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데 문득!

절반의 승리, 소설 vs 영화 - 아이 엠 넘버 포 (I Am Number Four, 2011)

베리알 2011. 6. 13. 22:05


아이 엠 넘버 포 (I Am Number Four, 2011)


  몇달 전에 초딩들도 비웃는 영화라고 썼었던 아이엠넘버포...

 숱한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넘버 식스의 매력 + 후반부 액션...덕분에 묘한 매력은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만큼, 원작 소설도 제대로 다 읽어 보기로 했다.

 결론은 예전과 결정적으로 달라지진 않았지만, 그래도 영화의 단점은 커지고

장점도 더 커진 것 같다.

 결론적으로, 영화의 각색은 전멸이 아니라, 절반의 승리...정도라고 할 수 있겠다.




( 이미지 출처 : www.kyobobook.co.kr )


  이것이 국내에 발매된 소설이다.

 표지는 나름대로 나쁘지 않다. 보통 영화의 원작 소설이 발매되면 영화 관련 일러스트나

이상하게 영화를 강조하는 일러스트로 표지를 때우는 경우가 많은데, 이 표지는 나름대로 분위기도 살고

괜찮은 것 같다.


( 이미지 출처 : www.kyobobook.co.kr )


  이것이 국내에 발매된 블루레이 표지다. 북미판도 크게 다르지 않다.

 보다시피... 마치, 주인공을 사이에 두고 넘버 식스와 여주인공이 경쟁을 펼치는가...싶은 분위기다. ^^;;;


 영화를 몇번 보고(몇번 더 본다고 단점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볼수록 장점이 더 크게 느껴지긴 한다.

나름대로 매력은 있는 영화인득...), 책도 정독해 보고... 그렇게 둘을 비교해 보았다.


 결론은 처음에 말했던 것처럼 전체 실패가 아니라, 절반의 성공이라 하겠다.

 상당히 원작 소설을 가져오고 있으면서도 대체로 거기에 많은 변화를 주고 있는 게 영화인데,

영화의 장점들은 의외로 그런 변화에서 온다.


 캡쳐를 블루레이에서 하면 좋을텐데, 블루레이롬이 없는 구석기 PC인지라...

북미판의 블루레이 합본에 포함된 DVD에서 했다.

 이런 게 참 좋다. 블루레이 본편 + DVD + 디지탈 카피...의 구성인데도 불구하고,

국내에 달랑 블루레이로 나온 판본보다 더 싸다. 한국어 더빙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암튼 한국어 자막 추가한 것치고(그나마 서플에 어떻게든 자막 안 넣으려고 애쓰는 외국 업체들...)

한국판은 비싼 가격으로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 이미지의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 있습니다 ]

  원작과 영화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일단 분위기다.

  영화에서 주인공은 이렇게 친구들과 놀고 여자도 밝힐만큼 별로 쫓기는 삶을 산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사실 영화를 보면 이건 목숨에 위협을 느끼고 쫓기는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냥 한가롭게 전학을 즐기며 여자를 꼬시는 한량들의 이야기처럼 보일 정도니까.


 원작은 장난이 아니다. 영화는 대놓고 영화의 흐름이 바뀔 정도까진 아니지만,

전체적으로 코믹 요소가 적절히 배치되어 있는 것과 달리, 원작은 절실하게 죽음에 쫓긴다.



또한 원작과 달리 영화의 여주인공은 그닥 매력적이지 않다.

원작에선 보는 사람마다 이쁘다고 느낄 정도로 미모가 특출난 소녀인데...

영화에선 이런 뚱한 표정으로 찌질한 주인공을 서포트하는 이상한 아가씨...정도가 되었다.


 영화에서 한눈에 펑~ 반한 주인공에게 몰입할 수 없는 것과 달리,

원작은 소년의 감수성으로 가득 찬 주인공의 심리 묘사가 꾸준히 나오며 여주인공의 매력을 강조한다. ^^



  여주인공의 과거나 사진 취미 등, 원작과 (똑같지는 않아도) 비슷한 부분들도 은근 많은 편...

