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도 보는데 문득!

진정한 현실 반영 장르, 시트콤... - MBC지붕뚫고하이킥091125 55회

베리알 2009. 11. 29. 21:09

 

 

 

 영화나 드라마, 노래 등등... 사실 모든 예술이 다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현실을 반영한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누구보다 빠르고 누구보다 직설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게 바로 시트콤이 아닐까.

 

 영화나 노래 등 기타 예술에선 아무래도 딜레이가 생긴다.

 순간 순간 바뀌는 세상에서 기획에서 제작, 이후 관객에게 오기까지는 시간이 안 걸릴 수가 없다.

(단지, 그럼으로서 인해서 뭔가 숙성되는 부가 효과는 있을득...)

 드라마도 한쿡 드라마는 생방 제작으로 유명하지만, 아무리 생방이라고 해도 멀쩡하게 진행되는

드라마에다가 유행이라고 해서 함부로 아무 내용이나 낑겨 넣는 것도 쉽지 않다.

 그에 반해 시트콤... 이는 정말 최적(?)의 도구다.

 대부분 평일에 매일 방영되기 때문에 진정한 생방 제작 환경,

그리고 드라마나 영화처럼 원래 기획을 쉽게 바꾸기 어렵고 바꾸다가 망하는 일도 쉽게 보기 어려운,

그야말로 그날 그날 내용을 만들어 대면 되는 진행 등등...

 

 영화나 드라마에서 당장의 사건 같은걸 작품에 당장 반영하기는 어렵다.

원래 만들던 내용과의 어울림도 고려해야 하고 왜 넣어야 하는지 당위성을 확립하지 못 하면

제작하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모두 짜증날 뿐이다.

(이런 측면의 얘기를 다루는 작품, 라듸오 데이즈! 완전 레퍼런스다. ^^)

 여러 수정을 거쳐서 반영한다고 해도 보는 사람에게 보여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마련...

 시트콤은 다르다! 캐릭터들의 정체성만 유지가 된다면(사실 이벤트 등을 통해서 일시적으로

캐릭터의 정체성도 바꾸거나 변형시킬 수도 있으니 큰 문제는 아니다) 그야말로 뭔 일이든

낑겨 넣으면 그만이다. 예전의 국민연급 홍보 시트콤이었던 모 시트콤처럼 너무 억지를 부리는

추태 수준만 아니라면 말이다.

 

 그런 점이 시트콤의 매력 중 하나인 것도 같은데...

 

 얼마전 방영된 하이킥에서도 그런 부분이 강하게 느껴졌다.

(사실 뭐 하이킥에선 자주 느낄 수 있는 부분이긴 하다)

 

 

 

 

[ TV 캡쳐 화면의 저작권은 MBC에 있습니다 ]

 그전부터 세경을 눈독(!) 들이고 있던 체육교사에게 드디어 세경이 잡히게 되는데...

 

 

 세상 물정 모르는 세경에게 그야말로 좋은 조건들을 덥썩덥썩 던져 대는 체육 교사...

 여기서 사기꾼의 모습을 본 건 나뿐일까.

 사기꾼과 (한국) 사회에서 성공한 거물들의 차이점은 그런 거다.

 개뻥을 치고 사기를 치고... 이걸 규모 있게 저지르며 들통나지 않거나 그냥 넘어 가면 거물이고,

걸리면 사기꾼이 되는 거다. 거물로 넘어 가면 들통 나도 무마도 가능하다.

 

 여기서 멋대로 던져 대는 조건들을 끼워 맞추려면,

이 체육 교사가 이사장 낙하산...정도라면 가능할지도.

 

 게다가 이 교사가 이렇게 세경을 끌어 들이려는 목적은 뭐였을까?

세경을 위해서? 학교를 위해서? 천만의 만만의 콩떡이다.

 극중 대사에서도 나오지만, 소프트볼부가 체육교사의 꿈이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아무 것도 모르는 순진한 여학생들을 끌어 들여 그들의 땀과 노력과 희망을

짓밟았고, 자신의 꿈을 이루히 위해서 학교 측에 여러 무리한 요구를 강요했다.

 동기도 불순하고 과정은 사기이고 결과는 대형 사기...

 그게 이 교사의 이번 사건이다.

 그리고 세상에는 이런 쓰레기들이 너무 많다.

