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먼저 말하자면... 나는 딱히 슈퍼 마리오를 좋아하지 않는다.
단지, 슈퍼 마리오 게임들을 재미있게 즐겼을 뿐이랄까.
이건 비단 나만의 경우는 아닐 것이다.
인터넷에서 이번 슈퍼 마리오 영화가 나올 때 의외로 비슷한 얘기들이
많이 보이고, 지인들의 얘기를 봐도 역시나 마찬가지...
어떤 의미로는 슈퍼 마리오 게임들의, 그리고 닌텐도의 무서움일지도... ^^
어떤 게임을 즐겨하거나 몰입하면 그에 대한 설정이나 캐릭터 관계,
스토리들을 어느 정도 알게 되는 게 보통이다. 딱히 RPG 같은 장르가 아니더라도,
다른 액션 게임들도 의외로 설정이나 스토리들을 알고 진행하고 이후 시리즈에도
계속 이어지는 경우가 흔하다.
하지만, 슈퍼 마리오는 달랐다.
그동안 패미컴, 슈퍼패미컴, 게임보이 등등... 많고 다양한 기종으로 즐겨왔지만,
나는 물론이고 많은 사람들이 의외로 그런 설정이나 스토리를 신경 쓰고 하는 경우는
찾기 어려웠다.
냉정하게 보면 배불뚝이 콧수염 아재에게 관심이 갈 리가 없기도 하고... (^^;;;)
하지만 그만큼 게임 자체의 매력이 굉장하고 직관적이라는 방증도 된다랄까.
물론, 닌텐도에서는 슈퍼 마리오는 물론이고 관계된 여러 게임들에 대해
이런 저런 설정들을 만들고 변경하고 그래왔지만... 아무려면 어떤가.
그래서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가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나온다고 했을 때,
그게 과연 무슨 재미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었다.
딱히 과거의 그 망작 영화탓이 아니라고 해도... ^^
하지만, 공개되는 스샷이나 예고편들을 보니... 닌텐도에서 작정하고
컨펌을 한 것 같은 그 느낌적인 느낌! 그리고 근래 최고의 애니메이션 제작사로
부상하고 있는 일루미네이션 제작!
역대급 흥행 기록이 아니라고 해도 충분히 흥미가 동했다.
그리고 간만에 찾아간 극장...
정말 끝내줬다! 하앍 하앍!!! + +
새삼 마리오 시리즈의 캐릭터나 설정들은 내게 크게 매력이 없었을지 몰라도,
마리오 시리즈 게임이 내게 얼마나 매력이 있었는지 확인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그 캐릭터들에게까지 매력을... ^^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The Super Mario Bros. Movie,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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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서 본 영화가 엄청 드물어 졌는데,
공교롭게도 근래 극장에서 본 영화들이 모두 원작이 있는 작품인데,
또한 동시에 두 작품 다 각본이 엄청나다고 느끼는 우연이!
이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영화의 각본은 정말 여러 의미로 엄청나다!
솔직히 말해서, 평론가들이 좋은 평을 안 하는 건...
이 작품에 PC가 없기 때문이라 단언하고 싶다. 진심으로... ^^
-보통 다른 원작으로 만들어지는 경우,
아무리 원작의 명성이 있더라도 세계관이나 캐릭터를 설명하는 부분에
많은 걸 할애하는 게 보통이고... 특히, 이 과정에서 영화로 만든답시고
이리저리 새롭게 세계관과 캐릭터를 설정했다가 망치는 경우가 부지기수...
이 작품은 완전히 다른 방법으로 그걸 돌파해 냈다!
아예 어설픈 세계관, 캐릭터 설명은 손 놓고 그냥 게임의 문법 그대로 달린다.
그냥 마리오 브라더스라는 캐릭터가 등장하고, 게임에서 그러하듯이 갑자기
사건들이 벌어지고 그때 그때 이래라 저래라 하는 상황이 이어진다.
보통 이렇게 만들면 당연히 좋을 리가 없다.
하지만, 닌텐도와 슈퍼 마리오라면???
-위에서 게임은 즐겨 했어도 캐릭터들이나 세계관에 별 관심 없었다고 했는데,
실제로 내게 마리오 캐릭터들의 구분은 딱 이거다.