 이벤트의 시간 순서나 내용에서 차이가 있어도, 영화는 의외로 원작을 많이 재현하고 있다.



영화에서도 찌질한 미식축구부 주장인가로 나오는 여주인공의 옛남친...


원작에서는 더 찌질하고, 보안관인 아버지의 빽으로 설치던 영화와 달리,

잘 나가는 미식축구부의 주장이기 때문에, 속물 교장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다.

 영화에서의 모습이 훨씬 멀쩡하다. ^^;;;



후반부 언제 찌질했었냐는듯이 멀쩡한 놈으로 돌아와,

주인공과 우정을 나누고 여주인공을 떠맡는 것은 소설과 영화가 같다. ^^



이 개(!)의 경우도, 영화에서도 보통 놈이 아니라고 몇번 설명격인 장면을 넣었지만,

원작 소설에선 더 구체적으로 더 많이 그런 장면을 보여준다.



  원작보다 영화가 더 괜찮은 인물이 있는가 하면,

 원작보다 영화가 더 찌질한 인물들이 있기 마련이다.


 유감스럽게도 주인공의 친구, 샘이 그렇다.

 원작과 비교해서 중간 과정이 엄청나게 달라진 인물로... 영화에선 심지어 주인공을 협박까지 하던

찌질이인 것과 달리, 원작 소설에선 외계인 덕후라는 점만 빼면 멀쩡한 캐릭터다.


 영화의 그 찌질한 캐릭터 재구성은 왜 했는지 전혀 이해를 못 하겠다...



  원작과 비교해, 최고로 (긍정적으로) 달라진 인물이 바로 넘버 식스!!!

 영화에선 심지어 영화의 당당한 의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원작 소설에선 그냥 나올 때나 되니

끝나기 전에 잠깐 나와주는 넘버 식스일 뿐이다.

 캐릭터 디자인이나 성격, 매력에 있어서도 영화와 상당히 다르다.

 암튼, 원작의 넘버 식스는 영화를 보고 본다면 꽤 실망할 수준...



  그리고 대부분의 소설 각색 영화가 그러하듯이, 영화는 상당히 단순화시킨 경향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축약이 바로 주인공의 정체성이다.


 영화에선 로리안의 유산인 이 녀석은 그냥 아직 쓸 수 없는 아이템으로만 등장하고 말지만,

원작 소설에선 초반부터 주인공과 프로텍터(영화와 소설은 용어에서도 차이가 있다.

영화에선 넘버 시리즈 말고 그들을 지키는 외계인들을 가드 취급 하지만,

원작 소설에선 그런 특수한 레거시를 가지고 로리안을 지키는 부류를 가드,

그 가드들을 지원하는 일반인들을 세판이라고 부른다)가 그걸 사용해 로리안인으로서

정체성을 지켜 나가는 것은 물론, 주인공의 성장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뿐만 아니다. 왜 순서대로밖에 로리언인들을 죽일 수 밖에 없는지에 대한 이유와

그 설정을 둘러싼 다른 설정들과 상황 등등... 영화에서 얼렁뚱땅 넘어간 것 같은 부분들은

대부분 원작 소설에서는 설명이 되는 것들이다.

 도대체 틴에이저들의 찌질한 애정 싸움을 위해 필수적인 설정들을 삭제한 배짱은 어디서... -.-;;;


 내가 영화에서 그렇게 혹평을 하던 미흡한 로리안 정체성 부분은

원작 소설에선 충분히 준비가 되어 있던 셈... 영화의 각색이 망쳐 놓은 부분이라 하겠다.


 더불어, 당연히 있어야할 로리언과 지구인의 갭이 영화에서 표현되지 않았던 것과 달리,

원작 소설은 그에 대해 나름대로 설명을 해 주고 있다.