 공익이나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을 위한 방향으로 흐름이 흘러 가야 하는데,

그런거 암 상관도 없이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겠다며 그런 흐름을 돌리거나 없애거나 하는 쓰레기들...

 그냥 독방에서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하는 수준이라면야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아도 어떻겠나.

 그러나 불행히도 현실에선 이런 쓰레기들이 힘이나 돈을 쥐고 있는 경우가 많기에,

그런 쓰레기 사기꾼들의 욕심이나 헛짓거리 욕망을 위해서 힘없는 사회 구성원들이

피땀을 흘려야 하는 비극이 많다.

 특히 역사를 거꾸로 흘러 가는 이 망할 21세기의 대한민국에서는 처참할 지경이다.

 

 

 그뿐이랴...

 좋은 정교사들도 물론 있기는 있겠지만,

한국 교육 상황에서 정교사와 기간제 교사의 사이에는 엄청난 차별의 레벨이 존재한다.

 특히나 우린 정교사니까 기간제인 너희와는 달라...라고 대놓고 말하는 듯한 정교사들을 보면,

참 저런 것들이 학생들을 교육한다고 설치니 나라 꼴이 이 모양이지!!!...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세경에게 그런 얘기를 들은 현경은 체육교사의 설치는 꼬락서니를 전해 듣고는

기간제 교사 주제에 그런 일들을 어떻게 하냐...라는 투로 얘길 하는데,

이게 대한민국 교육계의 현실이다.

더 나아가서 대한민국 시스템의 현실이기도 하다.

 (일부) 국민성이 원래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알아서들 편 가르는건지,

국민들 편 가르고 국민들끼리 싸우게 만들고 구경하면서 좋아라하는 국가 시스템이

이렇게 만든건지는 모르겠지만...

 암튼 힘없는 사람들끼리 힘과 머리를 모아도 절대적인 기득권에게 맞서기 어려운데,

그 와중에 참 도토리 크다는 사람들을 보면...

 

 

 세경에게 했던 충고는 사실 이 사회에 대한 충고이기도 하다.

 정말로 운동을 하고 싶어서 학교를 가는 것인가, 그냥 가는 것인가,

공부를 하기 위해서 가는 것인가 등등...

 그런건 뒷전이고 그냥 성적 성적...

 

 판검사 되겠다는 사람들이 사법연수원에서 부정을 저지르는 얘기가 기사로 나온게 생각난다.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무슨 관행인 것처럼...

 시스템에서 요구하는 성적 수치만 좀 높고 시스템에서 요구하는 시험 통과한 것만으로

그런 그릇된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없는지는 관계없이 무소불위의 권력을 맡긴다는 거...

 그게 말이나 되는가.

 그런 자리에 앉기 위해선 누구보다 더 정의와 정직 등등 정말로 필요한 그런 부분이 있어야 하는게

아닌가. 하긴, 그런게 있어야 앉을 수 있는 자리라면, 쓰레기 같은 작자들이 지금처럼 득세하거나

전관예우 같은 어처구니 없는 제도(?)는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암튼 아직 어린 학생들에게는 저 충고가 정말 중요할 것이다.

 정말로 하고 싶은게 무엇인가... 그걸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나중에 그 충고의 무게와 의미를 깨달은 뒤에는 이미 늦었겠지만.

 

 

 체육 특기생으로 입학, 장학금, 회식 등등...

 체육 교사가 약속했던 것들은 하나둘 공염불이 되어 가지만,

체육 교사는 당당하다.

 

 마치 어떤 대통령을 보는듯 하다.

 대통령이 되기 위한 공약을 애초 지킬 생각이 없었으니 미안하다는 건 간단히 말해서 사기다.

 당사자가 그런 사기를 쳐서 대통령 자리라는 이득을 얻었다. 직위의 습득을 이득으로 보는 건 당연하다.

이게 이득이 아니라면 인사청탁은 처벌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진정으로 죄를 뉘우치고 용서를 비는 것도 아니다.

 그냥 당장 앞에 놓인 장애물 치워 버리고 싶다는 것뿐...

 이 에피소드에서 체육교사의 모습이 그러하다. 약속했던 것들 뭐 하나 해줄 수 없다는걸 알면서도

나중에 다 될거라는 식으로 사기를 치며(거의 자기 암시 수준) 그냥 그냥 여고생들 피를 빤다.

