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과 노는데 문득!

추억을 즐겁게 즐기게 해 준 리메이크 작품들 - FF3 FF4 DQ4 DS

베리알 2010. 1. 16. 22:29

 

 

 

 얼마전 간만에 본 아는 사람이 덥석 안겨 준 것이 있었으니... 바로 DS용 게임 몇개였다.

 같은 올드팬을 위해서 근래 발매된 스퀘어에닉스의 리메이크작 게임들을 즐겨 보라는 거였다.

 그렇게 하게 된 게임들이 FF3, DQ4, FF4...

 

 

 나왔다는 얘기는 진작부터 들었었지만, 게임에 신경 쓸 형편이 아닌지라 그런가보다...만

하고 있었는데, 암튼 지인 덕분에 추억의 게임들의 리메이크작을 즐길 수 있었다.

 각 작품마다 여러가지 장단점은 있겠지만, 결론적으로 참 즐거웠다.

 기억 속의 추억을 망가뜨리지 않으면서도 시대의 변화에 맞춰 요즘의 기준으로 봐도

즐겁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진 게임들은 그냥 헤벌레... ^^

 

 

 FF3와 DQ4는 패미컴 즉, FC 시절에 나온 게임이고,

FF4는 슈퍼패미컴 즉, SFC 시절에 나온 게임이다.

 단, FF3와 DQ4는 해당 하드웨어의 끝물 즈음에서 나온 지라 나름대로 해당 하드웨어의

한계에 도달한 작품들이었지만, FF4는 SFC의 초기에 나온 지라 SFC의 기본(?) 성능에도

못 미칠 정도의 작품이었다는 차이가 있다.

 (이건 어디까지나 발매일을 기준으로 할 때의 얘기다. FF4가 나올 즈음의 SFC 게임들은

SFC에 어울리기는커녕 그냥 FC는 아니잖아...하는 수준이 보통이었으니까. FF4는 당시의

그런 수준에 비해서는 괜찮은 수준이었다)

 

 

 정말 간만에 즐겨본 추억의 게임들은 말할 수 없는 감회에 젖게 했는데...

 거의 20여 년만에 다시 즐겨 보는 거니 말 다한 거다. FF5, FF6는 SFC의 성능을 제대로 활용하던

시기였던지라 지금 기준에서도 다시 즐겨볼만하기에 그동안 여러번 다시 즐겼지만,

SFC 초기의 게임들이나 FC 게임은 그러지 못 했다. 게다가, 시대를 거슬러 올라갈수록

플레이어의 편의가 실종되는 효과도 있기 때문에(과거의 게임일수록 불친절하고 난이도가 높다.

특별하게 나쁜 게임도 있긴 하지만, 전반적인 흐름 자체가 그때는 그랬으니까...) 게임을 하는데

짜증도 좀 나고 일단 보기에도 팍 딸려 보이는 것도 있고...

 그래서 즐기기 어려웠던 작품을 요즘 기준에 맞춘 리메이크로 다시 즐길 수 있다니! ^^

 

 

 

 

[ 이미지 출처는 스퀘어에닉스 홈페이지이며,

이미지에 대한 권리는 스퀘어에닉스에 있습니다 ]

 

 원작은 파이날 판타지라는 이름을 실제로 알리기 시작한 작품이랄 수 있겠다.

 FC의 한계에 달했다고 평가 받는 화려한 그래픽은 이후 언제나 동시대 다른 게임들을

앞서 가는 FF의 전통의 시작일까나? ^^

 죠브 체인지(직업의 영어인 Job을 일본식으로 읽어서 죠브, 그리고 이걸 그대로

사용하던 한국... ^^;;;)라는 놀라운 시스템으로도, 그리고 세이브 포인트가 없는 막판

라스트 던젼의 악명으로도 유명했던 작품이었는데... 리메이크 소감은?

 

-2D -> 3D로 변경된 아쉬운 그래픽

 던젼, 월드맵, 마을 등등 모든 부분에서 3D 형태의 그래픽을 갖추고 있으며,

캐릭터들도 3D로 디자인되어 있다.

