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책을 보는데 문득!

[킹덤 열전] 그것이 알고 싶다 - 극신의 60년 경력의 비밀은?

베리알 2011. 5. 21. 00:08

 본의 아니게 킹덤 열전을 빨리 이어서 쓰게 되었는데...

 극신 편의 보충이라고 해도 좋지만 진짜 목적은 말이 나온 김에 이야기할 연대 이야기,

그리고 잡설 약간이다.


  극신과 이목의 대결이 생각보다 빨리, 그리고 쾌속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내용에서 재미있는 점들이 있어서 얘기해 보겠다.





[ 작품 이미지의 저작권은 대원과 集英社에 있습니다 ]

무려 군신이라 불리웠던 악의의 전쟁의 지혜를 갖고 있다고 뻐기는 극신...


사실이라면 이건 뭐 엄청난 야그다. ^^;;;



전력, 즉 戰曆일테니까 전투의 일생 경력이 60년에 이른다고 얘기하고 있다.



악의와 20년 이상의 나이 차이가 있다고 한다.


 자, 그럼 과연 악의의 60년 경력은 사실일까?





[ 이미 무덤에 들어갔어야 할 초고령의 할배! ]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중요한 사항 하나를 미리 말해 두겠다.

현재 이 킹덤이란 작품의 정체성은 어디까지나 역사 만화나 역사 교육 만화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실제의 인물이나 지명과 관계 없다고 경고 문구를 맨날 붙여 놓는 픽션이란 점이다.

 그렇기에 사실 이 작품에서 영정과 신이 게이 커플이 되어도 안 될 것은 없다.

 (실제로 이미 규의 여자 설정, 왕기와 규의 로맨스 등 입이 벌어질 픽션들이 펑펑 나와있긴 하지만...)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역사를 소재로 하는 만큼 이 작품을 보면서 역사와의 차이에 대해 느끼고

생각해야 하는 것은 필수라 하겠다.

 작가는 작가 나름의 선을 그어서 픽션과 역사의 경계를 넘나 들고 있고,

독자들은 독자 나름대로의 기준에서 그 경계를 넘나 드는 것을 보면 되는 것...

 때문에 킹덤을 놓고 역사와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자체야 좋은 일이지만,

거기에 너무 집착하거나 과열되는 일이 없으시길 바란다.

(이건 뭐 나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다. ^^)


-고대 사서에서 연도를 따지는 건 사실 굉장히 어렵기도 어렵지만,

그만큼의 의미는 없는 일이다. 1년 단위까지 정확하게 맞춘다는 건 사실 불가능하다.

전해지는 역사서들이 자체적인 오류가 있는 경우가 많은데다가,

그나마 그 내용도 전승되어 오다가 소실되거나 바뀌는 경우도 있으니 말이다.

 또한, 원칙적으로 고대에는(사실은 현재에도 사용하는 곳이 있기는 하다)

XX왕 YY년...하는 식으로 왕에 기준을 맞춰 연도를 사용하기 때문에,

무진장 불합리하고 구멍이 많다. 애초 완벽하게 짜맞춘다는 게 불가능한 것이다.

 그리고 각종 사서를 쓴 사람들도 그것을 알기 때문인지 그걸 보충하는 노력을

더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사기를 쓴 사마천은 년표를 따로 작성해 두었다.

 그래서 대략의 연도와 대략의 앞뒤 관계 정도에 의미를 두지,

1년 혹은 1개월 단위까지 정확하게 파악하려는 헛된 노력은 하지 않는 게 좋다.

 이전에도 이후에도 킹덤과 관련해서 연도를 언급할 경우 그냥 대충 그 정도 숫자에서

+-1 정도를 해주거나 대충 그 정도 시기였다는 정도로만 알아 두시길.


-극신이 60년의 전투 경력을 갖고 있다는 말을 사실이라고 하면...

극신이 전투에 참가한 연령을 10살부터라고 치면 킹덤에서 극신은 "최소한" 70살이란 얘기다.

(기록들을 볼때 비상시 징집하는 연령이 15살 이상이라는 내용이 나오는데,

여기에 맞춰서 대략 극신의 일생에서 전쟁이 끼여드는 나이를 10살로 가정해 본 것이다)


-극신은 조나라에서 활동 중에, 연나라 소왕의 곽외 프로젝트로 연나라에 온 사람중 하나다.

