 이미지의 저작권은 대원과 集英社에 있습니다 ]

-이전부터 성교가 영정에게 제안한 내용이라고 하는데...

여불위 타도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협력은 하겠는데, 그 대가로 자신들을 풀어달라는 것...


▶ 상식적으로 생각해 봐도 작가가 만들어낸 완벽한 허구라 하겠다.

반역이란 것은 왕조 시대에 존재하는 최대 최악의 죄... 이 죄명이 붙으면

부모고 자식이고 부부고 친구고 뭐고도 없이 그냥 다 끝장내는 절대무적의 병기라 할 수 있다.

 왕이 보기에(혹은 권력자가 보기에) 마땅한 죄목은 없는데 확실하게 없애고 싶은 마음에 안 드는 놈이

있다면 이것만 제대로 휘두르면 게임이고 뭐고도 없이 끝날 만큼 최강의 힘을 가진 절세병기다.

 아무리 성교의 반란 사건의 피해를 최소한으로 하고 싶었다고 해도, 지방의 소시민들에게까지

소문이 퍼졌던 일인데, 정말 대-충 덮었던 것 같다. ^^;;;

 어쨌거나, 굵직한 역사의 줄기를 제대로 따라가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말이다.



-왕제 일파가 영정 편에 붙자, 순식간에 영정 편으로 달라 붙는 유력가들...


▶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자. 엄연히 왕이 왕좌에 앉아 있는데, 반역을 일으켰다가 실패하고

감금된 왕족 나부랭이를 따른다는 건 뭐? 자-살-행-위...도 아니고, 멸-족-행-위다.

 정말이지, 작가의 상상력에 의한 새 판을 짜기 위해 모든 것들이 새롭게 짜맞춰지고 있다.

이 결과물은 과연 어떻게 나타날 것인가? ^^


 참고로, 공족이란... 춘추전국시대의 이야기를 다룬 책들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원래 이 시대의 시스템은 주나라의 왕(천자)을 중심으로, 그 주왕이 임명한 제후들이 주변국들로

존재하는 시스템이었다. 제후들은 자신들의 영지 안에서는 왕이나 다름 없는 권력을 누렸던

봉건제인데... 이 제후들은 자신들을 왕이라 부르지 않고 X공(公)이라 불렀다.

 흔히들 제환공(제나라의 환공)이니 진헌공(진나라의 헌공)이니 하는 이야기는 들어봤을 것이다.

 이들은 어디까지나 왕이 아니라, 그저 왕이 임명한 제후국을 다스리는 신하인지라 이런 식으로

구별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인간사 어디 그렇게 정해진대로 흘러가는가...

①주나라가 약해지고(이야기가 꽤 복잡해서 여기선 그냥 넘어가지만,

어쨌든 점점 약해져서 약소 제후국만도 못한 신세까지 전락한다)

②제후국이 강해지고(주나라가 빌빌해져 가는 것과 반대로,

제후국들은 자신들 나름대로의 세력을 키우고, 그 힘으로 주변의 다른 약소 제후국들을 먹으며

자신들의 세력을 불렸다. 이 과정이 반복되다 보니, 강력한 제후국들이 여럿 등장하게 되는데...)

③세대를 거듭하며 주나라와의 혈연 관계가 약해지다 보니(애초 주나라가 제후국들을 임명했을때는

주나라 왕의 직계나 친척, 또는 공을 세운 신하들을 임명했기에 주나라와의 관계가 끈끈했다.

하지만, 이게 세대를 거듭하다 보니 자동적으로 그런 끈끈한 인맥은 사라지게 된다)

이렇게 주나라에 대한 충성심도 사라지고, 힘은 강력해진 제후국들의 제후들은 자신들을

스스로 공이 아니라 왕으로 높이게 된다.


 공족들은 제후들이 왕이 아니라 아직 공이었던 시절의 제후의 일족, 그러니까 구시대의

왕족이라고 할 수 있다.



-심지어 성교 일파의 힘은 아직 다 보이지도 않은 상황...

소년지답게(^^) 가진 힘은 언제나 숨겨 놓고 허세를 떨어야 하는 법? ^^;;;


▶ 킹덤에서 표현하는 성교의 세력을 생각하면 성교의 힘은 무시무시한 수준이다.

 여불위와 상대조차 되지 않던 영정의 세력을 단숨에 여불위 수준으로 끌어 올렸을 정도니까 말이다.

 이 말은 (지금도 충분히 그렇지만) 앞으로 펼쳐질 성교의 반란과 그 진압, 노애의 반란과 그 진압의

과정과 등장 인물들이 역사와는 상당히 다른 방향으로 펼쳐질 거라는 걸 암시한다.

 결과야 성교가 반란을 일으켰다 죽고(일설에 의하면 조나라로 망명했다고도 한다),

노애가 반란을 일으켰다 죽기는 하겠지만, 이렇게 파워풀한 성교가 나타났으니 그 과정은

알려진 역사와는 달라질 수밖에 없는 것...

