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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D에서 블루레이 시대로 넘어 와서 달라진 점 - 공용 판본

베리알 2011. 3. 13. 11:27

 DVD에서 블루레이로 넘어 오고 있는 시기인데, 매체가 바뀌면서 당연히 변화된 점이 많다.


 화질과 음질의 향상은 뭐 두말 할 필요도 없는 부분인고,

서플에서도 질적인 향상(예를 들어 HD스펙의 영상 수록, PIP 코멘터리 등등)이 있었다.


 뭐, 그런 너무 당연한 부분은 넘어 가고... 그외의 변화된 점 중의 하나가 바로 지역 공용 판본이다.


 DVD 시절에는 지역 코드가 10개에 이르렀지만, 블루레이로 오면서 A, B, C로 줄었다.

 이는 단순히 지역 코드가 줄었다는 의미 이상의 의미가 있는데... 국가는 별로 줄어들지 않았는데,

지역 구분은 3개로 줄었기 때문에, 같은 지역으로 묶인 국가들은 서로 같은 디스크를 구입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한국과 일본은 같은 지역 코드 A인데 어떤 영화가 양 쪽에 똑같은

디스크로 출시가 된다면 일본어 지원은 끝내 주는데 한국어 지원은 형편없는 타이틀을 한국에서도

구입해야 한다는 얘기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물론, 지역 코드가 3개밖에 안 된다고 해서 같은 지역에 모두 같은 디스크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

 특히 거대 시장인 미국과 일본이 같은 A라는 점만 봐도 서로 같은 디스크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커보인다는 게 상식적인 예상일 터... 지역 코드가 3개밖에 안 되지만, 여전히 국가적인 구분은 유효하다.

단, 그래도 지역 코드가 줄어든 만큼 서로 다른 국가에서 같은 판본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졌기에

블루레이 시대의 새로운 변화가 생겨났다.

 그리고 이 변화는 업체별로 구분까지 지을 수 있을 정도다.





(이미지 출처 : www.technodvd.co.kr)

  국내에 발매된 왓치맨이다.

 이 타이틀은 파라마운트의 이름을 달고 있기에 한국에선 CJ에서 출시가 되었다.

 CJ에서 출시하는 파라마운트 계열의 작품 블루레이는 일본을 베이스로 하는지,

타이틀에 원어 더빙 외에 일본어 더빙과 일본어 자막이 있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는 일본의 블루레이에서 돌리나 한국의 블루레이에서 돌리나 설정 메뉴로 들어가면

모든 더빙과 모든 자막이 리스트에 보인다.

 국내 출시사를 거치기 때문인지 서플까지 한국어 자막을 지원하는 편.



(이미지 출처 : www.technodvd.co.kr)

 소니픽쳐스(구 콜롬비아)도 비슷하다.

아예 일본과 한국이 구분되어 있는 작품을 제외하면, 일본어 더빙과 일본어 자막을 넣고

한국에 출시된다(물론, 본편에 한국어 자막은 존재).

 이런 경우 애초부터 한국을 목적으로 출시된 판본이 아닌지라 서플에 한국어 자막 없다고

자랑스럽게 써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 한심한 업체들.



(이미지 출처 : www.technodvd.co.kr)

  유니버설의 경우는 일본쪽 판본을 독립적으로 만들지 않으면 유럽쪽 판본까지 겸할 수 있도록

한번에 만들어 버린다.  덕분에 상당수의 타이틀들이 다양한 더빙과 다양한 자막을 갖추고 나온다.

별도의 설정 없이 선택도 가능하다.

 문제는 폭넓은 지역을 단일 판본으로 만들어 버리기 때문에... 문제가 심각하다.

 DVD에 있던 서플 자막을 블루레이에 넣지 않을 정도로 개념이 없는 게 다반사인데다가,

국가별 가격도 차이가 심해서 후진국(?)인 한국에는 참 비싸게 팔기 때문에 정발은 거들떠도 안 보고

유럽 특히 영국에서 구입하는 사람들이 많다. 배송비까지 생각해도 훨 싸니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그래서인지 유니버설에선 얼마전 많이 팔릴 거라 예상되는 백투더퓨처를 골라 예외로 만들었다.

 영국이나 일본 판본이 아니라 듣보잡 판본에 한국을 묶어 버린 것. 그래서 일본과 영국에 주문했던

사람들의 반송이 이어지기도 했다. 듣보잡 판본을 해외에서 구입할 환경이 안 되면 비싼 한국판

구입하라는 얘기... 한마디로 만행이었다.

 

암튼 파라마운트, 소니픽쳐스, 유니버설의 경우 공용된 판본의 범위가 넓고(특히 유니버설),

재생하는 국가가 달라도 디스크 내용은 같게 보인다는 점이 있다.

 하지만, 아래의 제작사들은 다르다. 그리고 이제부터 공용판본의 진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미지 출처 : www.technodvd.co.kr)

워너에서 출시되는 타이틀의 경우, 유럽과 일본, 한국을 같이 묶은 판본들이 있지만,

위의 업체들과 달리 워너의 타이틀은 재생하는 국가에 따라 내용이 달라진다.

 같은 유럽-일본-한국 디스크인데, 한국어 설정으로 된 블루레이 플레이어에서 돌리는 거랑,

일본어 설정으로 된 블루레이 플레이어에서 돌리는 거랑 내용이 다르다는 얘기다.

