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데 문득!

십대들을 위한 틴에이저판 미녀와 야수 - 비스틀리 (Beastly, 2011)

베리알 2011. 3. 17. 16:35

비스틀리 (Beastly, 2011)


영화에 대한 사전 정보를 최대한 자제하고 즐기는 게 꽤 재미있다는 걸 계속 느끼고 있다.

 근래 보는 작품들도 다른 영화 상영시에 나오는 예고편 외에는 정보를 모르고 보는 경우가 많은데,

그러다 보니 그 자체가 은근한 재미가 있는데... 대표적으로 얼마전 보았던 컨트롤러가 있었고,

그 이상의 사례가 이 비스틀리가 되겠다.

 (개인적으로 소설을 기반으로 하든 드라마를 기반으로 하든 뭘 기반으로 하든 간에,

영화는 사전 정보 없이 영화를 봤을 때 그 진가가 드러난다고 생각한다. '영화'로 만들어진만큼,

원작을 스크린에 얼마나 잘 옮겼냐도 물론 중요하긴 하겠지만 그건 원작을 아는 사람들 이야기고,

그냥 극장의 관객의 입장에서는 '영화' 자체만을 볼 때의 매력이 영화로서의 진정한 매력이니까.

 때문에, 원작이 있어도 그 원작을 모르고 영화를 봐도 무리 없이 재미를 느껴야 진정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 부분은 원작을 봐야 이해가 간다던가 원작을 봐야 재미를 느낄 수 있다던가 하면

원작의 재생산으로선 어떨지 몰라도 영화로서는 실패 쪽으로 가는 것일듯...)


 예고편이나 포스터만 봤을 때는 SF액션물인 줄 알았다.

 어떤 조직에 의해 특수한 생명체로 개조된 주인공이, 그렇게 얻은 힘으로 자신을 개조한 조직에게

복수를 하며 그 와중에 비밀을 쥐고 있는 여자(올슨)와도 얽히고 등등...

 그러나, 실제 영화는 전혀 달랐다.

 액션도 없고 SF도 없다.

 그냥, 미녀와 야수를 십대들을 위해 오글거리게 만들어 놓았을 뿐...

(오글거리는 게 나쁘다는 얘기는 아니다. 난 소위 말하는 오글거리는 작품들을 재미있게 보는 편이다. ^^)





( 이미지 출처 : www.daum.com )

해외의 포스터인 모양인데, 이쪽이 확실히 더 영화에 어울린다.

한국에서처럼 훈남 따로, 비스트 따로 있는 것보다,

이렇게 표현해 놓는 게 영화 느낌이 더 사는 것 같다.



한국판 포스터...

포스터만 봐도 오글거린다. 바로 한국 특유의(?) 선전 문구 때문이다.

그놈의 시작 타령은 비스틀리에도 이어졌다.

야수의 사투가 시작되기는 개뿔! -.-;;;



다른 포스터... 역시나 오글대는 문구는 여전하다.

세상을 뒤흔드는 것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영화인데, 세상을 뒤흔들 야수는 개뿔!


 엔딩 크레딧에선 DTS 마크를 못 본 것 같은데(DD랑 SDDS는 봤지만),

여기 포스터에는 DTS가 보인다. 내가 못 본 것일까...



또 오해를 할 수 있는 게 바네사 허진스의 역할이다.

포스터들만 보면 마치 요사스런 매력을 갖추고 야수를 통제, 유혹하는 역할인가 싶지만 개뿔! ^^;;;



잘나고 돈 많은 아빠 밑에서 훌륭한 외모를 갖고 태어난 돈많은 양아치 주인공.

오죽하면, 선거에 나가서 나는 공약 같은 거 없지만 얼굴이 잘났으니 뽑아라~라는 얘길

대놓고 할 정도다.



경쟁자 아닌 경쟁자를 위해 선거를 포기하라는 마녀의 경고를 무시, 결국 당선되는 것은 물론이고

자기에게 협박을 한 마녀를 곯려주기 위해 파티장에서 망신까지 주는데...