 전투에서 인물들의 그래픽은 나름대로 괜찮지만... 문제(?)는 맵에서의 3D다.

 캐릭터 크기가 너무 깨알 같아서 불편해 보이기도 하는 데다가, 3D면서 시점 변환이나 회전 기능이

없는 것도 불편한데 거기다가 고의적으로 찾기 어렵게 만든 것 같은 출구 등은 회전 기능도

없이 돌파하기는 영 짜증나는 경우도 속출...

 숨겨진 보물이나 문을 찾는 화면 확대 기능은 뭐하러 넣었는지 모르겠다.

깨진 폴리곤이 나올 뿐인데... -.-;;;

 암튼 2D->3D(겉보기 뿐이지만)로 바뀌었다는 것 외에는 그닥 장점이 없다.

 

-썰렁한 듀얼 스크린

 모처럼 NDS로 리메이크 되었음에도, 인간적으로 듀얼 스크린 활용을 너무 안 한다.

 월드맵에서는 상단 스크린에 전체 지도를 표시해 주지만 그것뿐이다.

 던젼에서는 상단 스크린은 아예 놀고 있고, 심지어 전투씬에서도 놀고 있다.

 

-아쉬운 클리어 보너스

 이번 리메이크작들은 모두 클리어 후 추가 요소가 존재한다.

 스토리상 추가되는 부분을 즐긴다던가(DQ4), 새로운 강적들은 만날 수 있다던가(FF3, 4).

 그중에서 아예 할 생각도 안 한게 바로 이 FF3인데, 이유는 간단하다.

 그냥 클리어만 하면 되는 다름 게임들과 달리(물론, 약간의 수고를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FF4의 경우 라스트 보스에게서 특정 아이템을 훔쳐야 한다) FF3는 편지를 몇통

주고 받아야 하는 조건이 있기에... 이거 부탁하기 귀찮아서 그냥 때려쳤다. ^^;;;

 

-개성이 부여된 주인공들

 원래 FF3는 주인공 캐릭터들이 모두 같은 그래픽이었다. 그러니, 당연하지만

인물들 간의 독립된 이야기나 처지 같은건 알 수가 없이 그냥 진행해야 했다.

설정상 그냥 모험에 휘말리게 된 4명의 소년들...이었던가? ^^

 그에 반해 이번 리메이크는... 각각의 캐릭터에 이름을 부여하는 것은 물론,

나름대로 각각의 캐릭터가 스토리와 연계되는 부분을 보여 주며 인물들의 개성을 살리고 있다.

 심지어 전투 종료 후의 그래픽을 봐도 인물 별로 개성적인 자세를 취한다. ^^

 

-추억에 충실한 것인가, 어둠의 구름!

 라스트 보스인 어둠의 구름이 어렵고 쉽고 하는 얘기가 아니라... FF3가 원래 가지고 있던 명성

중 하나는 대단한 악명인데, 그게 바로 라스트 던젼의 난이도다.

 라스트 던젼답게 제법 힘 좀 쓰는 적들이 줄줄 나오는데, 문제는 라스트 던젼에 돌입한 후로는

세이브 포인트가 없다는 거! 한마디로 라스트 던젼 들어가면 끝까지 깨야 한다는 것이고,

중간에 죽기라도 하면 그짓을 다시 해야 한다는 거...

 통상 라스트 보스를 처음 시도에 물리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는걸 생각하면,

라스트 보스에게 깨지면 그 던젼을 다시 처음부터 달려가야 한다는 거...

 그래서 악명이 높았는데, 그걸 그대로 재현했다. 이것도 추억이라며 좋아하는 분들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나에겐 짜증 그 자체... 추억도 추억 나름이지! -.-;;;

 

 

 

 

 FF3와 마찬가지로 FC로 나온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이 이 DQ4였다.

 FF시리즈도 시리즈를 거듭하며 발전 했듯이, DQ시리즈 역시 시리즈를 거듭하며 발전했는데,

그런 변화의 정점에 있었던 게 이 DQ4가 아니었나 싶다.