 일본어 설정으로 된 플레이어에서 돌리면 일본어 메뉴와 일본어 더빙, 자막이 보이고,

 한국어 혹은 다른 언어 설정으로 된 플레이어에서 돌리면 영어 메뉴와 일본어 더빙과 자막을 제외한

나머지 언어 더빙과 자막이 보이는 식이다.

 일본 시장이 워낙에 크니까 이런 대접을 해 주는 걸까.


 암튼, 그래서 워너에서 출시된 이 스피드 레이서 블루레이는,

 영국에서 구입하든 한국에서 구입하든 일본에서 구입하든 똑같은 디스크인데도,

플레이어 설정을 일본어로 하면 일본어 더빙으로도 즐길 수 있다.



(이미지 출처 : www.technodvd.co.kr)

  최근 발매된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도 마찬가지...

  일본어 이외의 설정으로 플레이어를 돌리면 수두룩한 더빙과 자막을 선택할 수 있지만

(제작비 절감을 위해 국가별 구분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르르 쓸어서 만든듯...),

일본어 설정으로 하면 그런 다른 더빙은 다 사라지고 원어 더빙과 일본어 더빙이 나온다.



(이미지 출처 : www.amazon.com)

  간혹 일본어 더빙은 못 넣은 작품도 일본에 대한 신경은 쓴다.

 이 로건의 탈출은 국내에는 발매되지 않았고 미국과 일본에는 발매되어 있는데,

서로 같은 디스크지만 설정에 따라 내용이 달라진다.

 한국어 등 다른 언어 설정에서 돌리면 그냥 영어 내용이 나오지만,

일본어 설정으로 돌리면 일본어 더빙은 없지만 메뉴가 일본어로 나오고 일본어 자막도 선택할 수 있다.



(이미지 출처 : www.technodvd.co.kr)

  워너뿐 아니라, 20세기폭스도 같은 쪽이다.

 이 007 퀀텀 오브 솔러스는 다른 언어에서 돌리면 설정에서 일본어 더빙이 아예 보이지도 않지만,

플레이어를 일본어로 설정하고 돌리면 일본어 더빙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이미지 출처 : www.technodvd.co.kr)

  울버린도 같은 과다. 국내에 발매된 울버린을 일본어 설정에서 돌리면,

일본어 더빙이 선택 가능해 진다.



(이미지 출처 : www.technodvd.co.kr)

국내에 발매된 퍼시 잭슨과 번개 도둑도 마찬가지...



(이미지 출처 : www.technodvd.co.kr)

최근 발매된 나잇앤데이도 마찬가지다.


 개인적으로 일본어 더빙을 선호하는 편이라(무슨 나라의 말인지도 모를 언어 더빙은 물론이고,

영어 더빙보다 이쪽이 좀 더 듣기에 편하기 때문에...) 이런 타이틀들은 참 반가워라 하는 편이다.

 게다가, 블루레이 가격이 더럽게 비싼 한국에 비해서 오히려 일본이나 영국 쪽의 가격이 싸다고

느껴지는 경우가 많을 정도이기 때문에 여러 개를 주문하거나 혹은 다른 외국 타이틀 구입할 때

같이 구입하면 국내에서 구입하는 것보다 싸서 여러모로 이런 공용 판본의 정보에 목이 말라

있기도 하다. ^^


 세상에서 가장 한국어를 천시하는 한국의 풍토가 바뀌기를 바랄 뿐...









(이미지 출처 : www.technodvd.co.kr)

  더빙 얘기가 나온 김에 조금 더 해보자면, 원어 더빙과 그외의 언어 더빙은 아무래도 차이가 난다.

원어 더빙에 비해서 효과음이나 음악과 대사의 볼륨 간에 아무래도 불균형이 생기기 쉽고,

소리 자체의 품질도 더빙이 원어를 따라갈 수 없다.

 게다가 태생적으로 원어가 DTS-HD나 돌비트루HD, 혹은 PCM이라고 해도

더빙들은 그냥 DTS나 그냥 DD인 경우가 보통이기 때문에 애초 스펙상 상대가 안 되지만...

 하지만 블루레이 스펙의 사운드라고 해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

 일본어 더빙을 넣고 출시되는 타이틀의 경우, 일본어 더빙의 스펙이 돌비트루HD인 경우도 있지만,

원어의 품질에는 비교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위에서 예로 든 타이틀 중에 와호장룡이 있는데,

일본어 더빙의 스펙이 무려 돌비트루HD지만 실제로 들어 보면'이게 돌비트루HD야?'...라고 할 만큼

오리지날의 돌비트루HD에 비해서 떨어진다.

 이는 한국어 더빙으로 출시되는 타이틀들도 마찬가지다.

 극장에선 디지탈로 들을 수 있어서(디지탈 상영의 경우 PCM 사운드) 괜찮았더라도,

블루레이로 나오면 필연적으로 그냥 돌비 디지탈이나 DTS 스펙이라 일단 태생적으로 차이가 나고,

실제로 들어 봐도 스펙 차이 이상의 차이가 느껴진다.

 그나마 예외가 있으니 바로 디즈니의 작품이다.

 한국어 더빙의 스펙은 다른 업체들처럼 차세대가 아니지만, 품질은 상당히 달라서,

더빙 중에서 가장 원어 품질에 근접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옛날부터 더빙에 신경을 많이 쓰는 디즈니라고 알려져 있는데, 실제로 그런 것 같다.

 노래 등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쓰는 경우도 많고 성우 기용도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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