조나라에서 막 코흘리개였을 때 이런 스카웃은 불가능했을테니,

조나라에서 30살까지 활동했다고 가정해 본다.

 연나라 소왕은 재위 기간이 BC 311-279라고 알려져 있고, 악의 등을 시켜서 제나라를 친 게

BC 284년이라고 한다. 극신이 284년에 연나라에 왔다면 BC 284년에 30살이다.

즉, 극신의 출생은 아무리 빨라도 BC 314년 정도(아, 혹시 내가 BC 표기를 빼먹더라도,

전국시대 연도는 특별히 언급하지 않는한 언제나 BC다. ^^)란 얘기다.

 BC 314년은 언제? 이 시기는 무려 진나라 혜문왕 시기다.

(혜문왕 -> 무왕 -> 소왕 -> 효문왕 -> 장양왕(자초) -> 진시황(영정)...의 순서)

 즉, 수치로 본다면 지금 킹덤을 대략 진시황 5년으로 잡았을 때, 년도는 대략 BC 242년이다.

현재 킹덤에 나오는 극신의 나이를 60년 전력을 고려해서 아까 "최소한" 70살은 되겠지 가정했는데,

실제로 년도로 추측해 봐도 72살... 지금 극신의 나이가 "최소한" 저렇다는 것이다.

 최소한을 강조하고 있는데, 악의가 연나라에 와서 바로 제나라를 친 게 아니라 준비하는데

오랜 기간이 걸렸기 때문이다. 그리고 스카웃 될 정도의 경력을 쌓으려면 이때 극신의 나이도

40살보다 많았을 수도 있고... 그런걸 고려하면 극신의 나이는 최소한 72살,

최소에 집착하지 않고 그냥 생각해 봐도 지금 킹덤의 극신은 70대 후반 이상은 된다는 얘기다.

 시황제가 불로불사를 원했다면 엄한 곳을 찾을 게 아니라, 이 극신을 찾았어야 하지 않을까? ^^



-킹덤이 일본 작가의 작품이라 그런지, 연나라에 이런 닌자(!) 느낌을 넣은 것 같다.



-얘기가 나온 김에 더...

소년지 스타일 만화의 단점 중 하나가 파워 인플레이션이다.

흔히 말하는 대로, 세다고 자랑하는 놈이 나와도 그 다음에는 더 센 놈이 나오는 식...

여태까지는 어느 정도 봐줄만한 수준이었지만, 이번 조연전을 계기로 꽤 무너진 느낌이다.

 전국 말기, 연나라는 그저 명맥만 유지하는 수준의 나라로 전락한지 오래였기 때문에,

장평의 뼈아픔이나 멍청한 왕들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진나라를 제외하고는 아직 버팅기는

조나라의 기마대보다 괜찮은 기마대를 유지할 수 있었을 가능성은 없다.

 사실 예전부터 이런 문제는 있어 왔다.

 진나라 내에서 굉장한 기병들로 묘사되던 왕기의 기병들이었지만,

조나라의 이목은 그 기병들을 능가하는 기병을 갖춘 걸로 나왔고,

이제는 그런 조나라의 기병을 능가하는 기병이 또 나왔다.

(연나라가 다른 지역 부족들을 끌어 들여 강력한 기병을 만들었을 가능성이 없지는 않겠지만,

조나라의 이목은 흉노를 방어하던 장수란 걸 잊으면 안 된다. 흉노는 중원에 있어선 공포의 대명사였다)

 다음에는 하늘을 나는 천마라도 나올 참일까. ^^;;;



-이쯤 되면 이제 허허허...인 상황이다.

그동안 무수한 판타지 장면들을 보여주긴 했어도 나름대로 어느 선은 유지했는데...

이번에 닌자 독묘와 서양 중세 랜서들이 등장하면서 꽤 흔들리는 것 같다.

 누가 봐도 이건 중세 서양의 표준이었던 랜서를 모델로 한 디자인이다.

 특히 저 랜스... 저런 형태의 창은 유럽에서도 중세나 가야 등장하는 모델이다.

 나라별로 차별점을 줘야 한다는 압박감은 이해가 가지만, 그렇다고 저건 좀... -.-;;;


-암튼 왕기의 죽음 이후, 확실히 킹덤은 전체적으로 흔들린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내용도 그렇고... 아무리 판타지 픽션이라지만 저런 허허허~스런 상황도 늘어나는 것 같고...

소년지의 나쁜 스타일은 점점 강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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