 이유는 역시 章으로 구분된 시나리오에 있다고 보이는데, 기본 시리즈를 복습하는 듯한

느낌으로 가볍게 시작하며 이후 章을 거듭하며 스케일이 커지고 결국 그 章을 거치며

그동안의 인물들이 모두 모이는 마지막 장에서의 느낌은 장난이 아니었다.

 이게 단순히 구성원들이 모이는 수준이 아니라, 개성이 뚜렷한 각 인물들이

줄기가 되는 시나리오에 각각 휘말리면서 모이게 되는 것인지라 마지막 장에 와서 용사가

등장할 상황이 되면 그 줄기 시나리오에 대한 몰입도가 몇배로 커져 있었고,

인물들 역시 그냥 놀다가 들어오는 게 아니라 그동안 직접 진행하던 인물들이 모이는 거라

진정으로 용사가 되어 파티를 구성하는 느낌까지 들었다.

...물론, 이 캐릭터 저 캐릭터 정 붙일 시간도 없이 그냥 정신 없이 진행하다가 모인다...라는

부작용으로 느껴지는 사람도 있긴 하겠다.

 DQ4는 지금도 드래곤 퀘스트 하면 팬들이 손 꼽는 둘째 가라면 서러워할 작품인데,

이번 리메이크작은 확실하게 말해서 원작을 뛰어넘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겠다.

 

 

-2D와 3D의 조화를 꾀한 그래픽

 FF시리즈는 시리즈를 거듭하며 그때마다 확연하게 달라지는 모습을 보이지만,

그에 반해 DQ시리즈는 언제나 친숙한 느낌이 우선인데, 그게 리메이크에도 반영이 된 듯 하다.

 기본적으로 원작의 2D 느낌을 내는 월드맵이지만, 마을이나 던젼에서는 3D로 전환되는데,

방식만 3D이지 그래픽은 나름대로 2D 느낌을 내려고 노력한듯 하다. 3D의 경우,

FF 리메이크들과 다르게 회전이 가능해서(언제나 가능하진 않다) 정말로 3D라는 느낌.

 인물들의 그래픽도 과감하게 3D로 바꿔버린 FF 리메이크들과 달리, 2D 시절의 느낌을

재현하고 있다. 이런 것도 FF와 DQ의 차이겠지. ^^

 

 

-열심히 활용하는 듀얼 스크린

 FF3에서 1년 정도 뒤에 발매된 덕분일까? 듀얼 스크린의 의미가 없다시피한 FF3와 달리,

확실하게 듀얼 스크린을 활용하고 있다.

 월드맵에서는 상단에 전체 지도가 표시되며, 던젼이나 마을 등에선 상단 스크린에까지

던젼을 같이 표시해서 시원시원해 보인다.

 전투 장면에서도 캐릭터 정보를 상단으로 빼서 제대로 활용...

 개인적으로 듀얼 스크린을 다 활용하는 던젼 화면보다는, 그냥 한쪽에는 오토맵핑을

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

 나이가 들어서인지, 지도 찾는게 정말 고역이다.

 

  

-최고의 클리어 보너스!

 DQ4는 여러모로 FF와도 다르고 다른 DQ 시리즈에 비해서도 독특한 점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데스피사로라는 캐릭터다.

 보통 RPG에서 최종 보스는 맛이 간 미치광이 마법사나 과학자,

아니면 그냥 옛날 옛날 봉인된 마왕이나 그런걸 초월한 어떤 존재...인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해서, 라스트 보스가 왜 라스트 보스인지 실감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는 야그다.

그냥 뜬금없이 힘을 얻어서 세상을 쓸어 보자라던가 인류를 멸종시키겠다라던가,

모든 세상을 무로 돌려 보겠다던가 등등...

 그에 반해, DQ4의 보스인 데스피사로는 확실하게 차별이 되는 존재로,

극중에서 그가 인간을 미워하는 이유를 정당화하는 내용들이 스토리로 이어지고

또 그것이 비교적 감성을 자극할만한 비극이기에 여느 라스트 보스와는 차원이 달랐다.

