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도 보는데 문득!

구태의연의 극치를 달린 첫회 - MBC몽땅내사랑101108

베리알 2010. 11. 8. 21:24


 지붕킥 이전까지는 그래도 나름대로 시험적인 시도나 나름대로의 타겟을 노리는 재미를 주던

MBC시트콤... 지붕킥 이후로는 그야말로 갈장질팡이다.


 볼수록 애교만점... 이렇다할 줄기 스토리도 없고, 흥미로운 에피소드도 없고,

매력적인 캐릭터는 없는 대신에 이상한 캐릭터들은 가득하고,

무슨 일이 벌어져도 관심 1g도 가지 않는 러브 라인 등등... 총체적 난국의 레퍼런스를 보여줬다.

 중후반 투입된 에프엑스의 크리스탈이 아니었다면 진작에 기억에서 지웠을 것이다.


 그런 이상한 과정을 거치며 후속으로 다시 시작하는 시트콤이 오늘 첫회를 방영한 몽땅 내사랑...

 첫방 소감은 그냥 허허허...다.


 아무리 대통령 하나 때문에 나라가 수십년 후퇴했다지만, 시트콤이 이렇게 한심하게 후퇴하는

일도 있구나 싶을 정도다. 첫회를 보고 하고 싶은 얘기는 그저 감사하다는 얘기뿐이다.

앞으로 어떻게 얘기가 전개될지 전혀 궁금하지 않게 만들어준 덕분에,

이 시트콤 안 보면서 앞으로 시간 절약할 수 있게 되어서 말이다.

 어지간한 출연자가 추가되지 않는한, 앞으로 정말 볼 일 없을 것이다.


 이거다...하고 콕 집을 수 없을 정도로 총체적 난관이었다.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참...





[ TV 캡쳐 화면의 저작권은 MBC에 있습니다 ]

  여러 연예인들 눈 샘플을 제시하면 그렇게 눈 만들어 달라고 성형외과에서 상담 중인 가인...


 별 거 아니라면 별 거 아니지만, 생각하면 참 이상한 게 이런 성형 소재다.

 불과 십년 전만 해도 성형이 이렇게 대놓고 어쩌고할 소재는 아니었는데,

지금은 하... 그냥 세상이 변했을 뿐일까.


 성형은 사실 심각한 사안이라면 심각한 사안이다.

 운동 선수가 있다. 어떤 장애가 생겨서 혹은 병 등으로 인해 수술을 했다면 모르겠지만,

해당 경기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의도적인 수술을 했다면?

간단한 현실의 예도 있다. 도핑이나 약물 등을 왜 공식적으로 금지할까?

 특이한 장애 등으로 성형을 한다면야 어떨지 모르겠다. 하지만, 단순히 삶이라는 경기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의도적인 수술을 하는 것을 어떻게 봐야 할까.


 이렇게나 성형이 일반화된 세상인데, 왜 운동 경기에서 도핑을 허용하지 않고,

나아가 신체에 개조 수술을 해서 비약적인 결과를 얻으려 하지 않는지 모를 일이다.


 암튼 지금같은 성형 세상은 뭔가 좀 아닌 것 같다.

 그리고, 그런 성형 세상을 반영하는 드라마들도 뭔가 좀 짜증 난다.



  참 구태의연하다는 게 이런 부분에서 드러난다.

 드라마의 전개 혹은 캐릭터의 효율적인 설명을 위해 범죄 장면을 삽입할 수도 있긴 하겠지만.

문제는 왜 이렇게 구태의연하냐는 거다. 구두쇠 캐릭터를 설명하는데 호텔에서 눈에 보이는

물건 훔치는 거라니, 곰팡내가 풀풀 난다.


 웃기지도 않고, 무엇보다 이런 자연스러운 범죄가 드라마에서 흔하다는 것은 문제가 아닐까.

 개그의 소재로 물론 사용할 수 있고, 보다 자유로운 표현을 위해 이런 부분을 제약하는 것은

그 자체로 또 문제겠지만... 암튼 어렵군.



  하일라이트는 역시 주인공 가족일 것이다.


 21세기에 만들어졌다고, 그것도 지금 만들어진다고 볼 수 없을 정도로 골동품 설정이다.

 정말 뭐라 얘기하기도 귀찮을 정도로 시간낭비라는 말밖에 하기 싫을 지경이다.



골동품 설정에서 끝나는 게 아니다.

예상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게 이야기는 구태의연하게 이어진다.

열심히 모은 성형수술비를 들고 병원에 온 가인. 하지만, (예상대로) 돈은 사라져 있는데...




범인은 뭐... 다 그런 거 아니겠나.


 뭔가 그럴싸한 이유가 있어서 훔치는 것도 아니다.