 예를 들어, 상식적으로 생각해 볼 때 로리언 별의 생존자는 6명에 불과한데, 이들이 남3 여3이라 해도

로리언 별의 핏줄은 세쌍에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 로리언 별의 핏줄이 어어지냐 마냐의 중요한

상황... 그런데, 여기서 일부 로리언이 지구인들과 결혼한다면? 가뜩이나 세 커플밖에 없는 상황에서

로리언 별의 재건 가능성은 더 떨어지게 된다. 원작 소설에선 주인공과 여주인공의 사이를 놓고

영화처럼 운명적이라고까지 묘사하지 않는데... 이 커플이 이후 어떻게 될까?

 그리고 로리언은 이전부터 인류의 역사에 도움을 주어 왔다는 설정이다. 진화, 문명의 발전 등등...

심지어 신화의 신이나 인류 역사의 뛰어난 위인들은 로리언과 지구인의 혼혈이라는 설정까지 나온다.

그리고 그렇기에 지구의 언어와 로리언의 언어는 서로 통하고 그래서 로리언들이 지구의 말을 익히는데

별 어려움이 없다는 야그까지...

 영화를 보면서 내가 가졌던 여러가지 의문점은 원작 소설에선 당연히 설명이 되었던 것인 게 많다.

발정난 주인공의 암컷 밝히기에 집중한 영화에서는 삭제된... ^^;;;



  때문에, 로리안으로서의 정체성에 큰 차이를 두는 이 차이점으로 인해,

영화와 소설은 주인공의 레거시 수련 과정이나 이를 활용한 라스트 배틀이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그냥 레거시가 발현되고, 알아서 발전하는 능력을 이런 식으로 즐기기만 하면 그만이었던 영화와 달리,

원작 소설은 정말 복잡하다. 손의 광선으로 뭐든 다 해결하던 영화와 달리, 소설 주인공의 레거시는

한가지가 아니며, 단계적으로 여러 레거시를 발현하게 되고 그때마다 적잖은 수련을 통해서 해당 레거시를

발전시켜야 써먹게 된다.


 일반적인 생각으로는 수련 과정을 통해 강해지는 주인공을 보여 주고

그래서걸 마음껏 활용하는 라스트 배틀에서 쾌감을 더 높여줄 것 같지만... 이 작품은 좀 다르다.

 로리안으로서의 정체성을 아예 없애버린 게 영화의 단점이라고 했지만,

반대로 원작의 레거시를 영화식으로 재구성한 점은 영화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원작의 레거시는 발현 과정이나 수련 과정에서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수 밖에 없고,

여러 가지 능력이 존재한다는 점 때문에 이를 활용한 전투는 박력과 화끈함 보다는

의외로 상당히 정적이고 심심한 분위기가 된다.


 

그렇기에 프로텍터 헨리에게 반항하는 이런 장면도 꽤 느낌이 다르다.

영화는 뭐 처음부터 로리안이 밥 먹여줘?...라는 식으로 그저 신나게 놀고 여자나 밝히는 주인공이고,

레거시도 그냥 어느날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처럼 받아서 놀기만 하면 그만이지만...

 원작에선 레거시의 발현에 목숨을 걸어야 하고(레거시 발현이 빨라야 빨리 능력을 키워서

모가도어인들의 습격에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가도어인들이 전혀 위협으로 보이지 않는

영화와 달리, 원작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모가도어인들의 공포를 강조하고 있다)



또한, 영화에선 로리안인도 모가도어인도 외계인은 모두 생명을 잃는 순간 풍화되어 사라지지만,

원작에선 모가도어인만 그렇게 될 뿐, 로리안인은 인간처럼 그냥 시체가 남는다.



  단순화시켰음에도 원작보다 괜찮았던 게 영화의 레가시라면,

단순화로 인해 원작과 비교할 수 없이 바보로 전락한 게 이 모가도어인이다.


 솔직히 영화에서 모가도어인들은 오프닝의 살해 장면에도 불구하고, 전혀 위협적이지 않다.

