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보는데 문득!

견자단이 펼쳐내는 무협의 천룡팔부! - Sakra (2023) (Blu-ray) (Hong Kong Version) / 天龍八部之喬峰傳 (2023) (Blu-ray) (香港版)

베리알 2023. 5. 22. 09:19

 

 

 간만에 정말 미칠듯이 마음에 드는 무협 영화를 만났었다.

 무협 영화라는 장르가 인기를 잃어버린 것인지, 수준 미달의 이상한

작품들만 나와서 이렇게 된 것인지 몰라도... 예전 그 가슴 뛰게 하는 무협 영화가

사라져 버린 이 시대에... 갑자기 강맹한 항룡십팔장에 맞아 숨이 막히는 듯한

충격을 받은 듯한 그 만족감... 그것이 바로 이 천룡팔부 교봉전!

 

 국내에 블루레이가 출시될 지 어떨지 1도 모르고...

(예전 홍콩 영화들은 의외로 꾸준히 출시가 되지만... 정작 근래 중국 영화들은

거의 출시가 되지 않는 게 한국 상황이다. 유역비의 천녀유혼조차 블루레이는

결국 국내에 출시되지 않았다. T T) 한시라도 빨리 집에서 다시 보고 싶어서,

대출혈로 주문하게 된 게 바로 그 홍콩판 블루레이.

 다시 봐도 역시 좋았다. 이게 무협 영화지... T T

 

 

 

 

Sakra (2023) (Blu-ray) (Hong Kong Version)
天龍八部之喬峰傳 (2023) (Blu-ray) (香港版)

 

 

천룡팔부: 교봉전 (天龍八部之喬峰傳, SAKRA, 2023)

 

 

 

 

 

 

 

 

[ 이미지에 대한 저작권은 해당 업체에 있습니다 ]

-CN 마크에서 짐작이 되듯이,

역시나(?) 아래만 뚫려 있는 아웃케이스와 킵케이스 구성.

 

 

-아웃케이스와 킵케이스 정면.

 

 

-아웃케이스 + 킵케이스 뒷면.

 홍콩판치고는 특이하게도(?), 보는 것처럼 아웃케이스와 킵케이스 디자인이

서로 전혀 다르다. ^^

 

 

-내부 이미지도 정말 멋진, 저 이미지를 사용했다.

 

-영화는 정말... 정말 좋았다. T T

얼마 전,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감상기에서 언급했던,

원작이 있는 영화 그리고 그 각본에 감탄한 슈퍼마리오 외의 영화가 바로

이 작품이었다.

 보는 내내 정말 감탄을 금할 수 밖에 없는데... 애초 천룡팔부란 작품은

김용 소설 중에서 아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는가하면, 진입장벽으로 여기는

사람들도 많이 있을 정도로 특이한 작품이다. 

 별다른 설명도 없이 교봉(소봉), 단예, 허죽 세사람의 각자의 이야기가 다 따로

펼쳐지는데... 그래서 뭥미-하고 가다가 거기서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 이야기들을 보다 보면 어느새 서로 스리슬쩍 마치 인연을 맺듯이 서로 연결이 되면서

하나의 흐름으로 흘러가는 그 느낌이 정말 대단한데...

 문제는 그렇다보니 영상물 특히나 영화로 만들기는 굉장히 어려운 작품이라는 것.

 그래서 천룡팔부가 영화로? 그것도 교봉전? 이 소식을 들었을 때는 솔직히

불안했다. 특히나, 근래 중국의 무협 영화들이 하나같이 실망스러워서 더욱...

 그런데, 뚜껑을 열고 보니 뚜시궁!

 교봉전이란 이름에 걸맞게, 분명히 교봉에 집중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별다른 배경 설명도 없고, 천룡팔부란 세계관을 펼치기 위한 노력도 없다.

 오로지 교봉이란 캐릭터 혼자의 이야기... 원작에서 인상적이고 중요한 부분들을 따와서

정말로 교봉의 한편의 이야기로 잘 만들어냈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다.

 원작이 별개의 세사람의 이야기가 절묘하게 엮이며(그리고 그들의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무수한 사람들이 또 그렇게 엮여 가듯이...) 펼쳐지듯이, 분명히 교봉전이란 교봉의 

이야기가 펼쳐지면서도 그 사건들은 다른 사람들과 연결이 되어 있고, 직접적으로

그 이야기들을 이어가기 위한 장치들이 잘 준비되어 있다.

 그냥 교봉전 하나로 봐도 좋고, 이후 천룡팔부 세계관으로 확장해도 좋은!

 

-오프닝은 정말 멋지게 만들어졌다!

