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도 보는데 문득!

이도 저도 아닌 실패작으로 마무리하다... - MBC신불사100523

베리알 2010. 5. 24. 08:25

 

 

 

 드디어 MBC 주말 특별극인 신불사가 종영했다.

 예상대로 아니, 예상한 것 이상으로 실망스러운 마무리였다.

 원작이 갖는 매력은 살려지지 못 했고,

그렇다고 드라마에서 애초 내세웠던 용서와 화해의 신이 되는 최강타는 그림자도 드러나지 않았다.

 남은 것들 중에 쓸만한 것이라고는 유인영의 장미, 그리고 연기 생활 최고로 어울리는 역할을 맡은

김민종 정도? 온통 부정적인 것들로 가득하다.

 

 그래도 한쿡 드라마답게(?) 되도 않는 마지막 발악으로 캐릭터들의 뜬금없는 개과천선이나

자살, 정신 이상 등등은 등장하지 않았다는 것은 확실히 인정해 줄만 하지만...

 

 드라마 자체로 보면 마지막회도 역시나 한심하고 엉성한 각본에... 짱났다.

 

 

 

 

[ TV 캡쳐 화면의 저작권은 MBC에 있습니다 ]

 마지막 장면... 

 드라마 초기에 한창 원작의 코스프레를 할 때의 장면이다.

외모만으로도 원작 흉내 내려고 노력을 꽤나 하던 시절인데다가,

캐릭터 자체도 보다 원작 흉내를 내던 시절인지라 상당한 위화감이... ^^

 

 

 도청에 기밀 누설...

 결국 이 악당들은 서로 잘났다고 찌질한 말싸움질을 벌이고...

 황우현이 바로 작전(?)을 실행하느라 사라진 줄 알았더니 아니었다.

뒤에서 장호와 함께 자신들의 아버지를 말리느라 바빴던~

 

 

 부하에게 내가 동생과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한심한 질문을 던지는 최강타.

 정말이지 이런건 절대 최강타가 아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부하들이 믿고 따를 정도로 절대적인 신과 같은 존재감을 가져야 하는데,

드라마에선 맨날 당하고 흔들리는데다가 심지어 대놓고 이런 불안한 모습까지...

 용서와 화해의 신도 그려지지 않았고 남은 건 그저 찌질한 코스프레 매니아뿐이다.

 

 찌질함과 별개로, 최씨 오누이의 엔딩에 대한 복선이다.

 

 

 수술실로 들어간 장미의 앞에서,

 자신에게 남긴 미안하고 사랑한다는 장미의 편지를 보는 장용...

 아버지의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난 표정...

 

 이전부터 잠깐씩 나오기는 했지만, 이것이 바로 장용과 황달수의 차이다.

 둘의 부성은 전혀 다르게 그려진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내츄럴 본 킬러와 아버지의 차이...

 황달수의 자식에 대한 모습은 자신의 뒤를 이을 내 복제품에 대한 관리이고,

장용의 자식에 대한 모습은 아버지가 자식들에게 보내는 사랑이다.

 그리고 이것이 둘(그리고 자식들)의 엔딩을 가르는 결정적 차이가 되는데...

 

 물론, 원작과는 전-혀 상관없는 드라마의 오리지널이다.

 원작에선 둘다 최강타에게 당하기만 하다가 결국 죽임을 당할 뿐...

 

 

 엑스시티 선정회에서 벌어진 소동으로 회사 주가는 개판이 되고... 분노한 투자자들이 들이닥쳐,

황달수의 마지막 마지노선인 장군의 자존심을 짓밟는 장면이다.

 명예의 장군이란 허울뿐인 마지노선이 붕괴하는걸 상징하는 것으로,

황달수란 캐릭터에겐 진정으로 남은 게 없는 만큼 진정한 막장으로 갈 거란걸 보여준다.

 

 

 정말 아무리 초딩 각본이라도 이건 너무한 것 아닌가...

 이 황우현 꼬봉이 아직도 수사팀의 주요 인물로 활동하는 것도 우습지만,

이런 상황을 예측조차 못 하고 둘만 붙여 놓다니...

 결국 황우현 꼬봉의 협조로  장호는 무려 경찰의 호송 과정 중 탈출에 성공한다!

 황우현 꼬봉은 도대체 뭘 믿고 여기까지 온 걸까. 하기사, 무능한 경찰이 황우현에 얽힌

이 꼬봉의 비밀을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으니 앞으로도 정보국 요원으로 잘 먹고 잘 살듯...

 

 

 도망자 신세가 되어 이런 먹기 싫은 음식까지 먹어야 하는 처지가 된 장호...

 이 와중에 비비안을 떠올리며 자신의 죄값(표준어는 죗값... 등굣길, 하굣길과 마찬가지로

진절머리나게 쓰고 싶지 않은 표준어다)을 생각하는데... 역시나 아버지들이 서로 다른 것처럼,

자식들도 서로 다르다는걸 다시 보여준다.