 마녀는 자신이 준 두번의 기회를 다 차버렸다며 묘한 여운을 남긴다.


 여기까지만 보면 정말 짜증난다.

 이런 현대판 귀족들이 설치는 것은 역사의 긍정적인 방향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에선 그렇게 역주행을 하고 있으니 원 참...


 정체불명의 조직에 의해 신체 개조를 당하는 SF액션을 예상했던 나는,

마녀의 등장에 살짝 당혹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뭐, 그래도 마녀라고 불리울 정도로 일반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 하는 조직의 인물이란 설정도 있을 수 있으니...



하지만! 정말로 그녀는 마녀였고, 마녀의 마법은 현실이었다.

외모만 믿고 오만방자한 양아치 주인공에게 마녀는 저주를 걸어 괴물처럼 만들어 버리고,

다시 계절이 돌아와 꽃이 필 때까지 주인공이 진정한 사랑을 만나지 않으면

그 모습 그대로 영원히 살게 될거라고 경고를 한 후 사라진다.


 이제 눈치를 채는 게 아니라 확신을 했다. 이 영화는 SF액션이 아니라,

틴에이저를 위한 미녀와 야수구낭... ^^;;;


 그러고보니, 아이엠넘버포의 모가도어인 느낌? ^^



외모를 믿고 날뛰던 주인공이 그 외모를 잃게 되자 모든 것이 무너졌다.

심지어 자신의 아버지마저 주인공을 외면하게 되고,

사실상 사람들 눈에 띄지 않도록 격리시키게 된다.



친구라 생각했던 주변 인물들은 그렇게 사라진 주인공을 그리워하긴커녕,

오히려 성질 더러운 꼴통 사라졌다며 기뻐하고 여친은 딴 남자랑 놀아나고 있고...



결국 자기에게 유일하게 호감을 보여줬던 여주인공을 타겟으로 삼아,

진정한 사랑을 얻기로 결심한 주인공은 여주인공을 열심히 스토킹하면서 기회를 노린다!



그리고 마침내 기회를 포착, 여주인공 아버지의 잘못을 기회 삼아,

여주인공을 자신의 성(!)에 살게 만드는데 성공하는데...


 완전히 현대판 아니, 틴에이저판 미녀와 야수다. ^^;;;



주인공은 장님인 가정교사, 영주권이 나오지 않아 외국에 자식들을 두고 온 가정부 등의 조언을 얻어,

잡아 온... 아니, 데려 온 미녀의 환심을 사려 발버둥친다.


 확실히 오글거리긴 하지만, 또한 재미가 있던 부분이기도 했다.

 기존의 미녀와 야수들이 주로 미녀 쪽에 초점을 맞췄던 데 반해서,

이 비스틀리는 야수의 탄생 과정에 비중을 두며 시작했던만큼 철저하게 야수에 초점을 맞추고

이야기가 진행이 되기 때문에, 미녀의 환심을 사려는 야수의 노력은 마치 재벌 2세와 서민 딸의

연애 과정이 나오는 한국 드라마를 연상케 한다.

 돈이면 다 되는 줄 알다가 그게 아니라고 점차 깨닫고 변해 가는...


 아, 그러고 보니, 이 영화는 대놓고 한국 드라마가 등장하고 있고 그걸 이용해 미녀와 야수가

대사를 치는 장면도 나온다. ^^



미녀를 위해 허허벌판이던 옥상에 이런 온실도 만들어 주고...

완전히 미녀와 야수라니까. ^^;;;



심지어 미녀와 야수처럼 결정적인 순간 위기가 찾아오기도 하는 등,

암튼 간에 미녀와 야수다.


 두 주인공의 키 차이를 보여주는 장면... ^^;;;



어쨌거나, 미녀와 야수이니만큼(이게 슈렉도 아니고... ^^) 해피엔딩 아니겠나.

오글거리는 과정에 집중한 만큼, 마무리는 후다닥 처리하고 끝난다.