(이런 식의 캐릭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중간 보스급 비중이거나

아니면 그저 에피소드 하나로 다뤄지고 마는 정도에 그치는 게 보통이었다)

 DQ4 DS의 클리어 보너스는 바로 그 데스피사로에 관한 것!

  확실하게 스토리에 어울리는, 일종의 진정한 진실을 파헤치는 내용인지라

스토리에 대한 몰입감은 상상 초월! 본편을 재미있게 즐겼다면 진정으로 둘도 없을 선물이다.

 

 단... 이건 DS판의 승리라고 하기는 어렵다는게 흠이다.

 이 데스피사로의 내용이 추가된 것은 이미 예전에 플레이스테이션(PS)으로 발매된

PS판 DQ4에서 보여진 것이기 때문에, 엄밀하게 말하면 DS판은 재탕에 불과하다.

 그래도 DS판만의 요소들이 있고, 이 이상의 군더더기를 덧붙이지 않았다는 점 등에선

박수를 줄만 하다.

 

 암튼 클리어 보너스 측면에서 본다면 이번에 플레이 해본 세 작품 중에서 단연 최고였고,

그동안 즐겨온 수많은 게임들의 추가 요소 중에서 단연 손꼽을만한 수준이라고 하겠다.

 

 

-충실하게 살려낸 개성적인 캐릭터들

 드래곤 퀘스트 하면 역시 아키라씨의 일러스트인데... FC와는 비교할 수 없는 DS의 성능으로

그런 아키라씨 일러스트를 활용한 인물들을 만나볼 수 있어서 일단 보기에도 좋고...

 원작의 캐릭터들의 개성도 제법 잘 재현해 내고 있다.

 그립감의 채찍을 손에 든 아리나 왕녀의 공격은,

전사로 뼈가 굵은 라이언이고 세계 평화를 지킬 용사고 간에 모두 다 나부랭이 따위로 만들어 버리는

후덜덜한 위력! ^^

 

 

 

 

 그리고 이것이 바로 FF4...

 지금이야 FF하면 실시간 전투가 기본인 것처럼 되어 있지만,

그 ATB(Active Time Battle)의 시초가 바로 이 FF4였다.

 당시로서는 빠방한 SFC의 위력을 보여주는 작품이었고,

게임 자체도 종합적인 평가에서는 몰라도, 스토리 면에서는 올드팬들에게선

최고의 지지를 받는 작품이 아닐까 싶다.

 

 

 DS 리메이크판은 실제 게임 내 진행은 SD도 아니고 등신대도 아닌,

오른쪽 그림과 같은 캐릭터들이 활약하고 정면에 보이는 등신대 캐릭터는

오프닝 동영상에 등장한다.

 

 FF4는 사실 자금에 와서 즐기기에는 에로사항이 꽃피는 게임이다.

 FF5만 되어도 지금에 와서 즐겨도 즐길만 할 정도로 기본적으로 플레이어의 편의를

많이 고려해서 만들어졌기도 하고 SFC의 성능을 어느 정도 살려내던 시기의 게임인지라

여러모로 봐줄만 하지만... SFC의 초기에 나온 이 FF4는 기본적으로 플레이어의 편의를

별로 고려하지 않은 수준인데다가(엄밀하게 말하면 그 당시의 게임들에 비해서는

많이 고려한 수준이다. 과거 게임들이 얼마나 불친절한지는 다시 겪어 보지 않으면 모른다. ^^),

스토리는 킹왕짱이지만 주인공이 중간에 레벨 1로 떨어지는 상황이 벌어지는 등,

난관이 한둘이 아니다. 그렇기에 리메이크의 등장은 그 자체로 감동이다. T T

 

 

-3D를 살리기 위해 노력한 그래픽

 FF3가 극단적으로 표현해서 한심한 3D를 보여준 것에 비해, FF4는 그보다 좋아졌다.

 회전 기능이 없이도 진행에 별 문제가 없는 수준으로 만들어져 있다.

