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를 거듭할수록 기대치를 높여주는 흔치 않은 드라마, 혼!
어제는 전형적인 수퍼히어로의 성장과정을 보여주었다.
타고난 혹은 어쩌다 갖게 된 특수한 능력에 혼란을 느끼고 괴로워하는 주인공이,
그 힘을 놓고 갈등 하다가 가족이나 친구 등 가까운 사람의 희생을 계기로,
더 이상 피하거나 주저 하지 않고 스스로의 의지로 시련에서 벗어나 한걸음을 내딛는...
...수퍼히어로물을 좋아하는 내게는 몇배의 감동! T T
단, 그런 감동과 별개로 드라마에 대한 우려가 꽤나 커진 날이기도 했다.
역대 에피소드 중에서 가장 美의 즐거움이 적었던데다가,
화면 연출 자체가 상당히 단조로워졌다.
그리고 마무리의 예고편...
다음 내용에 대한 예고는 전혀 없이, 기존에 방송된 장면을 편집해서
무려 3분에 가까운 시간 동안(3분에서 한 10초+- 정도 모자란다) 내보내는 만행 아닌 만행을 보여줬다.
위의 사항들을 종합하면 나오는 결론은 단 하나...
(사실, 굳이 종합하지 않고 하나씩만 봐도 결론이 나오지만...)
이제 혼은 본격적인 생방 드라마로 접어 들었다는 것!!!
물론, 6회를 일종의 터닝 포인트로 삼아서 7회부터 드라마가 2부 분위기로 간다던가,
혹은 궁금증 유발로 시청률을 끌어 보려는 시도일 가능성이 0.00000000001%도 없다고는 못 하겠지만,
한국에서 드라마 하루 이틀 보는 것도 아니고 사정이 어떤지는 뻔한 거다. -.-;;;
암튼, 여태까지 정말 정말 잘 나가던 드라마였는데,
생방 드라마가 되면 그 완성도의 저하는 불을 보듯 뻔할테니...
걱정이 안 될 수가 없다. T T
[ TV 캡쳐 화면의 저작권은 MBC에 있습니다 ]
마음의 문을 닫고 숨어 버린 하나를 애타게 부르는 신류...
언제부턴가 두나는 언니를 걱정하기보다,
신류에게 관심 있어서 따라 다니는 것 같다. ^^;;;
병원에서 또 온갖 영혼을 보게 되는 하나.
일일이 성불시켜 줄 수도 없고, 눈앞에서 치워 버리는 능력도 없고...
어떤 의미에서는 참 지옥같은 삶일지도 모르겠다.
신류의 사이코 패스 강의.
강의 자체는 계속적으로 흥미로운 주제들을 던져 주었지만,
어제 대사 중에선 특히나 흥미로운 것이 있었다.
100명 중에 4명은 사이코패스라고 했던가? 이건 뭐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96명의 사람들을 위해서 4명을 영원히 격리할 것인가,
그들을 죽인다면 그것 또한 살인이 아닌가.
이는 가해자의 인권 얘기에서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화두와 통한다.
1명의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지 않기 위해 99명을 놓아줄 것인가,
1명의 억울한 피해자를 만들어도 99명을 잡아 들일 것인가.
이에 대한 대답은 사람마다 다를테고, 경험에 따라서도 달라질 것이다.
분명한건,
극악무도한 쓰레기 99명을 잡다가 운 나쁘게 억울하게 된 1명이 나나 가족, 친구가 될수도 있지만,
1명의 피해자를 만들지 않기 위해 놓아준 99명에 의해서 희생되었거나 앞으로 희생될 피해자에
나나 가족, 친구가 포함될 수 있다는 거다.
이런 문제를 단순 계산으로 경제적인 비교만을 한다는건 무리가 있겠지만...
어차피, 1명의 억울한 희생자 어쩌구할 만큼 지금의 시스템이 괜찮은 것도 아니고,
그런 이상적인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도 아닌 세상이다.
美가 매우 부족했던 6화에서 그나마 건질 장면이라면 이 정도...
당하는 사람 입장이 아니라서 그런지,
무섭다기보다는 무척이나 아름다고 심지어 낭만적이란 느낌도... ^^;;;
로르샤흐 테스트의 일종...
