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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콤에 대한 추억 - PC98시리즈, 고전 미소녀 게임의 시대

베리알 2009. 8. 18. 11:47

 

 

 팜콤...

 

 이 말을 처음 본 게 90년+- 즈음 국내에도 발매되기 시작했던 게임 잡지들에서였다.

 게임월드, 게임뉴스, 게임챔프 등등,

기존의 PC잡지들과는 그 성격을 달리 하는 게임 잡지들의 출간은

그 자체로 색다른 정보들을 전달해 주었다.

 

 

 

 

 [ 게임 캡쳐 화면의 저작권은 실키즈에 있습니다 ]

 거기서 바로 이런 게임들을 다룰 때 나오는 말이 팜콤이었다.

물론, 이 유교위선국가에서 저런 게임을 본격적으로 공략하는건 아니었고,

그냥 다른 이야기 나올때 껴서 나온다던가 하는 식이었지만 말이다. ^^

 

 

 

 당연하지만, 시절이 시절이니만큼 오류가 장난이 아니었다.

 영어나 일어 능력자 부재로 인하여, 게임 스토리나 배경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 하고

무작정 깨는 방법(공략법)만 기계적으로 스크린샷과 함께 내놓는 공략도 흔했고,

아예 엉뚱한 인물 이름(ex - 게임돌이)을 붙이는 경우도 있었다.

 지난번 얘기한 기갑 블랙 같은 사례가 일상다반사...

 

 지금이야 뭐 각종 언어 능력자...정도가 아니라, 전문 번역인도 울고 갈 실력의 사람들이

어디서나 넘쳐 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당시에는 일본어를 예로 들면 오십음도를

제대로 읽고 쓰는 사람을 보는 것도 흔치 않은 상황이었으니...

 

 암튼 그런 게임 잡지에서 일본의 미소녀 게임 이야기를 하면서

빠지지 않고 나오는게 일본의 컴퓨터 얘기였는데,

PC88, PC98시리즈로 이들을 팜콤이라고 칭했다.

 팜콤... 이게 무슨 뜻이며 왜 이렇게 붙인 것일까?

 

 

 

 

...결론부터 말해서 완벽한 실수이자 오류라고 할 수 있다.

 

개인용 컴퓨터를 퍼스널 컴퓨터라고 한다.

영어로 쓰자면 Personal Computer가 되겠다.

일본은 지금도 그렇지만 말을 축약하고 장난 치는데는 이골이 난 세상이었지만,

퍼스널에서 퍼스를 따고, 컴퓨터에서 컴을 따서 퍼스컴...이란 말을 사용하게 된 것이

어디에서부터 시작된건지는 모르겠다.

(알파벳에서 따서 그냥 PC로도 사용하는 말이기도 하다)

 

 저 퍼스컴을 일본식으로 말한다면 파소콘...이 되고,

이를 일본어로 표기한다면 [파소코응]이다.

자, 이 단어가 지금 얘기의 핵심이다.

소와 응은 히라가나로는 완벽하게 구별이 될 수 밖에 없을만큼 안 비슷하지만,

카타가나에서는 얘기가 달라진다.

지금 이 폰트에서도 보다시피 구별이 잘 안 가도록 되어 있을 정도니 말이다.

최초에 소와 응을 제대로 구분 못 한 누군가가 파소콘에서 소를 응으로 보고는

파소콘을 파응코응으로 착각해서 팜콤이라 부르기 시작했고,

이 말이 아무런 의심이나 검증 없이 그냥 퍼지게 된 것이다.

 단지 한글자 차이인데 말이다. ^^

 

 

 암튼 그래서 나조차도 실제로 일본의 PC책이나 게임책을 보기 전까지는,

암 생각없이 팜콤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었다.

 

 간만에 옛날 미소녀 게임 캡쳐들을 보다 보니,

이 팜콤의 추억이 생각이 났다. ^^

 

 

 

(...소드를 응드로 표기 안 한게 다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