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데 문득!

외면해선 안 되는 참혹한 현실 - 고백 (告白 - Confessions, 2010)

베리알 2011. 4. 6. 19:07

고백 (告白 - Confessions, 2010)


  이 영화에 대한 사전 정보라고는 반의 학생 누군가가 자기 아이를 죽인 것에 대해,

교사가 복수를 한다는 내용뿐이었다.

 요 내용만 알고 있을 때 내 상상은 이러했다. 학생이 자기 딸을 죽였지만, 그 더러운 소년법 덕분에

법적인 처벌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교사가 교사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한 최대한의 불이익을

그 범인 학생에게 주는 영화인가?...라고 말이다.

 뭐, 영화는 그런 내 상상을 완전히 뛰어 넘었다.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우아한 복수... 정말 그렇다.

내가 복수라는 테마를 상당히 좋아하는데, 당장 기억나는 복수극 중에서

이렇게 우아한 작품이 또 뭐가 있었는지 언뜻 생각이 안 날 정도로 이 영화의 복수는 우아하다.

 가해자 이외의 사람들에게까지 피해를 줬다며 유코의 복수를 비판하는 얘기도 있던데,

너무 좁게 보는 결과다. 유코의 입장에서라면 복수를 해야 하는 상대들이었다.


 아이들을 키울 때 정말 가르쳐야 할 것이 무엇일까. 답은 이 포스터에 써 있다.

죄를 지은 아이들은 벌을 받아야 한다는 것, 짧지만 그 어떤 가르침보다 중요한 것이다.

 한국에서 저런 교육이 잘 되고 있을까...라는 질문에 자신있게 예라고 대답할 수 있는 건

교육청의 썩은 관료 아니면 바보일 것이다. 그럼 왜 그런 교육이 안 되고 있는 것일까?

 뻔하지 않은가. 아이는 어른의 거울이라고 하는데, 어른들은 저 말을 잘 따르고 있는가?

그렇지 않으니 나라꼴이 이렇게 개판인 것이다. 어른들이 그 모양인데 아이들이 헛소리(?)를 듣겠는가.

 

 다운 계약서는 불법이라고 했는데, 나라의 공직을 맡겠다고 나오는 놈들마다 기본으로

다운 계약서 들고 나와서는  처벌도 받지 않고 당당한 상황을 보라. 이런 나라에 무슨 희망이 있겠나.

그리고 저런 쓰레기 어른들을 보면서 아이들에게 바른 교육을 할 수 있겠는가.



  저 살인마들을 보면서 아이들탓만 할 수 없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일리 있는 말이다.

하지만, 또한 반드시 그렇다고만은 할 수 없다.


세상은 분명히 적당한 교육을 받지 못 해 이상한 놈들도 있겠지만,

애초부터 이상한 놈들도 있으니까. 이들을 색출해서 제거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서도 안 된다. 기득권에 의해 악용되기 쉬운 아니, 악용될 수 밖에 없는 무서운 도구다)

적어도 그런 이상한 놈들이 활개 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을 개선하거나,

그런 이상한 놈들이 활개 칠 수 없도록 하는 시스템을 만들거나 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일본에서도 청소년법이 문제가 되고 있다지만, 한국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신기하게도 일본의 좋은 점은 한국에서 따라하지 않지만,

 일본의 나쁜 점이나 문제점들은 한국에서 신나게 따라한다.


 뭐, 꼭 신기하다고만은 할 수 없다. 한국이란 나라는 일본의 식민 통치를 받았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지나칠 정도로 일본의 것을 가져온 것이 많은 데다가, 일본의 개였던 자들이 사회의 기득권으로

이어져 오고 있으니 안 그런 게 이상한 상황이다.



이런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했다고 한다.

한국 서점에도 나와 있던데, 난 아직 읽어보지 않았다.

아니 뭐 딱히 읽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영화의 장점이라면 역시 출연진일 것이다.

