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데 문득!

CGV영등포 스타리움 vs 씨너스 이수 5관 -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2011

베리알 2011. 6. 10. 16:21


  CGV 영등포의 스타리움관...

 기네스북에도 올라 있는 괴물 같은 화면 크기를 자랑하는 관이라고 한다.

 CGV 홈피에서 예매를 들어가 보면 알겠지만, 심지어 좌석을 고르는 화면을 한 화면에 담지 못 해서

좌석을 고르려면 스크롤 바를 움직이며 자리를 찾아야 하는 엽기적인 상영관이다.


 써니 16채널을 보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어서 못 갔고...

 드디어 기회가 난 김에, 그것도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디지탈이 상영 중인 스타리움관을

찾아가 보았다.

 최근에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를 필름이긴 해도 씨너스 이수 5관에서 봤기 때문에,

비교가 확실히 되었다.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그전에 영화에 관한 이야기 조금...


-재관람한 엑스맨 퍼스트 클랙스는 역시 경이로울만큼 재미가 있었다.

 

-제목은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지만, 실제로는 매그니토 비긴즈미스틱 비긴즈가 합쳐진 것 느낌이다.

유감스럽게도 부잣집 찰스 도령은 비긴즈라고 할만한 비중이 못 된다.


-워낙 에릭에 집중하고 보던 처음에 비해서 좀 더 여유가 있어진 두번째 관람에서

진정 존재감을 드러낸 것이 바로 미스틱이었다.

 뮤턴트로서의 자신을 받아들이지 못 하고 노멀을 갈망하던 초중반과 달리,

뮤턴트로서의 자신을 자랑스러워 하게 되며 노멀이란 말을 혐오하게 되는 후반으로의

미스틱의 변화는 정말 매력적이다.

 배우도 볼수록 매력 있고... 미스틱이란 캐릭터도 정말 좋고...

 여러모로 이번 퍼스트 클래스는 매그니토 비긴즈 뿐만 아니라,

미스틱 비긴즈라고 해줘야 한다. ^^


-다시 보니까, 장점은 더 살아나고 단점도 더 살아난다.


-매그니토가 되기 이전, 에릭이 홀로 복수 하러 다니는 장면들이 더욱 힘있게 다가왔는데,

음악이나 분위기, 과거풍 의상들과 어울려 더욱 더 본드 영화 느낌이었다.

 매그니토에의 몰입도는 처음 볼때도 장난 아니었지만, 다시 보니 훨씬 높아졌다!


-처음 볼 때는 크게 와닿지 않았는데, 다시 보니까 음악이 매우 좋았다.

특히, Magnito의 테마 음악의 포스란! 유감스럽게도 음반은 아직 미발매다.

미국 아마존에서조차 다음 달 예정... T T


-단점들도 더욱 크게 느껴진다.

처음 에릭이 분노를 터뜨리는데, 엄한 것들에게 화풀이 하는 모습이 기가 찼는데,

다시 보니 기가 찬 수준을 넘어서 한심스러울 정도...

 차라리, 에릭의 분노의 맹공격을 쇼우가 다 무마시키고는 에릭을 공포로 다스리는

장면으로 나아갔으면 훨씬 좋았을 것 같다. 이렇게 되면 나중에 성인이 된 에릭이 유람선(?)에

있는 쇼우를 습격하는 장면도 달라져야 하겠지만...


-후반부, 처음 볼때도 시원치 않아서 아쉬웠던 공중전 장면이 더욱 아쉬웠다.

멋있지도 않고 볼거리도 없고... 왜 그 나는 캐릭터들을 그렇게 배치하고 써먹었는지 원...


-두번째 보면서 들리는 영어가 조금이나마 더 늘어나니 번역에 대한 아쉬움이 더 커졌다.

