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데 문득!

세가지 극장의 사운드 비교 - 분노의 질주 언리미티드 (Fast Five, 2011)

베리알 2011. 5. 6. 21:01


분노의 질주 언리미티드 (Fast Five, 2011)


  사실 극장에서 어지간하면 중복 관람을 못 하는데, 최근에는 여러 일들이 겹쳐서

몇개의 영화를 중복 관람할 수 있었다.

 그중에서도 분노의 질주5는 내 기억으로 최다(!)인, 무려 3번이나 보게 되었는데...

4D를 감상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앞으로 기회가 있을지?) 일단 그동안 감상한 극장들에

대해 메모를 남겨보고자 한다.


 현재까지 이 영화를 본 극장은 세가지로,

1. CGV 신도림 스타관

2. CGV 구로 V Seat

3. 씨너스 이수 5관


 결론부터 말하자면,

 씨너스 이수 5관 >>>>>> (넘사벽) >>>>>> CGV 스타관 >= CGV V Seat...의 순서다.


 씨너스 이수 5관의 압승은 예상은 했지만, 예상 이상의 넘사벽 차이였고...

 V Seat가 생각보다도 더 효용이 떨어졌던 게 의외였다.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1. CGV 신도림 스타관

- CGV의 스타관은 메가박스의 M관에 대응되는 관으로, 해당 지점의 레퍼런스관이라고 할 수 있다.

 스타관끼리, 또는 M관끼리의 차이는 있지만 어쨌거나 스타관이나 M관은 화질 음질 면에서

조심하지 않아도 되는 퀄리티를 갖추고 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이수 5관을 알게 되기 전이라면 모를까, 지금에 와서는 스타관이나 M관에 대해

찬사를 보낼 수는 없겠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스타관이나 M관이 형편없다기보단 이수 5관이 넘사벽이고,

일반 극장의 상영관 수준이 얼마나 형편없는지를 보여준다는 것이겠지만...

 스타관에서 본 분노의 질주5는 괜찮았다.

 보통의 극장 상영관에 비해서는 대강 균형이 잡혀 있고 소리도 힘이 있다.

 일반 상영관들을 생각한다면 그저 감사할 따름의 환경이다. 하지만 이수 5관이 출동하면? ^^;;;



2. CGV 구로 V Seat

- 본격적인 4D 환경이 아닌, 일반 상영과 특별 상영의 사이에 위치한 포맷이다.

뭐, 정확하게 말하자면 전용 규격이나 소스가 있는 것 같지는 않고 그냥 사운드 장비를 활용한

장난에 가깝지만...

 게임에 사용하는 진동 패드는 게임에서 나오는 진동 신호에 맞춰서 여러 진동 동작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 진동 패드가 일반적으로 사용되기 전(1x년 전 정도?)에 그런 진동을 구현하기 위한

모험적인 게임 패드가 있었는데, 그게 바로 소리의 신호를 이용하는 방법이었다.

 위성 스피커와 우퍼 스피커가 분리된 형태의 스피커가 있을 때, 원래는 우퍼 스피커는

우퍼 스피커용으로 할당된 신호를 받아 그 신호의 소리를 재현해야 하지만,

반드시 그렇지 않을수도 있는데, 그냥 적당히 알아서 낮은 소리를 내주기도 한다.

 이 원리를 이용, 소리에서 우퍼에 어울릴 적당한 소리가 나오면 그 진동을 우퍼가 아니라,

게임패드에 준비된 우퍼(?)에서 반응하여 진동 패드의 효과를 내는 그런 게임 패드 말이다.

 그래서 연결 방식도 게임 패드의 포트뿐 아니라, 사운드 카드의 출력 부분에도 연결을 해야 했다.

 적당한 진동 신호에만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진동이 상당히 조잡해지는 단점이 있는데...

 V Seat가 이런 방식 같았다.

 즉, 극장의 우퍼를 특정 위치의 좌석 아래 부분에 배치, 우퍼의 진동이 의자를 타고 올라가게

하는 방식 같았다. 의자 자체에 진동 장치가 있는 게 아니라 말이다.

 장점은 일일이 진동 의자를 마련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단점은? 생각보다 많다.

 일단 진동이 조잡해진다는 점이다. 굳이 필요없는 부분에서도 진동이 오는 경우가 반드시

생기는 방식이니 말이다.

 그래도 여기까지라면 인정해주겠는데... 여기에는 결정적인 단점이 있다.

 우퍼가 객석 아래로 들어와 있기 때문에, 원래 극장 안의 소리에 힘을 실어 줄 우퍼의 존재가

전면에서 사라져 버린다.

 간단히 말해서, 의자는 부릉 부릉 해대지만, 앞에서 들리는 소리는 힘없는 빌빌한 소리라는 것이다.