하는 짓은 덩치 큰 바보들이고 이렇다할 능력도 없기에 위협을 느낄 건더기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레가시 능력을 가진 로리안인들이 병X들인 모가도어인들에게 당한 게 전혀 실감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원작 소설은 전혀 다른데... 그냥 바보만 존재하는 영화의 모가도어인과 달리,

원작 소설의 로리안이 레거시 능력자와 프로텍터로 나뉘어지는 것처럼, 원작의 모가도어인들 역시

클래스가 나뉜다. 도망친 넘버 시리즈들을 찾는 수색자와, 로리안의 레거시 능력자에 대항하는

특수 능력을 갖춘 전사 클래스로 말이다.

 때문에, 적당한 레거시 활용만으로도 거의 학살이 가능했던 영화와 달리,

원작 소설에선 레거시 능력을 최대한 활용해야 모가도어인의 전사와 상대할 수 있을 정도로,

학살은커녕, 모가도어인과의 전투 하나 하나가 다 목숨을 걸어야 하는 위험한 싸움이 된다.


 혹시나 원작 소설을 보고 모가도어인들의 팬이 된 사람이 있다면,

영화를 보면서 저주에 저주를 날렸을 것 같다. ^^;;;



  따지고 보면 영화와 원작 소설의 레거시 능력은 크게 다르지도 않다.

 그저 원작 소설은 그걸 일일이 세분화시켜서 발현을 기다리고 수련을 쌓아야 하는 것과 달리,

영화에선 그저 레거시 능력 하나로 다 때울 수 있을만큼 만능이라는 점이 다르다.

 하지만 이 차이는 굉장히 큰데... 그 덕분에 영화에선 레거시 능력의 설명이나 수련에 시간을 할애하지

않고도 시원시원하고 박력 있는 전투가 가능하게 된다.

...그 여유 시간을 찌질한 인물들의 시간 낭비로 때운다는 게 영화의 문제지만... -.-;;;



  암튼 그 덕분에 소설과 차별화되는 영화의 미덕이 살아나게 된다.

  영화를 재미있게 봤든 아니든 간에 대체로 인정하는 라스트 배틀은 순전히 영화의 힘이다.

 원작 소설의 전투는 사실 별로 재미가 없다. 레거시 능력이 세분화된 만큼 상당히 자잘하고

산만한 진행이 이어지게 되고 뭔가 임팩트가 없다. 게다가, 영화에서는 넘버 식스의 시원시원한

액션을 즐길 수 있던 것과 달리, 복잡한 레거시와 모가도어인들의 특수 능력으로 인해

그런 시원시원한 장면보다는 정적이며 전략적인 특수 효과 장면들로 채워진다.


 여러모로, 영화 후반의 라스트 배틀을 위한 재구성만큼은, 영화에게 칭찬을 해주고 싶다.



그와 더불어... 삼각 관계인가 착각할 영화 포스터에서 알 수 있듯이,

영화에선 이 세 명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존재하는데... ^^;;;



넘버포의 여친을 보는 넘버 식스의 표정도 썩 반가워 보이지는 않고...



원래 이 여배우 표정 자체가 그렇지만(이 여자 배우의 마스크는 의외로 티껍다는 포스가 풍기는 게

기본이다. 영화 여기저기서 무표정이라 쓰고 티껍다고 읽는 표정들로 가득하다. ^^;;;),

나름 생명의 은인인 넘버 식스를 쳐다 보는 이 티꺼운 포스는 도대체!!! ^^;;;



위에서도 말했지만, 원작 소설은 여유나 유머가 존재할 수 없는 생존의 전쟁터다.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들은 모가도어인들의 공포에 떨어야 하고 그걸 극복하기 위해

혹은 막아내기 위한 노력에 열을 올리지만... 영화는 어차피 모가도어인들이 개그맨이 된 이상,

그럴 필요가 없는 만큼 그 부분 대신에 유머를 좀 넣는다.

 위 화면에서와 같은 제인 도우 개그는 원작 소설에선 나오지 않는다. ^^;;;



 그리하여... 결론적으로 이 각색은 절반은 성공한 것 같다.