 천생신무의 교봉으로 견자단 같은 단신이 과연 어울릴까...스러운데,

그런 우려를 한방에 날려 버리고 이후 교봉에게 몰입하게 만드는! ^^

 그러면서도 단예와 구마지라는 중요 캐릭터를 언제든 활용하게 

자연스럽게 준비를...

 

-무협 영화로 봐도, 지금은 볼 수 없는 그 어떤 여백과 낭만이 가득하다.

분명 숨가쁜 상황들, 긴급한 사건들이 이어지는데도 그런 무협의 정서를

진득하게 느끼게 해주는... 정말 이런 맛을 볼 수 있는 작품이 얼마만이던가.

 

-그리고 그런 무협 작품으로서의 기본은 물론, 

그걸 무협 영화로 펼쳐내는 기술적인 부분 또한... 그에 걸맞게 놀라울 따름!

 그야말로, 견자단의 집대성이랄까...

 예를 들어, 경공의 표현만 봐도 여러 스타일이 있다. 정소동 등으로 대표되는,

그야말로 질량감이 거의 없이 날아가는 스타일은 아름답기까지 하다.

 견자단은 예전부터 알려져 있듯이, 그런 스타일과는 대척점에 있다랄까.

 공상의 무공 표현이라도, 뼈와 살로 된 사람을 기본으로 하는 그 느낌...

 그래서, 경공의 표현도 날아가는 게 아니라 분명히 뛰어 오른다.

 호흡과 함께 진기를 끌어 올리며 뛰어 오르고, 그 호흡만큼의 진기가

소모되면서 무게를 견디지 못 하고 쿵하고 떨어지는 그 느낌... 경공 표현

하나로도 그야말로 견자단의 철학이 확실하게 드러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대결 장면이나 무공을 펼쳐보이는 장면들 역시,

그냥 CG에 맡겨 놓고 그냥 허우적대거나 하는 게 아니라 정말로 

그럴싸하게 멋지게 다가온다. 때리고 처맞는 그 느낌...

 그리고 항룡십팔장! 예전에 용호문 블루레이 이야기에서,

그전까지의 용 CG 쐐애액~하는 항룡십팔장에 싸다구를 날리는

견자단의 항룡십팔장에 감탄했으면서도... 다른 상승무공들과 달리,

끝까지 현실에 머물러 있는 그 구현에 동시에 아쉬워 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안타까운 영화 - 용호문 (龍虎門 - Dragon Tiger Gate, 2006) (tistory.com)

 

시간이 갈수록 안타까운 영화 - 용호문 (龍虎門 - Dragon Tiger Gate, 2006)

정말 좋아하는 작품인 용호문 (龍虎門 - Dragon Tiger Gate, 2006)인데... 처음 봤을 때도 무척 좋았지만, 사실 시간이 갈수록 더 좋아지는 작품이다. 단점들보다 장점들이, 그리고 잘 눈에 들어오지 않

dominna.tistory.com

 견자단 본인도 여기에 대해 어떤 미련이 있던 걸까?

 이 교봉전의 항룡십팔장은 그에 대한 견자단의 대답으로 보일 정도다.

 분명히 어떤 초식, 무공으로서 그 존재감을 보여주는 것은 물론이고

동시에 무협지에서 묘사되는 것처럼 강맹한 장력이 밀려 들어

숨이 막히게 한다...라는 그런 느낌을 영화로 멋지게 펼쳐 보인다!

 정말 속이 시원하면서도 아름다운 그 느낌...

 

-시작부터 구마지(천룡팔부 세계관의 사기적인 고수 중 한명...)를

압도하던 교봉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 영화는 교봉전 그 자체...

 정말 천생신무라는 그의 존재감을 만끽할 수 있다.

 타구봉으로 거대한 무기를 든 라마승들을 때려 잡고,

맨손으로 취현장에서 숱한 무림인들을 제압하고,

모용복이 준비한 비장의 부대도 전멸시키고,

모용복을 검으로도 압도하고 장법으로도 압도하고...

 계속 더 상황이 꼬여 수렁으로 빠지면서도 막강한 무공 실력으로

헤쳐 나오는 그의 모습은 정말 멋지다.

 

-천룡팔부를 아는 사람들은 아는 비극의 히로인, 아주를 맡은 건 바로

의천도룡기 2019 드라마에서 색마 장무기를 쥐락펴락하던 조민, 진옥기...

 여기서는 그야말로 비련의 여인 그 잡채... 뻔히 아는 엔딩이기에,

교봉과 아주의 교감 장면들은 더 애처로웠다.

 

-개인적으로 각본과 캐스팅에서 유일하게 아쉬웠던 건 바로 모용복...