 예상보다 꽤 심각한 단점이다. 일반 가정의 방 정도야 우퍼 없이도 톨보이 스피커로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다지만, 극장 정도의 환경이 되면 택도 없다.

 때문에, 진동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체감 박력은 감소한다.

 굳이 의자에서 전해지는 진동이 좋다면야 어떨지 몰라도, 내 기준에서 본다면 필요없는 방식이다.

 가격도 1천원인가 2천원 더 비싸다.



3. 씨너스 이수 5관

-드디어 끝판왕에 대해 얘기할 차례가 되었다.

  이수 5관의 사운드는 국내에서 사운드 좋은 극장을 논할 때 빠지지 않는 유명관이다.

 분노의 질주 언리미티드 같은 영화에 있어선 그야말로 물 만난 고기라고나 할까.

 일단 소리의 박력... 일반 극장의 소리와는 차원이 다르다.

 시작 장면에서 버스가 뒹구는 장면에서 위압감이 느껴질 정도이고, 홉스의 장갑차는

정말로 앞에서 탱크가 지나가나 싶을 정도의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한다. 이수 5관에서의

홉스 장갑차가 장갑차라면, 스타관의 홉스 장갑차조차 달구지에 불과하다.

 괴수들의 싸움을 능가하는 도미닉 vs 홉스의 대결 장면... 정말로 괴수물을 능가한다.

소리의 박력이 정말 상상을 초월한다. 도저히 인간의 주먹질이라고 볼 수 없는 그 무시무시한

박력은 짜릿함에 몸이 떨릴 정도...

 도시를 때려 부수는 장면은 뭐 말하면 입만 아플 뿐이고, 터보를 사용하는 장면에서

도미닉의 차가 마치 발기하는 것처럼 일어서는 장면에선 나도 모르게 발기가 되는 것같은

흥분까지 느껴질 정도다.

 이수 5관의 사운드는 그 압도적인 힘으로 유명하긴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라는 게 진정한 장점이다.

 힘도 힘이지만, 이수 5관의 사운드만큼 섬세한 사운드도 없다.

 흔히들 더 좋은 장비, 더 좋은 소스로 들으면 안 들리던 소리가 들린다고 하는데

일반 상영관과 이수 5관을 비교하면 그렇다. 이수 5관에선 다른 극장에서 들을 수 없던 소리까지

들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준비 과정 중에 떠벌이가 증거품을 경찰에 맡기러 오는 장면이 있는데,

여기서 떠벌이와 경찰의 대화는 사실 꽤 섬세함이 요구되는 부분이다.

 일반 상영관에선 그냥 그런가보다...할 대화 장면이지만, 이수 5관에서는 전혀 다르다.

 경찰의 위치에서 소리가 나오느냐, 떠벌이의 위치에서 소리가 나오느냐를 확연하게 구분할 수 있다.

경찰의 위치에서의 대화 장면을 보면, 떠벌이의 소리가 건너편을 통한 마이크를 통해 나오게 되는데,

경찰의 대사와 떠벌이의 대사는 그래서 장면마다 확실하게 다르다.

 그외에도 뭐 역시나 말하면 입 아플뿐이다. ^^

 후반 도시 괴멸(^^;;;)에서 와이어 소리도 일반 상영관에선 그냥 그런가보다 하지만,

이수 5관에서의 와이어 소리는 존재감의 차원이 다르다.

 암튼 정말로 넘사벽의 이수 5관이다.

 단 한가지 단점...이라기보단 옥에 티가 있는데, 내가 오랜만에 가서 그런지

우퍼의 부밍이 조금 있는 것 같았다.

(다양한 방법으로 손쉽게 결제가 가능한 CGV나 메박과 달리,

씨너스는 좀 엄격하게 결제가 되는데 이게 예전에 바뀐 후로 내 컴에서 결제가 안 되어서

못 가다가 최근 다시 해보니 가능해져서 다시 이수에 갈 수 있게 되었다. 골동품컴의 비애...)





(직접 촬영)


그래서 결론은?

위에서 말했던대로, 이수 5관의 압승이다.

4D 방식이 설마 V Seat 비슷한 방식이라면 걱정이다. 별도의 우퍼가 작동하지 않거나,

혹은 의자에 개별 진동 장치가 있는 식이 아니라면 소리의 감흥이 팍 죽을테니 말이다.


 어쨌거나... 이수 5관은 정말 축복이다.

 다시 가서 언리미티드를 즐기고 싶었는데, 그 사이 5관에서 내려왔다. T T




*** 잡설 ***

-단지, 편의적인 면에서는 이수관이 뒤지는 면이 많다.

앞좌석과의 거리가 좀 가까운 편이고 의자도 크게 편하지 않은 편...

아쉽긴 하지만 그것 때문에 못 볼 정도도 아니고, 사운드가 워낙에 매력적이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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