여전한 마츠 타카코는 물론이고,

샤방한 아이들로 가득한 화면은 비록 끔찍하고 비참한 현실을 연출하더라도,

눈을 붙잡게 만들어 준다.



지금 교육 시스템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게 이런 게 아닐까.

그저 시스템에서 정해 놓은 성적만 우수하면 그 학생이 개나리 십장생의 싹이든 뭐든 상관하지 않는 것.

반대로, 시스템에서 정해 놓은 성적이 나쁘다면 그 학생이 성인군자의 싹이라도 꺼지라는 것.


 특히나 한국은 이런 면에서 더 안 좋은 방향으로만 가고 있다.

 죄를 지으면 벌을 받는다는 기본 중의 기본 같은 건 교육하지 않으면서,

기득권이 정해 놓은 쓰잘데기 없는 굴레에 맞춘 허무한 노동만 강요한다.


아마 다들 경험해 봤을텐데? 성적 나쁜 아이나 이미 교사에게 찍혔던 아이와,

성적 좋은 아이나 이미 교사에게 이쁨 받는 아이, 또는 부모 잘난 아이가 같은 짓을 저질렀을 때,

선생들이 둘을 똑같게 대하던가? 아니잖은가...

 이미 교육이란 게 여기서부터 개판으로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부모 잘나고 집에 돈 있고 선생에게 아부하면 죄를 지어도 괜찮다는 개수작을

어릴 때부터 뼈저리게 박아 놓으니, 이 시스템에서 자라난 아이들의 평균 양심이 어떤지는

뻔하지 않은가.


 저런 사이코패스들을 코흘리개 때부터 가려내는 시스템은 아니더라도,

어릴 때부터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으며,

죄를 지으면 그에 따라 벌을 받는다는 기본을 철저히 가르치는 시스템의 확립이 절실하다.

 하지만, 현실은 개시궁창... 빌어먹을.



유코 선생의 딸은 정말로 이유같지 않은 이유로 유코의 학생들에게 살해 당한다.

유코에겐 목숨보다 소중한 딸(특수한 사정이 있는 미혼모인 유코의 사정상,

유코의 딸에 대한 애정은 그저 딸 하나에 대한 애정이 아니다).



하지만, 범인까지 알고 있지만... 범인들에게 죄값을 치르게 할 수가 없다.

경찰은 이미 단순 사고로 결론을 내렸고, 범인들은 청소년법이란 빌어먹을 방어막으로 보호 받는다.


 그런 상황에서 유코가  이대로 끝낼 수는 없다고 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



유코의 딸을 직접적으로 죽인 놈들도 놈들이지만,

이 베르테르 같은 선생도 가해자라고 할 수 있다.


상대에 대한 이해도 없이 자신의 얄팍한 아집과 이상을 강요하는

이런 시덥잖은 열혈파는 사실 굉장히 위험하고 해로운 타입이다.


 군대에서도 이런 이야기가 있지 않은가.

최악의 상관이 무능한 상관이 아니라, 그저 부지런하기만 한 상관이라고 말이다.


 때문에, 베르테르 같은 한심한 타입은 교육의 여러 문제점들을 증폭시키고 재생산한다.

 이지메 당하고 있다는 고백이 담긴 투서가 들어 왔다고 구라 치는 걸 보라.

제정신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닌데도, 얄팍한 자신의 아집에 빠진 부지런한 멍청이는 그걸 한다.

그리고 사태를 더욱 악화시킨다.

 이런 멍청이들은 유코의 분노를 받아도 싸다.



자기 아들에게 딸이 살해당한 교사가 찾아왔는데도,

죄송하다는 말도 없고 미안하다는 기색도 없이 자기 아들 가엾다는 말만 하고 있는 이런 부모...


 유코의 복수를 트럭으로 받아도 모자란 쓰레기들이다.