 이 캐릭터에게 딱히 애착이 있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 천룡팔부라는 작품이

시작부터 나는 악당이다!-라고 펼쳐지는 게 아니라, 선인인 척 하는 사람들도

사실은 어두운 과거로, 악인으로 악명을 껄치는 사람들도 사실은 그렇게 된

과거의 사연이 있듯이... 마냥 구제불능의 악당은 아니다.

 원래 천룡팔부 세계관에서 북교봉 남모용이란 표현이 있을 정도로,

당시를 주름답던 이름난 고수이고 실제로도 거기에 걸맞는 능력을 갖추었지만...

 연나라의 재건이라는 초이상적인 목표에 매달려야 했기에 심지도 인간성도

점점 떨어져 가고, 결국 그 헛된 망상에 얽매여 현실의 비극들을 일으키고

비참한 최후에 이르는 그런 인물인데...

 누가 봐도 스테레오 타입의 악당이 되어버려서 이건 좀 아쉬웠다.

 물론, 교봉에 집중하기 위한 선택이란 것도 이해는 가지만...

 뭐, 사실 어찌 보면이 작품은 모용복의 최고의 리즈 시절일지도 모른다.

 무려 교봉을 상대하여 가문절기인 두전성이로 그를 위기에 빠뜨리는

쾌거를 이루어 내는! ^^

 

 

 

 

-이런 스펙으로 되어 있다.

 작품 자체가 견자단의 무협에 대한 철학이 집대성되어 있는 느낌을 받는 것에 걸맞게,

이 블루레이의 퀄리티는 거기에 걸맞는 수준을 보여준다!

 

-화질은 최신의 영화로 만족스러운 수준.

 낮과 밤, 실내와 실외 등등 여러 다양한 배경의 장면들을 유감없이 즐기게 해주고,

천룡팔부의 세계관을 싼티 안 나는 멋진 장관으로 펼쳐 보인다.

 근래 중국의 이런 스타일 작품들은, 지나치게 싸구려틱한 특수 효과나

혹은 영화에 어울리지 않는 스케일로 실망스러운 경우가 흔한데...

 이 작품은 영화에 걸맞는 효과와 멋진 스케일을 보여주는데, 이 블루레이는

그런 맛을 만끽할 수 있다.

 

-사운드는 광동어 돌비 애트모스와 북경어 돌비 애트모스를 지원하는데...

그야말로 찰지게 속이 다 시원하다!

 힘있는 소리들은 볼륨과 별개로 만족감과 걱정을 동시에 해야할 지경...

 김용 소설에서도 무공 수위가 높기로 손꼽히는 이 작품의 맛을 잘 살려낸 영화,

거기에 걸맞는 알찬 맛으로 가득하다.

 오버스럽거나 어색할 정도로 이상하지 않으면서, 확실하게 상황을 그려내는

서라운드 디자인도 좋고...

 

-사실, 이 블루레이는 기동시 흔히 볼 수 있는 돌비 애트모스 트레일러가 아니라,

블루레이나 UHD에서 (나는) 아직 본 적이 없던 Amaze 트레일러가 나오는데

https://www.youtube.com/watch?v=kvAfmYNtugQ&ab_channel=Dolby

이게 굉장히 인상적인 트레일러라, 돌비 애트모스 환경이 아니어서

돌비트루로 보는 게 고작인 내 환경에서도 자꾸 디스크를 기동하고

다시 멈추고 기동하고...하면서 되풀이해서 볼 정도로 매력적인데,

그런 트레일러를 보고 영화 본편을 봐도 본편이 흐릿하지 않고 선명할 만큼,

여러모로 본편처럼 만족스러운 사운드였다.

 

-자막은 중국어 자막 두가지에 영어 자막만 지원하며,

중국 동네에서 나오는 중국 영화로서는 드물게 어느 정도의 서플을 갖추고 있다.

 HD 스펙의 화질이고, 아마 붙박이 영어 자막이 있었나? ^^

 

 

 

 

 

 

 

-개인적으로 정말 만족스러웠던 영화였고,

거기에 걸맞게 좋았던 블루레이였다.

 하지만, 흥행 실패로 이후의 전개는... T T

 이제 이런 낭만적인 무협 영화는 시대착오적인 것일까.

 내가 아랍 갑부라도 되었으면, 더 시간이 흐르기 전에 돈을 쏟아 부어서

견자단의 영화 천룡팔부 세계관을 완성시키고 싶다.

 당장 천룡팔부 소봉전도 만들고... 천룡팔부 단예전과

천룡팔부 허죽전도 만들고... 그러면 잘 모르는 사람들은

마치 MCU를 보듯이 어 얘 거기서 나왔던 애인데?-이러면서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도... ^^

 암튼 정말 안타깝다. 견자단의 천룡팔부 세계가

완성되는 걸 보고 싶다... T 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