 어쩌면, 그 결과조차 달라질 지도 모르겠다. 성교 - 노애 - 여불위 이 세력들이 사라지는 과정 자체가

완전히 달라지면 여불위까지 몰아내고 영정이 정권을 잡는 최종 결과야 같겠지만,

그 중간 과정에서의 중간 결과들은 역사와 판이하게 달라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인다.



-역시나 찌질한 성교다운 생각이다.

그나저나, 불과 몇년전의 그 찌질이 코흘리개가 갇혀 지낸 동안 초일류 선생에게

어둠의 제왕학 만점 과외라도 받았는지, 이 변화는 도대체... ^^;;;


▶ 예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진나라(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들도 크게 다르진 않다)에서

왕족이 순혈을 언급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특히나 진나라는 외국과 혼인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편이었고 이로 인해 진나라 내부에 수구세력이 고이는 것을 방지하고, 외국의 인재들이 적극적으로

모이는 상황을 마련할 수 있었다.

 당장 성교만 해도 한나라 출신의 어머니에게서 나온 자식인데... 순혈은 무슨 얼어죽을~

 왕족에 있어서 진정한 순혈은 근친교배밖에 없다.

 그리고 근친교배가 어떤 결과를 가져 오는지는 21세기에는 상식이다.

(예전에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그래서 영정이 여불위의 자식이다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아무리 외국과 혼인을 한다고 해도 어차피 그 인재풀이 그 인재풀인지라

거기서 발전적인 결과물이 나오기 힘들고... 여기서 여불위라는 새로운 DNA의 유입으로,

진나라 왕실에 새로운 피를 수혈, 그리하여 왕족의 찌질함을 이어받은 노쇠한 DNA가 아니라,

전국제패를 노리는 활기찬 DNA가 등장했다고 말이다.

...그러면 호해는? ^^;;;)



-여불위가 상국으로 올라갔기에, 승상의 자리가 두개가 비어 있게 된 상황!!!


▶ 오늘의 하이라이트, 상국과 좌우승상의 얘기가 나오게 되었다.

예전에도 언급했던 것 같은데(그러고보니, 오늘은 재탕 얘기가 많다. ^^;;;)

진나라는 승상을 하나만 임명하기도 했고, 또는 좌우승상을 둘다 두기도 했지만,

중요한 것은 상국과 승상을 함께 두지 않았다는 점이다.

 즉, 킹덤처럼 승상이 상국이 되었다고 해서 승상 자리에 다음 사람이 올 수가 없다는 거...


 승상이란 자리를 생각해 보면 쉽게 이해가 되는 부분인데, 승상의 역할은

왕 - 승상 - 관할부서...로 이어지는 시스템을 연결하는 역할로, 직접적으로 관할부서에 관여하기도 하고,

왕에 대해서 직접적인 간언을 하는 등의 역할을 한다(세세한 실무는 생략한다. ^^;;;).

 이 시스템에서 상국과 승상이 같이 존재하면... 같은 역할의 과정이 몇개가 되어 버리는,

한마디로 낭비인 상황이 오게 된다. 게다가, 지금 킹덤의 상황에선 상국과 우승상을 차지한

여불위 일파에 대항하기 위해서 영정 진영에서 좌승상을 차지하는 좋은 결과(?)를 내고 있지만,

이게 실제 상황이 되면 상국과 좌우승상은 정치세력의 위치와 이해 관계 등 여러 이유들로 인해

좋은 방향으로 일을 진행하기보단 의무는 서로 다투고 떠밀면서 단물은 사이좋게 빨아먹는 상황이

오기 쉽다. 한국 국회 보셨어요? 안 보셨으면 말을 마세요... -.-;;;

 

 암튼 킹덤에서는 멋드러지게 포장을 했지만... 실제로 그런 상황이 되면 낭비에 혼란에...

확인 과정이나 검증 절차를 더 두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조직 생활을 해 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높은 위치에 비슷한 급의 사람들이 여럿 존재하면 조직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 오히려 해악이 된다.



-당연히 이 좌우승상의 자리는 여씨사주인 창평군과 이사로 내정되었다고 하지만...

영정은 성교의 힘을 빌려 이 잠정 결정을 뒤집으려 한다.


▶ 상국이나 승상에 대한 인사권 하나 제대로 휘두르지 못 하는 왕이라니...

처량하기가 서울역에 그지 없다. ^^;;;

 

 전국 후반 진나라에는 다양한 외국의 인물들이 찾아와 높은 자리를 누렸지만,

이들은 어디까지나 임무에 충실하는 정도까지만 용인이 되고,

이들이 새로운 기득권 세력화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봉쇄할 정도로 인사권은 확실히 왕이 쥐고 있었다.



-창평군은 우승상에 임명이 되었다.


▶ 상국과 좌우승상이란 자리가 있는걸 보면, 상국이 승상보다 높아보이는 게 당연한데,

그럼 좌우승상은 서로 차이가 있을까? 일부의 예외를 제외하면, 대체로 이런 경우는 오른쪽에

무게를 실어 주는 게 인간 역사다. 때문에, 같은 승상이라고 해도 좌승상에 비해서 우승상이 더

높다고 봐도 무리가 없다.

