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책을 보는데 문득!

[킹덤 열전] 기원전 241년에 중화 전토를 말려 들게 할 대전이란?

베리알 2011. 5. 27. 20:49

깨질 거라고는 예상했지만(당연한 역사적 사실이므로... ^^;;;) 기껏 조나라 삼대천을 해먹었을 거라

치켜세운 것에 비하면 완전히 엑스트라의 최후였던 극신...


 뭐, 어차피 BC 242년 조연전의 결과인 극신의 죽음 자체는 중요한 게 아니다.

문제는 그 다음 해인 BC 241년이다.


 이목 외에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 한, 중화 전토를 말려 들게 할 전쟁이란 과연 무엇일까?





[ 작품 이미지의 저작권은 대원과 集英社에 있습니다 ]

  기원전 242년. 조나라의 방난은 연나라의 극신을 죽였다는데...

세가에 따라 내용에 조금씩 차이가 있다. 연나라가 선방을 날린 것인지 조나라가 날린 것인지도

여기 다르고 저기 다르고, 극신이 죽임을 당했다고도 하고 포로로 잡혔다고도 한다.

 어쨌거나 중요한 점은 조나라와 연나라 사이에 전쟁이 벌어졌고,

그중에서 방난과 극신이 붙은 전투에서 극신이 깨지고 죽었다는 점...


  이 부분에 대한 연나라 세가편의 기록은 꽤나 재미있다.

 조나라가 충분히 약해져 있다고 판단한 연왕은 조나라를 치기 위해 극신에게 물어 보았고,

극신"방난 그까이꺼, 쉽게 해치울 수 있다능!"...이라는 대답과 함께

조나라를 쳤다. 결과는 아시는 대로, 연나라의 대패배로 극신도 죽고 말았지만... ^^;;;

 일본 소년지 만화의 허세병(중2병) 캐릭터들의 원조가 극신일지도 모르겠다. ^^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방난의 몸풀기도 되지 못한 이번 전투를 놓고,

이목은 방난에게 다가오는 진짜 전쟁을 위한 포석이라고 얘기하는데...

 이 다가오는 진짜 전쟁이란? 아래에서 얘기하겠지만, 꽤 중요한 전쟁이다.



지금은 이목 외에는 누구도 눈치 못 채고 있지만,

다음 해인 BC 241년의 전쟁은 무려 중화 전토를 말려들게 할 큰 전쟁이라고 예고하고 있는데...



일단 차근차근 가 보자.

진나라는 위나라의 산양을 먹고선, 명칭을 동군으로 바꾸며 진나라 영토化를 실시한다.



  전국시대 후기로 와서도 영토 따먹기는 그저 땅따먹기였던 게 사실이다.

이 땅을 지금 차지했지만, 형세가 불리하면 내일은 놔두고 도망치고... 옆에서 구경하던 놈이

그거 또 낼름 삼키기도 하는 등, 모처럼 차지한 땅의 유지 사례는 거의 찾기 힘들다.

 이런 분위기를 바꾼 것이 바로 진나라로, 킹덤에서 나온 것처럼 확보한 땅을 그냥 내어주는 게 아니라,

자기네 나라로 만들었던 것!

 

 개인적인 생각은 진나라가 그럴 준비가 되어 있던 덕분이 아닐까 싶다.

 이 시기 다른 열국들에 비해서 압도적인 국력을 갖추었기 때문에, 차지한 땅을 지키는 것도

가능했었고 그렇기에 이런 정책도 자연스레 나왔을 것이다. 또한, 지형적으로도 특정한 부분만을

방어하면 되는 유리한 지형이었기도 하고...

 다른 열국들의 전쟁 상황을 보면 비슷비슷한 나라들끼리의 다툼에서는 이렇게 하고 싶어도

하기 어렵다. 게다가 사방팔방이 적으로 둘러 싸여 있으니 한쪽에 집중하는 만큼 다른 쪽의 방어는

약해지니까.



암튼 킹덤에서는 산양의 동군化 정도를 얘기하고 있지만,

실제로 요 시기의 전쟁에서 진나라는 꽤 많은 땅들을 집어 삼켰다.

그리고 그것은 다른 열국들에게는 이런 선전포고로 느껴졌을 수 있겠다.



창평군이 정말로 그런 대전쟁을 기대하고 이런 짓을 벌였는지까지는 알 수 없지만,

킹덤에서의 창평군을 생각해 보면 이목 외에 그런 대전쟁을 예상한 것은 창평군 정도가 아닐까 싶다.



당연히 그 대전쟁은 중화 전토에 폭풍을 부르게 될텐데...


 과연 내년(BC 241년)에 펼쳐질 대전쟁이란?



여기서 전국 사공자의 한사람인 초나라의 춘신군이 등장할 차례가 된다. (옆은 초고열왕-초효열왕)

 


[ 초, 조, 위, 연, 한이 연합해 진나라에 도전한 대전쟁! ]

-다들 아시겠지만, 그래도 일단 전국시대의 외교 개념인 합종와 연횡에 대해 간단히 적어 보겠다.