번역을 한 박지훈은 대사들을 지나치게 단순화 시키고, 그러다 못 해서 한국식 표현으로

대체하는 너무 즐긴다. 대사들을 단순화시키는 거야 글자수 제한에 따른 정식 번역가들의

공통 굴레라고 하겠지만, 한국식 표현으로 마구 대체하는 건 좀... -.-;;;


-방금 전까지 핵전쟁을 불사하겠다고 으르렁 대던 미국과 소련이,

뮤턴트라는 공포의 힘 앞에서 손을 잡는 장면을 보면 왓치맨도 생각이 나고...

인류라는 동물의 속성을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했다.


-모이라는 정말 무서운 여자... 사실상 자기도 인간들에게 배신당하고 죽을 뻔한 상황을,

다름 아닌 에릭이 구해준 것인데, 그 무서운 표정으로 총을 쏴대는 모습이라니... 정녕 악귀였다.


-다시 보니 역시나 찰스는 기득권의 수호자이자, 세상 물정 모르는 도련님의 재확인이었다.

소수이자 비기득권인 뮤턴트들 편에 진심으로 설리가 없다.


-처음 볼때는 별 매력이 없었는데, 엠마 프로스트도 은근한 매력이 있다.

훤칠한 키나 표정, 말투 등이 왜인지 소녀시대 윤아를 떠오르게 하는데... ^^;;;









CGV 영등포 스타리움 vs 씨너스 이수 5관

-스타리움관에 처음 들어선 느낌은 경이로움이나 기쁨이 아니라, 당혹감이었다.

상식을 넘어서는 그 상영관의 크기는 극장 상영관에 들어섰다는 실감이 나지 않을 정도로

당혹스러웠다. 좌석을 예매할때 화면이 다 나오지 않아 스크롤바를 사용했듯이,

실제로 좌석을 찾아가는 것도 일반 상영관과 달리 상당히 수고스러웠다.


-일단 스타리움관의 단점들은 스타리움관이 관리 보수에서 미흡했다기보단,

스타리움관이 태생적으로 가질 수 밖에 없는(=현재 기술로 커버하기 어려운) 단점들일

가능성이 크다.


-화면은 생각보다 어둡다. 보통 상영관은 스크린의 밝기만으로도 좌석을 찾아 가는데

아무런 불편함이 없지만, 스타리움관은 스크린의 밝기만으로는 좌석을 찾기는커녕,

가뜩이나 가파로운(일반 상영관보다 가파른 느낌) 계단을 오르내리기도 쉽지 않다.


-이는 영화를 볼때도 이어진다. 아무래도 큰 화면이라고 해서 일반 극장보다 해상도가 몇배인

소스를 따로 얻어오지는 못할테니, 직사 디스플레이도 아니고 스크린에서 같은 소스로 더 큰 화면을

구현하려다 보니 영상 자체의 선명함이나 밝기가 떨어지는 듯 하다.


-하지만, 화면 크기는 정말 압도적이다. 보통의 극장들과 달리, 위아래로 커튼이 내려오며 2.35:1이

되는 것과 달리, 양옆으로 커튼이 열리며 2.35:1이 되는데, 그 큰 화면이 옆으로 더 커져서 2.35:1이

되는 장면 자체가 하나의 장관이라고 할 수 잇을 정도다.

 자막과 함께 영상을 즐기는 게 힘들 정도로 크다. 화면이 워낙에 크다 보니, 비교적 뒷쪽에 앉았음에도

불구하고 영상과 화면을 같이 받아 들이기가 좀 힘들다는 느낌이 있다.

 아무래도 자막없이 즐길 수 있는 한국 영화나 더빙 애니들을 즐길 때 더 장점이 살아날 듯 하다.


-앞뒤 간격이나 의자는 스타리움 쪽이 이수 5관보다 더 좋다.

사실, 이수 5관은 앞뒤 간격이나 의자의 안락함에선 낮은 점수를 받는 편이니까...