 

 

-듀얼 스크린의 진정한 활용!

 구색을 갖추지도 못 했던 FF3와 달리, FF4는 확-실-하-게 듀얼 스크린을 활용하고 있다!

 던젼 등에선 상단 스크린을 오토 맵핑으로 활용해 진행에 도움을 주고 있고,

전투에서도 두개의 스크린을 모두 활용해 전투와 정보를 표시하는등,

FF3와는 다르다, FF3와는! ^^

 

 

-NDS의 한계에 도전한다!?

 FF3는 여러모로 놀라운 모습들을 보이는데, 항상 시대 기술의 선도적 역할을 했던 스퀘어의

명성을 간만에 확인하는 기분이었다.

 우선 놀라운 퀄리티의 오프닝...에다가 중요한 이벤트에서는 대사에 음성 지원이 되고,

보컬곡까지 넣어져 있는걸 보면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물론, 발매일이 꽤 된 작품이니만큼, 지금 기준에서 본다면 보다 더 한계에 접근한

게임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원래도 좋은 멜로디이긴 했지만, 보컬곡의 감동은 크아~ T T

 

 

-여러 단점 아니, 아쉬운 점들...

 전체적으로 볼때 완벽이라는 말을 쓰고 싶은 완성도를 보여주는 FF4지만,

그렇다고 진정으로 완벽한 것은 아니다.

 우선 캐릭터 표현의 문제... 아예 SD도 아니고 그렇다고 등신대도 아닌 캐릭터들은 뭔가 좀

괴리감을 준다고나 할까... 오프닝에서 그렇게 폼 잡아 놓고는 본편에서는 아이들 같은

느낌이라 살짝 괴리감이 있었다.

 그리고 편의적인 문제... 대표적으로 커서 위치를 기억하는 메뉴가 없었다.

DQ4는 물론, FF3조차 갖추고 있는 건데, FF4에 그게 없다니 너무 황당했다.

특히, FF4의 경우 ATB 방식인지라 더욱 커서 위치 기억이 필요한데 말이다.

 듀얼 스크린을 활용하고는 있지만, 소환수들의 연출은 무척이나 아쉬웠다.

소환수가 의미가 있는 것은 그런 초존재가 전투의 현장에 소환된다는 것이지,

딴나라에서 놀고 있는 소환수의 모습을 보고자함이 아니다. 전투가 펼쳐지는 곳에 나타나서,

그곳의 적들에게 공격을 가하는 모습이 직접적으로 나와야 소환수의 느낌이 사는데,

이건 뭐 그냥 소환수는 전용 공간(?)에 지 멋대로 나왔다가 사라지고,

전투 화면의 적들에게는 뜬금없이 데미지만 표시 되고... 참 아쉬웠다.

 

 

 

 

 

 

 

 

 FF vs DQ 논쟁(?)이나, 분명히 존재 하는 여러 단점들은 일단 제쳐 놓고 즐겨도 좋을 정도로,

이 세 작품들은 모두 (올드팬인 내게) 큰 즐거움을 선사해 주었다.

 추억 속의 수많은 고전들... 그걸 차마 꺼내 보지 못 하는(예전 천사의 시 2 이야기와 같은 맥락)

고민을 이렇게 해소해 주는 방법도 있겠다 싶을 정도였다.

 

 마지막으로 이번 플레이를 통해 얻은 가장 큰 의미라면... DQ 시리즈에 대한 시각 변화였다.

 난 전통적으로 FF 쪽을 즐기는 편으로, FF 킹왕짱 DQ 즐!...같은 것과는 거리가 멀지만,

암튼 DQ 시리즈보단 FF 시리즈를 선호했다.

 하지만, 이번 리메이크작들을 즐기며 그런 생각에 적잖은 변화가 왔다.

 아니, 예전부터 생각하던 것에 방점을 찍었다고나 할까...

 

 진정으로 게임을 만드는 쪽은 DQ의 에닉스가 아니었나 싶다.

