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왕에 여러 무협 드라마들을 정리하며 보던 중...
아예 손을 안 댔던 판본도 보게 된 게 있으니, 그게 바로 이 의천도룡기 2001이다.
평이 별로 좋지도 않고,
이미 영화 의천도룡기에서 주지약으로 나왔던 여자가 조민으로 나온다니
딱히 신선함도 없고(하지만, 생각해 보면 영화 의천도룡기에서 주지약이 하던 짓은
상당히 조민스러운 부분이 많긴 했다. ^^)... 게다가, 주인공 장무기로는 영웅문에서
오절로 나와야할 정도로 나이 먹은 배우이고...
그래서 사실상 아예 안 보던 시리즈인데, 드디어 제대로 감상...
그런데, 이게 의천도룡기 맞나?
아무리 봐도 이 분위기는... 거침없이 의천도룡킥?! 지붕뚫고 의천도룡킥?!
이거 드라마가 아니라, 시트콤이었나??? ^^;;;
의천도룡기 2001 (倚天屠龍記,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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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민은 그렇다치고,
저게 어떻게 소년영웅 장무기란 말인가! -.-;;;
-여자의 조민은 사실 기대 이상...
이상한 주지약(^^)보다는, 대놓고 조민에 어울리는 외모 맞네.
-조민 중에서도 아주 똑똑한 조민으로 나온다.
-원작과 달라진 부분들이 많긴 하지만, 그게 뜬금없지 않고 설득력 있다.
원래 누구보다 영사도에서의 사건을 파헤쳐야 하는 조민인데...
그 증인인 주아를 발견하고도 다른 사람들에게 비밀로 한 이유...
그 주아가 우리가 아는 그 주아가 아니라, 장무기의 부인이라고 마누라 텃세를 부리려고
하고 있으니, 이러면 공감이 가지. ^^
-2001판의 조민 캐릭터도 캐릭터지만,
여자의 연기도 아주 좋았다.
-보란 듯이 직설적으로 할 소리는 다 하는 여자의 조민! 매력 있음. ^^
-그리고 조민 자체도 어울렸는데,
오계화의 老장무기와 보는 것처럼 은근 케미가 잘 살아난다.
-오계화의 장무기는 이렇게 소림신승과의 싸움 중에
魔에 잠식당했을 때 정도가 그나마...
정말 마음에 안 드는 장무기였다.
-의천도룡기를 쭈욱 복습하며 새삼 느끼는 건데,
의천도룡기를 좌우하는 건 주지약이란 캐릭터인 것 같다.
다른 캐릭터들은 어느 정도 변주를 한다고 해도 그 틀이 명확한데...
주지약이 그 변주의 폭이 정말 넓어서 해당 판본의 성격을 좌지우지할 정도...
정말 중요한 캐릭터였다.
-2001판의 주지약은 2001판 자체가 언급이 별로 없어서 얘기가 거의 없지만,
의외로 대단히 인상적인 주지약이다.
장무기를 위해 이렇게 밥도 먹게 해주고, 사람은 커녕 닭 한마리도 못 잡을 것 같은
연약한 처자 그 잡채로 나오는데...
-장무기에 대한 연심과, 멸절사태의 저주를 겪으며
그 여리던 주지약은 사람이 슬슬 망가져 간다.
사사건건 자기를 밀어내려던 정민군을 제압하고는
아미파에 계속 있게 해주겠다며 하는 소리가 대놓고... -.-;;;
-그 연약한 처자는 어디로 갔는지... ㄷㄷㄷ
-그 주저주저 부끄부끄하던 처자는 어디로 가고,
철면신공으로 조민도 당황시켜 가며 음모를 꾸며 가는데...
-장무기에 대한 연심은 한눈 파는 것도 없는 외길이라
더욱 무시무시하다. ㄷㄷㄷ
-어쩔 수 없이 나쁜 짓을 벌이긴 하지만,
그러면서도 장무기에 대한 마음은 그대로...
-그 지나친 연심으로 인해 이렇게 망가져 가는 모습이 정말이지... ㄷㄷㄷ
배우가 좀 토실해 보이는 느낌이라 저평가되기 쉬운데,
나름의 미모와 매력은 물론이고, 이런 주지약을 정말 잘 표현해 냈다.
-그래서 이 작품만의 엔딩을 맞이하게 된다.
어쩌면 의천도룡기란 작품의 최고의 베스트 엔딩일 수도 있고,
어쩌면 새드 엔딩일 수도 있는 엔딩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마 자체는 진짜 시트콤이다.
원진 아니 성곤, 조민의 부친 여양왕과 현명이로, 그리고 조민의 오빠인데...
조민의 오빠가 저렇게 여장을 하고 장무기를 유인하는 에피소드가!! ^^;;;
-되살아난 주아는 장무기한테 이런 소리나 하고 있고... ^^;;;
-이 2001판의 성격을 정말 잘 보여주는 장면이라 할 수 있다.
정말이지... 의천도룡기 드라마가 아니라, 의천도룡기 시트콤이다! ^^
-각색이 엄청 심해서 시트콤으로 착각할 정도이긴 하지만,
그럼에도 원래 의천도룡기를 아예 훼손하는 그런 수준은 아니고...
분명 엄청 각색을 한 황당한 상황들이 시트콤처럼 펼쳐지지만,
그럼에도 의천도룡기라는 게 참...
-암튼 그동안 너무 저평가된 의천도룡기가 바로 이 2001판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다른 OTT의 서비스는 어떤지 모르겠는데...
의천도룡기 2003은 원래의 4:3 화면비로 서비스되고 있던데,
이 의천도룡기 2001은 원래의 4:3 화면의 위아래를 자른 와이드 화면으로
서비스되고 있다.
이것이 용왕님이 예전에 말씀하신 옛날 드라마를 요즘 TV에 내보내는
방법인가 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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