주인공 알렉스 페티퍼...

인기가 많은가 보다. 야수로 분하기 때문에 이 얼굴이 얼마 나오지 않는 바,

서비스를 위해 영화 내내 필요도 없이 훌렁 훌렁 벗고 나온다.



여주인공 역의 바네사 허진스...

기본적으로 키도 작고 동안 얼굴형이라 이렇게 귀엽고 깜찍해 보이기도 하지만...



주인공과 나란히 서면 헉! 갑자기 이모님 포스다.


알렉스 페티퍼를 아이엠넘버포에서 보고 장난 아니게 노안인 녀석이 고딩으로 나오네?...했었는데,

이 영화에서는 완전 납득한다. 왜냐하면, 주요 등장인물들이 알렉스를 능가하는 노안이라서... ^^;;;


 실제로 알렉스 페티퍼는 주요 출연진 중 가장 어리다.

 바네사 허진스는 88년생인데, 알렉스는 90년생이고...



마녀로 나온 메리-케이트 올슨은 무려 86년생!

풀하우스에서 옹알이 하던 아기가 이제 노인포스를 풍기고 있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참 착한 마녀다.

 나쁜 주인공에게 친절하게 경고도 하고 두번의 기회까지 줄 정도로 인정이 많은데다가,

자기 잘못으로 시련을 겪게 된 주인공이 시련을 완수하자 두말하지 않고 보상도 해 주고,

보너스(!)까지 두둑하게 준다.

 거기다가, 주인공의 나쁜 아버지를 조교(!!)까지 해주려고 하면서 마무리... ^^;;;


 도움도 안 되는 무책임한 신들 말고, 이런 마녀만 있으면 세상은 참 살기 좋아질 것 같다.



일부러 이렇게 나이 차이가 나는 캐스팅을 한걸까.

암튼 비스트일 때조차 주인공과 다른 여주인공들의 나이 차이가 느껴질 정도였던 걸 보면,

아무래도 주인공을 띄우기 위해 일부러 그런 캐스팅을 했을 수...도?



 암튼 영화는 액션도 없고 화려한 볼거리도 없다.

 그냥 오글거리는 로맨스가 있을 뿐... ^^

 십대를 노린 뱀파이어물 트와일라잇이 나름대로 액션과 갈등을 위한 세계관을 구축한 것과 달리,

이쪽은 정말로 완전히 미녀와 야수의 오글오글 틴에이저 버젼이다.

 액션도 없고 볼거리도 없지만, 오글거리는 장면들은 은근한 매력이 있긴 하다. ^^;;;













*** 잡설 ***

-마지막 장면을 보고 문득 이런 상상을 해 봤다.

여주인공에게 관심이 좀 생겼던 망나니 카일은 한번 데리고 놀려고 기회를 노리던 중,

우연히 헌터라는 괴물 같은 녀석이 고백하는 장면을 목격한다. 거기서 미녀와 야수의 스토리를

떠올린 이  망나니는 고백을 마치고 뒤돌아 나오던 헌터를 습격해 핸드폰을 빼앗아

여주인공을 기다리고... 마치 마녀의 저주가 풀린 것처럼 얘기를 꾸며 내 단번에 여주인공의

마음을 뺏는데 성공한다... 헉! ^^;;;


-엔딩 크레딧을 보면, 문신과 관련된 부분의 책임자는 일본인듯...


-극중 주인공들의 온실 수업에서 사용되는 코카콜라 어쩌구 하는 시는,

실제로 존재하는 시인가 보다. 엔딩 크레딧에 보면 그에 관한 언급이 나온다.

아마 인용 언급인가 본데, 크레딧이 후다닥 올라 가서 제대로 확인은 못 했지만...













[ 비스틀리 (Beastly, 2011) ]

< 영화>

장점 - 미녀가 아닌 야수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십대들을 위한 미녀와 야수

단점 - 미녀도 액션도 없이 오로지 오글오글만 있는 영화를 견뎌낼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