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데 문득!

마블미를 능가하는 시간낭비의 향연 - 한나 (Hanna, 2011)

베리알 2011. 4. 15. 14:38

한나 (Hanna, 2011)



개봉을 꽤나 기다렸던 영화다. 극장에서 기다리다가 예고편을 봤는데, 와우~ 여리게 보이는 소녀가

살인병기 액션을 펼치는데 그 어찌 기대를 안 할쏘냐!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초대형 부비트랩이었다.

 올해까지 본 영화 중에 가장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던 게 마블미,

즉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였는데 그 마블미를 능가하는 영화가 벌써 튀어 나왔다.

바로 이 한나... 정말 시간낭비에 돈낭비였다.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광고가 정말 엄청난 과대 광고 아니, 거의 사기성 광고라고 할 수 있겠다.

열여섯이라는 것만 맞아 들어가지, 나머진 전혀 다르다.

치명적이지도 않고(영화는 액션 장면이 매우 적은데,

그러면서도 대부분의 시간은 한나가 도망 다니는 걸로 때운다. 치명적은 무슨 얼어죽을...)

순수하지도 않다. 이쁜 구석이 있어야 순수하다고 하지, 이건 그냥 멍청한 거지...



새롭고 뜨겁고 강한 소녀의 액션이란 건 없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영화 전체에서 액션 장면은 예상을 비웃을 정도로 적은 편이고,

그나마 그 짧은 액션 장면들도 그냥 주인공 한나가 도망치는 장면들이 대부분이다.

킥애스에서 힛걸의 액션을 보지 않았더라도 실망감에 화가 날텐데,

킥애스를 보고 이걸 봤으니 실망감을 넘어 분노까지 살짝 날 지경...


드라마틱한 감성과 강렬한 액션은 개뿔이다.

스토리는 드라마틱하지도 않고, 액션은 거의 실종 수준에 싱겁다 못 해 맹탕이다.

관객들이 열광할 일은 없어도 실망감에 열을 낼 수는 있겠다.



이 영화의 문제점은... 아무래도 각본 그 자체에도 있겠고, 감독에도 있겠다.

감독의 전작들을 보면 하나같이 액션이나 스릴러 등과 거리가 먼 멜로 드라마들이다.

멜로 드라마 만드는 감독이 액션을 못 만들라는 법은 없다지만,

천재나 재능이 충만한 노력파 감독이 아닌 이상은 성향이라는 건 유지되기 마련...


스토리나 상황을 보면 긴장감이 팍팍 일어나야 하는데, 그런 거 전혀 없다.

유치한 소꿉장난을 보는 느낌? 등장 인물들은 정보 기관급의 것이라고는 볼 수 없을 정도로

멍청한 짓만 골라 한다. 한나야 세상 물정 모르고 자란 꼬맹이라니 그려려니 하겠지만,

어떻게 다른 인물들까지 하나같이 머저리들인지... 그러니 긴장감보다는 짜증만 난다.


 액션 장면도 그냥 액션 장면만 달랑 나오는 게 아니라, 스토리와 어우러져야 느낌이 팍팍 산다.

이 한나 얘길 하면서 예로 든다는 게 미안할 정도로 굉장한 영화들이지만 비교를 해 본다면...

 제이슨 본 시리즈의 액션이 인상적인 건 액션 연출 자체도 자체지만,

기억을 상실한 본이 습격해 오는 킬러들과 영문도 모른 채 싸우면서도 그 숨겨진 기억을 짐작케 하는

놀라운 솜씨를 펼치는 연출이 몰입하게 만들었기 때문이고,

 테이큰의 액션이 극한의 후련함을 주는 건, 뒈져야 할 악당들을 시원시원하게 학살한다는 스토리를

확실하게 관객에게 인식시킨 후에 액션을 펼치기 때문이다.

 아저씨의 액션이 수많은 사람들을 매료시킨 건 원빈빨도 있겠지만(^^;;;),

차태식이 그렇게 분노를 터뜨리는 것에 관객들이 처절하게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든 다음에

악당들을 인-정-사-정=없-이 학살했기 때문이다.


 이 한나에는 그런 게 없다. 대충 어떤 음모가 있다는 것은 알려 주지만,

그렇다고 그걸로 관객들에게 공감을 얻어내려 하지도 않고 미끼를 던지는 것도 아니다.

그냥 술에 물탄 듯 물에 술 탄듯...

 

 특히나 화면을 보고 있으면 감독이 진짜 액션 연출은 초보 중의 초보구나...하는 게 느껴진다.