-화질 자체는 좀 덜 선명해지고 좀 더 어두워지는 단점이 있지만,

당혹스러울 정도의 화면 크기는 단점과 겨뤄볼만 한다.

 사실 이수 5관은 화면 크기도 다른 극장 체인의 메인관들보다는 작은 편이기도 하니,

화질을 제외한 화면 크기로 본다면 이수 5관은 경쟁 자체가 안 될듯 싶다.

 거기다가 화질 자체가 크게 나쁘다는 것도 아니다. 큰 화면을 커버하는데서 오는 어쩔 수 없는

그런 단점들이 있다는 거지, 스타리움관의 화질은 생각보다는 볼만한 수준이었다.


-가장 중요한 사운드... 이수 5관의 압승이다.

 단, 중요한 점은 스타리움관의 태생적 한계다. 엄청난 화면 크기 대신에 화질에서 한계를 갖듯이,

어마어마한 상영관 크기를 커버하려면 보통 극장보다 훨씬 더 힘들 것이다.

 아마 이수 5관의 사운드를 그대로 스타리움관에 옮겨 놓으면 지금의 이수 5관 사운드가 안 나올 것이다.

 그래도 어쨌거나 스타리움관의 사운드는 실망스럽다.


-단점 그 첫번째, 극장 안을 지배하지 못 하는 힘없는 사운드다.

 이수 5관에서 영화를 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수 5관의 사운드는 상영관 안을 완벽하게

(혹은 지나치게... ^^;;;) 지배한다. 소리의 존재감이 완벽하게 살아 있다.

 하지만, 스타리움관은 압도적으로 큰 공간을 다 지배하지 못 한다.

 때문에, 소리는 상당히 존재감이 떨어진다.


-단점 그 두번째, 셋팅에서 떨어지는 사운드다.

 이수 5관은 압도적인 저음으로 유명하지만, 사실 그렇게 폭발적인 소리의 힘을 고려하더라도,

전체적인 사운드의 조화가 장난이 아니다. 다른 극장에서 안 들리는 소리가 들린다는 얘기도 그렇고,

같은 소리라도 이수 5관에서 들으면 더 선명한 경우가 많다.

 스타리움관은 그 압도적인 크기 덕분인지, 셋팅이 영 만족스럽지 못 하다.

(그래도 그 정도 크기의 상영관에서 그 정도라도 보여준다는 게 어찌 보면 인정할만하다.

작은 관에서도 셋팅 같은 거 신경도 안 쓰는 형편없는 관도 아직 많은 게 현실이다)

 서라운드 효과도 그래서 기대보다 훨씬 떨어진다. 솔직히 말해서, 서라운드 효과에서는

일반 극장의 상영관 수준보다 떨어진다. 이건 나중에 스타리움관을 위해 리마스터링된

16채널 사운드로 상영할 때 다시 비교해 봐야겠지만...

 암튼 일반 소스로는 스타리움관에서 만족스러운 서라운드 효과가 안 나오는 것 같다.


-단점 그 세번째, 시끄러운 사운드다.

 볼륨이 높다는 것과 소리의 존재감이 있다는 건 사실 상당히 다른 이야기다.

 힘 있는 소리라는 말이 곧 시끄러운 소리라는 게 아닌데, 스타리움관의 사운드는 시끄럽기만 하다.

 전체적인 셋팅에서 떨어진다는 말과 같은 맥락이긴 한데, 상영관 안의 소리 조절이 만족스럽게

되어 있지 못한 상태에서 넓은 상영관을 커버하려고 볼륨만 올려 놓으니, 소리가 상쾌한 힘이 없고

그저 신경질적으로 시끄러운 경우가 많아진다.


-단점 그 네번째, 심한 부밍 현상이다.

 이수 5관에서도 우퍼의 잔향이 가끔 남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기본 영역 안의 얘기다.