 참고로, 고우영의 십팔사략을 보면 동탁이 상국을 해 먹는 장면에서 옛날에 소하가 한번

지낸 적이 있는 환상의 벼슬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승상만큼 흔했던 건 아니겠지만,

상국은 그렇게 희귀한 벼슬은 아니었다. ^^;;;

 (고우영의 십팔사략이 재미있고 좋긴 한데, 만들어진 시기가 워낙에 오래 전이다 보니,

지금 기준에서 보면 오류 수준의 내용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킹덤에선 시황 5년에 승상으로 임명된 창평군...

 실제 역사에서 창평군이 승상으로 임명이 되는 것은 영정이 여불위를 쫓아낸 해인 시황 10년이다.

무려 5년이나 빠른 승진이다. ^^


킹덤에서 자세한 설명은 없으면서 누가 봐도 예사인물은 아닌 걸로 그리고 있는 창평군은,

노애의 반란을 진압할 당시 어사대부의 위치에 있었을 거라 추측된다.

참고로, 어사대부는 부승상의 위치다.

부승상에서 승상이 된 나이가 많아야 30대 중반으로 추측되니...

아무리 초나라 외척의 실세였다지만, 정말 보통 인물이 아니었던 듯 하다.

...킹덤에선 그럼 이십대 중반에 승상에 오른 게 된다. 이거 완전 개사기 캐릭인데? ^^;;;


 

-그토록 바라던 승상의 자리에 드디어 오른 창문군!

창문군이 승상의 자리에 올랐으니, 벽 도련님도 (죽기 전에) 대장군이 될 수 있을 것인가!?


▶ 실제 역사와는 완벽한 괴리감을 자랑하는 창문군...

실제 역사에서는 창평군과 같이 초나라계 외척세력의 인물이었을 걸로 추측된다.

물론, 창문군이 승상의 자리에 올랐다는 기록은 (내가 아는한) 없다.

그래도 창평군과 함께 노애의 반란을 진압한걸 보면 높은 위치에 있던 한가닥 하는 인물이었던득...

그나마 창평군은 마무리까지 역사에 등장하긴 하지만,

과연 창문군은 킹덤에서 어떻게 될 것인가? ^^



-당연히 불만에 가득 찬 이사... 그리고 이사의 시대를 예고하는 채택.


▶ 영정이 제대로 정권을 잡은 후로, 진나라는 승상들의 재위 기간이 비교적 안정되는데...

진나라가 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해 가고 있던 만큼,

승상들의 지위도 탄탄했을 거라 보는 시각도 있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독재정치의 끝을 추구하던 영정이니만큼, 실제로 실무와 왕의 사이에 낑겨서 거추장스럽게 해대던

승상들의 힘을 약화시켰기에 왕-실무...의 루트가 중요해 지고 승상은 그만큼 한가해졌겠다.

게다가, 승상의 힘 자체가 약화되었으니 뭐 사고를 쳐보려고 해도 어렵고 말이다. ^^

 이사는 시황 34년에나 가서야 승상에 오른다. 앞으로 무려 30년 가까이 남았다. ^^;;;

(하지만, 킹덤에서는 이미 창평군의 엄청나게 빠른 승상 임명도 그렇고,

그보다 훨씬 빨라질 가능성도 있겠다)









  암튼, 실제의 역사와는 판이하게 다른 킹덤만의 판이 작가의 상상력에 의해

불쑥 불쑥 커지는 느낌이다.

 과연 작가는 이 판을 시시하게 깨버리고 넘어가거나 혹은 커진 판을 수습 못 해 허덕이는

불상사에 빠지지 않고, 이 판을 제대로 활용해 픽션인 킹덤의 매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인가.


 승상 임명 정도야 뭐 역사의 굵직한 줄기가 아니라고 볼 수도 있겠으니,

이 판에서 과연 앞으로 성교의 반란 - 노애의 반란 - 여불위 축출이라는

전국통일 이상으로 흥미진진한 역사의 줄기들을 어떻게 펼쳐낼지 참 기대가 된다. ^^





(*** 볼수록 창평군이 나중에 그럴싸하게 뒤통수를 칠 밑그림이 화려하고 웅장하게

그려지는 느낌이다. 武에서는 몽무 이상의 평가에다가, 심지어 킹덤에서 제갈공명급 위치에 있는

조나라의 이목마저 인정하는 전략가이고... 단순한 무력이나 전술을 넘어서 승상의 자리에 어울릴

정도의 내정에 대한 안목, 그리고 실제로 새파란 나이에 승상에 승상에 올랐고...

 이목이야 조나라왕이 처리하는 걸로 넘어갈 수도 있다지만, 이 사기 캐릭터와는

이신이 직접 부딪혀야 할텐데, 이신의 성장도 가속이 필요한 것 같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