 액션씬을 효과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구도는 전혀 없고,

그저 유행 따라 핸드헬드로 화면 흔들리게 하고,

위의 탈출 장면에선 아무 쓰잘데기 없는 뱅글뱅글 효과를 넣질 않나,

음악은 주인공이 소녀란 점을 고려해서 거기에 어울리는 멜로디를 넣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 액션이 받쳐주지 못 하니 더 유치해지는 결과만 낳았다.

 그야말로, 총체적인 난국이다.

 스탭진을 보면 제법 모일만큼 모였던데... 이런 허접한 결과물이 나왔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스토리 진행은 사실 짜증을 넘어 포기할 수준이다.

과거를 모른 채 살인병기로 자라난 소녀, 그녀를 그렇게 만들어낸 아버지,

그 부녀를 쫓는 비밀 기관 등등... 흥미롭게 만들 수 있는 소재는 갖춰 놓고도

스토리가 참 환상적으로 재미 없다.


 흐름은 뚝뚝 끊기고 인물들의 행동은 도대체 공감할 수 없는 이상한 것들 뿐이고...

스토리는 데우스 엑스마키나를 연상케할 정도로 그냥 되는대로 우연들이 이어지며 흘러 간다.



액션을 즐길 수 있는 스토리 환경이 없다면, 그렇다면 액션 자체는 어떨까?

역시 아니다.


또 또 말하지만, 영화는 예고편이나 시놉시스를 보고 할 수 있는 기대를 비웃듯이 액션 장면이 적은데,

그 적은 장면들조차 한나가 도망쳐 다니는 장면들이 대부분이라서 일단 양적으로 대실망급이고,

그 질도 형편없다. 킥애스의 힛걸은 어린이란 점을 최대한 활용한 액션을 보여줬지만,

이쪽은 어른도 아니고 아이도 아닌 중간이란 점을 최대한 살리지 못 했다.

살인 병기라면서, 아버지한테 그렇게 지겹게 교육 받으며 자랐으면서도

활인검을 목표로 한 검객의 삽질을 보는 짜증이 똑같이 일어날만큼 적극적이지도 않고,

액션 장면들도 기껏해야 위 사진에서 칼을 빼앗아 칼질해 대는 장면 정도를 빼면

이 애가 도대체 액션을 하자는 거야 말자는 거야 하는 수준이다.

 라스트 보스의 처리는 영화의 실망감에 화룡점정, 아니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꼴...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실망스럽다.



적절한 스토리를 만들어 관객을 액션에 빠지게 하지도 못 하고,

그렇다고 액션 자체가 관객들을 빨아 들일 수 있을 정도로 매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

열여섯살 소녀가 주인공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액션의 장점도 전무하다.

기껏해야 작은 덩치로 작은 틈새로도 빠져 나가는 정도?

 게다가, 살인병기라면서 저 머리 꼬라지 봐라... 머리 끄댕이 한번 잡히면 게임 오버다.



 스토리도 별 볼일 없고, 액션도 볼 거 없다.

 본 시리즈, 테이큰, 아저씨 등등... 그런 작품들이 왜 전설(?)이 되었는지 다시 확인했다는 게

소득이라면 소득일까나.








 





*** 잡설 ***

-주인공은 어린이니까 그렇다고 하겠는데, 다른 인물들도 모조리 다 초딩들만 모여 있는 수준이다.

명색이 국가적인 정보 기관의 요원들인데 하는 짓이나 액션들을 보면 소꿉장난이다.


-주인공 한나... 정말 도망 다니는 시간을 줄이고 액션에 좀 더 투자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인간적으로 정말 도망, 도망, 도망 뿐이다.


-마블미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영화가 정말 지루함의 끝을 달린다.

어지간하면 영화 보면서 시계 확인하는 일이 없는데, 몇번이고 확인했다.


-한나는 거의 사신 수준이다. 그녀가 만나는 사람마다 죽고 다치고...

뻔히 민폐 끼칠 거 예상 못 하는 한나는 미성년자 면책 특권에 쩔은 것인가.


-엔딩 크레딧에서 요즘 SDDS는 있는데, DTS가 없는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이 영화는 DTS는 있는데, SDDS가 없었다.


-참, 엔딩 크레딧까지 모두 다 지나 가면,

극중 아빠로 나왔던 에릭 바나의 목소리로(어디까지나 추정... ^^;;;)

그녀는 파이터가 아니라는 대사가 나온다(이것 역시 어디까지나 추정... ^^;;;).

 액션이 빈약하고 양도 적은 것을 이 대사 하나로 때우려고 했을 것 같지는 않지만...














한나 (Hanna, 2011) ]

< 영화>

장점 - 없음. / 그나마 한나가 만나게 되는 가족의 소녀가 좀 귀여운 느낌이 있었다는 것 정도...

단점 - 영화의 알파부터 오메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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