저 그림이 차례로 부회장에서 두나, 하나, 신류로 변해 가는데,
신류의 눈빛이 붉었던게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겉으로는 단순히 대화하는 것뿐이었지만,
실제로는 피 튀기는 혈전을 벌였던 백도식과 신류...
과연 백도식에게서 다른 감정이 아닌,
순수한 공포를 끌어낼 수 있는 그런 지키고자 하는게 무엇인가가 있을까?
썩소의 레퍼런스!!! ^^
저 찌질이에겐 그야말로 지옥의 공포!!! ^^
이런 통쾌함이 이 드라마의 매력 중 하나!
진정한 사회악이라 할 수 있는 이혜원...
지난번에 그렇게 벌벌 거리더만,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이 또 잘난체 하며
자기가 잘났다고 또 설쳐댄다.
이런 타입은 진짜 악당보다 훨씬 골치 아프다.
다른 작품들에서는 이런 캐릭터 바로 바로 처리가 되는데,
한국 드라마치고 사정없이 사람들 죽어 나가는 이 드라마에서도 아직까지
탱자 탱자 살아 있는게 참 용하다...
목숨 하나는 정말 질긴 찌질이...
자동차와 몸통 박치기를 하고도 결국 이 정도로 그쳤다.
사실, 죽는게 훨씬 행복할지도...
역시 일종의 매수랄까, 협박이랄까...
순간 백도식과 미실이 겹쳐 보이는 측면도?
재미있는건, 여태까지 여러가지 작품들을 봐온 내 기억으로는,
다른 직업군에 비해서 사법 관련 기관의 직업을 가진 캐릭터들은,
돈이나 뭐 그런 걸로 범죄에 직접적으로 가담하기보다,
저런 식으로 희귀약이나 치료 등으로 인한 협박에 어쩔 수 없이 가담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도 일종의 위선?
장발장 흉내도 한번이면 족하지, 이런걸 보고 죽으려고 빽쓰는 캐릭터라고 한다.
신류가 악당들에게 가혹한건, 결국 자기 자신에 대한 증오의 대리 표출이자,
결코 떨쳐 버릴 수 없는 죄책감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겠다.
신류 가족의 비극은 결국 우연이나 불가항력이 아닌,
신류 본인이 스스로의 의지로 끌어 들인 거나 다를바 없으니 말이다.
자살을 선택했던 것도 단순히 가족들이 비극을 당하고 가해자들이 탱자탱자 거리는 꼬락서니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다. 그 모든 일의 원흉은 사실상 신류 본인이었으니...
문단속은 철저히, 낯선 사람은 집 안에 들이지 않기!
살아가는데 있어서 아주 기본적인 교훈이다.
착하게 살면 더 등처먹고 짓밟히는 세상이다.
악당으로 살 필요는 없을지 몰라도, 봉으로 살지 말아야지...
휴대폰은 함부로 빌려주지 말라는 교훈!
어머니는 정말 위대한 존재다...
이 드라마의 단점 중 하나라면, 단연 격투씬이다.
시간은 굉장히 질질 끄는 편이고,
드라마 자체가 갑자기 유치해 보일 정도로 연출도 형편없다.
이유가 뭔가요, 제작진? ^^;;;
지금 하나의 눈앞에 있는 사내는 단순한 침입자나 킬러가 아니다.
하나의 어머니를 그렇게 만들어 놓은 직접적인 가해자...
하나의 눈에서 불똥이 튀는게 당연하다!
이제 하나에게 있어서,
그리고 하나의 가족들에게 있어서도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순간...
하나를 위로해 주는 신류와,
그 신류를 바라 보는 두나의 눈빛...
암만 봐도, 신류를 바라보는 두나의 눈빛이 보통이 아닌데 말이다. ^^;;;
사랑하는 사람의 희생으로,
값비싼 댓가를 치르며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히어로, 하나...
아니, 빌란인가? ^^
무려 3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보여준 하일라이트...
처음에는 예고편 분량이 짧아서 앞에 예전 장면을 넣고,
나중에 예고편이 조큼이나마 나오는 줄 예상했는데...
예고편 장면은 단 한장면도 없었다. -.-;;;
지금까지 정도만 유지해 준다면,
M 이후, 드디어 기억해 줄만큼 괜찮은 납량드라마가 나온 것 같다.
문제는 이제 생방 드라마로 접어 들었다는 건데... 과연 어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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