 장호는 그저 망나니로 자란 부잣집 아들일 뿐, 황우현 같은 내츄럴 본 악당은 아니었다는 게

그동안 계속 그려졌다. 비비안에 대한 감정도 솔직했고... 사실, 비비안의 죽음이 안타까웠던 건

이 SM커플이 이뤄지지 못 했다는 아쉬움이 컸다. ^^;;;

 

 

 장호와 대조적으로, 이 지경에 와서도 피터팬에 대한 복수에 올인하는 황우현...

 역시 씨도둑질은 못 하나 보다. 진정한 싸이코패스 집안이다. 황달수는 최강타에게 찌질한

암습을 시도하다가 찌질하게 죽고 이제 달랑 혼자 남았다.

 

 그리고 갈 곳 없던 장호도 아버지 장용의 권유로 마지막 희망인 황우현에게 붙는데...

 

 

 깔끔한(?) 죽음이 아니라, 회생의 실마리를 남겨 놓은 장미.

 위세척이 적절한 타이밍이어서 이제 의식 회복을 기다리는 상황...

 

 경찰을 피해 도망치다가 다행히 진보배의 모친을 찾아 온 장용은,

결국 진보배 모친의 설득 앞에 자식들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리며 자수를 하게 된다.

 역시 내츄럴 본 악당과 일반인의 차이...

 

 

 정말이지 원작과 달라도 너무 다른 최강타...

 지금 원수의 2세들(그것도 원작처럼 듣보잡 2세들이 아니라, 지금까지 숱하게 자신과 대립했던

당당한 악역들인데!)이 두 눈 시퍼렇게 뜨고 살아 있는 상황인데... 이런 상황에서 어떤 대비를 해야

하는지는 뻔한 거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 맨날 인질들을 납치 당하는 이런 한심하고 머저리 같은

멍청이 최강타라니! 이건 원작 수준의 신을 바라는 것도 아니다. 그냥 일반인 레베루의 머리만

있어도 막을 수 있는건데, 드라마의 최강타는 진정 신불사가 아니라 병신불사다.

 

 

 이어지는 유치찬란한 최씨 오누이의 마무리...

 이 지경까지 와서도 최강타와 부하들의 격투 대결을 시키고 즐기는 것도 황당하고,

 경찰들 쫓아 오는데 진보배를 데리고 유유히 차를 타고 도망치는 장면도 우습고,

그걸 방치하고 굳이 오토바이로 나중에 쫓아가는 최강타도 멍청하고,

미리 총을 겨눠 우위를 점했음에도 No살생오덕후인 서미수의 삽질로 상황 개판되는 GRYB이고...

 

 서미수가 죽는 장면에서도 황우현에 대한 분노보단, 이 무능하고 멍청한 오누이에 대한

분노가 먼저 폭발한 정도였다.

 

 

 장호에 대한 숨겨 온 사랑을 고백한 황보독대...? ^^;;;

 

 마지막에 와서 결국 수갑을 채우지 않고 서로 팔짱에 어깨동무를 하고 걸어 나가는 두사람...

 이거슨 이거슨 우정인가 사랑인가? ^^;;;

 

 

 동생 붙들고 허송세월하는 동안, 오토바이로 레이싱도 즐기고 와서 최강타를 도발하는 황우현...

 그리고 황우현의 계략대로 황우현의 차를 타고 돌진하던 최강타는,

황우현이 준비한 폭탄이 터지며 최후를 맞는다.

 

 사실... 말도 안 되는 장면이 한둘이 아니긴 하지만, 진정 수퍼 빌란의 능력을 보여준 황우현이었다.

 서미수의 총질에 의해 오른쪽 팔에 총상을 입고도 오른쪽 손에 든 총을 떨어뜨리지 않고 오히려

반격의 총질을 몇방이고 날릴 정도의 불가사의한 팔을 가진 것도 모자라, 그 뒤에 바로 그 오른손에

총알의 직격을 맞고 비록 총은 떨어 뜨렸지만 그 총 맞은 손으로 아무렇지 않게 오토바이 운전은 물론,

중요한 순간 작동시켜야할 기폭제까지 완벽하게 쥐고 누른다.

 왼손에만 들었어도 이런 기분까진 안 들텐데... 진정 불사신이 된 것인가. ^^;;;

 

 

 심지어 그 자리를 혼자서 유유히 빠져 나와 자신의 자리로 복귀한 후,

유유자적하게 술까지 즐기는 황우현... 그것도 총을 두방이나 맞은 오른팔로!!! 진정 불사신?

 

 피터팬의 차가 폭발했다는 뉴스에 실실 거리지만,

이어지는 피터팬 시체 없다~의 뉴스와 자신의 혐의 뉴스에 절망하고...

 

 

 결국 수퍼 빌란 황우현은 스스로 최후를 선택한다.

 

 드라마에서 최강타가 아무리 병신불사가 되었다고 해도, 정말이지 개천에서 용 나온 캐릭터다.

 세계의 전설 피터팬과 맞붙어 몇번이고 위기에 몰아 넣으며 사실상 우위를 점하던 인물이니...

 

 

 그리고 살짝 시간이 흘러... 보배모와 함께 공항에 온 장미...