 이유는 그냥 자기 스트레스 풀겠다고... 죽을래?



누나가 피땀 흘려 모은 돈을 훔쳐선,

그것도 집세가 한참 밀려 있는 상황에서 그 돈으로 한다는 짓이 이런 거다.

팁을 주겠다며 주머니를 열지만, 주머니 속에 돈은 없는데...



돈의 행방은 뻔한 거 아니겠나?



그나마 식구들이 직접 그 돈을 쓰기나 했으면 다행인데,

돈은 정작 다단계 사기꾼에게 고스란히 넘어가 버리고 만다.


 참 쓰레기 같은 상황인데, 의외로 시트콤이나 드라마에서 자주 나온다.

 드라마야 스토리의 진행을 위해 이런 범죄 장면이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시트콤은 좀 다르다. 시트콤에서 이런 장면은 얼마든지 대체가 가능하다.

캐릭터의 멍청함을 설명하기 위해 얼마든지 소재를 가져다 쓸 수 있다.

스토리 전개상 반드시 거쳐야할 과정이 없는 게 시트콤이니까.

 그런데, 작가들이 게을러터진 건지 참 편하게 대본 쓴다는 생각이다.



가인... 연기 기대 안 했는데 첫회 느낌은 그냥 그 정도...였다.

우결에서 티격태격하던 경험치가 있어서 어느 정도 범위는 커버가 가능한데,

어느 정도 범위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연기 초보티가 풀풀 난다.

일단 뭐 캐릭터가 아직 매력이 없어서 단점이 더 크게 느껴지기도 하고...

아, 어차피 아직이고 자시고도 없다. 앞으로 볼 생각 없으니까...



언제부터 이렇게 시트콤 캐릭터들이 낯짝이 두꺼운 범죄자들이 일상다반사 된 걸까.

집세는 한참 밀려 있는데 집주인 피해서 도망 다니거나 집에 없는 척 하면서 버티고...

딸래미는 그 와중에 성형 수술 한다고 하고 있지만 이건 뭐 일단 자기가 열심히 돈을 벌었으니

일단 넘어간다고 하지만,

아들래미는 이런 상황에서 누나가 피땀 흘려 번돈으로 여자들 끼고 술 먹을 생각이나 하고,

에미는 다단계에 빠진 것도 모자라 딸래미 돈으로 상납이나 하고...


 세상이 돈이면 장땡이고 도덕이고 정의고 상식이고 양심이고 다 사라진 막장이라 그런지,

드라마에서도 저런 범죄들이 일상처럼 자연스럽게 펼쳐진다.

 그렇다고 재미가 있거나 반드시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거면 말도 안한다.

 짜증난다.



심지어 고기집에서 고기 실컷 먹고는 돈 내기 싫어서 도망치는데...

언제부터 시트콤에 이런 쓰레기 캐릭터에 이런 쓰레기 상황 아니면 진행이 안 되나?



현재로선 별로 말할 게 없는 캐릭터들이지만,

역시나 시트콤을 위해 너무 대놓고 준비된 캐릭터처럼 보여서 흥미를 끌지 못 했다.

아, 앞으로도 말할 게 없을 것 같긴 하다. 안 볼테니까...



언제부턴가 시트콤에서 일반화된 무양심의 범죄 캐릭터들만 잔뜩,

새로운 아이디어라고는 생각해 본 적도 없는가 싶은 구태의연한 대본 등등...

볼애만 첫회도 이렇게 한심스럽다고 생각했었나...싶을 정도로,

정말이지 분명히 첫회임에도 수십번은 본듯한 지겨운 느낌...


 가인과 조권에게는 미안하지만, 이 선택이 과연 좋은 것인지 모르겠다.

이미 가수로서 인지도가 적지 않은 사람들이고, 이미 우결로 크게 알려진 상황인지라,

이렇게 시트콤에까지 나오니 시트콤 자체가 신선함보다는 식상함이 부각되는 것 같다.

 다른 등장인물들도 뭐 좀 새로운 배우의 신선한 캐릭터도 없다시피 한 상황이고 보면,

정말이지 지겨운 느낌의 첫회라고밖에는 할 수 없는 것도 당연한 것 같다.


 암튼 뭐 앞으로 이 시트콤이 얼마나 재미있어질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 재미있어져도 관심이 안 갈 정도로 첫회만으로도 너무 지겨운 느낌인지라,

다시는 이 시트콤 볼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동안 시트콤 챙겨 보느라 저녁 시간에 여유가 좀 부족했는데,

이제 한동안 좀 여유를 즐길 수 있을 것 같다...는 정도가 이번 몽땅 내사랑 첫회를 본

수확이라면 수확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