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상견례, 2011
개봉 전부터 꽤나 광고들을 해 댄 덕분에, 진작부터 개봉을 알고 있던 영화로,
예고편이 아주 재미있고 이시영 주연이기까지 해서 굉장히 기다렸던 영화다.
소재도 별반 설명 없이도 쉽게 먹힐 수 있는 소재를 결혼이랑 버무렸는데...
직접 보면서 정말 즐거웠다. 영화 차제는 아쉬움이 많이 있지만,
중요한 건 난 정말 더할 나위 없이 즐거웠다. 눈물이 나도록...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별 의미 없이 첫번째에 놓은 이미지로,
포스터 중에서 이시영이 크고 이쁘게 나와서 그냥 넣어 봤다. ^^;;;
송새벽과 이시영에게 주연을 맡기고 불안했던지,
조연진은 제법 빵빵하게 배치되어 있다. 실제로도 조연들의 활약은 대단했고...
하지만, 주연들이 뒤처진다는 얘기는 아니다. 현준과 다홍은 끔찍하게 어울리는 커플이었다. ^^
지역 감정이라고 거창하게 이름 붙이지 않아도,
살면서 크게 작게 어디서나 만나게 되는 지역 간의 차이는 재미있으면서도 씁쓸하다.
음식? 짜장면만 해도 간짜장에 계란 후라이가 기본이라는 지역도 있고,
간짜장에 계란후라이가 무슨 듣도 보도 못한 이상한 소리냐는 지역도 있다.
순대도 양념 소금이 기본인 곳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곳도 있다.
영화의 지역 감정은 이 정도다. 정말로 지역 감정의 근본 원인을 파헤치는 게 아니라,
그냥 일상에서 만나게 되는 소소한 트러블이랄까 낯선 경험이랄까를 적절하게 이용한다.
그래서 지역 감정을 소재로 삼고 있음에도, 지역 감정에 휘둘리거나
정치적인 생각을 확장할 필요없이 그냥 일상처럼 즐겨주면 된다. ^^
한때 레퍼런스 패션이었다. 어깨에 살짝 두르기... ^^
이 장면처럼, 이 영화는 시대 배경이 올림픽 즈음인지라,
추억거리들로 가득하다.
시작부터 할렘 디자이어 음악이 나오고 박남정이 나와 춤을 춘다.
그것만으로도 난 이미 감동의 도가니탕에 빠져 허우적 거리고 있었다. ^^;;;
이 영화의 추억만들기는 예상보다 좋았다.
요즘 같지 않은 내용에 걸맞는 요즘 같지 않은 그 시절의 재현...
인물들의 집만 해도 가구나 배치 등이 딱 그 시절 느낌 물씬,
정말 시간을 거슬러 그 시절에 내가 온 것 같았다. 정말 좋았다. ^^
딱히 그 옛날 시절에 좋은 점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잘 살았던 것도 아닌데 말이다.
등장인물들의 말투나 제스쳐, 옷 등은 물론이고,
심지어 영화의 계기가 된 펜팔 역시 그렇다.
요즘은 범죄, 개인 정보 활용 등 온갖 위험에 스스로 꽁꽁 싸매도 모자란 판이라,
지금 생각해 보면 옛날에는 어떻게 펜팔이란 걸 했는가 싶으니 말이다.
펜팔뿐 아니다. 전화 한번 하려고 공중 전화를 찾아 헤매는 장면은 아련하기까지 했다.
시도 때도 없이 휴대폰이나 모바일 들고 있고 일만 있으면 폰카 찍고 있는 요즘으로선
전혀 상상도 못할 시절... ^^
지금 별다방이니 콩다방이니 각종 커피 전문점에서 온갖 커피 종류가 쏟아지고 있지만,
예전에는 그런 게 어딨어! ^^
이런 DJ들은 지금은 다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
레코드판... 그때 레코드 훔쳐 갔던 도둑은 잘 처먹고 잘 처살고 있을까.
노래도 참 추억을 자극하는 노래들이 준비되어 있다.
이시영이 직접 부른 세월이 가면을 비롯, 이밤을 다시 한번 등등...
노래만으로도 그냥 눈물 좔좔... T T
내가 해병대가 아니라서 그런지 해병대들의 저런 기수 따지기는 웃기는 걸 넘어서,
한국의 사회적 문제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게 아닐까 싶다.
가진자들끼리 동문이랍시고 인맥이랍시고 지들끼리 뭉쳐서 잡고 끌고...
인맥이 중요하다는 자체가 이미 그 사회는 썩어 있는 사회라는 증거일 수 있다.