 당장 보기에는 FF의 스퀘어 쪽이 그럴싸 보이긴 한다. 특히, 시대를 선도했던 점은

뭐라 하든 간에 일종의 업적이며 장점인 것은 부인할 수 없겠다.

 그러나, 최신 기능이나 새로운 시도 기능을 갖추었다고 해서 그 핸드폰이 좋은 핸드폰은 아닌 것처럼,

그런 스퀘어의 시도들이 정말로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었냐...라는 건 아닌 것 같다.

 최근의 시리즈는 모르겠지만, DQ의 전투는 1인칭 시점이다.

 FF의 전투는 물론 3인칭 시점이다.

 그냥 보기에 전자는 사실 장점이 없어 보이는 방식이다.

주인공들의 다양한 액션이나 무기, 마법 효과 등을 생략하기 위해 사용했나 싶은 방식이다

(사실, 초기에 이런 방식이 나왔던 것은 시대적인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었던건 사실이다).

 그에 반해 후자인 FF의 전투... 요즘은 모르겠지만, 예전에 FF의 새로운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전투 장면은 항상 화제였다. 점점 그럴싸해 지는 그래픽, 화려한 전투 효과와 소환수 등등...

 하지만 지금에 와서 보면 게임에 대한 접근 자체가 달랐던 방증인 것 같다.

 FF는 극단적으로 말하면 영화를 보여주는 느낌이다.

 이런 경향이 비교적 약했던 올드 시리즈와 이후의 시리즈를 비교하면 차이가 분명해 진다.

특히 PS2이후의 시리즈들... 지인 집에서 플레이 하던 모 시리즈는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FF를 하면서 내가 졸고 있던 것이다!!! -.-;;; 이유는 간단했다. 내가 직접 플레이를 하는 부분은

거의 없이(대사 넘기는 버튼 누르기 정도?) 그냥 화면에서 펼쳐지는 비주얼 노블을 읽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화면에서 캐릭터들이 폼 잡고 대사들을 날리고 여러 상황들이 펼쳐지지만,

그건 철저하게 남의 일이 되어 있던 것이었다.

 DQ는 그에 반해 게임을 플레이하게 만든다.

 FF시리즈에 비하면 DQ 시리즈는 자동 진행 부분이 놀랄만큼 적다. 다른 말로 하자면,

이건 그만큼 플레이어가 계속 게임에 몰두해야 한다는 뜻이다. 전투 방식도 1인칭 시점은

화려함은 없을지 몰라도 실제로 내가 적들을 상대하고 있다는 느낌은 강한 방식이다.

FF의 전투는 남의 싸움이지만, DQ의 전투는 나의 싸움...이랄까.

 캐릭터들의 대사에서도 이런 부분이 드러난다. FF는 주인공이건 파티원이건 간에

상황에 걸맞는 대사들을 줄줄 쏟아 내지만... 아무리 고뇌하고 괴로워 해도 그게 남의 일인 것이다.

몰입하게 된다고 해도 그건 결국 게임을 직접 즐긴다기보단 영화를 보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다.

 DQ는 주인공의 대사가 없다(모든 시리즈가 그런지는 모르겠다). 썰렁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다르게 보자면 그만큼 게임을 하는 플레이어가 감정 이입을 할 수 있는 상상의 나래를 열어 놓고

있다는 것이다.

 

 어느 쪽이 우월하다...는 얘기라기보단, 이번 리메이크작을 연속으로 하면서

추억에 잠겨 있던 생각들을 재정리하게 되었고, 그러보다 같은 상황이더라도 예전과는

다른 시각에서도 보게 되었다...라는 측면의 얘기다. FF vs DQ의 상황을 여기서까지

재현할 생각은 없다.

 암튼 이 리메이크작들이 최고의 걸작이었다는 것은 아니지만,

구태의연한 우려먹기라는 비판을 받거나 원작의 추억을 망가뜨리는 막장 리메이크들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이었다는 점은 확실할 것 같다.

 앞으로도 이런 진정한 리메이크작들을 보다 더 많이 만났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