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데 문득!

넘버식스의 누드, 그리고 2.35:1은 KIN! - 리스트레인트 (Restraint, 2008)

베리알 2011. 4. 15. 15:08

리스트레인트 (Restraint, 2008)


초딩들도 비웃는 영화라고까지 했던 아이엠넘버포...

그 영화의 거의 유일한 의미가 넘버 식스였는데, 그 역할을 맡은 테레사 팔머라는

배우의 출연작 중에 누드가 나오는 게 있으니, 그것이 바로 이 리스트레인트다.


 현재까지 국내에는 발매되지 않았고, 북미판과 독일판, 프랑스판 등이

블루레이는 없고 DVD로만 나와 있다.


 영화에 대한 이야기는 차치하고, 이 영화의 DVD들이 내가 2.35:1을 저주하는 이유를

확실하게 보여준다.


 상단이 코드1 북미판 - 2.35:1이고,

 하단이 코드2 독일판 1.78:1이다.

 화면비 차이 외에도 색감이 약간 차이가 있다.

요렇게 말하자면 북미 쪽은 진하고 독일 쪽이 흐릿하고,

저렇게 말하자면 북미 쪽은 느끼하고 독일 쪽은 담백하고... ^^





[ 이미지의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 있습니다 ]


보다시피 좌우로는 차이가 (거의) 없지만,

상하로는 큰 차이가 있다.


코드1의 2.35:1의 화면은,

1.78:1의 양옆에 화면을 더 남겨서 늘린 게 아니라,

상하를 잘라내서 2.35:1를 만들어 낸 것이다.

한마디로 2.35:1이 되어야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이 장면의 비교가 내가 2.35:1을 싫어하는 이유를 확실하게 보여준다.

내가 요즘 2.35:1을 싫어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보는 것처럼 사람의 얼굴 하나도 화면에

다 못 잡아서 잘려진 얼굴이 보여진다는 것이다.

 예전 영화들처럼 화면에 여유를 갖고 여백을 남기는 시대도 아닌지라,

그냥 막 얼굴에 카메라를 들이대는데, 그래 놓고는 저렇게 위아래를 잘라 버리니,

보는 사람 가슴이 막 답답해진다.






하단은 비슷한데, 상단 쪽은 엄-청난 차이가 있는 화면.

2.35:1 쪽이 필요없는(?) 장면이 적어서 더 집중할 수 있다는 옹호도 있을 수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집 안에서는 천정까지의 여유 공간이 있다는걸 생각하면 아래쪽이 더 자연스럽다.

무슨 골방 틈 사이로 엿보는 것도 아니고 좌우로 더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위아래의 시야각을 제한 받는 2.35:1이 무슨 얼어죽을 2.35:1인가.






바로 이렇게! ^^

아래쪽 화면이 훨씬 더 자연스럽다.






이런(?) 장면에서는 더 말할 필요도 없겠지? ^^


원래는 더 볼 수 있는 넘버식스의 살결을 희생해서 얻어진 2.35:1...

그런거 필요없다!!!






결정적인 차이 아닌가? ^^;;;






위의 2.35:1은 정말 답답하다.






인간의 시야를 생각해도, 아래위로 블랙바 처리된 2.35:1보다 1.78:1이 낫다.




 단적인 예지만, 이것이 현실이다.

 원래 와이드 화면에 대한 장미빛 환상이 쏟아지던 시절에는,

4:3 화면에서 양옆에 화면을 더 붙여 가면서 와이드 찬양을 했었는데...

 실제로  와이드 화면이라는 게 유행하면서부터는 상황이 달라져서,

4:3에서는 멀쩡이 보이던 부분을 아래위로 잘라내면서 억지로 와이드에 맞추는 경우가 보편화되었다.

 그중에서도 더 마음에 안 드는 게 1.78:!이나 1.85:1도 아니라, 2.35:1의 억지 유행이다.

 이 리스트레인트처럼 대부분의 2.35:1은 1.78:1 등의 위아래를 잘라서 만들기 때문이다.

좌우로 더 보이는 그런 좋은 경우는 흔하지 않고 말이다.


 와이드TV로 볼 때도 2.35:1은 짜증이다. 와이드 화면비에도 안 맞아서 아래위로 블랙바가 생기기 때문.

모처럼 대형 와이드로 보려고 해도 아래위에 블랙바가 있는만큼 실제 체감 화면이 작아진다.

 

 그럼 굳이 이 정도로까지 2.35:1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영화가 있는가?

 정말 문제인 게 그런 영화가 흔치 않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2.35:1은 그냥 유행 따라 2.35:1을 만든다는 느낌이 강하다.

개나 소나 2.35:1을 만드니 말도 같이 2.35:1...이런 식이다.

 감독의 의도니 뭐니 쉴드 쳐주는 의견도 있지만, 보기에도 답답한 화면을 고집하는 게 무슨 얼어죽을

의도일까나. 설마, 관객들 답답하게 만드는 게 의도? -.-;;;


 

 암튼 난 이런 유행만 좇는 2.35:1 분위기가 싫다.

 고전 영화들의 놀라운 화면비는 이런 식으로 위아래를 잘라서 보여주는 게 아니라,

양옆으로 확실히 더 보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었던 것인데, 요즘 영화들은 그런 게 실종되었다.

 특히나 내가 더 이런 2.35:1 유행을 싫어하는 이유가 한국 영화들의 망둥이 뛰기 때문이다.

 요 몇년 사이 한국 영화에서 2.35:1 영화가 많이 늘어났는데, 정말로 효과적인 2.35:1를 만드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심지어 그냥 4:3으로 만들지 왜 와이드로 만들었냐고 묻고 싶을만큼

와이드 화면비를 활용 못 하는 경우도 많았다.

 진정으로 생각하고 화면을 연출한다기보다, 그저 유행이니 같이 뛰어보자는 망둥이짓으로밖에

보이지 않을 화면들이 넘쳐 났으니...


 그런 단점들을 떠나서,

 얼굴 하나도 화면에 다 못 잡는 경우가 일반적인 2.35:1을 왜 선호하는지,

난 근본적으로 이해를 못 하겠지만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