마리오 카트에서 어떤 성능과 어떤 성향을 가지고 있나... ^^;;;
하지만 게임이라는 게 그냥 게임만 달랑 존재하는 게 아니고,
거기에는 캐릭터와 세계관이 당연히 포함되는 것... 나도 내가 닌텐도와 마리오를
알고 있는 걸 너무 과소평가했었다. 그걸 무섭게 확인시켜준 작품이었다.
-결국, 제작사는 이 무시무시한 인지도의 캐릭터들과 그 세계관을 믿고
정면으로 돌파하기로 했고, 그 결과물은 엄청나다.
-플롯이 없다는 평까지 들을 정도인데, 애초 그러면 대다수의 게임은
플롯조차 없는 수준이 되게? 그건 과소평가 정도도 아니고 그냥 무시하는 거지. ^^
게임으로서의 정체성을 극한까지 영화적인 포맷으로 바꿔 놓았다.
그렇기에... 영화라는 포맷으로 바뀌고 극장의 환경에서 감상하는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라는 게임과 닌텐도의 게임들은... 단순한 게임과 영화를 넘어,
일종의 엄청난 테마파크의 경지랄까.
-테마파크에서 몇몇 재미있는 놀이기루를 타기 위해 이동하는 구간조차,
예를 들어 유명한 스테이지를 재현한 초반의 길거리 이동 장면처럼
그 자체로 흥미를 돋구며 이 테마파크에 몰입하게 만들고,
그게 작정하고 준비된 놀이기구를 타면서 뻥뻥 터지게 한다랄까.
정말 상영 시간 전체가 그런 느낌이었다.
흥미진진한 테마파크를 오오 하면서 이동하다가,
엄청난 놀이기구를 타면서 와와 하면서 터지고,
다시 또 이동하면서 테마파크를 즐기고 그리고 놀이기구에서 터지고...
-엄청나게 아름답지만, 동시에 무서운 무지개로드...
그게 극장용 영화로 펼쳐지는 그 느낌은 정말 하앍... -.-;;;
-물론, 이건 아는만큼 달라질 수는 있을 것이다.
나같이 라이트한 유저들은 초반 길거리 장면처럼
아주 유명한 것들을 따온 것 정도나 알아보겠지만... 덕후들은 다를 것이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간에 다 신나게 볼 수 있도록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거...
이건 정말 분명하다. ^^
-수십년(...)을 즐겨오면서도, 정작 캐릭터들은 마리오카트의 성능을 구분하는
용도로만 존재했었는데... 이 영화는 미처 깨닫지 못 하고 있던 캐릭터들의 매력을
깨닫게 해주었던가, 혹은 실제로 몰랐던 캐릭터들의 매력을 주입해 준 것 같다.
-특히, 피치공주...
익히 아는 구출되는 히로인 포지션은 루이지(!)가 차지했는데,
이 영화의 피치공주는 그런 매력과는 또다른 매력을 제대로 보여준다.
게다가, 그 목소리의 주인공이 안야 테일러 조이...
정말 찰떡같이 어울렸다. ^^
-다른 캐릭터들도 그렇게 좋았다.
특히, 순정마초(!) 쿠파는 잭 블랙의 얼굴을 모델링했나 싶을 정도...
어찌 보면 스쿨 오브 락의 그 잭 블랙이 락의 부활을 위해 락 발라드를
만든 것 같은 피치송까지... ^^
-그나저나... 오래 무명을 겪었다고 하는 크리스 프랫은
그 시절이 무색할만큼 엄청난 거물이 된 것 같다.
세계적인 흥행 시리즈, 마블의 가오갤에 쥬라기공원도 모자라서
이번에는 슈퍼 마리오까지... 사람 일은 정말 모르는구나.
-정말 좋았다.
특히, 그 망할 PC 같은 요소로 작품이 망가지지 않아서 더 좋았다.
거세된 남자인 히로인 루이지, 아마존 전사를 넘어 바바리안 같은 흑인 피치 공주,
피치 공주의 도움을 받아 루이지와 키스하는 히어로 마리오... 이딴 거 나왔으면... -.-;;;
-새삼 주먹왕 랄프가 얼마나 닌텐도의 적자(!)인지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동키콩과 마리오카트의 결합이었으니... ^^