 어디서 많이 봤지 않나?

 

 

 결정적인 한방으로 모든게  다 무너진 순간...

 그 와중에 이 교사가 하는 짓이라곤 자기 이득을 챙기기 위해 유니폼 돈을 입금하라는 거다.

자신이 저지른 사기로 인해 피해를 본 여학생들에 대한 마음 같은건 전혀 없다.

 

 시트콤에서 희화적으로 표현되기는 했지만, 이건 뭐 연쇄살인범이 자기 인권 보장하라며

잘난 체 하는 현실의 꼬락서니와 일맥상통할 것이다.

 

 

  뭐, 암튼 그런 현실 반영은 반영이고...

  세경양의 청순한 백치미는 참 매력적이다.

 찌질이 쥬얼리정을 압도하는 능력을 보여줄 때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세상 물정 모르는 청순한 백치미의 글래머... ^^;;;

 

 

 (^^)

 

 

  (^^)

 

 

 그래도 역시나 이건 드라마다.

 그런 사기꾼의 꼬임에 빠져 사기를 당하고 피해를 봤지만...

세경양은 세상에서 망가지지 않고 오히려 사랑을 얻기 위해 한발 한발 자기도 모르게 나아가고 있다.

 

 

 이 맑은 연인(?)들이 언제까지나 꿈과 희망과 사랑으로 가득한 채 살아갈 수 있는

그런 세상이 되어야 할텐데...

 

 

 현실의 반영은 계속된다.

 줄리엔의 엄마가 하숙집을 방문하고...

 

 인나의 다리가 정말 부서질 것 같다. ^^;;;

 

 

 한국적인 공연인지 민속 공연인지를 보고 싶다는 줄리엔엄마의 말에,

시간이 늦었으니 오늘은 자기의 가야금 솜씨라도 보겠냐고 정음이 제안하고...

 다른 인물들은 심드렁한데? ^^

 

 

 한복까지 입고 나온 정음! 그리고 멋지게 가야금을 타는데...

 

 사실, 포탈 등에 보면 황정음양의 특기에 가야금이 들어 있다. ^^;;;

 

 

 정음의 (기대 이상의) 놀라운 연주에 진심으로 박수를 보내는 사람들...

 아직은 진심이다. 여기서 박수를 친다고 손해를 볼 것도 없고,

박수를 친다고 피해를 보는 것도 아니니까.

 

 

 그러나, 정음이 그 연주 덕분에 비싼 명품을 선물로 받게 되자... 이제 눈빛들이 변한다.

 이제 더 이상 정음의 연주는 박수나 쳐주며 기뻐할 수 있는 그런 별 의미 없는,

혹은 자기랑 별 관계없는 그런 영역의 사건이 아니게 된 것이다.

 자기도 얻을 수 있었던 전리품... 즉, 정음은 자기들을 제치고 나간 경쟁자가 된 것이다.

아니, 자신이 받았어야 했던 전리품을 비겁하게 가로 챈 경쟁자가...

 경쟁자의 기쁨에 진심으로 박수를 쳐줄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사촌이 땅을 사면 배 아프다는 속담은 괜히 있는게 아닐 것이다.

 어쩌면 이런 것이야말로 진정한 인간 본성...?

 

 

 명품을 가지고 즐거워 하는 정음을 보는 두사람의 눈빛...

 이미 훌륭한 연주를 들려준 친구를 쳐다 보는 그런 눈빛이 아니다.

 

 

 이제 이들은 자신들이 놓친 기회(?)를 잡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키스중인 장면이 아니다. ^^;;;

 

 

 결국 정말 낯뜨거운 추태의 퍼레이드가 이어지는데...

 사실 미묘하지만 절실한 부분이다.

 

 어떤 목적을 위해 추잡해져도 괜찮은 적당한 선은 어디까지일까.

 추잡해지는걸 따지지 않아야 살아갈 수 있는 걸까, 세상은?

 

 사람에 따라 생각은 다 다를 테지만...

 암튼 분명한건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거...

 

 

 

 

 시트콤이라는 형식 덕분에 직접적이고 빠른 현실 반영이 가능하지만,

반대로 또 그 때문에 그런 반영의 무게나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도 사실이겠다.

 

 어디선가 노래가 들려 온다.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