 교육계의 문제점도 문제점이지만, 실상은 이런 부적격 부모들 덕분에 사회의 부정적인 문제가

늘어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이것 역시 한국에도 고스란히 적용되는 부분이다.

 자기 자식을 신뢰한다는 것과, 자기 자식만 소중하다는 것은 전혀 다른데도,

세상에는 이기적이고 머저리 같은 부적격 부모들이 넘쳐난다.

 그리고 이런 부적격 부모들에 의해 썩은 싹들이 판을 치고 그 싹들이 자라 사회를 더욱 오염시킨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이 엄마 역시 유코의 복수를 받아 마땅하다.

 

 

학교에서 가르쳐야 하는 게 영어 단어 하나 더, 수학 문제 하나 더 이런 것은 아닐 것이다.

정말로 이 사회를 건강하게 하기 위한 그런 것들을 가르쳐야 할텐데...


따지고 보면 한국의 교육이 그런 중요한 부분을 내팽개치고 서열만 매겨 대는 게 당연할지도 모른다.

이 사회의 기득권이라는 것들은 하나같이 범죄자에 지독한 악당들인데,

그런 기득권들은 자신들이 장악한 사회가 건강해지길 바라지 않을테니 말이다.

그저 자신들이 부려먹기 좋은 그 정도의 노예들만 있으면 그뿐...이란 생각일 것이다.



아름다운 장면이 아니라 정말 슬픈 장면이다.



전작들에 이어 또다시 히트를 친 감독...

단순히 영화 흥행을 떠나서, 이렇게 흥미로운 경력을 만들어가는 감독도 드물 것 같다.



마츠짱!


 이 영화는 그 어떤 복수 영화보다 좋았다.

 유코의 복수는 참으로 정당한 복수였고 그 실행은 예술이었다.


 마지막 장면은 정말 희대의 명장면이다.

 그 삐리리의 머리채를 치켜 잡는데, 내 손이 다 떨릴 지경이었다.

이렇게나 우아하고 강렬한 복수라니!



이 영화는 단순히 흥미거리 영화가 아니라, 외면해서는 안 되는 참혹한 현실에 대한 보고서다.


 애초 아이들에게 무한의 면책 특권을 준다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죄를 지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는 기본 상식을 교육이 부정하고 있으니 말이다.

 때문에, 지금 유행처럼 번지고 유행처럼 거기에 맞서는 학생 인권과 교권의 대립은 사실 꽤 중요하다.

그냥 네편 내편 갈라서 치고 박고 할 그런 잡스런 주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교사고 부모고 다 정신을 차려야 한다.

 이런 중요한 내용들을 이 영화는 보여주고 있다.

 영화적인 상상이라고 해봐야 유코의 복수 정도일 것이다. 실제로 이런 복수를 하는 경우는

찾기 어렵겠지만, 반대로 자기가 무슨 짓을 하는 지도 모르는 무능한 교사나,

자기 새끼를 망치는지도 모르고 자기 새끼만 귀하다는 부적격 부모들은 널려 있다.


 일본의 사회문제들은 한국에서 남의 나라 얘기라고 할 수 없는 것들이 보통이다.

 엄한 세금을 타먹기 위한 대규모 국책 사업 문제는 한국에서도 지금 4대강 등으로 고스란히

베껴 진행되고 있고, 청소년 범죄나 왕따 등도 이미 일상 생활이 될때까지도 방치하고 있다.

 부디 이 영화를 혹은 소설을 보고 한명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교육계의 그리고 나아가서 사회의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면 한다.













*** 잡설 ***

-미즈키짱!


-역시 중2병은 망국병... 이 시기를 제어할 방법이 있어야 한다.

학생을 위해서도 교사를 위해서도 부모를 위해서도...













[ 고백 (告白 - Confessions, 2010) ]

< 영화>

장점 - 그 어떤 복수보다 정당하고 우아한 극한의 복수

단점 - 성선설 덕후들과 사법만능주의자들은 꺼지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