 

 요행히 의식을 회복하고는 새출발을 위해 해외 유학길에 오른다.

 

 

 아련한 서글픔을 머금은 미소...

 

 그래도 장미가 살아서 다행이라면 다행일까나.

 하기사 별별 악당들도 기억 상실이나 정신 이상 크리로 마지막까지 멀쩡히 살려 놓는데

(압권은 모 드라마의 막장 시어머니... 여주인공에게 완전 원수 중의 상원수로,

여주인공 부모와의 악연부터 여주인공에 대한 악행까지 그야말로 쳐죽일 캐릭터인데,

그 악행에 대한 심판도 받지 못 하고 마지막에 치매 크리인가로 다 정리,

여주인공에게 똥 치우게 하며 유유자적하게 잘 먹고 잘 살다 가는 걸로 마무리...

이게 말이나 되나? --+), 장미 같은 캐릭터는 절대로 살려야지... T T

 

 떠나는 장미에게 한번 최강타가 모습을 보여도 좋을테데...

 

 유인영은 정말 이 드라마에 출연하길 잘한 것 같다.

 

 

 금고노인의 음모(^^)로 자전거를 타고 나간 진보배는 최강타의 환영 아닌 환영과 순간 마주치고...

 

 이 장면에서 자전거가 나오는 AV가 떠올라서 순간 깜놀했다. 난 변태인가... ^^;;;

 

 

 최강타도 최강희의 환영 아닌 환영을 목격하지만, 드디어 이 한국을 벗어나게 된다.

 

 

 자신을 기다린다는 마이클의 메세지를 받은 진보배가 비행기를 쳐다 보는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정말이지 역대 그 어떤 드라마보다도 응원하고 싶지 않았던 주인공 커플이다.

 차라리 원작과 같이 운명 같은 혹은 신이 정해 놓은 짝짓기가 이뤄지는 것도 아니고,

도대체가 무슨 로맨스인지 공감이 전혀 안 가는 이 커플은 당췌...

 심지어 테마 음악에서도 마이클-장미의 테마 음악(아무도 모르죠)에 완전 발리고...

 

 제작진도 장미에 대한 시청자들의 응원을 생각해서인지, 마이클과 진보배를 잘 먹고 잘 살게 하면서

끝내지는 않았다. ^^;;;

 

 그러나, 사실 마지막 장면은 꽤 흥미로운 게... 

어떻게 보면 장미가 탄 비행기와 마이클이 탄 비행기가 겹쳤을 가능성도 있어 보이는 데다가,

좀 더 확장하면 이미 마이클과 장미는 그동안 비밀리에 연애를 같이 하다가 이번에 함께

사랑의 도피에 오른 것일수도 있고...

 진짜 막장으로 확장하면, 마이클은 장미가 유학가는 곳에 장미를 현지처로, 한쿡에는 진보배를

현지처로 했다는 식으로 가면... 헉! ^^;;;

 

 암튼 그냥 보면 강타-보배 커플로 마무리 된 것 같지만, 자세히 본다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은

엔딩인 게 그나마 볼만했다.

 

 

 

 

 B+라는 기사도 나오던데, 내가 보기엔 아무리 좋아봐야 C, 그,냥 그냥 얘기한다면 F는 면한 D 정도가

이 드라마의 성적표가 아닐까 싶다.

 원작을 엉망으로 재구성하면서까지 보여주고 싶었다던 용서와 화해의 신은 나오지도 않았고,

맨날 초딩만도 못한 머리로 툭탁툭탁 싸우는 무능한 캐릭터들에 그런 머리로 펼치는 유치찬란한

음모와 사건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특징을 상실한 채 병신불사가 된 최강타 등등...

 거기까지라면 두말 할 필요 없이 F겠지만, 원작의 듣보잡 캐릭터를 매력이 가득한 드라마의

캐릭터로  승화시킨 장미와 그 장미로 연기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 한 유인영,

그리고 원작과는 다르더라도 충분히 이해할만한 비비안의 배신 등 드물게 보이는 드라마의 장점에다가

꽤 괜찮은 OST 등의 덕분으로 간신히 C-D에 오를 수 있었다.

 

 암튼 원작을 드라마로 만드는 경우, 특히나 만화를 원작으로 만드는 경우 어설픈 재구성이

얼마나 위험한지 다시 확인시켜준 사례로 남을 드라마였다. 공포의 외인구단도 그렇고

이런 어설픈 재구성은 정말로 위험하다 못해서 한심해 보이기까지 한다.

 재구성을 하더라도 원작의 장점을 살리거나 극대화하는 것이 원작이 있는 드라마가

빼놓지 말아야할 절대 요소라는걸 보여준 꽃남과 참 대조적이겠다.

 

 중반까지만 해도 괴작으로는 남을 수 있었는데... 장미의 분투에도 불구하고,

유치한 실패작으로 남고 말았다. 하긴, 장미 아니었으면  실패작 정도(?)로 끝나진 않았겠지...

 안녕, 병신불사...

 행복하길, 장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