무슨 일이 생기면 절차에 따라 법에 따라 처리하는 게 상식이고 당연한 것이지,
아는 인맥 찾아서 이득 좀 보려고 아니, 인맥 없으면 불이익 받을까봐 생각하는 자체가
이미 그 사회는 후지거나 썩었거나이다.
같이 주먹질을 해도 서민 자식은 유치장행에 서장 새끼는 자택행,
얻어 맞았는데 얻어 맞은 서민 자식은 폭행 가해자가 되고 신나게 때린 재벌 새끼는 피해자가 되고...
이 사회가 지금 한국의 모습이고 한국이 왜 죽어가는 나라인지 보여준다.
에피소드들도 나름 재미있었다.
영화 내내 소소하게 재미있게 볼 수 있었으니까 그 정도면... ^^
극중에서 백윤식과 김수미가 부부로, 김수미가 백윤식을 보고 오빠라고 부를 때마다
손발이 오글거려서 혼났다. 솔직히 김수미가 백윤식의 모친 역할로 나와도 어색하지 않잖아?
그러나, 현실은 이렇다! 김수미는 배윤식보다 4살이나 어리다! 세상은 요지경! ^^;;;
요즘은 모르겠지만, 예전 단골 악역(!)인 이런 고모들... 이것도 나름 추억의 시대상일까. ^^;;;
오른쪽의 스위치가 참 정겹다. 그 옆의 사진들은 더 정겹다. 크아~ ^^
지금이야 먹고 살기 어려운 직업 아니, 희망이 안 보이는 직업이니까 그렇다쳐도,
저 시절에 만화가라면 어떤 시선으로 보는지 드러나는 장면이다.
지금도 나이 어느 정도 되는 사람들에게 그 시선은 여전할 것이다.
영화는 지역 감정이라는 표면에 드러난 갈등을 사용하지만,
그 내부에는 부모 세대의 경험이나 야구라는 소재가 있었다.
만약에 지역 감정에 야구를 본격적으로 사용했다면 영화에 대한 내 감흥은 지금보다 떨어졌을 것이다.
야구를 좋아하지 않는 나로선 야구 연고지니 팀이니 하면서 지역 감정에 대립이니 하는 것들은
그다지 다가오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전혀 다가오지 않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
영화의 절대적인 장점, 이시영 정말 이쁘고 귀엽게 나온다.
오빠야~하는데 영화 보는 내가 다 녹아 버릴 것 같았다. ^^
얼마전 있었던 행사의 한 장면...
복싱 우승 하고 얼마 뒤였다. 내가 아는 사람이 직접 이걸 봤다고 한다.
시사회나 무대 행사의 한 장면인가 보다. 이시영 정말 이쁘고 귀엽다. ^^
복싱도 그렇고 이시영은 정말 무시무시한 근성을 지닌 처자인가 보다.
예전 우결에서 당가도A 프라모델을 가리키며 스타에이스가 아니라 당가도A라고 하는 걸 보고
(소싯적 조립식 좀 만들었다는 남자들 중에도 스타에이스로만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텐데... ^^)
이 처자 보통이 아니구나 싶었는데, 이후 행보가 참 이쁜 것들만 있다.
특히, 노래도 참 매력있게 부른다. 뛰어난 가창력이나 개성적인 기교가 있다는 게 아니라,
목소리가 노래를 매력있게 만들어 준다. 예전 베이지의 지지리보다 이시영의 지지리가 좋다고도
했었고... 이 영화에서도 이시영의 세월이 가면은 참 매력적이다 .^^
유감스럽게도, 별별 듣도 보도 못한 영화들도 OST가 CD로 나오는데,
이 영화는 아직까지도 소식이 없다. 디지탈 앨범 나온 걸로 끝낼 생각일까. -.-;;;
이시영과 송새벽 커플 못지 않은 매력의 커플...
SM커플의 가능성까지 보여주었다! ^^
한국 영화 시사회나 무대인사는 언제나 주먹질! ^^;;;
영화는 사실 아쉬움이 많다. 좀 더 재미있게 만들었으면 싶은 부분들도 있고,
지역 감정에서 부모 세대의 악연으로 넘어가고 해소되는 부분들도 그닥 매끄럽지 않다.
진행도 줄기는 다 예상이 가능한 정도였고... 특히, 다홍의 정혼자의 숨겨둔 애인은
예상이고 자시고도 할 것 없었다. 일종의 유행이니까. ^^;;;
영화의 재미나 완성도와는 별개로,
그저 영화 보는 내내 이렇게 즐거웠던 적도 드물었던 것 같다.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그 추억들과의 즐거운 상견례! ^^
*** 잡설 ***
-OST를 CD로 발매하라! 발매하라!![ 위험한 상견례, 2011 ]
<
영화>
단점 - 할렘 디자이어를 들어도 아무 감흥이 없는 사람에게는 시간낭비일수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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