합종 : 약소국들이 연합해 약소국들을 삼키려는 강대국에 대항하는 방법

연횡 : 강대국을 중심으로 약소국들이 뭉쳐서 다른 약소국을 삼키는 방법


-사실, 합종과 연횡을 확실하게 구분하기에는 애로사항이 많다.

유명한 유세객들 중에는 합종이면 합종, 연횡이면 연횡의 한 우물만 파는 사람은 드물고,

대부분 때에 따라 이익에 따라 합종과 연횡을 오가는 박쥐 논리를 펴기도 했던데다가,

전국시대의 세력 판도의 변화에 따라서 정책의 정체성 자체가 달라지기도 했으니까.


-척 봐도 연횡은 미친 짓이다. 당장은 강대국에 빌붙어 살 수 있겠지만,

결국은 제 살 깎아 먹기로, 다음번 먹힐 약소국은 자기 차례인 것이니까.

 하지만, 합종책은 대체로 실패하는데... 이유는 뭐, 열국들이 그만큼 서로에 대한

신뢰도 없었고 사리 판단을 제대로 할 유능한 군주도 없었던 탓이 크다. 심지어 합종 중에도

기회를 봐서 다른 연합국을 공격하는 일도 있었으니 말 다했다.

 그렇게 머저리 같은 짓만 하고 있던 와중에 진나라는 무시무시한 힘을 뽐냈으니...

원수 같은 놈들과 손 잡기보단 강력한 보스 앞에 머리를 조아리는 게 편했긴 하겠다.

문제는 조아렸던 그 머리 위로 잘 먹겠다고 칼날이 내려 와서 그렇지...


-암튼 이 조연전이 있던 다음해, 즉 BC 241년에 위의 그림에 나오는 초나라의 춘신군이 지휘를 맡아,

초나라, 조나라, 위나라, 연나라, 한나라 등이 연합군을 결성, 조나라의 방난을 선봉으로 삼아

진나라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문자 그대로 중화 전체가 전쟁에 휩쓸리는 거대한 전쟁이 일어난다.

 이번에 킹덤에서 언급된 다음 해의 대전이란 바로 이것을 가리킨다.


-결과는 아쉽게도 참담했다. 진나라는 이미 열국들의 어설픈 연합군 정도는 쉽게 막아낼 수준에

도달했었고, 목숨이 경각에 달린 열국들은 그런 절박한 처지도 모르고 제대로 뭉치지도 못 했으니까.

 기세 좋게 쳐들어가긴 했지만, 진나라의 반격에 연합군은 변변한 저항도 못 하고 그 길로 뿔뿔이

도망치고 말았다. 연합군이란 점에서 보면 대전쟁이라 할만한데, 결과물은... ^^;;;

 이 와중에 조나라는 제나라를 쳐서 땅을 빼앗기도 했으니, 열국들이 얼마나 제정신이 아니었는지

쉽게 드러나는 부분이다.


-싱겁게 끝난 (마지막) 합종책이지만, 역사적으로는 큰 의미를 갖는다.

①진나라와 열국들의 국력 차이를 확실하게 보여주었고(초나라는 심지어 수도를 옮긴다),

②열국들이 더 이상 합종을 하지 못할만큼 망국의 길로 접어 들었다는 것을 보여주었고,

③이후 중원에서 펼쳐질 전쟁의 주도권은 진나라만이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 실패한 합종책을 끝으로, 이제 더 이상의 합종은 나오지 못 했고,

이후로는 어떻게든 진나라에 아부를 떨어 자기 한몸 살고 보자는 미련한 근시안에 빠진

열국들의 추태가 이어지게 된다(진나라가 다른 열국을 삼키자, 축하 사절을 보낸

정신 나간 또라이왕도 있었을 정도였다).


-일단 초나라의 춘신군의 지휘 아래 모인 연합군, 그리고 선봉장 방난...이란 점을

킹덤에서 어떻게 표현할지 꽤나 기대되는 부분이다.

 그리고 그 연합군과 진나라와의 전쟁을 사서에서 전하는 대로 싱겁게 끝낼 것인지,

아니면 킹덤 식으로 멋지게 재구성할지도 궁금하고 말이다.


 -그리고 이 실패한 전쟁에서 3년 후, 초나라의 왕위 계승 과정에서 춘신군이 죽게 된다.



 박진감 넘치는 전쟁과는 거리가 먼 전쟁이지만, 그거야 킹덤에서 재미있게 만들면 그만이고...

 전쟁의 재미와는 별개로 여러모로 킹덤의 진행에 있어서 중요한 한 단계가 될 전쟁이

바로 다음 해에 펼쳐진 전쟁인 것이다.

 소설 등 픽션이나 판타지 작품은 논외로 하고, 이 과정에 대해 사서에서 전하는 내용은

거의 없는 거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작가가 과연 작가만의 흥미로운 스토리로 만들어낼지,

아니면 기존의 여러 소설 등에서 차용할지도 궁금한 부분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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