하지만, 스타리움관은 다르다. 어마어마한 상영관을 커버하려면 우퍼도 보통 놈으로는 안 되겠고,

설치나 셋팅에도 더 신경써야 할텐데, 그렇지 못 한지 우퍼소리가 부담스럽다.

 우퍼에서 힘이 느껴지기보단, 쓰잘데기 없는 부분들로 진동만 전달되는 듯 해서,

영화 상영 소리와는 전혀 상관없는 잡스런 진동 소리가 자주 들리게 된다.

 생각보다 심한 현상이고, 그로 인한 피해도 큰 편이다.


-작은 상영관과 어마어마한 크기의 상영관이란 태생적인 한계는 사실 크게 고려해서는 안 된다.

관객에게 다가오는 결과물이 중요한 것이니까.

 그 점에서 본다면 스타리움관은 이수 5관에 비해서 "압도적인 화면 크기" 이 딱 하나를 제외하면

장점이 있다고 하기 어렵다.

 그 큰 화면을 다 소화 못 해 허덕이는 화질(스크린의 가운데 나타나는 선 부분은 논외로 하고...

-> 지인의 질문을 듣고 이 부분에 대해 보충한다. 자세히 묘사하기 귀찮아서 그냥 이렇게 표현했지만,

실제로는 스크린의 가운데 부분에 영사되는 영상 자체에 살짝 살짝 이상한 부분들이 등장한다.

같은 위치에서 같은 형태로 나타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정확히 말하자면 스크린 자체에 존재하는

얼룩이나 다른 여타 이상한 것들이라기보단, 영사되는 과정 혹은 영사기 자체의 문제 또는

소스 자체의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보다 보면 화면 가운데 즈음에 때로는 세로선이 때로는 도형 같은

형태의 얼룩? 같은 게 나타난다. 스크린이 더럽거나 영사기 렌즈가 더럽거나 한 경우에는 고정된 형태로

계속 보이는데 그것과는 달랐다)이나,

그 엄청난 공간을 전혀 소화하지 못 하는 사운드는 그냥 아쉬울 뿐이다.

 게다가, 스타리움관은 일반 상영관보다 가격도 2천원인가 더 비싸다.

 스타리움관에 걸맞는 화질 소스와, 스타리움관을 위해 리마스터링된 채널의 사운드 소스로

상영하지 않는다면 그렇게 어마어마한 화면도 전부 장점이라고 하기 어려운 것 같다.


-심지어 이번 비교는 이수 5관은 필름, 스타리움관은 디지털이었는데도 그렇다.

그 엄청난 장관을 느끼게 해줬던 에릭이 닻을 휘두르는 장면이나 비행기가 나는 장면 등,

이수 5관의 존재감과는 상대도 안 되는 빈약한 소리는 꽤 실망스러웠다.

 보통 다른 극장의 디지털 상영보다, 이수 5관의 필름 상영이 사운드가 더 좋은 건 예전부터

이미 알고 있었지만(무압축 PCM 사운드와 손실압축의 돌비 디지탈 사운드의 비교인데도 그렇다.

못 믿겠으면 직접 확인해 보시라) 스타리움관조차 그 차이를 넘지 못 한다는 게 더 실망감이 크다.


-결론적으로... 스타리움관은 괴물같은 화면 크기를 자랑하긴 하지만,

그 괴물같은 덩치를 제대로 운용하지 못 하기 때문에 작은 고추에게 얻어 맞는 상황이다.

 그저 무식하게 화면만 큰(현재의 화질 구현이나 사운드 구현을 보면 이 표현이 지나치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상영관...이란 게 결론적인 심정이다. 물론, 무식하게 크다고 할 정도로

화면이 정말 큰 것은 사실이지만...


-개인적인 총평을 하자면,

기네스북에도 올라 있다고 자랑할 정도로

당혹스러울 정도로 엄청나게 큰 화면은

동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한번 경험해 볼만한 가치가 있지만,

화질이나 음질은 그 화면에 걸맞지 못 하다...정도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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