 이야기의 진행을 위해 필수적인 원작 소설의 부분들을 버리고,

발정난 주인공의 찌질함에 집중한 망할 틴에이저물로 만들어 버린 점은 명백히 실패지만,

원작의 다소 심심하고 좀 질질 거리며 볼거리 없는 후반부 라스트 배틀을

넘버 식스를 매력의 캐릭터로 만듦과 동시에 영화의 백미로 볼만하게 살려낸 점은

명백히 원작을 뛰어 넘는 성공...

 결국, 아쉬움은 아쉬움대로 크지만, 액션 장면들의 장점은 장점대로 큰...

그런 결과물이 이 영화인 것 같다.


 문제는 원작 소설의 설정이나 스토리를 상당 부분 바꿔 놓았기 때문에,

영화 후속작이 나온다면 소설 후속작과의 갭은 훨씬 더 커질 것 같다는 점...

 뭐, 그건 그것대로 괜찮을 것 같기도 하다. 이번 영화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충하는 식으로

간다면 말이다. ^^













*** 잡설 ***

-왜 모가도어인들은 주인공들을 넘버 순서대로만 죽여야 하는가.

그 이유는 모가도어인들의 습격에서 주인공들을 대피시키던 로리안 행성의 장로가 걸어 놓은

강력한 주문 때문이다. 그래서 넘버 시리즈들은 순서대로만 죽일 수 있고,

이 순서를 건너 뛰어서 죽이려고 하면 공격자의 공격이 그대로 공격자에게 되돌려져,

오히려 공격한 사람 스스로가 죽게 되는 무서운 마법이란 설정이다.

 단, 이 마법은 넘버 시리즈들이 서로 떨어져 있어야만 작동하며,

만약에 (순서와 상관없이) 넘버 시리즈들이 모여 있다면 이 마법은 무효화된다...라고 한다.

 언뜻 생각해 봐도 이 설정만 가지고 본다면 구멍투성이다.

 이번에 죽을 넘버를 마법이 무효화되지 않을 적당한 거리에서 나머지 넘버들이 방어를 하고

(구체적인 거리는 소설에서 설명이 나오지 않지만, 대충 눈으로 안 보일만큼의 거리 정도면

되지 않을까. 그 이상이라도 넘버 시리즈의 능력이나 기계 장비들의 힘을 빌리면 방어선을

구축하는 건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 나머지 넘버들 중에서 공격에 최적화된 혹은 가장 강한

넘버가 모가도어인들을 쓸어 버리면 그만이니까.

 뭣하면 이번에 죽을 넘버가 미끼가 되어도 되겠다.

 물론, 그 이상의 구멍도 있다. 모가도어인의 입장에서는 넘버들을 죽일 때 되돌아 온다는

범위가 애매하다. 예를 들어 모가도어인이 지구인이나 다른 외계인을 고용해 공격 계획을 짠다면

어떨까? 독약을 먹인다던가, 아니면 사고를 일으킨다던가 식으로 말이다. 뭣하면 해당 넘버가 있는

지역 전체를 독으로 덮거나 폭파시키거나 등등... 누가 봐도 넘버를 직접적으로 노리지 않는 식이라면

과연 마법의 작동 범위는? 아니면 최면이나 목적을 감춘 의뢰 등으로 진짜 우연급의 사고를 일으켜

넘버를 죽이려고 한다면 마법의 작동 범위는?

 넘버가 만약 넘버를 노릴 의도가 아닌 함정에 빠지고 그 함정이 작동한다면?

 정말로 이 마법이 쓸만할만큼 강하다면 당장 죽을 넘버가 아닌 멤버는 그야말로 무적이겠고,

만약 위의 예와 같은 제약이나 한계가 존재하는 거라면 굳이 모가도어인들이 넘버 순으로 찾아

죽을 필요가 없을만큼 의미가 없는 마법일 것이다.

 아마 작가와 그 친구들, 출판사 사람들이 바보가 아니라면 다음 권에서는 이런 구멍을

메꿀 설정을 설명할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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