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도 보는데 문득!

드라마의 결혼 반대는 과연 비현실적일까 - MBC살맛납니다091216

베리알 2009. 12. 17. 18:33

 

 

 

 한쿡 드라마에서(반드시 한쿡만의 얘기는 아니겠지만...) 흔히 보이는 내용 중의 하나라면,

2위라면 서러울 게 바로 결혼 반대 이야기다.

 주로 한쪽이 대재벌이고 한쪽이 그보다 (훨씬) 못한 집안일 경우 일어나고,

때로는 원수 집안이라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

 한쿡 드라마의 문제점(?)으로 꼽히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그 결혼반대인데...

이게 과연 어떤 의미일까. 예전에는 드라마적 과장이나 뻔한 소재 중의 하나 정도로 생각했는데,

글세 살다 보니 그게 아닌 것 같다. 결국 드라마는 현실의 반영...이란걸 보여주는 한 사례랄까.

 일반인(?)들이 재벌들보다 낫다고 자위하는 것 중의 하나가 연애와 결혼은 맘대로 하지 않냐...라는

것인데, 과연 그럴까?

 

 

 

 

[ TV 캡쳐 화면의 저작권은 MBC에 있습니다 ]

 어쩌다 보니 캡쳐로 이 드라마를 이용했을뿐,

이 드라마만의 문제...라는건 아니다.

 그냥 당장 결혼 반대 소재로 질질질 거리고 있는 상황인지라 바로 눈에 들어 왔을뿐...

 

...무엇보다, 뉴스데스크 놓치지 않으려고 기다리다 보면 필연적으로 이 드라마의 끝부분을

보게 되고, 연이어 예고편까지 보게 된다. 한쿡 드라마의 특성상, 그렇게만 봐도 드라마 전개를

이해하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다는게 문제다. -.-;;;

 

 

  암튼 요즘 이 의사 집안(?)의 아들래미와 별 볼일 없는 집안(?)의 딸래미의 결혼을 놓고

일어나는 여러 해프닝(그동안 딸래미에 대한 막말과 막장짓이 줄줄 이어졌고,

결국 아들래미는 자살 시도까지...)이 이 드라마의 내용인데...

 과연 이런 결혼 반대는 드라마의 과장이나 허구 수준일까,

또, 있는 집 자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없는 집 자식들은 결혼이 자유로운가?

 

 내 생각은 그에 대해서 상당히 회의적이다.

 

 

 가족, 친족들의 유대와 인맥 네트워크에 비중을 크게 두지 않는 어딘가의 외국에서는

집안에서 뭐라고 하든지 말든지 훌쩍 결혼 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은 것 같긴 하지만, 한쿡에서는?

 한쿡에서 결혼이란건 결코 개인 대 개인의 당사자 간의 문제가 아니다.

 극히 일부는 그렇게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이 비교도 안 되게

(아직은) 많을 것이다.

 당장 개인 대 개인의 결합이 아니라, 가족 대 가족의 인맥 네트워크가 구동되기에,

상대방 가족이 어떤 사람들이고 그쪽 가족의 친족 인맥은 어떤지 사는 수준은 어떤지 다 저울질한다.

그냥 형식적인 확인 차원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보통은 그렇게 간단한 형식 수준이 아니다.

 이 과정에서 문제(?)가 나오거나 기준(?)에 미달하면 그것은 바로 결혼의 암초로 등장하며,

이를 넘어선다는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요행히 넘어선다고 해도 나중에 그로 인한 문제가

일어날 가능성은 100%라고 해도 좋을 정도...

 웃기지만 현실이 그렇다. 결혼은 절대로 개인만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이 한쿡에서는 말이다.

 재벌들에 비해 배우자의 선택이 자유롭다고 느껴지나? 그건 그저 비슷한 급의 배우자 후보 수가

더 많을 뿐이다. 재벌들에겐 일반인(?)이 결혼의 대상자인 사람으로조차 여겨지지 않는 드라마의

장면들은, 일반인(?)이 결혼의 대상자로 길거리 노숙자나 무능력자를 데리고 오는 것과 비슷할지

모른다. 그 둘의 가치가 같다는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상대적으로 보자면 그렇다는 것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어떨지 몰라도 나이 어느 정도 이상의 사람들이라면 결혼에 있어서

배우자에 대한 환상이나 조건을 지나치게 부여하기도 한다. 친정 덕 좀 보고 싶다느니,

시댁 덕 좀 보고 싶다느니 말이다. 그렇게 자신이 덕을 보고 싶다면, 그런 자신은

상대 집안에게 있어서는 빌붙는 처지로밖에 안 보인다는걸 모르는 건지,

그러면서도 자신은 자신의 덕을 보고 싶어하는 힘 없는(?) 상대 집안은 멸시한다.

똑같은 이야기인데, 남이 하면 불륜이고 자기가 하면 로맨스인 것이다.

 

 

 드라마의 결혼반대 모습들은 그래서 섬짓하다.

 사실, 드라마에서 재벌과 이뤄지는 상대편의 처지는 일반인들이라고 해도 반대할 정도로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런데, 그게 재벌의 눈에는?

 사람 목숨은 다 똑같다고, 사람은 누구나 존귀하다고 이상적인 얘기는 가르치지만...

현실은 과연 그러한가? 그야말로 헛소리인 망할 세상이다. 사람 목숨이 다 똑같은게 아닌게

진리인지 지금처럼 사람 목숨이 차별 받는게 이상한 세상인지는 내가 모르겠지만,

분명한건 현실은 돈 있고 힘 있는 사람들과 돈 없고 힘 없는 사람들은 급이 다른 인종이란 거다.

일반인(?)들이 자기들에 맞는 일반인(?)들 급에서 주로 배우자를 찾는 것이고,

재벌들은 재벌들에 맞는 재벌 급에서 주로 배우자를 찾겠고...

 오히려 돈 있고 힘 있는 사람들은 연예인과도 아나운서와도 팡팡 결혼하는 거 보면,

정말로 자유로운 결혼 원하는 결혼을 꿈같은 결혼을 실현할 수 있는 건 재벌 같은

돈 있고 힘 있는 사람들이 아닐까.

 

 드라마에서 결혼에 반대하는 꼴사나운 모습을 보며 욕하는 시청자들 중에는,

자기 자식이 한참 격(?)이 떨어지는 배우자를 데려와 결혼하겠다고 해도 흔쾌히 OK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란 생각이 든다.

 TV 드라마에 나오는 재벌이나 있는 집 사람들에게는,

제법 번듯한 중산층(?)이라고 자부하는 집안 따위는 사람으로도 안 보일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